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브래드 버드
더빙 : 엘리 마리엔탈, 빈 디젤, 제니퍼 애니스톤, 해리 코닉 주니어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기 전에 봐야할 영화 목록
지난 일요일, 3월의 마지막 기대작인 [레디 플레이어 원]을 웅이와 함께 보고 왔습니다. [레디 플레이어 원]은 2045년이라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암울한 현실과 달리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가상현실 오아이스에 빠져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가상현실이 영화 속의 주요 무대이다보니 온갖 영화, 게임 캐릭터들이 난무했습니다.
그 중에서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기 전에 미리 챙겨봐야할 영화를 꼽으라면 저는 [샤이닝]과 [아이언 자이언트]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 중 [샤이닝]이 가장 중요한 영화인데, 웨이드 와츠(타이 쉐리던) 일행이 이스터에그의 힌트를 얻기 위해 [샤이닝]의 영화 속으로 들어감으로써 온갖 공포체험을 합니다. 하지만 공포영화라면 질색하는 저와 웅이의 영화 취향상 [샤이닝]을 본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기에 포기했습니다.
두번째로 중요한 영화가 [아이언 자이언트]입니다. 웨이드 와츠의 동료 중 헬렌(리나 웨이스)이 마지막 전투에서 깨운 레어템이 바로 '아이언 자이언트'인데 다이토가 변신한 '건담'과 더불어 영화 후반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관객에게 익숙한 '건담'과는 달리 '아이언 자이언트'는 조금 생소합니다. 그래서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기 전 저는 웅이와 함께 [아이언 자이언트]를 챙겨본 것입니다.
1957년 냉전시대로 인한 공포가 미국사회를 잡아먹던 시절
[아이언 자이언트]의 배경은 1957년입니다. 1957년은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한 해로 미국인들은 소련에 의한 공포에 사로잡혀 있던 해입니다. 이러한 당시의 분위기는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인 [셰이프 오브 워터 : 사랑의 모양]에 잘 나와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주에서 떨어진 정체불명의 로봇 생명체 '아이언 자이언트'(빈 디젤)가 미국 동북부 메인주의 록웰이라는 작은 마을에 나타납니다.
철을 먹고 사는 '아이언 자이언트'를 처음 발견한 것은 엄마 애니(제니퍼 애니스톤)와 함께 사는 아홉살 소년 호가드(엘리 마리엔탈)입니다. 그는 '아이언 자이언트'가 나쁜 로봇이 아니라는 생각에 친구가 되고, '아이언 자이언트'를 별난 고철예술가인 딘 맥코핀(해리 코닉 주니어)의 고철 쓰레기장에 숨깁니다.
하지만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정부요원 켄트 맨슬리의 등장으로 상황은 급변합니다. 켄트 맨슬리는 호가드를 협박하여 '아이언 자이언트'가 숨어 있는 것을 알아내고 '아이언 자이언트'가 미국의 안전을 위협한다며 군대를 동원하여 총 공격을 감행합니다. 공격을 받으면 자동적으로 반격을 하게끔 프로그래밍된 '아이언 자이언트'도 군대의 공격에 대응하기 시작하며 '아이언 자이언트'는 물론 록웰의 주민 모두 위험한 상황에 처합니다.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해야 한다는 자들의 이중성
솔직히 [아이언 자이언트]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걸작 [E.T.]를 연상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E.T]와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켄트 맨슬리라는 캐릭터의 이중성입니다. 그는 소련의 위협을 운운하며 자신을 미국의 안전을 지키는 애국자로 포장합니다. 그러나 그는 그저 겁을 집어먹은 겁쟁이에 불과합니다. '아이언 자이언트'가 장말 위험한 존재인지 아닌지조차 알아볼 생각도 없이 그저 군대의 힘을 믿고 무조건 공격을 감행합니다.
그가 '아이언 자이언트'에 미사일 공격을 지시한 장면에서 그의 이중성은 극대화됩니다. '아이언 자이언트'를 폭격하면 록웰의 마을 사람들도 무사하지 못하지만 그는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희생되어야할 대상에 자신도 포함되어 있자 도망치려합니다. 다수를 우해 소수를 희생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자신이 다수에 포함될 것이라는 착각을 합니다. 그렇기에 소수의 희생을 정당화하며 외면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언제든지 우리는 소수의 희생자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픽사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 [라따뚜이], 그리고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과 [투모로우랜드]를 연출한 브래드 버드 감독의 연출력과 '아이언 자이언트'의 마지막 희생이 인상적인 영화였습니다. 그러고보니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도 '아이언 자이언트'를 자기 자신을 희생하여 웨이드 와츠를 돕습니다. 역시... [아이언 자이언트]를 본 후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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