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이웃들의 공간/Park

[공원리뷰] 위플래쉬 - 두번째는 없을 세계 최고의 블랙홀

쭈니-1 2015. 7. 7. 04:24


감독 : 다미엔 차젤레

출연 : 마일즈 텔러, J.K. 시몬스

 

직관의 묘미 그리고 극장관람


세상에는 즐길거리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스포츠로는 대표적으로 야구, 축구, 농구 문화나 예술쪽으론 콘서트, 전시회, 그리고 영화가 있을 수 있겠네요. 이런것들은 이제 굳이 직접가지 않아도 다른 매체를 통해서 즐길 수 있는 여가생활입니다. 하지만 직관한다는것! 현장의 생생한 느낌을 몸으로 느끼는 그 재미는 집에서는 느낄 수 없죠. 야구, 축구는 물론이거니와 영화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극장에 빵빵한 사운드, 거대한 디스플레이 이런 시설이 있고 없고는 영화를 즐기는데 큰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음악에 관련된 영화를 보게된다면 더욱더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직관의 묘미를 줄줄 써내려가는 이유는 제가 근래에 본 영화 [위플래쉬]를 극장에서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에 저는 [킹스맨] 입소문에 이끌려 "오오오옹!! 킹스맨 재미씀!!" 하기 바쁜 상태였고 음악관련 영화를 아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위플래쉬]를 패스해버렸죠.. 그러나.. 그게 제게 있어 이렇게 큰 후회로 다가올지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정말 대단한 영화였고 오랜만에 한글자 두글자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뻔하지 않은 사제

 

 보통 이런류의 영화를 들여다보면 엄청난 재능을 가진 방탕한 주인공을 개과천선시키는 스승이 나오고 행복하게 잘 살았구나 싶은 영화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굿월헌팅] 같은 영화가 있겠네요. 그런데 [위플래쉬]는 이런 보통 생각을 부셔버리는것도 모자라 부관참시하는 수준입니다. 주인공인 앤드류는 음악대학에 진학한 지극히 평범한 19세 남자 대학생으로 초반에 묘사됩니다. 여자가 눈에 들어오고 숫기가 없는 그저그런 학생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어느날 학교에서 연습 중 학교 최고 밴드를 이끄는 테런스 교수와 마주치게 됩니다. 우여곡절 테런스의 밴드에 들어가게 된 앤드류는 차분하게 자신을 응원해주는 테런스가 마음에 들지만 ... 이 차분하고 완만한 곡선은 이제부터 요동치게 됩니다. 플레쳐교수는 앤드류를 인간 이하 취급하면서 강하게 몰아세웁니다. 플레쳐의 교육방식이 이해되지 않고 19살 어린 나이의 앤드류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강한 프레셔입니다. 감독은 인터뷰에서 자신의 비슷한 경험을 말하면서 앤드류가 느끼는 공포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정말 절절하게 공포에 떠는 앤드류가 보입니다...이렇게 이해 할 수 없는 사제관계를 보여주면서 영화가 이어지는데 오스카고 뭐고 상이란 상들은 혼자 다 쓸어먹은 "J.K. 시몬스"의 연기는 정말 엄청납니다. 화면안에 있는 사람이지만 정말이지 플레셔 교수는 진절머리도 모자라서 제가 앤드류였다면 당장에 목이라도 조르고 싶을 정도로 나쁜놈입니다. 여기까지만 봐도 [위플래쉬]는 우리가 아는 뻔한 영화처럼 흘러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이게 점점더 올라온다는 점에서 더 대단합니다.


흥겨운 재즈 그리고 몰입

 

 [위플래쉬]가 특히 보는이로 하여금 몰입하게 해주는데에는 음악과 씬의 궁합에 있습니다. 첫 연습에 악보는 넘기는 앤드류는 연주에 취한 나머지 악보 넘기는 타이밍이 살짝 늦고 맙니다. 저는 이때 숨 넘어가는줄 알았습니다. 앤드류가 연주에 몰입하는 만큼 보는 사람은 앤드류와 연주 두가지에 몰입하게 됩니다. 앤드류의 실수가 나오는가!! 안나오는가!! 정말 맨 처음 살짝 늦었던게 끝까지 신경쓰이더군요. 항상 씬 마다 재즈가 흘러나오고 연주하는 밴드르 보고 있으면 자연스래 자신도 같이 영화에 녹아들게 됩니다. 그리고 일단 앤드류의 연주가 시작되면 눈과 귀를 활짝 열고 있어야 합니다. "J.K. 시몬스"에 가려있지만 "마일즈 텔러"도 [위플래쉬]에서 정말 엄청난 연기를 보여줍니다. 위화감 없는 드럼 연주는 15살때부터 드럼을 배웠기 때문이었구요. 현장에선 감독이 "마일즈 텔러"의 연주 장면에서는 일부러 컷을 외치지 않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손에서 피가나고 에너지를 전부 소비한 앤드류를 촬영하기 위해서 였다니... 연주 장면은 정말 한프레임 한프레임 앤드류의 에너지가 가득 차 있습니다. [원스]같은 경우는 노래 자체도 굉장히 좋았지만 그 한 곡이 나오기까지 과정이 굉장히 흥미로운 영화라면 [위플래쉬]는 "자 여기 끝내주는 음악이 있다! 귀에 당장 때려박아!" 이런 느낌이랄까요...그리고 이런 에너지는 마지막 20분에 대폭발을 맞이하게 됩니다.


올해 최고의 엔딩 시퀀스


영화가 막바지에 다다르면 보는 관객의 몰입도, 밴드 연주의 경쾌함은 하늘을 찌릅니다. 그리고 마지막 10분 "카라반"을 연주하는 장면은 정말 눈 뜨고 코 베이는 느낌입니다. 연주에 놀라고 소름끼치고 탄성을 지르고 있으면 이미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관객이 집중하지 않으려고 해도 집중하게하는 마법같은 힘이 이 영화 마지막 20분에는 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 앤드류의 심리적인 상태와 드럼 솔로가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잠깐이나마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둘의 눈맞춤고 의미심장한 미소...지금 떠올려도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느낌입니다. [위플래쉬]는 제 마음속에 제대로 도장을 찍고 가네요. 만약 보지 못하셨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권해드리고 싶은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