영화이야기/2007년 영화이야기

[스타더스트] - 저 담 너머엔 특별한 세상이 있다.

쭈니-1 2009. 12. 8. 20:19

 

 



감독 : 매튜 본
주연 : 찰리 콕스, 클레어 데인즈, 미셸 파이퍼, 로버트 드니로
개봉 : 2007년 8월 15일
관람 : 2007년 8월 15일
등급 : 12세 이상

오전은 웅이를 위해, 오후는 나를 위해...

웅이와 함께 [나누와 실라의 대모험]을 봤습니다. 웅이가 [서핑업]까지 마다하고 고른 영화이고, 나름대로 웅이에게 자연 학습의 효과와 자연보호라는 교훈을 안겨준 영화이기에 [나누와 실라의 대모험]은 분명 보람찬 영화 관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관람의 관점을 웅이가 아닌 저로 돌린다면 사정은 달라집니다. 다큐멘터리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제겐 [나누와 실라의 대모험]은 별로 재미없는 영화에 불과했으니까요.
그래서인지 [나누와 실라의 대모험]을 보고난 후에도 뭔가 부족한 느낌이 계속 들었습니다. 마치 황금 같은 휴일을 영화 한편 보지 못하고 넘어가는 것만 같은 아쉬움이 그 날 오후 내내 남아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여름휴가 중인 구피가 제 간절한 영화에 대한 목마름을 눈치 채고 [스타더스트]를 봐줘 그날의 아쉬움을 말끔히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영화의 미덕을 현실과 다른 환상의 체험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에서는 할 수 없는 새로운 세상으로의 여행을 영화를 보는 동안 할 수 있다는 즐거움이 절 자꾸만 극장으로 이끕니다. 그러한 제 생각은 다큐멘터리 영화인 [나누와 실라의 대모험]과 판타지 영화인 [스타더스트]에서 확연히 드러납니다.
철저하게 현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영화는 결국 제 취향에 맞지 않은 셈입니다. 하지만 철저하게 현실과는 동떨어진 환상의 세계를 구축하는 판타지 영화는 제가 생각하는 영화의 미덕을 가장 충실하게 구현하는 장르입니다. 그렇기에 [나누와 실라의 대모험]을 보는 동안 영화보다 웅이를 쳐다보는 시간이 더 많았던 저는 [스타더스트]를 보는 동안에는 영화 속에 빠져 2시간 동안 환상의 세계로의 여행을 톡톡히 즐기고 나왔습니다.


 

 


저 담 너머엔 특별한 세상이 있다.

[스타더스트]는 제가 좋아하는 요소들을 두루 갖춘 영화입니다. 특히 현실의 세계에선 보잘 것 없는 트리스탄(찰리 콕스)이 담 너머 마법의 세계인 스톰홀드에서의 예기치 못한 모험을 하며 점차 영웅으로써 성장하는 모습은 판타지 영화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영화적 재미입니다. 현실의 세계에선 그리 특별할 것이 없는 저로써는 그런 환상적인 모험에 매료되곤 합니다.
자! 그렇다면 트리스탄의 모험을 쫓아가보도록 하죠. 트리스탄은 사랑하는 빅토리아에게 하늘에서 떨어진 별을 갖다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스톰홀드에서의 모험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가 찾고 있는 별은 단순한 돌덩이가 아닌 이베인(클레어 데인즈)이라는 아름다운 여인. 마법의 세계인 스톰홀드이기에 가능한 일이죠.
그러나 트리스탄의 진짜 모험은 이베인을 만나고 나서부터 시작됩니다. 영원한 젊음을 얻기 위해 이베인의 심장이 필요한 마녀 라미아(미셸 파이퍼)와 스톰홀드의 왕좌를 물러 받기 위해선 이베인의 목걸이가 필요한 왕자 셉티무스가 이베인을 빅토리아에게 데려가 빅토리아와의 약속을 지키고 싶은 트리스탄의 앞길을 가로 막고 나선 것입니다. 게다가 트리스탄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며 영화는 점점 흥미로운 모험의 세계로 관객을 안내합니다.
[스타더스트]가 제게 재미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러한 요소들 덕분입니다. 판타지 영화답게 흥미진진한 모험과 주인공의 거대한 운명이 잘 맞물려 있으면서도 그러한 운명이 [반지의 제왕]처럼 무게가 있기 보다는 오히려 로맨틱 코미디적인 가벼운 재미를 갖추며 [반지의 제왕]과는 또 다른 판타지 영화로써의 재미를 안겨줍니다.
[반지의 제왕]을 보면서 그 거대한 운명의 소용돌이에 압도되었던 저는 오히려 긴장감보다는 유쾌함으로 볼 수 있는 트리스탄의 운명이 새롭고 재미있었습니다. 나에게도 저런 운명이 있다면 주저없이 마법의 세계로 통하는 담을 넘을 텐데... 역시 현실의 세계에선 그럴 수 없으니 이렇게 영화에서나 즐길 수밖에요.


