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조 존스톤
주연 : 릭 모라니스, 에이미 오닐, 로버트 올리버리
메르스가 무서워 밖으로 나가지도 못한다.
지난 수요일부터 웅이네 학교는 메르스 때문에 휴교를 선언했습니다. 갑자기 때이른 방학을 맞이한 웅이. 하지만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해서 밖에서 신나게 뛰어놀수도 없습니다. 학교에서 되도록이면 아이들이 밖에 나가지 않게 하라는 지침이 내려졌기 때문입니다.
하루종일 방에서 뒹굴어야할 웅이가 불쌍해서 지난 목요일 회사에 휴가를 내고 웅이와 함께 집에서 신나게 놀아줬습니다. 그리고 맞이한 주말. 여전히 메르스의 공포는 점점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특히 집 근처 종합병원에서 메르스 확진 환자가 입원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저희 가족은 패닉 상태가 되었습니다. 영화에서만 보던 바이러스의 공포가 현실이 될줄이야...
주말동안 더운 집에 갇혀 있어야 하는 웅이를 위해 저는 마블 코믹스를 읽어 주기도 하고, 핸드폰 게임을 함께 즐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토록 기다렸던 영화 [쥬라기 월드]를 보러갈 수 없는 웅이의 마음을 달래주기엔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준비한 회심의 영화가 바로 [애들이 줄었어요]입니다.
영화는 무조건 재미있어야한다.
집에 갇혀 있어야하는 웅이를 위해 영화를 고르면서 무조건 한가지 조건만 따졌습니다. 그것은 바로 영화의 재미입니다. 무조건 재미있어야 하며, 신나야 하고, 웃음을 안겨줘야 합니다. [애들이 줄었어요]는 그러한 조건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괴짜 발명가 살린스키(릭 모라니스) 교수가 전자자기 축소기를 발명하면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축소기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사람들은 살린스키의 허무맹랑한 발명품을 비웃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우연한 기회에 축소기가 작동하고 맙니다. 그리고 축소기는 살린스키의 아이들인 에이미(에이미 오닐)와 닉(로버트 올리버리), 그리고 옆집 아이들인 론과 리스를 8mm로 축소시켜버립니다.
[애들이 줄었어요]는 8mm로 줄어든 네명의 아이들의 모험을 그리고 있습니다. 집앞 잔디밭은 거대한 정글이 되었고, 작은 벌레들은 무시무시한 괴물이 되어 아이들을 위협합니다. 게다가 잔디에 물주는 물방울, 담뱃불과 잔디깎는 기계 등 아이들을 위협하는 것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과연 아이들은 이 거대한(?) 위협들을 해치고 집으로 무사히 돌아가 원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정겨운 조 존스톤 감독의 특수효과
[애들이 줄었어요]는 1989년 영화입니다. 그렇기에 영화의 특수효과는 요즘 영화들과 비교해서 정교한 수준은 아닙니다. 영화에서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아기 개미에서부터 무시무시한 위협이 된 전갈까지 솔직히 특수효과가 약간은 어색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주관객층이 동심으로 가득찬 어린아이들임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그러한 조금 모자란 특수효과가 정겹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특수효과가 낯설지 않습니다. 바로 2년전 웅이와 함께 봤던 추억의 영화 [쥬만지]와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애들이 줄었어요]와 [쥬만지]는 감독이 같더군요. 이 두 영화를 연출한 사람은 조 존스톤 감독입니다.
사실 그는 [스타워즈]의 특수효과 감독으로 시작해서 [애들이 줄었어요], [인간 로켓티어], [영 인디아나 존스], [페이지 마스터] 등을 연출한 나름 인지도가 있는 감독입니다. [쥬만지]를 비롯하여 [쥬라기 공원 3], [울프맨], [퍼스트 어벤져]도 그의 솜씨고요. 앞으로 웅이와 추억의 영화를 고를때 조 존스톤 감독의 이름도 잘 기억해둬야겠습니다.
이젠 [아이가 커졌어요]가 남았다.
8mm로 축소된 네 아이들의 좌충우돌 모험기 [애들이 줄었어요]를 보고나니 제 뇌리를 스치는 또 한편의 영화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애들이 줄었어요]의 속편인 [아이가 커졌어요]입니다. 1992년에 만들어진 [아이가 커졌어요]는 조 존스톤 감독에서 랜달 크레이저 감독으로 교체되었지만, 랜달 크레이저 감독도 [블루 라군], [늑대개] 등을 연출한 실력있는 감독임을 감안하면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과연 이번 주말에도 메르스 때문에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길까요? 요즘 뉴스를 보면 메르스 사태가 쉽게 진정될 것 같지는 않던데... 벌써 2주째 웅이와 집 안에서만 뒹귈거렸더니 온 몸이 근질거립니다. 게다가 극장에서 [쥬라기 월드]도 보고 싶고...
하지만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좌절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와 웅이에겐 이렇게 재미있는 영화들이 무궁무진하게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당연히 [쥬라기 월드]도 기대가 되지만, 이번 주말에 보게될 [아이가 커졌어요]도 저는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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