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안소니 루소, 조 루소
주연 : 크리스 에반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스칼렛 요한슨, 세바스찬 스탠
개봉 : 2016년 4월 27일
관람 : 2016년 4월 30일
등급 : 12세 관람가
온 가족이 소풍가는 기분으로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를 보러 가다.
제가 어렸을 적에는 영화를 보러 가는 것 자체가 큰 이벤트였습니다. 친구들과 영화를 보기로 한 날은 몇일 전에 미리 극장에서 긴 줄을 서서 예매를 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 단장을 한 후 부푼 마음으로 시내로 나가서 영화를 보고 왔었습니다. 그렇기에 어린 시절에 봤던 영화들은 영화의 재미 유무를 떠나 제겐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예매가 생활화되고, 집근처에도 멀티플렉스 극장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요즘은 영화를 보러 가는 것은 특별할 것이 없는 일상의 한 단면에 불과합니다. 너무 많은 영화를, 너무 손쉽게 극장에서보다보니 가끔은 내가 이 영화를 봤는지 안봤는지, 봤다면 누구와 봤는지 기억이 안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를 보러 갈땐 평소와는 달랐습니다. 토요일 아침 9시 영화를 예매했기에 금요일 밤, 저희 가족은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했습니다. 평소라면 불금이라며 안자고 버텼을테지만,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를 위해서 불금을 일찌감치 포기한 것입니다. 그렇게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난 저희 가족은 마치 나들이를 가듯이 단장을 하고 극장으로 향했습니다. 들뜬 표정으로 극장을 향하는 웅이의 모습을 보며 저는 어렸을 적에 시내로 영화를 보러 갔었던 그 시절이 아련하게 떠올랐습니다.
그만큼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는 저희 가족에겐 오랫동안 기다리고 기다렸던 기대작이었습니다. 저는 원래부터 워낙에 마블 영화를 좋아했고, 웅이도 저를 따라 마블 영화에 열광했기에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죠. 오히려 너무 기대가 커서 실망될까봐 걱정을 해야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마블 영화는 저를 한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는 모두들 아시겠지만 마블의 슈퍼 히어로 중의 한명인 '캡틴 아메리카'의 솔로 영화입니다. 하지만 '캡틴 아메리카'의 솔로 영화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이 영화엔 '어벤져스' 못지않게 수 많은 슈퍼 히어로들이 등장합니다. 그것이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의 첫번째 키포인트입니다.
이 영화의 두번째 키포인트는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이 슈퍼히어로 등록제를 두고 서로 대립을 한다는 설정입니다. 이미 지난 3월에 개봉한 DC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DC의 대표적인 영웅 '슈퍼맨'과 '배트맨'이 대립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대립 원인을 관객에게 이해시키지 못하며 관객에게 뭇매를 맞았습니다. 과연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는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의 대립을 관객에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요? 자!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에 대한 애정이 듬뿍담긴 쭈니의 영화 이야기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봅니다.
과거가 있기에 현재가 존재한다.
마블 영화로 총칭하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는 2008년 개봉한 [아이언맨]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이후 [인크레더블 헐크], [아이언맨 2], [토르 : 천둥의 신], [퍼스트 어벤져]를 거쳐 2012년 [어벤져스]로 페이즈1을 마감했습니다. 다시말해 마블은 [어벤져스]라는 슈퍼 히어로 영화의 한 획을 긋는 대작을 위해 4년간 5편의 영화로 준비를 한 셈입니다.
솔직히 사실 마블의 슈퍼 히어로는 경쟁사인 DC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집니다. '헐크'와 '스파이더맨'이 그나마 인지도가 있는 마블의 슈퍼 히어로이지만 '헐크'는 영화화에 애먹였고, '스파이더맨'의 판권은 소니에 넘어간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헐크'의 경우는 2003년 이안 감독의 [헐크]에 이어 MCU의 두번째 영화인 [인크레더블 헐크]마저 흥행에 실패하며 마블의 다른 슈퍼 히어로 영화처럼 솔로 영화가 시리즈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블은 MCU 페이즈1을 이루고 있는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의 인지도를 높여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결코 서두르지 않고 4년이라는 시간동안 이들 영화의 솔로 영화를 준비했고, 결국 [어벤져스]로 대박 흥행을 이뤄낸 것입니다. 마블 영화가 흥행불패인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마블은 과거를 만들어냈고, 그러한 과거를 통해 현재를 완성한 것이죠.