 

 


누가 뭐래도 그녀는 나의 영원한 캣우먼이다.

[스타더스트]가 가벼운 판타지 영화로써의 유쾌한 재미를 제게 안겨주었다면 미셸 파이퍼와 로버트 드니로의 등장은 보너스와도 같은 특별한 재미입니다.
두말할 필요 없이 제가 [스타더스트]를 선택한 이유는 미셸 파이퍼의 출현 때문입니다. 물론 판타지라는 장르에 대한 기대감도 한 몫 했지만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에 충격적으로 실망했던 저는 판타지 영화라는 사실만으로 영화를 선택할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주연이 미셸 파이퍼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배트맨 2]에서 캣우먼으로 절 사로잡았던 미셸 파이퍼는 카리스마 넘치는 미모와 연기력으로 오랫동안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할리우드 여배우 명단의 상위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요즘 출연작이 뜸해 안타까웠는데 제가 좋아하는 판타지 영화에 출연하였으니 이미 그러한 사실만으로 영화에 대해 이성적으로 생각할 여지는 무너지고 말았던 겁니다.
미셸 파이퍼는 그러한 제 기대감을 완벽하게 채워줍니다. 비록 그녀가 연기한 라미아는 악역이고, 영화 속 캐릭터 역시 추하게 변해버린 늙은 마녀에 불과했지만 그녀의 카리스마는 외모가 형편없을 때에도 결코 빛을 잃지 않았으며 오히려 마지막까지 영화의 재미를 유지시켜줍니다.
물론 트리스탄을 도와주는 변태 해적 아저씨 세익스피어를 연기한 로버트 드니로의 연기 역시 영화에서 맛난 양념 역할을 하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겨줍니다. 하지만 역시 이 영화에서 가장 멋진 캐릭터를 제게 뽑으라고 한다면 누가 뭐래도 마녀 라미아입니다. 마지막 라미아의 허무한(정말 허무한) 죽음이 이 영화의 유일한 아쉬움일 정도로 [스타더스트]에서 미셸 파이퍼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소한 제겐 그 누구보다도 컸습니다.


 

 


아쉽지만 현실의 세계로 돌아가야 한다.

영화에 빠져 정신없이 모험을 즐기다보니 어느덧 영화가 끝나버렸습니다. 이베인이 담을 넘지 못하도록 숨 가쁘게 뛰어가던 트리스탄처럼 영화를 보는 내내 숨 가쁘게 그들의 모험을 즐겼던 저는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을 아쉬워하며 극장 밖으로 나가야만 했습니다.
[스타더스트]에서 담을 사이에 두고 현실과 마법의 세계가 갈려 있습니다. 그리고 제겐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과 극장 밖의 세계가 현실과 마법의 경계입니다. 트리스탄이 마법의 세계에서의 모험을 통해 현실의 세계에서도 영웅으로 떠받들여 진다면 전 극장에서의 환상적인 모험을 잊고 현실의 세계에선 여전히 고단한 직딩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영화와 현실의 차이죠.
하지만 이러한 현실이 있기에 영화라는 마법의 세계가 더욱 소중할 수 있는 것이겠죠. 오늘도 반복되는 현실의 지루함 속에서 무슨 영화를 봐야할지 가슴 설레며 영화 정보를 뒤지고 있는 제 모습을 뒤돌아보며 행복한 미소를 짓게 됩니다. '이보게, 친구! 새로운 모험을 할 준비는 되었나? 그렇다면 슬슬 담을 한번 넘어 볼까?'라며 오늘도 저는 제 자신에게 말을 겁니다. 그래, 이젠 무슨 영화를 보러 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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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던행자
보고는 싶었으나.....로맨스쪽은 어쩐지 영화관가서 보기가좀 그렇다는 ㅜㅅ ㅜ....나중에 비디오로 나오면 홀로집에서 볼예정 쿨럭;;  2007/08/19   
쭈니 하긴... 판타지영화라고는 하지만 로맨스에 가까운 영화이기에 혼자 극장에서 보기엔 쑥스러울수도...
하지만 저는 이번주중으로 혼자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를 볼 생각입니다.
혼자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얼굴에 이 정도쯤의 철판은 깔아야하죠. ^^;
 2007/08/20   
액션영화광
ㅠㅠ.. 볼려고 했는데 시간대가 안맞아서...

