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17년 아짧평

[쿵푸 요가] - 쿵푸 액션과 발리우드가 만났을 때.

쭈니-1 2017. 7. 13. 15:06

 

 

감독 : 당계례

주연 : 성룡, 디샤 파타니, 소누 수드

개봉 : 2017년 3월 29일

관람 : 2017년 7월 10일

등급 : 12세 관람가

 

 

성룡영화가 이제 우리나라 관객에겐 먹히질 않나보다.

 

한때 우리나라 영화팬들에게 '영원한 따거'로 추앙받던 성룡의 위상이 이젠 많이 꺾였습니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성룡 주연의 영화는 국내에서 흥행불패였고, 그래서 극장가의 최고 성수기인 명절 연휴에 맞춰 개봉을 하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며 성룡 영화의 흥행 성적이 예전만 못하더니 급기야는 극장가에서 성룡의 영화를 찾기가 어려운 지경까지 왔습니다.

지난 3월 개봉한 [쿵푸 요가]는 2016년 8월에 개봉한 [스킵트레이스 : 합동수사]이후 오랜만에 만나는 성룡의 영화입니다. 하지만 [스킵트레이스 : 합동수사]가 국내에서 2만2천명의 관객만 동원하며 조용히 잊혀졌듯이 [쿵푸 요가] 역시 1만2천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일찌감치 극장 간판이 내려진 흥행실패작입니다.

[스킵트레이스 : 합동수사]를 보며 80년대 성룡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슨한 영화의 만듦새에 경악했던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쿵푸 요가]만큼은 꼭 보고 싶었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성룡의 영화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이 성룡이 보물사냥꾼으로 출연했던 1986년 영화 [용형호제]이기 때문입니다. [쿵푸 요가]에서 성룡은 저명한 고고학 교수로 출연, 인도의 숨겨진 고대 보물을 찾아나선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니 [용형호제]의 추억을 회상하며 [쿵푸 요가]를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인도의 전설속 보물을 찾아나서다.

 

중국의 저명한 고고학 교수 잭(성룡)에게 어느날 인도의 아시미타(디샤 타파니) 교수가 찾아옵니다. 그녀는 우연히 고대에 잃어버린 인도의 보물이 숨겨진 지도를 발견했다며 잭에게 함께 보물을 찾을 것을 제안하고, 이에 잭은 유명한 보물사냥꾼 존스(리즈팅)를 영입하여 보물 찾기에 나섭니다. 천신만고 끝에 보물이 숨겨진 빙하속 동굴을 찾아내지만 인도인 악당 랜달(소누 수드)의 습격으로 위기를 맞이합니다.

랜달의 습격으로 인한 혼란 중에 거대한 다이아몬드를 훔쳐 혼자 달아나는 존스. 그는 두바이에서 다이아몬드를 경매에 내놓고, 다이아몬드를 찾기 위해 잭은 두바이로 향합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랜달의 공격으로 인하여 잭과 동료들은 또다시 한차례 위기를 맞이합니다. 그리고 천신만고 끝에 다이아몬드는 아시미타의 손에 들어갑니다.

인도로 향한 잭은 아시미타가 사실 고대 인도 왕족의 후손이었음을 알게 되고, 다이아몬드가 인도 왕족의 보물이 숨겨진 곳을 알려주는 유일한 단서라는 사실을 듣게 됩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인도 왕족의 보물을 호시탐탐 노리는 랜달은 잭의 동료들을 납치하고, 어쩔수없이 잭은 랜달과 함께 인도의 고대 보물이 숨겨진 황금으로 만들어진 사원에 가게 됩니다.

 

 

 

쿵푸 액션과 발리우드가 만났을 때. 

 

[쿵푸 요가]는 정확하게 중국영화와 인도영화의 교집합과도 같은 영화입니다. 일단 영화의 초, 중반은 쿵푸액션이 주를 이룹니다. 성룡의 액션은 전성기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날렵하고, 유쾌합니다. [쿵푸 요가]는 성룡을 앞세운 중국액션영화의 장점과 두바이, 인도에서 펼쳐지는 이색적인 액션을 잘 배합시킵니다. 특히 두바이에서 사자를 차를 태운 카체이싱 장면과 동료를 구하기 위해 하이에나와 맞서 싸우는 장면 등은 지금까지 중국액션영화에서 흔히 보지 못했던 장면이라서 보는 재미가 더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은 여전히 부실합니다. 인도의 고대 보물을 찾아나서는 잭의 모험은 [용향호제]와 비교해서 밋밋하고, 그 뒤를 쫓는 악당 랜달의 캐릭터도 너무 평범합니다. 게다가 영화 마지막에는 갑자기 발리우드식 뮤지컬 장면이 나와서 조금은 황당하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쿵푸 요가]는 중국을 대표하는 쿵푸와 인도를 대표하는 요가를 함께 제목에 넣은 것처럼 쿵푸 액션과 발리우드의 만남이라는 것에 의의를 둔 영화입니다. 한때 [성룡의 신화]에서 김희선을, [차이니즈 조디악]에서는 권상우를 캐스팅하며 한국 영화시장에 관심을 보였던 성룡은 [쿵푸 요가]에서는 인도 배우들을 캐스팅하여 인도 영화시장 진출에 성공합니다. [쿵푸 요가]는 분명 제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많았어도 인도 영화시장에 진출하며 활발하게 연기 활동을 하고 있는 성룡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옛 추억이 생각나 훈훈했던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