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이야기들/웅이와 함께하는 추억의 영화

[메리 포핀스] VS [사운드 오브 뮤직] - 모두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줄리 앤드류스의 노래

쭈니-1 2015. 3. 31. 11:46

 

제목 : 메리 포핀스

감독 : 로버트 스티븐슨

주연 : 줄리 앤드류스, 딕 반 디키

 

 

제목 : 사운드 오브 뮤직

감독 : 로버트 와이즈

주연 : 줄리 앤드류스, 크리스토퍼 플러머

 

 

웅이의 영어노래 발표곡은 <도레미송>이었다.

 

작년 웅이의 학교에서 영어노래 발표대회가 있었습니다. 구피와 웅이는 어떤 노래를 부를까 심사숙고했고, 결국 낙점된 노래가 [사운드 오브 뮤직]의 삽입곡으로 유명한 <도레미송>입니다. 웅이의 말에 의하면 정말 지겹도록 <도레미송>을 들었고, 또 연습했다고 합니다. 저도 곁에서 <도레미송>을 계속 듣다보니 어린 시절 감동깊게 봤던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이 문득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지난 토요일 밤, 저희 가족은 옹기종기 모여앉아 [사운드 오브 뮤직]을 감상했습니다. 무려 2시간 5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동안 영화 속의 흥겨운 노래에 취해, 마지막 감동에 취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사운드 오브 뮤직]에 푹 빠졌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고나니 작년 이맘때 온 가족이 함께 봤던 [메리 포핀스]가 떠올랐습니다. [메리 포핀스]는 2014년 4월 5일 [세이빙 MR. 뱅크스]를 관람한 후, 영화의 소재가된 [메리 포핀스]가 궁금해서 온가족이 함께 봤던 영화입니다. 

[메리 포핀스]와 [사운드 오브 뮤직]은 공통점이 많습니다. [메리 포핀스]는 1964년 영화이고, [사운드 오브 뮤직]은 1965년 영화입니다. 그리고 두 영화 모두 뮤지컬 영화이며, 줄리 앤드류스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특히 가장 큰 공통점은 줄리 앤드류스가 연기한 캐릭터입니다. 두 영화 모두 줄리 앤드류스는 엄격한 집안에서 자란 말썽꾸러기 아이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역할믈 맡았습니다.

 

 

 

마법사 유모 '메리 포핀스'

 

[메리 포핀스]는 1910년의 런던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엄격하고 빈틈없는 은행 중역 죠지 뱅크스(데이비드 톰린슨)와 그의 부인인 미세스 뱅크스는 여성의 참정권을 부르짖느라 언제나 바쁩니다. 그러한 와중에 뱅크스 부부의 두 자녀인 제인과 마이클은 부모의 관심을 받기 위해 온갖 말썽을 부립니다.

그날도 역시 제인과 마이클의 말썽으로 아이들의 유모가 더이상 못참겠다며 짐을 싸들고 나가버립니다. 또다시 유모를 구해야 하는 처지가된 죠지는 타임지에 구인 광고를 내고, 아이들의 바람과는 달리 이번에야 말로 아이들의 버릇을 확실하게 고칠 수 있는 엄격한 유모를 구하겠다고 다짐합니다. 바로 그때 강한 동풍과 함께 홀연히 나타난 것이 '메리 포핀스'(줄리 앤드류스)입니다.   

그녀는 등장부터가 드라마틱합니다. 유모 구인 광고를 보고 찾아온 사람들로 인하여 죠지의 집은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메리 포핀스'의 등장으로 모두들 어디론가 사라져 버립니다. 죠지의 입장에서는 메리 포핀스를 유모로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죠.

이렇게 제인과 마이클의 유모가 된 '메리 포핀스'는 아이들에게 행복한 미소를 되찾아주고, 엄격한 죠지를 변화시켜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로 만들어줍니다. 모든 것이 마법과 같은 일이죠. 아이들의 자신의 잣대로 평가하려 했던 죠지의 변화를 보며 저 역시도 '메리 포핀스'의 행복한 마법에 흠뻑 빠져 들었었습니다.

[메리 포핀스]는 오스트레일리아 출생의 영국 작가 P. 트래버스의 동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디즈니가 제작한 영화입니다. 그렇기에 마법사 유모라는 판타지한 캐릭터와 애니메이션과 실사의 결합 등 동화, 디즈니 영화의 특징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메리 포핀스]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마법의 힘이 아니었을까요?

