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이야기들/웅이와 함께하는 추억의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 - 고전 추리소설의 풍취를 영화로 즐긴다.

쭈니-1 2017. 10. 30. 16:42

 

 

감독 : 시드니 루멧

주연 : 알버트 피니, 잉그리드 버그만, 숀 코네리, 안소니 퍼킨스

 

 

새로운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의 개봉에 앞서...

 

제가 웅이 나이땐 추리소설만 읽었었습니다. 셜록 홈즈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아서 코난 도일의 추리소설은 물론, 셜록 홈즈의 라이벌인 괴도 루팡 시리즈까지... 그 중에서 저를 가장 매료시킨 것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이었습니다. 매번 제 추리를 비웃듯 의외의 범인을 제시하던 그녀의 추리소설들은 언제나 저를 놀라게 했고, 특히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제가 읽은 추리 소설 중 최고의 작품이었습니다. 한명씩 죽을 때마다 식탁 위 열개의 인디언 인형이 하나씩 없어지는 장면에선 얼마나 소름이 돋던지...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중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것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이미테이션 게임], [패신저스]의 모튼 틸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곧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합니다. 그에 앞서 오는 11월에는 케네스 브래너 감독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이 개봉할 예정입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이 영화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1974년 시드니 루멧 감독이 연출한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은 원작을 완벽하게 영화로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카사블랑카]의 미녀 배우 잉그리드 버그만이 평범한 외모의 중년 가정교사 그레타 역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12명의 용의자들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은 '오리엔트 특급열차'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명탐정 포와르(알버트 피니)의 활약을 담은 영화입니다. 폭설로 인하여 열치가 멈춘 상황에서 승객중 한사람인 래채트가 살해당한채 발견되고, 오리엔트 특급열차 사장인 비앙키는 포와르에게 사건해결을 의뢰합니다. 포와르는 래채트가 과거 어린 여자아이를 유괴해서 살해한 진범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12명의 승객들을 대상으로 범인을 추리해나갑니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원작소설이 워낙 유명해서 누가 범인인지 많은 분들이 아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저처럼 잘 기억이 나지 않는 분들을 위해 스포는 최대한 자제하겠습니다. 일단 이 영화는 오리엔트 특급열차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진행되고, 영화의 전개도 포와르가 12명의 용의자들의 진술을 듣는 것이 전부입니다.

요즘 스릴러 영화처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과 공포, 그리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결말이 펼쳐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스릴러 영화라고 하기엔 너무 정적인 분위기의 영화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이 영화의 매력입니다. 마치 애거사 크리스티의 고전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으로 영화에 조용히 집중하다보면 2시간이 훌쩍 넘는 러닝타임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립니다. 아마 케네스 브래너 감독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보입니다.

 

 

 

웅이와 진범 찾기 놀이를 했다가 완패당하다.

 

사실 저는 소설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을 이미 읽었습니다. 너무 오래전 읽어서 범인이 가물가물했지만, 그래도 영화를 보다보면 기억이 날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좀 더 재미있게 보기 위해 웅이에게 영화가 끝나기전 진범을 추리해서 맞춘다면 소원하나를 들어준다는 내기를 했습니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은 워낙 의외의 범인을 내세우기에 웅이가 맞추지 못할 것이라 확신한 것입니다.

영화 시작 1시간 30여분쯤 지나고 포와르가 12명의 용의자들의 진술을 거의 마무리할즈음, 저는 영화를 일시정지시키고 웅이에게 이제 그만 정답을 말하라고 요청했습니다. 웅이는 나름 진지한 표정으로 추리를 해냈고, 완벽한 정답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거의 근접한 정답을 말해냈습니다. 특히 영화 후반쯤에는 정답을 정확하게 추리하기까지 하더군요. 하지만 아쉽게도 '설마' 라며 자신의 추리에 확신을 가지지 못했지만...

그에 비해 저는 오래전이지만 이미 읽은 소설의 범인 조차 제대로 추리해내지 못했습니다. 한때는 스릴러 영화의 진범을 거의 알아맞추는 명탐정이었는데... 나이가 드니 추리력도 줄어들었나봅니다. 웅이가 '설마'라며 자신의 가설을 이야기할때서야 "아! 맞다.'라며 진범이 기억났던... 이렇게 저는 웅이와의 진범 찾기 놀이에서 완패를 당했습니다. 하지만 비록 완패를 당했지만 마음만큼은 흐뭇했던... 이렇게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을 보고나니 케네스 브래너 감독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에 대한 기대도 엄청나게 커져 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