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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솔로 : 스타워즈 스토리] -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한 솔로를 위한 추모 영화

쭈니-1 2018. 5. 28. 16:51



감독 : 론 하워드

주연 : 엘든 이렌리치, 에밀리아 클라크, 우디 해럴슨, 폴 베타니, 도날드 글로버

개봉 : 2018년 5월 24일

관람 : 2018년 5월 26일

등급 : 12세 관람가



'스타워즈 앤솔로지 3부작'의 두번째 영화


디즈니가 루카스 필름을 인수하면서 '스타워즈 시리즈'에 대한 새로운 프랜차이즈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미 루카스 필름은 1977년부터 1983년까지 발표한 '스타워즈 오리지널 3부작'과 1999년부터 2005년까지 발표한 '스타워즈 프리퀼 3부작'을 마지막으로 더이상의 '스타워즈'는 없다라고 공언한 상황입니다. 애초에 조지 루카스 감독은 '스타워즈'를 6부작으로 계획했다고하니 조지 루카스가 하고 싶었던 '스타워즈'는 완벽하게 끝맺음을 지은 셈입니다.

하지만 2012년 10월 루카스 필름이 디즈니로 넘어가면서 상황은 바뀌었습니다. 디즈니는 '스타워즈 시리즈'에 대한 상품성에 주목했고, 곧바로 '스타워즈'의 새로운 3부작인 '스타워즈 시퀼 3부작'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2015년에 개봉한 [스타워즈 에피소드 7 : 깨어난 포스]와 2017년에 개봉한 [스타워즈 에피소드 8 : 라스트 제다이]입니다. 오는 2019년 개봉 예정인 '스타워즈 에피소드 9'가 개봉하고나면 디즈니가 계획한 '스타워즈 시퀼 3부작'도 엄청난 흥행성적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막을 내릴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끝일까요? 설마 그럴리가 없습니다. 디즈니가 고작 '스타워즈 시퀼 3부작'을 만들기 위해 루카스 필름을 거액의 돈으로 인수했을리는 없습니다. 디즈니는 '스타워즈'의 세계관을 계속 확장시키며 '스타워즈 앤솔로지 3부작'을 발표했는데, 그 첫번째 영화가 2016년에 개봉한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입니다.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는 시간 상으로 '스타워즈 프리퀼 3부작'의 마지막인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즈의 복수]와 '스타워즈 오리지널 3부작'의 처음인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사이에 벌어진 사건으로 반란군의 레이아 공주(캐리 피셔)가 어떻게 제국의 절대적인 무기 '데스 스타'의 설계도를 손에 넣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개봉한 [한 솔로 : 스타워즈 스토리]는 '스타워즈 앤솔로지 3부작'의 두번째 영화입니다. ('스타워즈 앤솔리지 3부작'의 마지막 영화는 보바 펫을 소재로 2020년에 개봉 예정입니다.)


'스타워즈'의 이번 주인공은 포스와 전혀 상관없는 한 솔로와 츄바카이다.

지금까지의 '스타워즈'는 제국군과 반란군의 전투가 주요 내용이었지만,

'스타워즈 앤솔로지 3부작'은 좀 더 다양한 캐릭터에 주목하였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에서 한 솔로는 왜 하필 타투인 행성에 있었나?


[한 솔로 : 스타워즈 스토리]는 '스타워즈 오리지널 3부작'의 첫번째 영화인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의 10년 전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데스 스타'의 설계도를 가지고 고향으로 향하던 레이아 공주는 제국에 의해 체포됩니다. 하지만 체포되기 직전 '데스 스타'의 설계도를 드로이드 R2-D2에 감춰 탈출시킵니다. 이렇게 가까스로 탈출한 R2-D2와 C-3PO는 타투인 행성의 루크 스카이워커(마크 해밀)에게 발견되고, 루크는 제다이 기사 중 유일한 생존자인 오비완 케노비(알렉 기네스)의 도움으로 제다이 훈련을 받게 됩니다. 제다이 훈련을 마친 루크는 '데스 스타' 설계도를 반란군에게 전해주기로 결심하는데, 그러기 위해 은하계에서 가장 빠른 우주선 밀레니엄 팔콘의 선장 한 솔로(해리슨 포드)와 거래를 하게 됩니다. 그럼으로써 '스타워즈'의 위대한 전설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한 솔로는 누구이며, 왜 하필 타투인 행성에 있었던 것일까요? 그에 대한 답은 [한 솔로 : 스타워즈 스토리]에 있습니다. [한 솔로 : 스타워즈 스토리]는 은하제국이 성립된지 10여년이 흐른 시점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코렐리아 행성에서 고아로 자라 프록시마가 이끄는 범죄조직에 몸담고 있던 한(엘든 이렌리치)은 연인 키라(에밀리아 클라크)와 함께 코렐리아를 떠나 넓은 은하계를 자유롭게 비행하는 것이 꿈인 청년입니다.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고가의 밀수품인 정제 코악시움 캡슐을 뒤로 빼돌리지만, 탈출 직전 키라와 헤어지고 맙니다. 프록시마의 부하들 눈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제국군이 된 한. (이곳에서 한은 솔로라는 성을 갖게 됩니다.) 그는 반드시 키라를 구해주겠다는 다짐을 하며 코렐리아 행성을 떠납니다.

