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드류 고다드
출연 : 크리스틴 코넬리, 크리스 헴스워드, 안나 허치슨, 프랜 크란츠, 제시 윌리암스
TV와 슬래셔
컴퓨터를 이용해서 영화를 보는것과 TV에서 방영해주는 영화의 차이는 장르별로 상당히 클꺼라는 생각이 듭니다. 훈훈한 가족영화라면 극장에 공개되거나 삭제된 장면없어 왠만하면 여과없이 나오는게 정상입니다. 하지만 슬래셔 무비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어떤 특정 임팩스 순간! 예를 들어 캐릭터의 어딘가가 잘려 나간다거나 뭔가 박살나서 죽는다거나 어딘가 잘려서 무언가 쏟아져 나온다거나 라는 장면은 여과없이 삭제되고 슬래셔 팬들의 원성을 살듯한 여주인공의 비명소리만 클로즈업 될뿐이죠. 이런점이 싫은건 영화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저는 특히 싫어합니다. 슬래셔 무비의 특성상 작품성이나 영화의 세세한 매력을 찾아보기 힘든데 거기에 그 영화의 자극적인 소스를 빼버린 다면 이건 뭐 ... 저번주에 OCN에서 캐빈 인 더 우즈를 방영한다는걸 알고 꽤 큰 기대를 했었습니다. 재밌다고 소문은 났는데 인터넷에서는 찾아볼 수 는 없고 걱정 반 기대 반 하고 봤는데 역시나 많은 장면이 싹둑싹둑 없어져 있더군요. 저는 진짜 이를 갈면서 전세계 커뮤니티를 다 뒤진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결국에 찾아 냈고 심심한 장면 없이 조미가 잘 된 자극적인 [캐빈 인 더 우즈]를 감상 할 수 있었습니다.
기본에 충실한 하지만 새로운 무언가.
[캐빈 인 더 우즈]는 슬래셔 호러의 기본패턴을 아주 잘 보여줍니다. 미친캐릭터, 모범생, 평범한 여학생, 색녀, 용맹한 친구까지 보통 호러영화에서 보여주는 기본 캐릭터들이고 죽는 패턴까지 그렇습니다. 섹스를 한 커플은 결국에 죽는다. 쓸때 없는 호기를 부려도... 쓸때없이 침착해도... 이렇게 보통 호러영화가 보여주는 퍼즐 조각들을 천천히 맞추다 어느 순간 이 영화의 탬포가 갑자기 빨라 집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허무맹랑한 이야기이지만 이런 컨셉을 잡은 감독의 의도가 월가에 대한 풍자라는 이야기도 있고 그저 재미있는 슬래셔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그 친구들이 놀러갔던 집 지하에 뭔가 이상한 시설들이 있습니다. 온갖 크리쳐들이 갖혀있는 우리같은 곳이었죠. 이게 정말 재미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영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디서 많이 본듯한 분들이 계십니다. [노크]의 인형가면을 쓴 살인마가족, [헬레이져]를 보는듯한 악마, [아나콘다]를 연상시키는 무진장 큰 뱀, 게임 [레프트 4 데드]에서 등장하는 좀비인 "부머","탱커","위치" 공포게임의 엄청난 걸작 [피어]에서 등장하는 알마, [샤이닝]에서 등장하는 쌍둥이, [피의 피에로]에서 등장하는 피에로까지 이렇게 온갖 호러게임, 무비에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오금을 저리게 만들었던 크리쳐들이 엄청나게 등장합니다. 저같이 공포영화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정말 보는 재미가 늘어나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피분수 파티가 벌어지죠. 이 모든 일들이 후반 15분 ~ 20분 정도에 벌어집니다. 영화의 템포가 어느정도 천천히 시작되서 후반에 후다다다다 몰아붙이는 느낌이 정말 좋았습니다. [캐빈 인 더 우즈]는 평범한 슬래셔를 보여주는 듯 하더니 슬래셔 팬들을 위한 후반을 가진 아주 큰 선물상자 같은 느낌의 영화였습니다.
여러가지 이야기들
[캐빈 인 더 우즈]에 대하여 사람들의 의견들이 상당히 분분합니다. 위에서 이야기 했듯이 감독의 의도는 월가의 소시민을 비웃는 정신나간 행동을 슬래셔 무비속에서 풍자한것이다.. 라는 설과 그저 재미있는 슬래셔 무비로 보는 사람들의 시각이 있지요. 감독이 무슨 생각을 했던간에 그 감독은 "제발 이 속뜻을 알아주세요!" 라는 생각을 안했을것 같습니다. 무슨 데드사인도 아니고 그걸 관객에게 알리고자 했다면 영화자체에 그런 메세지를 심어놨을겁니다. 뭐 직업상 영화 평론가도 있고 어느 작품이나 평가 되어지는건 사실이지만 영화에 대한 아주 정확한 대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에서 마지막에 등장하는 북극곰을 두고 엄청나게 많은 갑론을박 토론이 벌어졌지만 정작 봉준호 감독이 제일 원했던 대답은 같이 영화를 봤던 김혜자 선생님의 "어머 희망이에요!" 같은 단순한 대답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뜻이로 풀이 되는걸 싫어한다며 부정한건 아니었죠. 그저 가볍게 내가 즐기는 선상에서 영화를 즐기는게 아마 감독이나 영화에 대하여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존중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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