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18년 아쩗평

[레고 닌자고 무비] - 애들 영화라도 유쾌하니 괜찮아.

쭈니-1 2018. 1. 22. 15:17



감독 : 찰리 빈

더빙 : 데이브 프랭코, 저스틴 서룩스, 성룡

개봉 : 2017년 9월 28일

관람 : 2018년 1월 20일

등급 : 전체 관람가



애들 영화라고 놀리지 마라!!!


2014년 2월 9일 저는 웅이와 [레고 무비]를 보러 갔었습니다. 처음엔 [레고 무비]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이 영화가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대박 흥행을 일궈냈다는 소식을 본 후 웅이를 앞세워 극장으로 향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제 선택은 탁월했습니다. [레고 무비]는 기발한 상상력과 흥겨운 분위기로 당시 12살이었던 웅이는 물론 제 마음까지 사로잡았습니다.

그리고 3년후 2017년 2월 [레고 배트맨 무비]가 개봉했습니다. 이번에도 저는 웅이를 앞세워 극장으로 향했습니다. 저와 웅이가 [레고 배트맨 무비]를 보러 간다고 하자 구피는 "너무 애들 영화 아니야?"라고 반문했습니다. 분명 구피의 말이 맞습니다. 하지만 [레고 무비]가 너무 재미있었고, 이번엔 DC의 대표적 영웅 '배트맨'을 소재로한 영화였기에 [레고 배트맨 무비] 역시 놓칠 수는 없었습니다. [레고 배트맨 무비]는 [레고 무비]만큼은 아니었지만 분명 볼거리는 풍만했던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몇 달 후 [레고 닌자고 무비]가 개봉했습니다. 이번 영화 역시 보고 싶었지만, [레고 배트맨 무비]와는 달리 이번엔 웅이의 반응이 미지근했습니다. 7개월 사이 웅이의 영화적 취향이 성장했고, '배트맨'과는 달리 '닌자고'는 웅이의 관심 밖의 소재였으니까요. 결국 [레고 닌자고 무비]는 극장이 아닌 다운로드로 미뤄둘 수 밖에 없었습니다.




평범하지만 아주 특별한 로이드의 모험담


비록 극장에서 보지는 않았지만, 웅이와 저는 토요일 밤, 컴퓨터 방에 작은 극장을 만들어놓고 오손도손 앉아 유쾌하게 웃으며 [레고 닌자고 무비]를 관람했습니다. [레고 닌자고 무비]는 로이드(데이브 프랭코)라는 이름의 평범한 학생이 주인공입니다. 그런 면에서 로이드는 [레고 무비]의 에밋(크리스 프랫)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그의 감취진 면을 들여다보면 [레고 배트맨 무비]의 배트맨(윌 아넷)만큼이나 특별합니다.

일단 로이드의 아버지는 닌자고 시티를 위험에 빠뜨리는 악당 가마돈(저스틴 서룩스)입니다. 그렇기에 가마돈이 닌자고 시티를 공격할때마다 사람들은 로이드에게 '고마워 로이드'라며 비꼽니다. 그리고 로이드는 닌자고 시티를 가마돈에게서 보호하는 여섯 닌자의 리더입니다. 그는 자신의 정체를 감추고 매번 가마돈을 막아내며 닌자고 시티의 영웅이 됩니다.

이는 꽤 흥미진진한 설정입니다. 로이드는 가마돈으로부터 닌자고 시티를 지켜야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가마돈이 아버지인 탓에 그를 영원히 닌자고 시티에서 쫓아내지 못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가 없었던 탓에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가마돈이 닌자고 시티를 마침내 정복하자 아버지를 극도로 증오하기 시작합니다. 그런 그들에게 공공의 적이 나타납니다. 그것은 바로 이름부터 무시무시한 야옹스라(ㅋㅋ)입니다.





진정한 닌자가 되기 위한 여정


자신의 실수로 최악의 괴물 야옹스라가 깨어나고 닌자고 시티를 엉망으로 만들자 닌자의 스승인 마스터 우(성룡)는 최고의 닌자가 되어야만 야옹스라를 막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로이드와 동료들은 최고의 닌자가 되기 위한 모험을 떠나고 그린 닌자가 자신의 아들인 로이드라는 사실을 알게된 가마돈 역시 그들을 따라 나섭니다.

그 이후부터는 조금 뻔하게 진행됩니다. 로이드와 친구들은 최악의 순간에 진정한 닌자의 힘을 깨닫고 야옹스라를 물리치고, 가마돈 역시 정복만이 최고의 행복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로이드와 화해합니다. 솔직히 로이드라는 흥미진진한 캐릭터를 구축해놓고, 영화의 결말로 이끄는 과정은 조금 밋밋한 감이 있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꽤 재미있었습니다. (아쉽게도 [레고 무비], [레고 배트맨 무비]보다는 재미없었지만...)

[레고 무비]에서부터 이어진 심각한 순간을 뒤덮어 버리는 가벼운 웃음의 미학도 [레고 배트맨 무비]를 거치고 나서 이젠 새롭게 느껴지지 않고, 로이드와 동료들이 진정한 닌자의 힘을 깨닫는 과정도 너무 평범했으며, 서둘러 영화를 마무리지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영화를 보고 나온 저와 웅이에게 구피가 "그렇게 재미있었어?"라고 물을 정도로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2019년에는 [레고 무비 2]가 개봉한다고 하던데... 과연 고등학생이 된 웅이가 함께 극장에 가줄런지 벌써부터 고민을 해봐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