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6년 영화이야기

[시리아나] - 돈이 정의요, 권력이 진실이다.

쭈니-1 2009. 12. 8. 18:51

 



감독 : 스티븐 개건
주연 : 조지 클루니, 맷 데이먼, 제프리 라이트
개봉 : 2006년 3월 30일
관람 : 2006년 3월 22일
등급 : 15세 이상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78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굿 나잇 앤 굿 럭]으로 감독상 후보와 [시리아나]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조지 클루니는 결국 [시리아나]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그럼 감독상은 물건너 간건가요?'라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는군요. 조지 클루니로써는 자신의 연출작 [굿 나잇 앤 굿 럭]이 감독상은 커녕 단 하나의 트로피도 차지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컸겠지만 그래도 [시리아나]를 통해 연기력은 인정받았으니 위안을 삼았을듯 합니다.
[굿 나잇 앤 굿 럭]이 지난주에 개봉하였지만 개봉첫주 국내 박스오피스 10권에도 진입하지 못하는 부진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개봉관수가 다른 영화들에 비해 워낙 적었기도 했지만, 만약 아카데미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면 이런 수모는 당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다음주 [시리아나]가 개봉합니다. 조지 클루니에게 남우조연상을 안겨준 [시리아나]는 과연 [굿 나잇 앤 굿 럭]과는 다른 흥행 기록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는 군요.
[굿 나잇 앤 굿 럭]이 보고 싶었지만 동네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았다는 핑계로 간단하게 포기해버린 저는 [시리아나]의 시사회만은 다리를 절룩거리며 기여코 참가하여 끊임없이 펼쳐진 기나긴 줄을 감내한 후에 비로서 보고말았습니다.
[시리아나]에 대한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상당히 잘 만들어진 영화이긴 하지만 영화를 보기위해선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한 영화라는 겁니다. 그래서인지 제 주위에 앉으신 분들은 몸을 뒤척이며 핸드폰을 꺼내 만지작거리고, 심지어는 영화도중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가기까지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나답지못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한 끝에 영화가 끝나고 난후 마음속으로 박수를 치며 일어설수 있었답니다. ^^;


 

 


중동, 거기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시리아나]는 중동에서 석유이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동 국가간의 암투와 음모를 그린 영화입니다. 스티븐 개건 감독은 [트래픽]의 각본가답게 [시리아나]에서도 한명의 주인공을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 않고, 여러 등장인물들의 서로 다른 사건들을 통해 결국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 나갑니다.
석유이권을 둘러싼 음모에 휘말려 국가에 버림을 받은 CIA요원 밥(조지 클루니)의 파멸, 아들의 죽음과 맞바꾼 인생의 기회를 통해 중동 개혁의 중심에 서게된 브라이언(맷 데이먼)의 덧없는 꿈, 석유회사의 온갖 비리를 가려주기 위해 미법무부와 협상을 벌이는 변호사 베넷(제프리 라이트)의 더러운 야심, 석유회사에서 해고당한 젊은 파키스탄인 와심(마자 무니르)이 과격한 이슬람 테러 조직이 되기까지의 안타까운 현실. 마치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듯이 보이는 이들의 이야기는 결국 석유이권을 둘러싼 음모라는 하나의 이야기로 귀결되는 겁니다.
석유이권을 위해 누군가는 억울하게 파멸되고, 누군가는 변화의 꿈을 꾸다가 상처를 입습니다. 누군가는 자신의 야망을 위해 더러운 비리를 덮어주고, 누군가는 자살 테러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합니다. 도대체 그깟 석유가, 돈이 무엇이길래...
시사에 약한 저는 중동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단지 엄청난 양의 석유을 보유했다는 것과 과격한 이슬람 테러조직과 미국의 힘겨운 싸움이 아직도 계속 되고 있다는 것뿐입니다. 하지만 스티븐 개건 감독은 말합니다. 우리는 중동에서 벌어지는 그 추악한 진실들을 알아야한다고... 중동의 민주화를 위해 두번에 걸친 걸프 전쟁을 벌인 미국이 진정 원하는 것은 중동의 평화나, 민주화가 아닌 단지 석유이권뿐이라고...
실제 중동 지역에서 21년간 CIA 요원으로 활동한 로버트 베이어의 자전적 소설 'See No Evil'을 원작으로한 [시리아나]는 그렇기에 더욱더 설득력있게 중동의 현실과 미국의 음모를 영화속에 펼쳐놓습니다. 제게 이러한 중동의 현실에 관심을 가지게 했다는 것만으로도 어쩌면 이 영화는 최소한 제게만은 성공을 거둔 영화일지도...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정의인가?

