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17년 영화이야기

[트리플 엑스 리턴즈] - 시리즈를 살리기 위해 '트리플 엑스' 총출동!!!

쭈니-1 2017. 2. 12. 23:54



감독 : D.J. 카루소

주연 : 빈 디젤, 견자단, 디피카 파두콘, 사무엘 L. 잭슨

개봉 : 2017년 2월 8일

관람 : 2017년 2월 10일

등급 : 15세 관람가



12년만에 돌아온 '트리플 엑스' 이번엔 진짜다.


2000년대 들어서며 가장 두각을 나타낸 액션 배우를 한명을 꼽으라면 저는 단연 빈 디젤을 선택할 것입니다. 빈 디젤은 2000년에 B급 SF공포영화 [에이리언 2020]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2001년에는 [분노의 질주]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범죄조직의 두목 도미닉 토리토로 스타덤에 올랐으며, 2002년에는 신개념 첩보 액션영화 [트리플 엑스]를 통해 2000년대를 대표하는 액션 스타의 자리를 굳혔습니다. 그의 인기 덕분에 B급 영화로 시작된 [에이리언 2020]은 2004년 속편에서 블록버스터 SF영화로 탈바꿈되기도 했는데 그것이 바로 [리딕 : 헬리온 최후의 빛]입니다.

하지만 빈 디젤의 인기는 곧바로 위기를 맞이합니다. [디아블로], [리딕 : 헬리온 최후의 빛], [바빌론 A.D.] 등이 연달아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더우기 그는 무슨 이유 때문인지 자신을 스타덤에 올려 놓은 [분노의 질주]와 [트리플 엑스]의 속편 출연을 거부했는데 그로인하여 [분노의 질주]와 [트리플 엑스]는 빈 디젤 없이 속편을 내놓아야 했고, 이는 곧바로 흥행 실패로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한차례 위기를 맞이한 빈 디젤을 다시 정상에 올려 놓은 것은 '분노의 질주 시리즈'입니다. 그는 2009년 [분노의 질주 : 더 오리지널]로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 복귀했고, 결국 시들해져가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완벽하게 부활시켰습니다.

그리고 이제 [트리플 엑스] 차례입니다. 2002년 [트르플 엑스]를 보며 열광했던 저는 빈 디젤이 빠지고 아이스 큐브를 내세운 [트리플 엑스 2 : 넥스트 레벨]에는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트리플 엑스 시리즈'는 12년 동안 긴 잠에 빠져 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분노의 질주 시리즈'가 그러했듯이 빈 디젤은 '트리플 엑스 시리즈'에 복귀를 선언했고, 그 결과물이 [트리플 엑스 리턴즈]입니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이 영화의 캐스팅이다.


빈 디젤이 '트리플 엑스 시리즈'에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은 저는 당연히 [트리플 엑스 리턴즈]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빈 디젤의 복귀만으로 12년 동안이나 잠들어 있던 '트리플 엑스 시리즈'가 되살아날 수 있을런지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실제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경우 비록 빈 디젤은 빠졌지만 2003년에 2편이, 2006년에 3편이 제작되며 꾸준히 명맥을 이어 나갔었습니다. 그와는 달리 '트리플 엑스 시리즈'는 2005년 2편이 마지막이어서 공백이 너무 길었습니다. 

[트리플 엑스 리턴즈]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듯합니다. 그렇기에 12년이라는 공백을 다국적으로 이루어진 초호화 캐스팅으로 메꾸려합니다. 일단 영화의 오프닝은 오거스터스 기븐스(사무엘 L. 잭슨)가 새로운 '트리플 엑스'를 뽑기 위해 세계적인 축구선수 네이마르를 면접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네이마르는 자신이 어벤져스에 선발된줄 알고 있다.'라는 장난끼 섞인 자막을 내보냅니다. 유일하게 '트리플 엑스 시리즈' 1편에서부터 3편까지 출연한 사무엘 L. 잭슨이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어벤져스]의 닉 퓨리를 연기했음을 이용한 재미있는 농담인 셈입니다.

하지만 사무엘 L. 잭슨과 네이마르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빈 디젤이 복귀했고, 중국의 액션스타 견자단, [옹박]을 통해 우리 관객에게도 익숙한 태국의 액션배우 토니 자, 인도의 미녀배우 디피카 파두콘, 우리나라의 인기 아이돌그룹 EXO의 전 멤버인 크리스 등이 새롭게 합류하며 [트리플 엑스 리턴즈]는 그야말로 전세계 빅마켓을 노린 계산된 캐스팅을 선보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현재까지 [트리플 엑스 리턴즈]의 흥행은 그다지 신통하지 않지만...