이러한 마블의 전략은 DC의 조급증과 대조가 됩니다. 마블의 영화들이 흥행에서 승승장구를 거두자, DC도 뒤늦게 DC의 슈퍼 히어로에 대한 통합 세계관 구축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어서 빨리 마블을 따라 잡아야 한다는 조급증으로 인하여 2013년 '슈퍼맨' 솔로 영화인 [맨 오브 스틸]에 이어 곧바로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을 제작했고, 이는 혹평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과거를 만들어냄으로써 현재를 완성하는 마블의 전략은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의 영화적 완성도를 이뤄냅니다.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에는 수 많은 마블의 슈퍼 히어로들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미 이전 MCU를 통해 과거가 완성되었기에 이 영화에 등장하는 수 많은 슈퍼 히어로들이 뜬금없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윈터솔져'(세바스찬 스탠)에 대한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의 우정은 이미 [퍼스트 어벤져]에서부터 시작해서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에서도 주요 테마였습니다.
'캡틴 아메리카'의 든든한 조력자인 팔콘(안소니 마키)과 '캡틴 아메리카' 진영에 새롭게 합류하는 '앤트맨'(폴 러드)의 경우도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와 [앤트맨]에서 이미 예고된 바 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대립은 [어벤져스]에서, '캡틴 아메리카'에 대한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의 믿음은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에서 이미 그려졌습니다.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의 대립 원인인 슈퍼히어로 등록제는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현재는 미래를 기대하게 만든다.
이렇게 MCU 페이즈2를 끝내고 페이즈3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이루어진 수 많은 과거들이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오늘은 내일의 과거가 되듯이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또한 앞으로 제작될 MCU 신작 영화의 과거가 됩니다. 이렇게 마블 영화들은 유기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서로 밀어주고 이끌어주는 것입니다.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에는 MCU에 처음 데뷔하는 두명의 슈퍼 히어로가 등장합니다. 바로 '블랙 팬서'(채드윅 보스만)와 소니와의 극적인 합의로 MCU 합류가 결정된 '스파이더맨'(톰 홀랜드)입니다. '블랙 팬서'의 경우는 2017년 솔로 영화가 만들어질 예정인데, 이미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를 통해 '블랙 팬서'의 캐릭터가 완성된 만큼 '블랙 팬서'의 솔로 영화는 좀 더 수월하게 세계 영화팬들을 사로 잡을 수 있을 것이며, '블랙 팬서' 뿐만 아니라 MCU의 다른 슈퍼 히어로도 출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첫번째 쿠키 영상에서 힌트가 제공되었습니다.)
[스파이더맨 : 홈 커밍]이라는 제목으로 2017년 리부트되는 '스파이더맨'의 경우는 이미 '아이언맨'의 출연이 확정되어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에서 '스파이더맨'을 자신의 진영으로 끌어들이는 '아이언맨'의 모습을 통해 이미 예고되었습니다. 유기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는 마블 영화들이기에 가능한 자연스러운 협력체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도 워낙에 재미있게 봤지만, 영화를 보고나니 앞으로 개봉할 마블 영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가슴이 더욱 벅찼습니다. 앞서 언급한 [블랙 팬서]와 [스파이더맨 : 홈 커밍]은 물론, 2018년에 개봉 예정인 [앤트맨 앤 와스프]도 너무 기대가 됩니다. '앤트맨'에게 이런 새로운 스킬이 생길 줄이야...
영화는 2시간 가량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합니다.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2시간 안에 캐릭터를 완성해야 하고, 캐릭터 간의 관계와 그로인해 벌어지는 사건들도 완벽하게 구축해야합니다. 무엇하나 어긋나면 스토리가 부실하다는 둥, 캐릭터가 엉망이라는 둥, 관객의 불평불만을 감수해야합니다.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이 바로 그러합니다. '배트맨'과 '슈퍼맨'이라는 넘사벽 캐릭터를 내세웠고, 그들의 대결이라는 소재로 흥행에 성공하긴 했지만 스토리와 캐릭터가 부실하다는 악평을 피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마블은 굉장히 영리합니다. 그들은 결코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MCU 페이즈1만 보더라도 '아이언맨' '헐크', '토르', '캡틴 아메리카'의 캐릭터를 완성하는데 주력했습니다. 그렇게 캐릭터를 완성하고 성장시킨 다음에는 [어벤져스]처럼 캐릭터들이 단체로 등장하는 영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또한 이전 영화에서 캐릭터가 완성되었기에 무려 열두명의 슈퍼 히어로가 등장해도 매끄럽게 영화가 진행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왜 그들은 대립할 수 밖에 없었나?
