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이웃들의 공간/Park

[공원리뷰] 에픽 : 숲속의 전설 - 제대로 된 걸작

쭈니-1 2013. 8. 9. 11:36

 

 


감독 : 크리스 웨지

출연 : 아만다 사이프리드, 조쉬 허처슨






떠나버린 열차


부푼 기대감과 손에 쥔 양갱을 들고 열심히 뛰었습니다. [설국열차]를 보기 위해 약속시간까지 정하고 미리미리 처리해두어야 할 것 들도 끝낸 후 였는데... 결과는 10분이나 늦어버린 처참한 현실이 제 눈앞에서 기다리더군요. 죄 없는 양갱만 우적우적 씹으면서 다른게 뭐가 있을까 싶었는데 이번주 개봉한 [에픽 : 숲속의 전설]이 걸려있더군요. 동네에 있는 조그마한 극장이라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 밖에 없을줄 알았더니 [터보]도 있었고 하다 못해 슈퍼주니어 콘서트 극장판까지 걸려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 중에 제일 눈에 들어오는건 [에픽 : 숲속의 전설]이었죠. [터보]까지 굉장히 끌리기는 했는데 일행의 의견을 수렴하여 상영관에 앉았습니다.


난 디지털을 골랐는데?


영화의 도입부는 정말 끝내줬습니다. 분명 3D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영상자체가 속도감 있고 원래 3D 계획으로 나온 작품이다 보니 디지털로 보는데도 눈앞에서 아른아른 거리는것 같았습니다. 더불어 단조로운것 같지만 화려한 색감, 약간 존재감이 무딘 캐릭터들도 있었지만 달팽이 덤앤더머는 제 머릿속에서 아직도 "아이파이브"를 하고 있네요^^ 그런데 중반부에 살짝 아차 싶었던 것이 완전 고리타분한 어른들만 와서 보기에는 영화가 좀 아기자기한 맛이 있었습니다. 어린 아이들을 목표로 삼는 애니메이션인 만큼 이해하고 들어가야 하는 문제이지만 요즘 애니메이션은 남녀노소 가릴것 없이 교훈과 흐뭇함을 주는것이 보통의 시나리오인데 영화 중반부에서는 성인인 본인이 접근하기 힘들 정도로 어린아이들이나 접근 가능한 꿈과 낭만을 그린 형형색색의 숲속의 배경과 캐릭터를 지나치게 편중해서 동심의 세계를 표현한 탓에 영화 내용에 살짝 집중도 떨어지고 캐릭터 자체에 대한 매력이나 달콤한 느낌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정말 <리프맨>들이 타고 다니는 새부터 아주 조그마한 물방울이나 꽃씨까지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영화가 이게 뭐야" 라는 생각보다는 "명불허전" 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는 말도 되니까 말이죠. 그리고 이 느낌은 후반부에 들어가면서 점점 더 진하게 우러나옵니다. 절묘한 색채며 떨어지는 달빛이 비치는 호수하며 분위기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주변 색감은 점점 [에픽 : 숲속의 전설]을 보는 재미를 알게끔 만들어 줍니다.


블루 스카이 중 최고가 아닐까?


영화를 보고 나오다가 일행에게 블루 스카이에 대하여 물어봤습니다. 모르더군요. 보통 <픽사>,<드림웍스 스튜디오>까지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던데 블루 스카이는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생각보다 재미있는 영화들을 많이 찍어냈는데 [아이스 에이지], [리오] 같은 잘 알려진 애니메이션도 있구요. 다른 애니메이션들도 충분히 벅찬 재미를 주었지만 저는 장담하건데 [에픽 : 숲속의 전설] 가 블루 스카이의 현재까지 최고의 걸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애니메이션이라는 분야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술의 영향을 많이 받는 종목이긴 한데 [에픽 : 숲속의 전설]는 그 이상을 보여줍니다. 초반 연못 전투와 후반 보름달 전투는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굉장한 힘을 가진 액션씬을 보여주고 영상미는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이루말할것도 없이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단한건 누구나 어린시절 한번쯤 가져본 상상 "이 세상 어딘가에 요정들만 사는 세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리프맨>들의 세계는 뭐 특별할것 없는 사람의 모습이지만 우리가 평소 보아오던 사람의 모습으로 완전히 다른 존재 다른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는 쉽다고 생각 되지는 않습니다. 고행길 떠나는 열차탑승에는 실패했지만 잠시마나 꼬마시절로 돌아가 숲속으로 대단한 모험을 다녀온것 같은 영화여서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극장에 가서 이 형형색색 아름답고 환상적인 어드벤쳐를 놓치면 후회하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