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이용주
출연 : 엄태웅, 한가인, 이제훈, 수지
설레이는 어느날 새벽
요새는 하루하루가 두근두근 설레이는 하루입니다. 연애라는게 다 그렇겠죠 ^^ ;;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게 얼마나 기쁜 일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물론! 첫사랑은 아닙니다. 첫사랑이라고 하면 초등학생떄 멋도 모르는 풋사랑이 될 수 도 있고 온갖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는 중고등학생 시절의 사랑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뭐가 되었든 ! 어떠합니까! 사랑이 가슴에 녹아 기억이 되는 순간 모두에게 따뜻한 기억이 생기는 일이니까요. [건축학개론]은 이런 젊은사람들에게는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의 설레임을 중년의 신사숙녀 여러분들에게는 풋풋한 첫사랑의 기억을 잠깐이나마 뒤돌아보게 해주는 타임머신 같은 영화였습니다.
승민 + 서연 = 승민 + 서연
영화는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현재의 엄태웅(승민), 한가인(서연)의 살짝 불안한 사랑에 대학 기억을 또 과거 이제훈(승민), 배수지(서연)의 보는 사람마져 안달복달하게 만드는 풋풋한 사랑을 잘 보여줍니다. 영화를 보다보면 출연진을 참 잘 골랐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엄태웅과 이제훈은 미묘하게 특히 눈 부분이 닮았다는 느낌이 있고 한가인과 배수지는 누가 맞춰준건지는 모르겠지만 말투나 악센트가 거의 똑같을 정도로 닮아 있어서 "오.. 생각보다 세심하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이미 나이 들고 다른 사랑을 찾아버린 첫사랑이었지만 이 두 사람은 천천히 서로를 만나가며 다시 한번 자신이 느꼈던 사랑에 대한 기억을 천천히 꺼내기 시작합니다. 이 영화에서 소개되는 노래가 있는데 "기억의 습작" 이라는 노래 입니다. 노래 참 잘 골랐다! 생각하는게 과거 두 사람의 첫사랑이 기억에 남아 현재의 두 사람의 관계를 그대로 따라 그리는 마치 과거의 그림을 습작하는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노래와 정말 딱 맞아 떨어집니다. 감독님이 생각을 하신 부분이 있는건지 아니면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끝나고 내내 노래가 입가에서 맴돌았습니다. 과거에는 이미 허물어져 버리고 낡아버린 사랑의 기억이지만 서연의 부탁으로 집을 보수 공사하면서 집이 점점 원래의 형태로 돌아갈수록 둘의 기억도 조금씩 조금씩 과거의 설레임 그곳으로 걸어가는 그런 느낌입니다. 현재의 승민은 과거의 승민과 정말 똑같이 자신에 사랑에 대해서 소극적이고 항상 모른척하고, 현재의 서연은 과거의 서연과 같이 사랑을 표현하고는 싶지만 서툴기만 합니다. 항상 승민이 다가와주기를 바랄 뿐이죠. 허나 현재에서 승연이 시작한 또 다시 한번의 사랑은 승민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승연의 CDP와 기억의 습작 앨범을 돌려주면서 끝 맺음을 합니다. 이렇게 [건축학개론]은 이러한 캐릭터들의 세세한 성격들까지 잘 끼워맞추고 있어서 흔하디 흔한 로맨스 영화가 아니라 정말 퀄리티 높은 최고급 영화라고 말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제훈"이라는 명배우가 있습니다.
진짜다! 진짜가 나타났다!
이제훈이라는 배우를 처음 알게된건 [파수꾼]이라는 영화 덕분이었습니다. [파수꾼] 속에서 기태라는 역할을 정말 완벽하게 소화해낸 배우가 바로 이제훈이었죠. 물론 영화자체가 편집이나 연출이 잘 된 명품영화라고 할 수 있지만 배우들의 연기도 한 몪한건 사실입니다. 그런 이제훈의 파괴력은 [건축학개론]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납니다. 방영되는 드라마 [패션왕]에서의 이제훈은 진짜 정말 멋있는데.. [건축학개론]에서 이놈은.. 정말 답이 없는 놈처럼 나옵니다. 싸구려 짝퉁 티셔츠에 자기를 꾸밀 줄도 모르고 우주에서 제일 소심할지도 모르는 성격까지 어떻게 보면 일상속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사람같지만 영화속에서 이를 표현하기란 쉽지 않겠죠. 그리고 결정적인건 영화보는 내내 이제훈이 첫사랑의 설레임을 너무 잘 알고 있다는듯이 연기를 해줬습니다! 상대가 수지여서 그랬던건가!? 저는 승연의 입술에 뽀뽀하고 승연이 잠에서 깨자 질겁하는 표정은.. 진짜 누구라도 저럴것 같다는 표정이라 정말 대단하다는 말을 할 수 밖에 없더군요. 뛰어난 외모에 출중한 연기실력까지 겸비한 이제훈이라는 배우. 정말 진짜가 나타났습니다.
그들의 사랑학개론
[건축학개론]은 정말 긴 여운을 남기는 영화입니다. "영화 괜찮네!" 라는 입에 담으면서도 애인을 집에 바래다 주고 오는 비오는날 버스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게 되는 그런... 가슴이 저릿저릿한 영화입니다. [건축학개론]이란 제목이 처음에는 굉장히 낮설었는데 그냥 건축학개론이라는 수업을 들어서 그냥 [건축학개론]인거야? 라는 생각은 크나큰 착각이었습니다. 과거 정릉의 빈집, 현재 승연의 새로운 집이 그들의 풋풋한 사랑의 매개체가 되고 집의 형태가 갖추어 질수록 그들의 사랑도 점점 형태가 잡혀가는 그런 의미에서의 [건축학개론]이었습니다. 결국에는 두 명의 남녀간의 사랑학개론이었던거죠 ^^;;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아픈 상처도 이쁜 기억으로 다시 한번 되짚어 보게 해주는 영화 [건축학개론]. 오늘도 설레여서 잠이 오지 않을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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