'트리플 엑스'끼리 서로 도와야지!!!


[트리플 엑스 리턴즈]는 인공위성을 자유롭게 조종해서 원하는 곳에 추락시킬 수 있는 판도라 박스를 탈취한 정체불명의 시앙(견자단) 일당과 샌더 케이지(빈 디젤)를 중심으로 모인 동료들의 대결로 영화가 진행됩니다. 다시말해 영화의 초반에는 샌더 케이지와 그의 동료들이 영웅, 시앙 일당은 악당으로 설정된 것입니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판도라 박스의 처리를 놓고 시앙과 세레나(디파카 파두콘)의 의견이 엇갈리고, 결국 세레나가 샌더 케이지와 손을 잡더니, 시앙 역시 기븐스가 모집한 '트리플 엑스'임이 밝혀지면서 그들은 한편이 됩니다.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막연하게 '트리플 엑스'는 샌더 케이지라는 공식이 성립되었고, 그렇기에 다리우스 스톤(아이스 큐브)을 새로운 '트리플 엑스'로 내세웠던 [트리플 엑스 2 : 넥스트 레벨]이 실망스러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트리플 엑스 리턴즈]는 샌더 케이지를 비롯해서 무려 여덟명의 '트리플 엑스'가 등장합니다. 영화의 후반에는 극적으로 다리우스 스톤이 등장하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새로운 '트리플 엑스'가 된 네이마르까지 등장함으로써 이 영화에 등장하는 '트리플 엑스'는 모두 합해서 열명이나 됩니다.

그들은 '트리플 엑스끼리 서로 도와야지.'라는 말을 하며 서로에 대한 신뢰를 보입니다. 특히 저는 다리우스 스톤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짜릿함을 느꼈는데, 그야말로 '트리플 엑스 시리즈'를 살리기 위해 신(新) 구(舊) '트리플 엑스'가 모두 뭉친 셈입니다. 지금까지 '트리플 엑스'는 샌더 케이지라는 공식이 기분 좋게 깨지면서 열명에 달하는 '트리플 엑스'들의 맹활약을 지켜보는 것, 그것은 2002년 [트리플 엑스]를 재미있게 봤던 제겐 최고의 선물이었습니다.




'트리플 엑스'다운 액션


여러분은 [트리플 엑스 리턴즈]에 무엇을 기대하시나요? 저는 그저 통쾌한 액션 그 자체만 기대했습니다. 사실 [트리플 엑스]도 그랬고, [트리플 엑스 : 넥스트 레벨]도 그랬었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트리플 엑스 리턴즈]는 제 기대감을 완벽하게 채워준 영화였습니다. 영화 초반 마을 주민들에게 축구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짜릿한 모험을 선보이는 샌더 케이지의 장면에서부터 시작해서 이 영화는 조금도 쉴틈을 주지 않고 액션을 쏟아 붓습니다. 여기에 견자단, 토니 자 등 맨몸 액션의 1인자들이 합류했으니 '트리플 엑스'다운 영화적 쾌감은 끊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만약 [트리플 엑스 리턴즈]에 첩보영화 특유의 치밀한 스토리 라인을 기대하신다면 분명 실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샌더 케이지가 어떻게 시앙의 존재와 위치를 알아냈는지는 대충 넘어가고, 판도라 박스의 위치를 알아내는 장면은 물론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 자체가 솔직하게 말해서 모두 엉망진창입니다. 그냥 [트리플 엑스 리턴즈]는 스토리 라인은 없고, 액션만 넘쳐나는 영화라고 생각하시면 딱 맞을 것입니다.

솔직히 저는 액션만 기대했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온 샌더 케이지를 반갑게 맞이했지만, 북미 흥행성적도 그렇고, 우리나라의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성적도 그렇고, 아무래도 다른 분들 입장에서는 스토리 따위는 무시하고, 액션만 쏟아낸 영화에 실망한 것 같습니다. 텅빈 극장에서 [트리플 엑스 리턴즈]를 보며 이러다가 '트리플 엑스 시리즈'가 또다시 긴 잠에 빠져드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트리플 엑스 시리즈'를 살리기 위해 '트리플 엑스'가 총출동했는데...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서며 안타까운 마음만 들었습니다.


요즘 내 머릿속은 회사일 때문에 복잡하기만하다.

어쩌면 그렇기에 복잡함이라고는 전혀 느낄 수 없는 이 영화에 만족해을지도...

가끔은 이렇게 단순한 액션만 존재하는 영화도 나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