무려 열두명의 슈퍼 히어로가 화려한 액션을 펼쳐보이니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는 눈이 즐겁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슈퍼 히어로들의 단체 등장이 억지스럽지 않다보니 영화속에 맘껏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의 대립 이유입니다. 이것을 관객에게 설득시키지 않는다면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또한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의 대립은 슈퍼 히어로 등록제에 의한 것입니다. 슈퍼 히어로 등록제는 말 그대로 특별한 능력을 지닌 슈퍼 히어로를 등록해서 UN의 관리하에 두자는 법령으로 슈퍼 히어로와 슈퍼 빌런의 싸움으로 인한 민간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책입니다. 하지만 '캡틴 아메리카'는 슈퍼 히어로 등록제에 반대하는 반면, '아이언맨'은 찬성을 하며 둘은 서로 대립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캡틴 아메리카'는 슈퍼 히어로 등록제를 반대하고, '아이언맨'은 찬성한 것일까요?
애초에 '어벤져스'는 쉴드의 관리하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에서 쉴드가 히드라에 장악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결국 '캡틴 아메리카'의 주도 아래 쉴드는 해체됩니다. 그리고 '어벤져스'는 '아이언맨'의 지원 아래 사설 기관이 됩니다. 문제는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아이언맨'이 만들어낸 '울트론' 때문에 인류는 또 한번의 거대한 재앙을 맞이했다는 점입니다. '아이언맨'이 슈퍼 히어로 등록제에 찬성한 이유는 그에 대한 죄책감 때문입니다.
만약 쉴드가 건재했다면 굳이 '어벤져스'를 UN의 관리 체제안에 둘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쉴드가 해체되었기에 '어벤져스'는 자금을 지원하는 '아이언맨'의 책임이 됩니다. 문제는 '아이언맨'이 마블의 슈퍼 히어로 중에서 가장 자유롭고, 방탕한 영웅이라는 점입니다. '아이언맨'의 성향상 '어벤져스'를 책임지기엔 무리가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아이언맨'은 슈퍼 히어로 등록제를 통해 죄책감과 책임감을 벗어나려합니다.
'아이언맨'의 첫 등장이 트라우마 극복에 대한 토니 스타크의 강의였음을 우리는 기억해야합니다. 그는 강의 후 학생들에게 모든 연구자금을 지원하겠다는 파격적인 약속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트라우마와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벗기 위한 방책이였음을 고백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결국 '아이언맨'은 슈퍼 히어로 등록제에 찬성함으로써 소코비아 사태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나고, 자신의 어깨에 짊어진 무거운 책임감을 UN에 떠넘기려합니다.
그렇다면 '캡틴 아메리카'는 왜 슈퍼 히어로 등록제를 반대한 것일까요? 이미 '캡틴 아메리카'는 쉴드 해체를 주도했을만큼 거대한 단체에 만연한 부정과 부패에 염증을 느낀 상태입니다. 그렇기에 '어벤져스'가 쉴드와 비슷한 거대 단체인 UN의 관리체제에 귀속된다면 '캡틴 아메리카' 입장에서는 쉴드를 해체시킨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복수에 눈이 먼 자들
'캡틴 아메리카'는 평생 군인으로 살았습니다. 군인은 그것이 옳은 일이든, 옳지 않은 일이든, 위에서 시키는대로 해야하는 조직입니다. 만약 UN이 쉴드처럼 히드라에 장악되거나, 나쁜 의도를 가진 이들에게 사적으로 이용된다면, '어벤져스'는 그들이 원하지 않는 옳지 않은 일을 하게끔 강요될 것입니다. '캡틴 아메리카' 입장에서는 단지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는 이유로 상부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해야하는 군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부당한 처사라고 생각한 것이죠. 결국 자기 자신을 믿고, 그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는 것, 그것이 '캡틴 아메리카'가 원하는 '어벤져스'의 이상향인 것입니다.