이후 한 솔로는 제국군으로 잔인한 전투에 투입되었다가 츄바카를 만나고, 제국군 비행선을 훔치러온 토비아스 베킷(우디 해럴슨)의 팀에 합류했다가 키라와 재회하는 등 파란만장한 모험을 겪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에 랜도 칼리시안(도날드 글로버)에게 밀레니엄 팔콘을 빼앗은 후, 츄바카와 함께 타투인 행성으로 떠날 계획을 세웁니다. 한 솔로의 스승인 토비아스 베킷이 타투인 행성에 가면 일자리가 있을 것이라는 말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10년 후 그는 '데스 스타' 설계도를 반란군에게 가져가려는 루크를 만나게 됩니다.


밀레니엄 팔콘을 처음 조종하는 한 솔로와 츄바카.

이때부터 한 솔로와 밀레니엄 팔콘의 진한 인연은 시작되었다.

밀레니엄 팔콘에 올라탄 한 솔로의 표정은 이 세상을 다 가진듯 행복해보인다.



그동안 한 솔로에 궁금했던 모든 것.


분명 한 솔로는 '스타워즈' 세계관에서 중요한 조역이긴 하지만 주인공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스타워즈 오리지널 3부작'에서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루크와 다스베이더를 축으로 하는 선과 악의 대결이기 때문입니다. '스타워즈 프리퀼 3부작'에서는 아예 나오지도 않습니다. 새롭게 제작된 '스타워즈 시퀼 3부작'중 [스타워즈 에피소드 7 : 깨어난 포스]에서 핀(존 보예가)과 레이(데이지 리들리)가 자쿠 행성에서 도망치기 위해 우연히 고물 우주선을 훔치는데 그것이 바로 밀레니엄 팔콘입니다. 그리고 밀레니엄 팔콘을 찾아 온 우주를 헤매던 한 솔로(해리슨 포드), 츄바카와 만나게 됩니다. 이렇게 화려하게 재등장한 한 솔로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7 : 깨어난 포스]에서 노익장을 발휘하여 역대 최고의 활약을 펼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스타워즈 에피소드 7 : 깨어난 포스]는 한 솔로의 마지막을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한 솔로는 자신과 레이아 공주 사이에 태어난 아들 카이로 렌(아담 드라이버)에 의해 죽임을 당합니다. 카이로 렌은 아나킨 스카이워커(헤이든 크리스텐슨)가 그러했듯이 포스의 어두운 면에 사로 잡혀 다크 사이드의 슈프림 리더(앤디 서커스)의 수하가 됩니다. 한 솔로는 끝까지 카이로 렌을 포기하지 못하고 그를 구원하려 하지만 카이로 렌은 그러한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넣으며 관객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스타워즈 에피소드 7 : 깨어난 포스]는 북미에서만 9억3천6백만 달러, 월드와이드 20억6천8백만 달러를 기록하여 '스타워즈' 프랜차이즈 사상 최고의 흥행을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한 솔로가 [한 솔로 : 스타워즈 스토리]에서 되살아난 것입니다. 이 영화는 한 솔로를 떠나 보내야만 했던 '스타워즈' 팬들의 슬픔을 어루만지듯이 한 솔로의 모든 것을 영화에 쏟아냅니다. 한 솔로와 츄바카와 만남, [스타워즈 에피소드 5 : 제국의 역습]에서 잠시 선보인바 있는 한 솔로와 랜도 칼리시안의 우정, 그리고 한 솔로가 어떻게 밀레니엄 팔콘의 주인이 되었는지에 대한 사연도 등장합니다. 여기에 [스타워즈 에피소드 7 : 깨어난 포스]에서 레이가 한 솔로에게 궁금해했던 케셀 런을 12파섹만에 주파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한 솔로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7 : 깨어난 포스]에서 죽었다.

그렇기에 [한 솔로 : 스타워즈 스토리]는 아들에 의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한 솔로를 위한 추모 영화와도 같다.



키라가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변수이다. (이후 영화의 스포가 약간 등장합니다.)


그렇다면 코렐리아 행성의 고아에 불과했던 한 솔로는 어떻게 지금까지 이르게 된 것일까요?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토비아스 베킷과의 만남입니다. 토비아스 베킷은 제국군 장교로 위장해 태연하게 제국군 비행선을 훔칠 정도로 대담한 사기꾼입니다. 그는 드라이덴 보스(폴 베타니)와의 계약으로 인하여 대량의 정제된 코악시움 연료를 훔칠 일생일대의 계획을 세웁니다. 제국의 잔인한 전쟁에 이력이난 한 솔로는 츄바카와 함께 토비아스 베킷의 팀에 들어가며 인생의 전환을 맞이합니다.