처음엔 정신없이 쏟아져나오는 수십명의 캐릭터와 미국, 스위스, 모로코, 아랍에미리트 연방등을 정신없이 오고가는 광대한 로케이션으로인해 스토리에 집중하기가 꽤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일단 스토리를 따라잡으면 거대한 음모와 치밀한 암투가 스릴러의 진수를 맛보게 합니다. 마지막 반전을 위한 억지스러운 스릴러가 아닌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반대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음모의 실체를 벗기는 사실적인 스릴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거죠.
이 영화를 보며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정의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세계의 경찰이라며 세계 평화를 위해 발벗고 나서는 미국이 과연 정의이며, 그들의 말은 과연 진실일까하는 의문이 드는 거죠.
중동의 개혁을 외치던 나시르 왕자가 중동의 혼란을 원하던 미국에 의해서 암살되는 장면에 이르러서는 나도 모르게 안타까움과 미국에 대한 분노가 가슴 깊숙히에서 끓어올랐습니다. '중동이 혼란스러운한 우리는 많은 돈을 벌수 있다'며 낄낄거리는 미국의 거대 석유 회사의 그 추악한 이면속에서 스티븐 개건은 말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정의나 진실은 모두 거짓이다. 돈이야말로 그들이 말하는 정의이며, 음모를 감추는 추악한 권력이야말로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이다'라고...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영화였지만 영화의 마지막 메세지를 읽는 그 순간 신선한 충격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보통의 스릴러 영화에선 느낄 수 없었던 충격이... 그것이 이 영화의 진정한 가치이며, 영화의 재미를 떠나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하며 이 영화를 봐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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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일
쭈니님의 글을 읽고 이 영화를 봤습니다

1시간 20여분이 흐르는 동안까지도 전 이 영화를 스토리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테러전에 남긴 비디오테이프)이 끝나고

감독이 말하고자 했던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제일의 법치국가를 자부하는 미국에서도 국가이익을 위해선

기업과 국가가 협상을 벌일 수 있다는 강한 인상적인 충격을

받았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영화의 양면성-사실성과 허구성-을 동시에

적나라하게 보여준 매우 강렬하고 날카로운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2006/03/25   
쭈니 저와 비슷하시군요.
저 역시 거의 영화를 이해못하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짜맞췄답니다.
강렬하고 날카로운... 저 역시 딱 느낌이었죠. ^^
 2006/03/25   
주헌아빠
와우..쭈니님 글을 읽으니..넘 보고싶어지네요..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영화...넘 좋네요..코드가 맞는 영화라는 느낌이....
아프신 다리를 끌고 시사회가시는 영화에 대한 열정..
아름답습니다.
 2006/03/27   
쭈니 글쎄요. 아름답다고 표현해도 될 행위일지는... ^^;
확실한건 구피가 상당히 그런 행위를 싫어한다는 거죠. ^^
이 영화 개봉하면 꼭 보세요.
왠지 주헌아빠님께 잘 맞는 영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2006/03/27   
존트럭을타
아흑~돈팡팡쓰는 싸우디 기름왕자이고 시퍼라~ ㅠ_ㅠ  2006/03/28   
쭈니 이 영화를 보니 그리 좋을것 같지 않던데요.
미국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던가, 그걸 거부하면 암살당하거나... 꽤 고달퍼 보입니다. ^^
 2006/03/28   
허클베리
개봉주에 봤던 영화.
성당 주임신부님께서 청년들과 영화 한편을 보시겠다고,
좀 교육적인 내용의 영화를 보자시며 사전지식 없이 ,
영화 보기 5분 전에 일전에 스치듯 들었던 시놉시스를 가까스로 떠올렸지만 영화보는 내내 집중하는라 고생했지요.
저는 다 이해했는데,
다른 청년들은 뭐여~ 분위기였지요.

출연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참 만족스러웠고
- 캐릭터를 정말 잘 살려낸 것 같아요-
특히나 조지 클루니의 분장은 최고였습니다. 완전 중동사람!!
변호사 역할의 제프리 라이트의 연기가 가장 와닿았습니다.
 2006/06/09   
쭈니 오우~ 멋지군요. 성다에서 같이 영화를 보라가다니...
전 언제나 구피와 함께... ^^
 2006/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