그래서 저는 [만남의 광장]을 보았는데...
기대보단 꽤 재미있었습니다.. 그런데 류승범씨가 없었으면 별로 였을 것입니다... 류승범씨가 살린 영화입니다...

귀신에게 지뢰밟았다고 살려달라고 하지않나 유서쓰고 발 한번 띌라고 했는데... 그 결과는???????????(스포일러)
 2007/08/20   
쭈니 재미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아무래도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부터 보고 이 영화는 [만남의 광장]은 나중에...
어쩌면 비디오로까지 순위가 밀릴지도 모르겠네요. ^^
 2007/08/20   
조광만
[스타더스트][지금 사랑하는 사람과...]를 보고.. [만남의 광장]을 봤습니다. 솔직히.. [만남의 광장]은.. 그리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ㅠ_ㅠ 류승범 나올때만 웃기고 임창정이 맡은 배역의 성격이 너무나도 답답하고 짜증스럽더군요. ㅠ_ㅠ 7000원 주고 보기에는 아깝습니다.  2007/08/21   
쭈니 구피에게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와 [만남의 광장]보러가자고 했더니만... 구피왈 '그건 비디오로 봐야할 영화 같은데? 극장에선 보기엔...'이라더군요. ^^  2007/08/22   
손돌
동감!!  2007/08/24   
쭈니 왠지 손돌님의 동감은 구피의 발언에 대한 동감으로 느껴지는군요. ^^;
하지만 요즘은 비디어대여점이 거의 없어서 극장에서 놓치면 볼 수 있는 기회는 다운로드 밖에 없다는...
예전처럼 동네 비디오 대여점에 가면 극장에서 못본 영화들이 쫘악 진열되어 있을때가 그립네요.
 2007/08/24   
ssook
재밌게 봤어요. 근데 왠지 쉬이 짐작이 가는 영화더라구요...
보면서 '~저렇게 되는거 아냐...' 했는데 정말 그렇게 되는 내용이 많더라구요.......ㅋ 그리고 미셸파이퍼... 별을 먹고 젊어지는 그녀, 우와.. 정말 아름답더라구요....... 변태 드니로도 재밌고, 주룩 따라다니던 유령들도 재밌었어요.
 2007/09/05   
쭈니 뭐 뻔한 스토리라는 점에는 동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타지스러운 설정이 좋았던 영화였습니다.
특히 미셀 파이퍼... 그녀는 악역을 맡을때가 더욱 매력적인 이상한 배우입니다. ^^;
 2007/09/05   
바이올렛
저도 미셸 파이어..아주 좋아합니다. 섹시한 외모와 달리 하이톤인 목소리 까지도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배우에요. 미국에서 망했다길래 이해가 안됐는데 보고 나니 이해가 아주 잘~됐던 영화^^. 뭐, 스토리도 스토리겠지만 전 눈썹 안보이는 '클레어 데인트'를 계속 지켜 보기가 곤욕이었답니다. 남자 주인공도 뭐 그닥... 정말 미셸 페이퍼 빼고는 건질게 없었네요.  2008/01/06   
쭈니 제가 워낙 판타지를 좋아해서... 전 미셀 파이퍼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만족스러웠던 영화였습니다.
그래서인지 클레어 데인즈도 그닥 눈에 거슬리지 않았나봐요. ^^
 2008/01/06   
狼人天使
스타 더스트의 숨겨진 의미 (극히 주관적인 거지만)
스타 더스트 별가루로 생각하시는분들이 많은거 같아서 쪼매 써보네요
이베인(크레인 베인즈)는 금성입니다. 영화내용중에 마을 찾자가는 부분에서 트리스탄
낮에 하늘을 잘보면 보인다고 하다가 어라 없네 당신이라고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말에서 알수 있듯이 낮에도 보이는별 금성 태양 달 다음으로 가장 빛나는별이죠
그래서 샛별이라고도 하고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보면 금성은 = 비너스 (아프로디테를 뜻하는별이죠 사랑의여신)
그래서 star·dust 스타와 더스트 따로 단어가 아닌 스타더스트
"황홀함,청순하고 로맨틱하며 신비한 감정,넋을 잃게 하는 매력"
등의 뜻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008/05/19   
쭈니 멋진 해석이네요.
사실 스타더스트가 직역하면 별가루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지만 ^^;
 2008/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