그러한 '캡틴 아메리카'의 의지는 '윈터 솔져' 사건에서도 드러납니다. UN 테러의 주범으로 '윈터 솔져'가 지목된 상황. 만약 '어벤져스'가 UN에 소속되어 있다면 상부의 명령에 따라 '어벤져스'는 '윈터 솔져'를 체포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합니다. '윈터 솔져'를 사살하는 한이 있어도 말이죠. 하지만 '캡틴 아메리카'는 이 사건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스스로 진실을 파헤칩니다. 물론 '캡틴 아메리카'와 '윈터 솔져'의 오랜 친분도 있었지만, '캡틴 아메리카'는 상부의 명령보다는 자신의 의지대로 진실을 파해쳤고, 그 덕분에 제모(다니엘 브륄)의 음모를 밝힐 수가 있었습니다.
이 영화의 제목이 [어벤져스 : 시빌 워]가 아닌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인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캡틴 아메리카'의 믿음은 슈퍼 히어로 등록제에 대해서 관객에게 '캡틴 아메리카'의 편에 서게끔 유도합니다. 그것이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인 셈입니다.
슈퍼 히어로 등록제가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이 대립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이 영화는 '캡틴 아메리카'의 편에서 영화를 진행시킵니다. 결국 영화의 추가 한쪽으로 치우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때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이 대립할 수 밖에 없는 두번째 이유가 제시됩니다. 그것은 바로 복수입니다.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에는 복수심에 눈이 먼 세명의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첫번째 캐릭터는 '블랙팬서'로 '윈터 솔져'의 테러로 아버지가 죽었다고 생각한 '블랙 팬서'는 '윈터 솔져'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아이언맨' 진영에 합류합니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자신이 복수에 눈에 멀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복수심에 눈이 먼 두번째 캐릭터는 이 영화의 메인 빌런 제모입니다. 소코비아 사태로 가족을 잃은 제모는 치밀한 준비 끝에 '어벤져스'를 분열시킵니다. 그리고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복수를 완성해냅니다.
복수심에 눈이 먼 세번째 캐릭터는 바로 '아이언맨'입니다. 영화 초반 트라우마에 대한 강의에서 자신의 트라우마가 젊은 시절 교통사고로 죽은 부모님에 의한 것임을 밝혔던 '아이언맨'은 제모의 음모로 부모님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게되고 결국 복수심에 눈이 멀어버립니다. 슈퍼 히어로 등록제에서는 철저하게 '캡틴 아메리카'의 편이었지만, '아이언맨'의 복수심이 드러나는 장면에서는 '아이언맨'에게 측은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들의 분열이 불러 일으킬 또다른 재앙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의 러닝타임은 무려 2시간 27분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시간이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의 대립에 빠져 있다보니 어느 순간 영화가 끝나고 있었던 것입니다. 두개의 쿠키영상을 확인하기 위해 엔딩 크레딧까지 모두 봤지만 영화가 끝나고나서도 여운이 남아 쉽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은 화합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제모의 복수가 완벽하게 성공한 셈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캡틴 아메리카'의 탓도, '아이언맨'의 탓도 아닙니다. 그러나 그들의 분열은 또다른 재앙을 초래할 것입니다. 그것은 아마도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에서 드러나겠죠. 또다시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는 수 밖에요.
P.S.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에는 두개의 쿠키영상이 존재합니다. 영화가 끝나고 1/3이 쿠키영상을 확인안하고 나가셨고, 나머지 1/3은 첫번째 쿠키영상만 보고 나가시더군요. 엔딩크레딧 마지막까지 기다리면 두개의 쿠키영상을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첫번째 쿠키영상은 [블랙 팬서], 두번째 쿠키영상은 [스파이더맨 : 홈 커밍]입니다.
[퍼스트 어벤져]를 볼 때만해도 내가 성조기를 몸에 두른
'캡틴 아메리카'를 이렇게 좋아하게될 줄은 물랐다.
그만큼 마블은 슈퍼 히어로의 세계관을 완벽하게 구축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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