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리들리 스콧
주연 : 해리슨 포드, 룻거 하우어, 숀 영
[블레이드 러너 2049]를 보기 전 복습
드디어 제가 기다리고 기다렸던 [블레이드 러너 2049]가 개봉했습니다. [블레이드 러너 2049]는 SF영화의 걸작인 [블레이드 러너]의 35년만의 속편으로 [컨택트]를 통해 SF영화에서의 능력을 인정받은 드니 빌뇌브가 메가폰을 잡아 더욱 제 마음을 설래게 했습니다. 지난 토요일 밤, 온 가족이 함께 [블레이드 러너 2049]를 보기로 약속이 잡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꼭 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복습하기입니다. [블레이드 러너 2049]를 재미있게 보기 위해서는 [블레이드 러너]를 다시 봐야 했기에 토요일 오후 저는 웅이와 함께 [블레이드 러너] 다시 보기에 나섰습니다.
제가 이번에 본 [블레이드 러너]는 파이널컷 버전입니다. [블레이드 러너]는 개봉 당시에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가 나중에서야 SF 영화의 걸작으로 인정된 영화이니만큼 여러 버전이 있다고 합니다. 모든 버전의 [블레이드 러너]를 보면 좋겠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부족하고, 결국 리들리 스콧 감독이 자신의 맘에 들게 완전판으로 편집한 파이널컷 버전의 [블레이드 러너]를 선택한 것입니다.
[블레이드 러너]의 배경은 2019년 LA입니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 1982년 당시에는 2019년이 상당히 먼 미래처럼 보였겠지만 지금의 우리에겐 불과 2년 후의 미래에 불과합니다. 그렇기에 복제인간이 인간과 거의 동일한 형태로 진보되었고, 지구는 더이상 인류가 살기 어려운 환경이 되었으며, 다른 행성의 식민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블레이드 러너]의 2019년 풍경은 현실과는 차이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블레이드 러너]는 SF영화의 전설답게 제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리플리컨트(복제인간)가 지구에 온 이유
[블레이드 러너]의 내용을 잠시 정리해보겠습니다. 21세기초 타이렐사는 인간과 거의 동일한 리플리컨트 넥서스 6시리즈를 출시합니다. 넥서스 6은 힘과 민첩성에 있어서 인간을 초월했고, 지능은 그들을 창조한 유전공학자들과 대등했습니다. 넥서스 6은 다른 행성의 식민지화에 이용된 노예로 활용되었지만 일부 넥서스 6이 유혈폭동을 일으키고 지구에 잠입합니다. '블레이드 러너'는 지구에 잠입한 불법 리플리컨트를 제거하는 임무를 띈 특수경찰대입니다.
여기에서 한가지 의문을 가져야합니다. 왜 유혈폭동을 일으킨 넥서스 6은 다른 행성이 아닌 지구에 잠입한 것일까요? 그것에 대한 해답은 타이렐사가 만들어놓은 넥서스 6의 안전장치 때문입니다. 인간을 초월한 능력을 지닌 넥서스 6에에 대한 안전장치로 넥서스 6의 수명은 4년으로 제한되어 있었고, 유혈폭동을 일으키고 지구로 잠입한 넥서스 6의 리더 로이 베티(룻거 하우어)는 리플리컨트의 창조자인 타이렐사의 오너 타이렐 박사(조 터켈)를 만나 수명을 늘리는 방법을 알아내려 했던 것입니다.
한편 지구에 잠입한 4명의 리플리컨트 제거를 위해 은퇴한 '블레이드 러너' 데커드(해리슨 포드)가 호출됩니다. 데커드는 사건 해결을 위해 타이렐 박사를 만나는데 그곳에서 타이렐 박사가 조카의 기억을 이식해 만든 미모의 리플리컨트 레이첼(숀 영)을 만나게 됩니다. 자신이 리플리컨트인지 모르는 레이첼은 나중에서야 자신의 존재에 대해 의심을 하게 되고, 지구에 잠입한 넥서스 6 중 하나인 전투용 리플리컨트 리온(브라이언 제임스)의 공격으로 위험에 빠진 데커드를 구함으로써 데커드와 사랑에 빠집니다. 결국 데커드는 지구에 잠입한 4명의 리플리컨트를 모두 제거한 후 레이첼과 함께 떠납니다.
리플리컨트는 인간일까? 로봇일까?
리들리 스콧 감독이 [블레이드 러너]를 통해 관객에게 던진 질문은 리플리컨트가 인간일까? 아니면 로봇일까? 라는 의문입니다. 분명 리플리컨트는 인간에 의해 창조된 피조물입니다. 하지만 인간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인간과 똑같은 감정을 지니고 있습니다. 필요에 의해 리플리컨트를 창조해낸 인간들은 리플리컨트를 로봇, 혹은 소모품으로 대하지만, 인간과 똑같은 감정을 지닌 리플리컨트는 인간과 같은 고뇌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인간처럼 사랑을 하고, 살기 위해 몸부림칩니다.
4년이라는 수명을 늘리기 위해 타이렐 박사를 찾아 지구에 온 로이의 모습을 보며 저는 문득 리들리 스콧 감독의 2012년작 [프로메테우스]가 떠올랐습니다. 피터 웨이랜드(가이 피어스)가 인류의 기원을 찾아 '프로메테우스'호를 외계 행성에 보낸 이유는 인간의 창조자들로부터 한가지 해답을 얻기 위함이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무한한 생명에 대한 질문입니다. 하지만 인류를 창조한 엔지니어는 대답대신 인류를 없애기 위한 괴물 '에이리언'을 내놓았습니다. 마치 리플리컨트를 소모품 취급하고 제거하려는 인간처럼...
결국 엔지니어에 의해 창조된 인간이 창조주에게 인정을 받건, 받지 못했건, 하나의 엄연한 생명체이듯이, 인간에 의해 창조된 리플리컨트 역시 창조주인 인간에게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엄연한 생명체임이 확실합니다. 인간으로써의 삶이 아닌 레이첼과의 사랑을 선택한 데커드의 마지막 모습은 그렇기에 영화의 주제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주제는 [블레이드 러너 2049]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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