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빠져들고 말았다.
설 연휴를 앞둔 지난 2월 초, 저는 <셜록 시즌 1>의 제 3화인 '위대한 게임'을 봤습니다. 홈즈(베네딕트 컴버배치)와 홈즈의 영원한 숙적 모리아티(앤드류 스캇)의 숨막히는 두뇌싸움이 돋보였던 '위대한 게임'은 그동안 제가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셜록'의 세계로 마침내 저를 인도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웅이와 함께 '셜록'의 재미에 빠지기엔 웅이가 너무 어렸고, 구피와 함께 즐기고 싶었지만 이미 구피는 <셜록 시즌 2>까지 봤습니다. 결국 저는 <셜록 시즌 1>과 마찬가지로 <셜록 시즌 2>도 혼자 봐야 했는데, 아무래도 웅이, 구피와 함께 즐길 수 있었던 <에이전트 오브 쉴드>를 먼저 보느라 <셜록 시즌 2>의 나홀로 관람은 자꾸 뒤로 밀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일요일 밤, 구피가 거실에서 TV를 보는 사이 저 혼자 <셜록 시즌 2>를 드디어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또 빠져들어 버렸습니다. 일요일 밤에 제 1화인 '벨그라비아 스캔들'을 본 후 잠을 설쳤고, 월요일 밤에는 제 2화인 '바스커빌의 개'를 본 후, 그만 참지 못하고 연달아 제 3화인 '라이헨바흐 폭포'까지 봐버렸습니다.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데... T-T (그래서 저는 지금 무지 졸립습니다.)
제 1화 벨그라비아 스캔들 - 아이린 애들러의 매력에 풍덩
<셜록 시즌 1> 제 3화 '위대한 게임'의 마지막 장면에서 홈즈와 모리아티는 첫 대면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폭탄 조끼를 입은 왓슨(마틴 프리먼)이 있었기에 긴장감은 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위대한 게임'은 그들의 첫 대면에 대한 결과를 보여주지 않고 끝내버립니다. 마치 궁금하면 <셜록 시즌 2>를 보라는 듯이...
그렇기에 <셜록 시즌 2> 제 1화 '벨그라비아 스캔들'은 <셜록 시즌 1> 제 3화 '위대한 게임'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홈즈와 모리아티가 서로 총을 겨누고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 그런데 모리아티는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급히 자리를 뜹니다. 홈즈와의 승부를 나중으로 미루고... 그리고 화면은 곧바로 어느 여인의 뒷모습을 잡아줍니다.
그렇습니다. 홈즈의 연인(물론 홈즈가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했는지는 원작 팬들조차 의견이 분분합니다.)이자 홈즈와 대등하게 대적한 유일한 여성 아이린 애들러(라라 펄버)가 드디어 등장하는 것입니다. (영화 [셜록 홈즈]에서는 레이첼 맥아담스가 아이린을 연기했었습니다.) 그녀와 홈즈의 첫 대면부터가 매우 강렬한데 홈즈가 자신을 추리하지 못하도록 아예 올 누드로 홈즈 앞에 선 것입니다.(이 장면은 영화 오프닝에서도 잠시 등장했었습니다.) 그리고 홈즈에게 제대로 한방 먹입니다. 하지만 후반부에서 홈즈는 아이린에게 역전승을 거둡니다. 그리고 남자인 제가 봐도 심쿵할만한 역대급 마지막 명장면을 연출합니다.
제 2화 바스커빌의 개 - 음모론 미드의 선두주자 <X - 파일>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제가 제 1화 '벨그라비아 스캔들'이 끝나자마자 그 다음날 곧바로 제 2화 '바스커빌의 개'를 본 이유는 '셜록 홈즈' 원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너무 오래 전에 읽어서 내용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거대한 괴물 개에 대한 책의 묘사가 어린 제게도 꽤 충격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셜록>에서는 '바스커빌의 개'를 어떻게 풀어나갔을런지 궁금해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죠.
그런데 흥미롭게도 제 2화 '바스커빌의 개'를 흥미진진한 음모론으로 진행됩니다. 영국군이 2차 세계대전 중 전쟁에 이용하기 위해 비밀리에 동물 실험을 했다는 음모론을 토대로 '바스커빌의 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생각해보세요. 논리정연한 홈즈가 비논리적인 음모론 사건에 뛰어들다니... 게다가 홈즈는 '바스커빌의 개'를 수사하는 도중 난생 처음으로 공포라는 감정을 느끼기도 합니다.
비록 진범이 너무 쉽게 노출되어 아쉽기도 했지만 왓슨이 연구실에서 괴물과 마주하는 장면은 마치 호러 영화의 한장면처럼 긴장감넘쳤습니다. 마침 월요일 밤에 저 혼자 거실 불을 꺼놓고 보고 있던터라 왓슨이 느꼈을 공포심을 저도 제대로 느끼며 봤답니다. (네, 맞습니다. 제가 겁이 좀 많습니다.)
제 3화 라이헨바흐 폭포 - 홈즈가 죽었다고?
솔직히 저는 제 2화 '바스커빌의 개'까지만 보고 잠자리에 들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바스커빌의 개'가 끝나자 자동으로 제 3화 '라이헨바흐 폭포'가 플레이되었고, '라이헨바흐 폭포'의 첫 장면이 홈즈가 죽었음을 실토하는 왓슨의 대사여서 도저히 멈춤 버튼을 누를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홈즈가 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쯤은 쉽게 예상이 되지만(시즌 3도 있는데... 주인공이 죽었을리가...) 그래도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인지 궁금해서 새벽까지 '라이헨바흐 폭포'를 보고 말았습니다.
'라이헨바흐 폭포'는 유명세를 탄 홈즈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는 홈즈를 그냥 두고볼 모리아티가 아니죠. 모리아티는 홈즈를 무너뜨릴 준비를 하는데, 그의 방법은 바로 홈즈가 지금까지 해냈던 모든 것들을 거짓말로 만드는 것입니다. 모리아티의 철저한 계획과 홈즈에 앙심을 품은 신문 기자의 보복성 기사로 인하여 홈즈의 명성에 흠이 갑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모리아티는 홈즈가 자살하지 않으면 킬러를 이용해서 그의 친구들을 죽이겠다고 선언합니다. 하지만 홈즈는 역시 모리아티에게 마지막 한방을 먹이죠. 그런데 모리아티는 역시 강적이었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써 홈즈도 자살을 하지 않으면 안되게끔 만듭니다. 그리고 홈즈는 결국 왓슨이 보는 앞에서 투신 자살을 합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홈즈는 죽지 않았습니다. 어찌된 영문일까요? 저도 모릅니다. (-.-) 그건 <셜록 시즌 3>에서 밝혀지겠죠. 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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