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데니스 간젤
주연 : 제이슨 스타뎀, 제시카 알바, 토미 리 존스, 양자경
개봉 : 2016년 8월 31일
관람 : 2016년 10월 30일
등급 : 15세 관람가
완벽했던 지난 주말의 유일한 흠
[닥터 스트레인지]의 영화 이야기에서 밝혔듯이 지난 주말은 제게 완벽했습니다. 동구릉에서의 어머니와 가을 나들이도 좋았고, 어머니가 특별히 하사(?)해주신 킹크랩도 맛있었고, 2016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제가 응원하는 두산 베어스가 토요일과 일요일에 2연승을 거둔 것도 신났으며, 온가족이 함께 극장에서 본 [닥터 스트레인지]도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완벽했던 지난 주말의 한가지 흠이라면 일요일 밤에 [메카닉 : 리크루트]를 봤다는 점입니다. 사실 저는 B급 액션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제이슨 스타뎀을 믿었고, 제시카 알바가 보고 싶었습니다. 제게 크나큰 재미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래도 빵빵 터지는 속시원한 액션으로 너무나도 완벽했던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을 맞이해야 하는 제 마음을 달래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제 기대는 영화가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무참히 무너졌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있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할 정도로 [메카닉 : 리쿠르트]는 속된 말로 '노잼'이었습니다. 분명 제이슨 스타뎀은 특유의 액션을 선보이고, 제시카 알바는 여전히 예뻤지만, 그것 뿐입니다.
제이슨 스타뎀과 제시카 알바... 내 시간을 돌려줘...
차이나머니의 위력
할리우드는 지금 속편 전성시대라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조금이라도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은 곧바로 속편 제작에 돌입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수 많은 속편 영화 중에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영화들도 몇 있습니다. 1편이 흥행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2편이 만들어지는 경우인데, [메카닉 : 리크루트]가 바로 그러합니다.
2011년에 전세계에 개봉한 [메카닉]은 결코 흥행성공작이 아니었습니다. 순수제작비 4천만불이 투자되었지만 전세계 흥행수입은 7천6백만들 정도에 불과했으니까요. 하지만 5년이 지난 2016년 [메카닉 : 리크루트]가 제작되었고, 이 영화 역시 북미에서는 흥행실패를 맛보았습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월드와이드 성적이 무려 1억9백만 달러라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 중국에서의 흥행성적이 4천3백만 달러이니 차이나머니의 유력을 다시한번 실감하게했던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매카닉 : 리쿠르트]는 어떻게 중국관객의 마음을 움직인 것일까요? 비밀은 양자경에게 있습니다. 비숍(제이슨 스타뎀)의 동료 메이로 잠시 등장하는 양자경이 중국 관객들을 끌어들인 이유일 것입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할리우드 영화에서 영화의 맥락과 상관없이 너나 할것 없이 중국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이겠죠.
내가 이 영화의 흥행 주역이다!!!
감정표현이 안되는 제이슨 스타뎀으로는 안된다.
2011년에 개봉한 [메카닉]은 설정이 꽤 흥미로운 영화였습니다. 미국정부의 의뢰를 받고 범죄자들을 사고로 위장해서 암살하는 킬러 아서 비숍. 그런 그에게 어느날 그의 멘토이자 친한 친구인 해리(도널드 서덜랜드)를 암살하라는 의뢰가 들어옵니다. 프로인 비숍은 개인적인 정에 매달리지 않고 프로답게 해리를 깔끔하게 처리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에 찾아옵니다. 해리의 아들 스티븐(벤 포스터)가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하겠다며 비숍을 찾아온 것입니다.
[메카닉]은 아버지와도 같은 스승을 암살해야 했고, 스승의 아들을 제자로 받아들임으로써 스스로 복수의 대상이 되는 비숍의 복잡한 상황을 잡아냅니다. 하지만 제이슨 스타뎀은 킬러에게 감정 따위는 필요없다는 듯이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로 연기를 합니다.
[메카닉 : 리쿠르트]는 흥미로운 설정조차 없습니다. 자신의 경쟁자를 없애기 위해 지나(제시카 알바)를 납치하고 이를 빌미로 비숍에게 불가능해보이는 세개의 암살임무를 지령하는 범죄조직과 이에 맞서 복수를 하는 비숍의 활약상이 영화의 주요 내용입니다.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지나를 향한 비숍의 사랑인데, 무표정한 제이슨 스타뎀의 연기로는 그것이 잘 표현되지 않습니다.
어떠한 상황이 닥치더라도 남자라면 무표정이지!!!
제시카 알바는 오늘도 몸매를 뽐낸다.
영화에서 지나는 비숍에게 은밀하게 접근해서 비숍이 사랑에 빠지게 만들어야 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숍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습니다. 지나의 정체를 눈치채죠.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숍은 지나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앞서 언급했듯이 비숍을 연기하는 제이슨 스타뎀은 시종일관 무표정입니다. 그렇다면 비숍과 지나의 사랑을 어떻게 표현해야할까요? 그에 대한 정답은 제시카 알바의 환상적인 몸매입니다.
그것은 전편인 [메카닉]에서도 같았습니다. 복잡한 상황에서 제이슨 스타뎀이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동안 벤 포스터는 풍부한 표정으로 영화의 분위기를 주도했었습니다. 그리고 [메카닉 : 리크루트]에서는 그러한 역할을 제시카 알바가 합니다. 몸매를 강조하는 옷을 입고 최대한 불쌍한 표정으로 비숍의 보호 본능을 자극시키더니, 영화 중반부에는 뜬금없는 비키니 자태를 뽐내기도 합니다.
[씬 시티]를 통해 제시카 알바의 팬이 된 저로써는 이런 식으로 제시카 알바가 소모되는 것이 불만입니다. 그래도 데니스 간젤 감독은 영화 후반에 지나가 순종적이기만한 인질이 아님을 보여주며 저와 같은 불만을 가진 제시카 알바 팬의 마음을 달래려 하지만... 아무래도 역부족이었습니다.
무표정한 남자에게 여자의 섹시함은 최고의 무기란다.
시간이 아까운 그저 그런 액션영화
개인적으로 [메카닉 : 리크루트]는 뜬금없는 제시카 알바의 비키니 자태를 제외하고는 제게 아무런 볼거리를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제이슨 스타뎀의 액션은 이전 영화들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였고, 무기상 아담스(토미 리 존스)를 이용한 복수극도 개연성이 없어 보였습니다. 일당백의 활약으로 악당들을 쳐주수는 비숍. 그냥 영화를 보는 내 귀에는 시끄러운 총탄 소리만 들렸고, 눈에는 쓰러지는 악당만 보였을 뿐입니다.
영화의 마지막 반전도 당연히 예상 가능했고, 다시 재회하는 비숍과 지나의 마지막 모습에서도 그저 무덤덤했습니다. 글쎄요. 3편이 나올까요? [메카닉 : 리크루트]가 중국에서 꽤 괜찮은 흥행을 선보였으니 어쩌면 3편은 아예 중국을 배경으로 하고 중국배우들을 대량으로 출연시킬지도... 그렇지 않고서는 이 영화의 시리즈화는 그저 시간낭비처럼 보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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