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후 시즌 6> - 닥터의 죽음에 얽힌 거대한 서사시

이젠 주말은 '닥터'의 시간이다.

<닥터 후 시즌 5>로 닥터에 대한 애정을 되살렸다면, <닥터 후 시즌 6>은 본격적으로 닥터의 활약을 즐길 수 있는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웅이는 주말이 되면 시간이 날 때마다 <닥터 후>를 보자고 저를 조릅니다. <닥터 후>를 보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저를 깨우기도 하고, 모든 일에 느릿느릿하던 웅이가 재빨리 해야할 일을 한 후 제게 쪼르르 달려와 남은 시간은 <닥터 후>를 보자고 말합니다. 그 덕분에 주말에만 <닥터 후 시즌 6>를 보지만, 3주만에 13개의 에피소드를 모두 보고, 지난 일요일에는 <닥터 후 시즌 7>을 시작했답니다.

<닥터 후 시즌 5>가 어린 에이미의 벽에 생긴 금의 정체로 에피소드 전체를 끌고 갔다면 <닥터 후 시즌 6>은 닥터의 죽음으로 비밀로 에피소드 전체를 끌고갑니다. 그 시작은 '에피소드 1 : 미스터리의 우주비행사'입니다. 1969년 인류가 달에 처음 발을 디딘 뜻깊은 해에 갑자기 호수에서 나타난 이상한 우주 비행사에게 닥터가 살해되면서 <닥터 후 시즌 6>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에밀리의 임신과 환상의 비밀 (이후 스포일러를 마구 투척합니다.)

첫 에피소드부터 닥터의 죽음이라는 카다란 사건을 일으킨 <닥터 후 시즌 6>은 이후 그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하나씩 풀어나갑니다. 특히 닥터의 새로운 숙적이라 할 수 있는 사일러스는 엄청났습니다. 분명 인간들 틈에서 존재는 하지만 뒤돌아서면 사일러스의 존재 자체를 잊어버리기에 닥터도 사일러스와의 대결에서 애를 먹습니다. 사일러스는 닥터의 죽음과 매우 연관이 있는 존재로 <닥터 후 시즌 6>의 진정한 빌런이라 할만합니다.

그리고 또한가지, 에이미의 임신이라는 큰 사건이 있습니다. 에이미는 벽 뒤의 작은 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애꾸눈 여자의 환상을 자꾸 보는데, 이 역시 닥터의 죽음과 연관이 있습니다. 에이미의 임신과 환상에 대한 비밀은 '에피소드 5 : 플래시의 반란'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는데, 플래시는 인간을 복제할 수 있는 젤리같은 물질로 인간의 모습은 물론 성격까지 똑같이 복제해냅니다. 그렇습니다. 진짜 에이미는 '에피소드 2 : 달의 날'에서 납치당했고, 그동안 닥터와 함께 있던 에이미는 플래시로 복제된 것입니다. 그리고 에이미가 본 환상은 납치된 에이미가 실제로 본 것들입니다.

드디어 드러나는 리버 송의 정체

'에피소드 7 : 성인이 일으킨 전쟁'에서 닥터는 납치된 에이미를 구하기 위해 이제껏 자신이 도움을 줬던 사람들을 차례로 방문하여 도움을 청하여 군대를 구성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닥터의 군대는 에이미 납치범들을 응징하기 위한 전쟁에 나섭니다. 에이미를 납치한  이들은 사일러스교를 믿는 광신도들로 타디스에서 잉태된 에이미의 딸, 멜로디를 닥터를 죽이는 킬러로 키우기 위한 음모를 꾸밉니다. 하지만 닥터의 군대는 이들을 굴복시킵니다. 문제는 닥터가 구해낸 멜로디가 플래시 아바타로 판명됨으로써 멜로디를 구하는데 실패하고 맙니다.

묘연한 멜로디의 행방은 '에피소드 8 : 히틀러를 죽이자!'에서 밝혀집니다. <닥터 후 시즌 5>에서부터 미스터리한 매력을 발산한 리버 송이 바로 에이미와 로디의 딸 멜로디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닥터를 죽이기 위해 훈련받은 리버 송은 예정대로 닥터를 죽이러듭니다. 하지만 닥터는 차마 리버 송을 공격하지 못합니다. 그녀는 에이미와 로디의 딸이고, 자신의 신부이기 때문입니다. 리버 송을 죽이지 못함으로써 닥터에게 예정된 죽음의 순간은 점점 다가옵니다.

모든 에피소드들이 주옥같다.

<닥터 후 시즌 6>은 리버 송의 정체와 닥터의 죽음, 그리고 가공할만한 새로운 빌런인 사일런스의 등장으로 시종일관 흥미를 자아냅니다. 특히 가슴 찡한 에피소드들도 많았는데, 그 중에서 저는 '에피소드 10 : 시간 속에 갇힌 여인'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닥터는 에이미와 로리를 데리고 은하계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파라다이스 행성 아팔라푸치아로 가지만 예기치 못한 사태로 에이미만 시간이 빨리 흐르는 방에 갇힙니다. 로리가 에이미를 구하러 나서지만 로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기다리멩 지쳐 증오심으로 가득한 36년 후의 에이미일 뿐입니다. 그리고 36년 후의 에이미는 과거의 에이미를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합니다.

"에피소드 13 : 리버 송의 결혼식'에서는 드디어 닥터의 죽음에 대한 모든 비밀이 벗겨집니다. 닥터가 죽음을 회피하면 할수록 지구의 시간대가 뒤죽박죽이 됩니다. 결국 닥터는 죽음을 선택하지만 닥터를 사랑하는 리버 송은 차마 그를 죽이지 못합니다. 그리고 결국 예정된 수순으로 닥터는 우주복을 입은 리버 송의 총에 맞아 쓰러집니다. 그렇다면 닥터가 죽었냐고요? 아닙니다. 닥터가 어떤 꾀를 냈는지는 '에피스도 8 : 히틀러를 죽이자!'에 등장하는 테셀렉타에 있습니다. 테셀렉타는 모든 형태를 그대로 복제하는 로봇 함선입니다. 이렇게 닥터는 위험한 위기를 넘기고 또다시 유쾌한 시간여행을 시작합니다. 또 어떤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있을런지... <닥터 후 시즌 7>이 저와 웅이에겐 벌써 시작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