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oksusu!!!
2017년 1월 8일 일요일 오후 11시 40분. 저는 구피와 함께 잔뜩 들뜬 마음으로 TV앞에 앉았습니다. 그날은 영국 드라마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셜록>의 4번째 시리즈인 <셜록 시즌 4>가 처음으로 국내 공중파 TV에서 방영하는 날입니다. 이미 2016년에 [셜록 : 유령신부]를 시작으로 <셜록 시즌 1>에서부터 <셜록 시즌 3>까지 몰아치기로 본 저는 2017년의 시작을 <셜록 시즌 4>로 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셜록 시즌 4>의 시청은 10분만에 중단되었습니다. 공중파 TV에서 방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막이 아닌 더빙 버전이 문제였고, 처음엔 그냥 참고 보려고 했지만 인내심은 10분만에 떨어져나갔습니다. 결국 저는 <셜록 시즌 4>를 더빙으로 보느니 나중에 다운로드로 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물론 몇일후 TV에서 자막 버전의 <셜록 시즌 4>가 방영되긴 했지만 방영 시간대가 너무 늦어서 역시 포기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제가 애용하고 있는 영화 다운로드 어플 oksusu에서 GSMA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 1위 기념으로 11일부터 19일까지 Free Movie Festival를 개최하며 <셜록 시즌 4>가 13일부터 15일까지 순차적으로 무료가 되었습니다. 결국 저는 퇴근 후 혼자 방에 틀어박혀 제 스마트폰으로 <셜록 시즌 4>를 보는 재미에 흠뻑 빠져버렸습니다.
제 1화 여섯개의 대처상 - 셜록 최초의 실패, 메리의 죽음
'여섯개의 대처상'은 티벳으로 여행을 갔던 한 청년이 일주일 후 집 앞의 차에서 시체로 발견된 미스터리한 사건으로 시작됩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셜록(베네딕트 컴버배치)은 이 사건의 비밀을 쉽게 풀어해쳐버립니다. 하지만 그의 눈길을 끄는 것이 하나가 있었습니다. 사건 현장에서 부숴진 마가렛 데처상입니다. 셜록은 직감적으로 이것이 이미 죽음을 맞이한 모리아티(앤드류 스캇)와 관련이 있음을 직감하고 여섯개의 한정판으로 제작된 다른 대처상도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이미 <셜록 시즌 3>에서 모리아티의 부활을 예고한 바 있기 때문에 저는 셜록과 모리아티의 흥미진진한 대결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부숴진 대처상에 얼킨 비밀은 놀랍게도 모리아티가 아닌 왓슨(마틴 프리먼)의 부인이자 전직 특수요원인 메리(아만다 애빙턴)의 과거와 상관이 있었습니다. 과거 특수임무 도중 메리가 속한 팀은 내부의 인물로 인하여 배신을 당했고, 메리를 겨우 살아남아 왓슨과 결혼함으로써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지만, 메리가 배신자임을 확신한 팀 동료는 메리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오랫동안 끈질기게 메리를 찾아 헤맨 것입니다.
셜록의 숙적 모리아티의 부활을 기대했지만, 뜬금없이 메리의 과거가 들춰졌기 때문에 저는 살짝 실망했습니다. 하지만 <셜록 시즌 4>는 그러한 제 실망을 비웃으면서 놀라운 결말을 선사합니다. 그것은 바로 메리의 죽음입니다. 셜록을 구하고 대신 죽음을 맞이하는 메리. 왓슨과 메리를 영원히 지켜주겠다던 셜록의 약속이 무참하게 깨지는 순간입니다.
제 2화 병상의 탐정 - 마약중독자가 된 셜록, 왓슨을 구하기 위해 나서다.
메리의 죽음으로 셜록과 왓슨의 관계는 소원해집니다. 메리의 죽음이 셜록 때문이라 생각한 왓슨과 메리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을 안게된 셜록. 그로인하여 왓스는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고, 유일한 친구를 잃은 셜록은 마약 중독에 빠져 최악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중 셜록은 컬버튼 스미스(토비 존스)라는 새로운 적과 마주하게 됩니다.
컬버튼 스미스는 거대 기업의 회장으로 부와 명성을 동시에 갖고 있는 사회 지도층 인사이지만, 셜록은 그가 연쇄살인마임을 알게된 것입니다. 문제는 증거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죠. 과연 셜록은 마약 중독에 빠져서 자신만의 환상으로 컬버튼을 연쇄살인마로 지목한 것일까요?
