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이웃들의 공간/Park

[공원리뷰] 웨이팅 - 방황하는 젊은 그대에게?

쭈니-1 2013. 8. 1. 10:46



감독 : 롭 매키트릭

출연 : 안나 패리스, 라이언 레이놀즈, 저스틴 롱, 데이비드 코에너




생각보다 한가한 오후

아르바이트를 야간에 하다보니 오후에 일어나면 생각보다 나른합니다. 잠이 부족해서 약간 멍한 상태로 집안을 헤메기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티비 앞에 누워 이 채널 저 채널 돌려보다가 금방 지루해지고 물 한잔 마시고 화장실 갔다가 다시 티비 앞에 누워 이 채널 저 채널 돌려보면 어느새 컴퓨터 앞에 앉아 있습니다.  이럴때 제일 많이 드는 생각이 영화나 볼까.. 하는 생각인데 대낮에 공포영화는 좀 그렇고.. 로맨스도 좀 그렇고.. 이럴땐 꺼내드는 카드는 역시 액션이나 코미디 장르겠죠. 저는 코미디 카드를 꺼내 들고 덕심을 발휘하여 안나 패리스 2005년도 작품 [웨이팅] 을 발굴했습니다. 인터넷에선 생각보다 악평이 많던데 눈에 콩깍지가 씐 탓인지... 저는 가벼운 마음으로 좋은 영화를 본거 같았습니다.


전형적인 미국식 B급 코미디

[웨이팅]은 생각보다 빵빵한 캐스팅을 자랑합니다. 라이언 레이놀즈, 저스틴 롱, 안나 패리스 저예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이름을 알고 있는 배우 3명이나 나오는걸 보면 섭외했던 관계자의 수완이 엄청났었나 봅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저스틴 롱이 엄마에게 엄친아와 비교를 당하고 직장인 레스토랑에 출근해서 하루 종일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이 벌어지는 멍청한 친구들의 B급 코미디가 주를 이루고 마지막엔 주인공의 자아성찰을 통해 뭔가 교훈..같은걸 보여주려는 의도가 아주 살짝 보이긴 하는데 중반부에 나오는 저질개그들의 향연이 눈과 귀가 점거된 후라 그다지 머리에 쏙쏙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레스토랑에 신입이 들어오자 라이언 레이놀즈는 이곳에는 이상한 게임이 있다며 룰을 설명해주는데..설명은 안하겠습니다. 설마 아니겠지 아니겠지 했는데 그런 생각을 한다는 자체가 이 영화에선 통하지 않더군요. 분노조절장애, 공중변소공포증, 전혀 다른 개념으로 손님을 접대하는 주방 등등 대놓고 웃기려는 코미디는 아니지만 [프렌즈] 같은 미국 시트콤을 보는거 같아서 나쁘지 않았습니다. 각 배우들이 개성 넘치고 나름 작은 에피소드들도 소소히 끼어들어 있어서 영화보는 내내 지루하지도 않았구요. 그런데 안나 패리스는 [무서운 영화3] 를 찍고 난 이후인데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너무 분량이 없어서 실망했던 감이 없지않아 있습니다.(ㅠㅠ)


슬쩍 던져보는 방황하는 그대에게

이유가 어찌되었건 메인 스토리는 저스틴 롱의 이야기입니다. 니 친구는 성공해서 승승장구 했다는데... 식의 이야기를 들은 저스틴 롱은 하루종일 우울증에 시달립니다. 더 좋은 레스토랑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아도, 부지점장 제의를 받아도, 친구들과 깔깔거리며 놀아도, 심지어 접객하는중에도 말과 표정에서 우울함이 묻어 나옵니다. 그리고 결국 영화 마지막에 레스토랑을 그만두게 되는데 이때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지금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이었던가? 어린시절 내 꿈은 뭐더라? 이런 사소하고 가벼운 고민들이었습니다. 이상적인 꿈과 씨름하느니 현실적인 성공과 타협하는게 빠른 세상인지라 별로 진지하게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그 짧은 찰나에도 정말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하더군요. 픽션일뿐이지만 자신이 현실과 타협한 증거인 레스토랑을 때려지는 저스틴 롱의 모습은 제가 보기에는 정말 용기있는 선택이었습니다. 군대 다녀온 이후로 항상 무언가에 쫓기는 기분으로 살고 있었는데 아주 잠깐이나마 좋은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좋았던 영화 였습니다.



<리뷰와는 관계없는 스틸샷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