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장선우
주연 : 이정현, 문성근
* 해설
'1980년 5월 22일 광주' 그것은 우리 민족의 악몽이다. 그날의 비극을 알면서도 한동안 모른채 해야했던 우리. 최근 그날의 일로 전직 대통령 전두환이 사형선고를 받는 등 다시한번 광주사태는 화제에 올랐다. 때맞춰 장선우 감독이 [꽃잎]을 내놓았고, 이 영화는 전세계를 주목하게 만들며 48억원이라는 한국영화사상 최고액으로 전세계에 배급되었다.
장선우 감독은 [경마장 가는 길], [너에게 나를 보낸다]에서 함께한 문성근과 신인 이정현을 캐스팅했고, 이정현의 연기는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아냈으며 동시에 그녀는 한국영화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 줄거리
거지꼴에 미친 듯이 보이는 한 소녀(이정현)가 집으로 가는 공사장 인부 장(문성근)을 '오빠'라 부르며 졸졸 따라온다. 장은 소녀에게 돌을 집어 던지며 따돌리려 하지만 소녀는 장의 집에까지 오고, 장은 소녀를 범한다.
한편 죽은 친구의 여동생을 찾아나선 네명의 젊은이들은 소녀의 행적을 추적하고 장은 점차 소녀에게 연민을 느낀다. 군인의 총에 맞아 쓰러진 어머니의 손길을 뿌리치며 아수라장속에 겨우 살아남았던 소녀는 무덤가에 가서 멍하니 앉아 있기도 한다.
장은 사진기를 빌려 소녀의 사진을 신문에 내고 그 신문을 보고 청년들은 찾아오지만 소녀는 이미 장의 곁을 떠난 뒤였다. 청년들은 다시 돌아서고 장은 소녀가 갔던 무덤가를 배회한다.
* 감상평
우리가 그동안 금기시했던 소재를 통해 충격을 몰고 왔던 장선우 감독의 용기에 우선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이 영화는 악몽처럼 소녀에 대한 학대와 광주사태의 아수라장을 반복하여 보여주기만을 할 뿐이다.
80년 당시 광주에 무심했던 일반 시민을 문성근으로, 그리고 광주 시민을 이정현으로 그리고 일부 지식층을 소녀를 찾는 네명의 젊은이들에 비유하며 그날의 아픔을 그린 장선우 감독. 그러나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악몽만으로 나에게 돌아왔다.
1996년 8월 10일
VIDEO
2015년 오늘의 이야기
제가 [꽃잎]을 보고 영화 이야기를 쓴지 2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사형선고를 받았다는 그 전직 대통령은 아직도 멀쩡히 살아서 잘먹고 잘 살고 있다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암튼 광주 민주화 운동을 처음으로 영화화했다는 점에서 [꽃잎]은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를 통해 이정현이라는 천재 배우를 발굴했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고요. 1996년 당시에는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악몽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그만큼 이 영화의 소재인 5.18 광주민주화 운동이 제게도 끔찍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꽃잎]에서 죽은 친구의 여동생을 찾아나선 네명의 젊은이를 연기한 배우가 바로 추상미, 설경구, 박철민이라는 점입니다. 당시에는 잘 몰랐던 신인 배우에 불과했던 그들이지만 이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각자의 분야의 최고 배우들로 우뚝 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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