여기에도 반전은 있습니다. 사실 메리는 죽기 전에 셜록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자신이 죽으면 방황할 것이 분명한 왓슨을 구해달리는... 문제는 왓슨이 셜록의 도움을 거절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메리는 왓슨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셜록에게 알려준 것입니다. 왓슨은 셜록의 도움은 거절할테지만, 도움이 필요한 셜록의 상황만큼은 거절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 메리가 셜록에게 알려준 방법입니다. 그로인하여 셜록은 스스로 도움이 필요한 마약중독자가 되었고, 일부러 연쇄살인마 컬버튼의 함정에 걸어들어간 것입니다. 그리고 메리는 현명했습니다. 잠시 소원했던 셜록과 왓슨의 관계는 회복됩니다. 하지만 왓슨에게는 또다른 함정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 3화 마지막 문제 - 셜록에게 여자 형제가 있었다.
'병상의 탐정'에서 왓슨은 정신과 의사인줄 알았던 의문의 여성의 총탄에 맞아 쓰러지며 끝을 맺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유로스 홈즈(시안 브룩). 그렇습니다. 성에서 알 수 있듯이 셜록과 남매지간이었던 것입니다. 사실 그녀는 '병상의 탐정'에서 여러 모습으로 등장했었는데, 셜록에게 컬버튼이 연쇄살인마임을 알려주는 칼버튼의 딸, 메리가 죽기 전 버스에서 왓슨에게 유혹의 눈기를 보내고 전화번호를 남기는 여성, 그리고 왓슨의 정신과 의사까지... 진정한 변신의 귀재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유로스는 그동안 어디에 있었으며, 셜록은 왜 그녀를 기억하지 못한 것일까요? 유로스는 홈즈가의 3남매중 가장 뛰어난 지능을 가졌지만 감정이 없었고, 정의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습니다. 결국 마이크로프트는 그녀를 셰린포드라는 특수 감옥에 갇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린 시절 셜록은 유로스로 인하여 붉은 수염이라는 이름을 가진 애완견을 잃게 되고, 그 충격으로 유로스에 대한 기억을 지워버립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유로스가 태연하게 셜록과 왓슨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이 비밀을 벗기기 위해 셜록과 왓슨, 그리고 마이크로프트는 셰린포드로 향합니다.
<셜록 시즌 4>를 보기 전에는 셜록과 셜록의 영원한 숙적 모리아티의 대결을 기대했었습니다. 하지만 '여섯개의 대처상'에서는 메리에게 복수하려는 과거 특수요원 에이제이가, '병상의 탐정'에서는 억만장자 연쇄살인마인 칼버튼, 그리고 '마지막 문제'에서는 셜록의 숨겨진 여동생 유로스가 모리아티 대신 셜록과 맞섭니다. 하지만 실망하기에는 이릅니다. 유로스는 모리아티가 죽기 전에 셜록을 위해 준비한 문제였고, 이에 걸맞게 셜록, 왓슨, 마이크로프트는 셰린포드에 갇혀 유로스가 내건 잔인한 게임에 나서야만 했습니다.
'와우!'라는 감탄사 밖에 나오지 않았다.
지난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저는 <셜록 시즌 4>를 보기 위해 영화를 포기해야했습니다. [걸 온 더 트레인], [파도가 지나간 자리]가 <셜록 시즌 4> 때문에 포기한 영화들입니다. 하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그만큼 <셜록 시즌 4>는 제게 엄청난 재미를 안겼으니까요. 메리의 죽음에서부터 시작해서 셜록의 숨겨진 여동생 유로스의 등장까지... 모리아티가 일찌감치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문제'는 지난 1월에 TV에서 중반부부터 시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긴장감 넘치더군요. 셜록과 함께 놀고 싶었지만, 어떻게 해야하는지 방법을 몰랐던 유로스는 추락하는 비행기안 소녀처럼 성장을 멈춘채 셜록에게 도와달라고 끊임없이 도움을 요청했던 것입니다. 물론 그 방법은 잔인했지만, 뛰어난 두뇌를 가졌지만 감정이라는 것이 없는 그녀로써는 그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는지도...
<셜록 시즌 4>는 '마지막 문제'를 마지막으로 <셜록>을 마무리하겠다는 듯이 메리의 마지막 메시지로 막을 내립니다. <셜록 시즌 1>부터 꾸준히 봤지만 이렇게 깔끔하게 마무리는 것은 <셜록 시즌 4>가 처음인듯합니다. 그래서 더이상의 <셜록>은 없을 것이라 저는 생각했습니다. 아쉽지만 완벽한 마무리라고... 하지만 <셜록>의 공동제작자인 스티븐 모팻은 최근 인터뷰에서 '셜록은 다시 돌아온다.'라고 강조했다고합니다. 요즘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스케줄 때문에 조금 오래 기다려야 하겠지만,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는 기다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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