토비아스 베킷은 은하계의 이름난 사기꾼답게 그 누구도 믿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그의 신념은 영화 말미에 드러납니다. 우여곡절끝에 탈취한 코악시움 연료를 두고 한 솔로와 토비아스 베킷, 그리고 드라이덴 보스, 키라 간에 서로 속고 속이는 배신이 난무합니다. 이 속에서 한 솔로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토비아스 베킷에게 그 누구도 믿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이미 배웠기 때문입니다. 한 솔로가 반란군을 위해 많은 일을 했지만, 결국 반란군에 속하지 않고 츄바카와 자유롭게 은하계를 모험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토비아스 베킷이라는 스승에게 배운 교훈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토비아스 베킷이 한 솔로를 완성했다면 키라는 한 솔로에게 처음으로 아픔을 준 주인공입니다. 코렐리아에서 키라와 안타까운 이별을 해야 했던 한 솔로는 어떻게든 그녀를 구하겠다는 의지로 지금까지 버텼다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3년이 흐른 후 다시 만난 키라는 이미 예전의 그녀가 아니었습니다. 분명 한 솔로를 향한 미소는 그대로였지만, 그녀의 마음 속 깊은 곳에는 한 솔로조차도 절대 이해하지 못할 거대한 야심이 숨어 있었습니다. [한 솔로 : 스타워즈 스토리]는 키라라는 변수를 등장시켜 영화의 재미를 더해줍니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키라와 다스 몰의 관계는 이후의 이야기에 궁금증을 던져줍니다. 다스 몰은 [스타워즈 :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에 등장한 다스 시디어스(이언 맥디어미드)의 제자로 오비완(이완 맥그리거)과의 전투에서 죽음을 당합니다. 하지만 스타워즈'의 외전 애니메이션 [스타워즈 : 클론 전쟁]에서 살아남은 것으로 나옵니다. 이렇게되면 키라와 다스 몰를 소재로한 또 한편의 스핀오프 영화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

한 솔로와 키라는 결코 이뤄질 수 없다는 사실을...

하지만 키라가 워낙 매력적이어서 나는 마음 속으로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했다.



다양한 볼거리, 그리고 약간의 아쉬움


저는 [한 솔로 : 스타워즈 스토리]가 재미있었습니다. 제다이와 시스, 반란군과 제국군이라는 전통적인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 선도 악도 아닌, 그저 자기 자신에게 충실한 한 솔로는 꽤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솔로 : 스타워즈 스토리]는 한 솔로처럼 반란군도 제국군도 아닌 주변 캐릭터들로 영화를 가득 채웁니다. 한 솔로의 멘토인 토비아스 베킷과 그의 팀인 발(탠디 뉴튼), 리오 듀란트도 한 솔로처럼 그저 자기 자신에게 충실한, 혼란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칠 뿐입니다. 그렇기에 영화 후반부 토비아스 베킷의 갑작스러운 배신이 밉지 않았습니다. 그는 드라이덴 보스를 속이려는 한 솔로의 계획이 성공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고, 그 판단에 따라 살아남기위해 한 솔로를 배신하고 드리이덴 보스의 편에 섭니다. 하지만 드라이덴 보스가 위기에 처하자 역시 그를 배신합니다.

랜도 칼리시안과 드로이안의 처우 개선에 앞장서는 L3의 묘한 로맨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결국 L3는 파괴되지만, L3의 회로는 밀레니엄 팔콘에 업로드되어 밀레니엄 팔콘과 영원히 함께 한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했습니다. 그러한 밀레니엄 팔콘을 가져간 한 솔로와 한 솔로에게 밀레니엄 팔콘을 내줄 수 밖에 없었던 랜도 칼리시안의 관계는 어쩌면 사위와 장인 혹은 친구와 결혼한 연인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못난 남자의 관계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요? 

하지만 [한 솔로 : 스타워즈 스토리]를 본 웅이는 조금 어지러웠다고합니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 너무 배신이 반복되는 장면을 보며 "모든 캐릭터가 이광수야."라고 이야기하더군요. 이광수는 저와 웅이가 좋아하는 TV 예능 <런닝맨>에서 배신 캐릭터로 유명한 연예인입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것은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와 같은 비장미가 결여되었다는 점입니다. 분명 많은 캐릭터들이 죽음을 맞이하고, 한 솔로는 마지막에 가서 키라에게 버림을 받으며 비극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지만, 결국 한 솔로는 츄바카에게 "타투인 행성이나 가자."라며 활짝 웃는 것으로 영화가 마무리됩니다. 뭔가 한 솔로와 키라의 관계에 대한 여운이 조금은 남길 바랬지만, [한 솔로 : 스타워즈 스토리]의 밝은 분위기는 그러한 여운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제외하고 대체적으로 저는 [한 솔로 : 스타워즈 스토리]가 만족스러웠습니다.


[한 솔로 : 스타워즈 스토리]는 북미 흥행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오프닝을 기록했다.

그리고 '스타워즈' 팬들에게는

"스타워즈 브랜드에 묻어가는 흔해빠진 양산형 블록버스터"라는 혹평을 들었다.

하지만 나처럼 적당히 '스타워즈 시리즈'를 좋아하는 팬에겐

나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 - 추억을 완벽하게 소환시킨 전설의 귀환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 - 나는 포스와, 포스는 나와 함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