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카를로스 살다나
더빙 : 존 시나, 케이트 맥키넌, 데이비드 테넌트, 안소니 앤더슨
개봉 : 2018년 1월 3일
관람 : 2018년 3월 18일
등급 : 전체 관람가
2018년 극장에서 놓친 첫 기대작
현재까지 2018년에 개봉한 영화 중에서 매주 적게는 한편, 많게는 세편 선정하는 기대작 중에서 극장에서 못본 영화는 딱 두편입니다. 그 중에서 3월 셋째주에 개봉한 기대작 [쓰리 빌보드]는 월요일 퇴근 후 극장으로 보러 갈 예정이니, 제외하고나면 단 한편만 남습니다. 그 영화가 바로 1월 첫째주에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 [페르디난드]입니다.
제가 [페르디난드]를 극장에서 놓친 것은 대부분의 상영관에서 [페르디난드]의 우리말 더빙버전을 상영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어린이 관객을 대상으로한 영화인 만큼 우리말 더빙버전이 더 많이 상영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페르디난드]의 경우는 그 정도가 심해서 자막버전을 상영하는 곳이 전혀 없었습니다. 영화를 원작 그대로 관람하고 싶은 저로써는 우리말 버전은 어찌되었건 원작을 훼손한 영화라고 받아들여져 아무리 [페르디난드]가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그 아쉬움을 지난 주말에 풀었습니다. 물론 극장에서 보지 못했으니 완벽하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페르디난드]를 자막버전으로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었으니 아쉬움 만큼은 달랠 수가 있었습니다. 일요일 아침, 이불 밖으로 나오기 싫어 꼼지락거리던 웅이와 함께 [페르디난드]를 보며 상쾌하게 일요일을 시작했습니다.
투우소로 태어났지만 싸움이 싫은 '페르디난드'
[페르디난드]의 내용을 대강 이러합니다. 투우소를 전문적으로 키워내는 목장에서 태어난 '페르디난드'(존 시나)는 하지만 투우에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의 관심사는 오로지 아름다운 꽃일 뿐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페르디난드'의 아빠가 투우 경기장으로 떠나고 다시는 집에 돌아오지 못합니다. 아빠의 죽음을 알게된 '페르디난드'는 목장을 탈출하고 우여곡절 끝에 화원을 운영하는 니나의 집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냅니다.
하지만 꽃 축제에서 벌에 엉덩이가 쏘이는 바람에 소동을 피운 '페르디난드'는 경찰에 의해 투우 목장으로 끌려갑니다. 투우 목장에서 투우장에서 죽을 것인지, 아니면 소고기 공장에서 죽을 것인지, 운명을 기다리고 있는 다른 소 친구들을 만난 '페르디난드'는 친구들과 함께 탈출을 결심합니다.
일단 [페르디난드]는 재미있습니다. 개성이 강한 여러 투우소들과 '페르디난드'의 코치인 염소 루페, '페르디난드'를 돕는 고슴도치 3형제, 그리고 얄미운 백마까지... 가볍게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캐릭터들로 가득합니다. 여기에 '페르디난드'의 모험이 더해져 적절한 긴장감까지 유발하니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블루스카이의 새로운 프랜차이즈가 될 수 있을까?
영화의 후반부 '페르디난드'의 투우 경기는 이 영화의 백미입니다. 어느순간 '페르디난드'와 투우사의 입장이 뒤바뀌면서 투우 경기를 절묘하게 비꼬는 영화의 영특함이 돋보였습니다. [페르디난드]의 원작 동화 <꽃을 좋아하는 소 페르디난드>는 타임지 선정 '역대 최고의 동화 100', '미국 아마존 선정 어린 시절 꼭 읽어야 할 전 세계 동화 TOP 100'에 선정된 수작이라고합니다. 겉모습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야 한다는 원작 동화의 메시지 덕분에 우리나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추천한 인권도서이기도 하다네요.
산드라 블록 주연의 [블라인드 사이드]에서 리 앤(산드라 블록)이 아이들에게 <꽃을 좋아하는 소 페르디난드>를 읽어주는 장면이 나온다고 하는데, 그러고보니 [블라인드 사이드]의 주제와 [페르디난드]의 주제가 서로 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페르디난드]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새로운 강자 블루 수카이의 작품입니다. 블루 스카이는 [아이스 에이지]와 [리오]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아이스 에이지]는 시리즈의 5편인 [아이스 에이지 : 지구 대충돌]이후 더이상 시리즈를 끌고나갈 동력을 잃은 상태이고, [리오] 역시 [리오 2]의 흥행 실패이후 아직 속편 소식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페르디난드]는 블루 스카이의 새로운 프랜차이즈가 될 수 있을까요? 북미 흥행은 부진했지만 월드와이드 흥행성적이 좋아서 어쩌면 2편을 기대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엔 꼭 극장에서 챙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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