 

 

 

노래하는 수녀 마리아

 

[사운드 오브 뮤직]은 나치에 의해 오스트리아가 강제로 합병되기 직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짤스부르그 수도원의 견습수녀 마리아(줄리 앤드류스)는 항상 쾌활한 성격 덕분에 원장 수녀의 귀여움을 받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수녀로써의 자질도 의심받습니다. 결국 원장 수녀는 마리아를 퇴역한 해군장교 조지 폰 트랩(크리스토퍼 플러머) 대령 집의 가정 교사로 그녀를 추천합니다.

그런데 조지 폰 트랩 대령의 집에는 무려 일곱명의 말썽꾸러기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메리 포핀스]에서 두명의 말썽꾸러기 아이들에 비한다면 줄리 앤드류스 임무의 난이도가 굉장히 높아진 셈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굴하지 않고 아름다운 노래와 사랑으로 부모의 사랑에 목말라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줍니다.

[메리 포핀스]와 마찬가지로 [사운드 오브 뮤직]의 트랩 대령도 처음엔 마리아의 지도 방식에 못마땅해 하지만, 그녀로 인하여 아이들의 밝게 변한 모습을 보고 자신 역시도 점점 변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트랩 대령과 마리아의 사랑이 싹튼 것입니다.

[메리 포핀스]가 판타지한 분위기라면 [사운드 오브 뮤직]은 굉장히 현실적인, 약간은 무거운 분위기의 영화입니다. 영화의 배경도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이전의 긴박한 분위기속 오스트리아이고, 마리아와 트랩 대령, 그리고 일곱 아이들은 나치를 피해 알프스 산을 넘어 스위스로 도피하기도 합니다. 그 장면에서는 [메리 포핀스]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영화의 긴박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음악도 한결같이 주옥같습니다. 무려 50년전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노래가 흘러나오면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에 됩니다. [메리 포핀스]도 그랬지만,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도 관객을 행복하게 하는 힘은 역시 이러한 명곡들입니다.

 

 

 

추억의 이름으로...

 

[메리 포핀스]와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면서 저희 가족은 영화 속의 음악에 흠뻑 빠져 버렸습니다. 어쩌면 지금도 제가 뮤지컬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도 그러한 음악의 힘일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음악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뮤지컬 영화의 제작이 점점 뜸해지는 안타까운 추세입니다.

50년 전의 영화이다보니 영화 속 배우들의 현재 모습도 흥미롭습니다. 두 영화의 주인공인 줄리 앤드류스는 최근 애니메이션의 더빙의 맹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슈퍼배드]의 그루 엄마 목소리, [슈렉 2]에서부터는 릴리안 여왕 목소리를 연기했습니다.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최근 영화는 드웨인 존슨이 주연을 맡은 판타지 코미디 [미스터 이빨요정]입니다. 이 영화에서 줄리 앤드류스는 그녀와 어울리는 요정 대모를 연기했습니다. 그 외에 앤 해서웨이의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는 [프린세스 다이어리]에서 클라리스 리날디 여왕을 연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줄리 앤드류스는 나이가 들어서도 요정대모, 여왕등을 주로 연기했네요.

 

 

[메리 포핀스]에서 줄리 앤드류스와 버트라는 신비로운 캐릭터를 연기했던 딕 반 디키는 [박물관이 살아있다]에서 악당인 노인 3인방 경비원 중 리더인 세실을 연기했습니다. 영원한 젊음을 신비한 황금석판을 훔치려 했던 세실. 어쩌면 그러한 그의 모습은 [메리 포핀스]에서 줄리 앤드류스와 흥겨운 춤과 노래를 선보였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딕 반 디키의 속마음이 아니었을까요?

 

 

[사운드 오브 뮤직]의 고지식한 트랩 대령을 연기한 배우는 크리스토퍼 플러머입니다. 저도 이번에 [사운드 오브 뮤직]을 다시 보고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크리스토퍼 플러머는 지금도 활발히 연기 활동 중입니다.  최근 영화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는 [꾸뻬씨의 행복여행]입니다. 이 영화에서 그는 코먼 교수를 연기하며 헥터(사이먼 페그)에게 진정한 행복을 깨닫게 만듭니다.

 

 

오래된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재미는 이런 것이 아닐까요? 자연스럽게 늙은 배우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찾아보는 것... 먼 훗날 웅이가 자신의 아들, 딸들과 [메리 포핀스],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볼때면 저도 그들처럼 자연스럽게 늙어 있겠죠? ^^ 그런 날이 정말 오길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