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롤랜드 에머리히
주연 : 빌 폴만, 윌 스미스, 제프 골드블럼
* 해설
만약 누군가가 여러분들에게 '우주 외계인이 있다고 믿습니까?'라고 질문을 한다면 여러분은 무어라 대답할까요? 그리고 그 질문에서 어떤 영감을 얻을 수 있을까요? 감독 롤랜드 에머리히는 그런 질문에서 [인디펜던스 데이]를 생각해냈다.
실제로 한 기자가 위와 같은 질문을 했을때 에머리히는 "외계인은 믿지는 않지만 자신은 꿈을 믿고 만약에라는 생각의 위대함을 믿는다. 만약 외계인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면? 만약 내일 아침 당신이 문을 열고 나가서 이 거대한 우주선이 세상의 모든 도시를 뒤덮고 있는 장면을 본다면? 이것이야말로 일어날 수 있는 모근 가능성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일이 아니겠는가?"라고 대답하였다. 다음 말은 "방금 우리의 영화를 생각해냈어!"였다.
미국 개봉 20일만에 2억불을 돌파하며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이 가지고 있던 최단기일 2억불 돌파 기록을 깨며 전세계를 SF의 물결에 몰아넣은 [인디펜던스 데이]의 탄생은 이러하다. [스타게이트]를 통해 고대 이집트 문명이 외계인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엉뚱한 상상을 했던 에머리히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SF 촬영기술을 동원하여 외계인과 지구인의 3일간의 처절한 전쟁을 스크린 속에 옮겨 놓았다.
그러나 이 영화엔 스타 배우는 없다. 그것이 오히려 이 영화의 장점이기도 하다. 여러명의 등장인물들이 제각각의 역할을 함으로써 어느 한 스타에게만 의존하지 않는다. 대통령역의 빌 폴만은 산드라 블럭과 찍은 로맨틱 코미디 [당신이 잠든 사이에]를 통해 국내에 알려졌으며, [캐스퍼], [맬리스]를 비롯 [시애틀의 잠못이루는 밤], [서머스비]등에서 친숙한 조연 연기를 해냈다. 윌 스미스는 액션 흥행작 [나쁜 녀석들]의 히어로. 이 영화에선 비행조정사역을 해냈다. 제프 골드블럼은 최근 [나인먼쓰]를 통해 선보였으며 [플라이], [쥬라기 공원]등에서도 볼 수 있다.
* 줄거리
1996년 7월 2일. 이상한 현상이 지구를 감싼다. 직경 550Km 무게와 달의 4분의 1이나 되는 거대한 괴비행물체가 달을 지나 지구 근처에 정착하고, 그 괴비행물체에서 나온 16대의 거대한 비행물체가 지구의 주요 도시 상공에 나타난다. 지구는 일대 혼란에 빠지고 미대통령(빌 폴만)은 비행물체와의 대화를 시도한다.
MIT공대를 졸업하고 케이블 TV사에 근무하던 한 과학자(제프 골드블럼)가 우연히 위성을 통해 서로 연락하고 있는 괴비행물체의 암호를 알아내고 그들이 곧 공격할 것임을 백악관에 알린다. 대화를 시도하던 미공군의 헬기가 비행물체에 의해 폭격되자 백악관의 관료들과 대통령은 시민들에게 위험으 알리고 피신한다.
7월 3일. 드디어 그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비행물체에서 내뿜는 가공할 위력의 불기둥은 뉴욕의 마천루와 워싱턴의 백악관등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고 거리의 자동차들을 휴지조각처럼 공중으로 날려버린다. 사람들은 당황하며 숨을 곳을 찾지만 도망칠 곳은 아무데도 없다. 미공군은 수십대의 전투기를 동원, 반격하지만 보호막으로 감싸여져 있는 그들의 비행물체는 폭파시킬 수 없다. 원자폭탄도 무용지물이다.
외계인과의 전투중 겨우 외계인을 생포한 한 미국 비행사(윌 스미스)는 외계인의 시체를 끌고 대통형과 각료가 피신해 있는 곳에 도달한다. 그곳은 수십년전 CIA가 비밀리에 외계인과 비행물체를 발견하여 실험하던 곳. 수십년전 발견된 비행물체를 이용, 외계인의 공격 암호를 알아냈던 과학자는 컴퓨터 바이러스를 이용하여 그들의 방어막을 없애는 법을 알아내고 비행사와 함께 외계인들의 본부라 할 수있는 직 근처에 장착하여 있는 비행물체에 침투하기로 한다.
드디어 7월 4일. 지구인의 반격이 시작된다. 대통령을 비롯한 민간인들과 세계의 공군이 연합하여 공격의 기회만 엿보고 과학자와 비행사는 비행물체를 침투, 컴퓨터 바이러스와 함께 폭탄을 투여한다. 비행물체가 불기둥을 내뿜으려는 사이 한 민간 비행사가 그곳에 자폭하여 외계의 비행물체 격파에 성공하고 지구 근처에 있던 거대한 비행물체도 폭탄에 의해 산산조각이 난다. 그리고 과학자와 비행사는 늠름하게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고 지구로 돌아온다.
* 감상평
'외계인의 지구 침략' 이것은 오래전부터 할리우드가 즐겨찾던 SF영화의 소재이다. 그러나 에머리히 감독은 이 식상한 소재에 신선함을 불어넣었다. 거대한 SF 영상속에 재난영화라는 잊혀진 장르를 첨가시킨 것이다. 관객은 SF의 거대한 물결속에 지구인들이 힘을 합쳐 재난을 헤쳐나가는 감동적인 모습을 감상하게 될 것이다.
이 영화엔 인상적인 장면이 너무 많다. 거대한 비행물체가 미국의 주요도시의 상공위에 나타나는 장면은 그야말로 놀라움의 시작이다. 비행물체에서 뿜어져나오는 거대한 불기둥이 뉴욕의 마천루와 워싱턴의 백악관을 산산조각내는 장면에선 관객들은 거의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도 산산조각나는 장면이 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한국 상영때는 그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피난가려던 자동차들이 휴지조각처럼 날아가 버릴땐 이미 관객들은 무더운 여름을 잊고 있었다. 수십대의 전투기와 외계 비행체의 공중 전투씬. 외계 비행체 내부의 장대한 모습 등 폭스사가 자신있게 말한 그야말로 90년대를 상징하는 할리우드식 영화이다.
그러나 역시 아쉬움은 따른다. 먼저 에머리히 감독은 너무 미국 관객을 의식한 것 같다. 제목에서 암시하듯 ([인디펜던스 데이]는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뜻한다.) 영화의 초점이 미국에만 맞추어져 있다. 외계인이 전세계 주요도시의 상공에 나타났다고 영화는 설명하지만 영화의 무대는 너무 미국에 한정되어 있어 마치 미국과 외계인의 전쟁처럼 느껴진다.
게다가 너무 의식적으로 영웅 만들기에 치중한 것은 아닐까? 미국 대통령이 전투기를 직접 조종하고, 자기 가족들의 안전만을 생각했던 과학자는 자진해서 외계인의 비행물체에 침입한다. 윌 스미스가 연기한 군인역은 너무나 전형적인 미국 영웅이다. 에머리히가 세계 관객에 대한 배려를 조금만 했더라면 [인디펜던스 데이]는 단순한 오락영화가 아닌 지구인들의 협동으로 고난을 헤쳐나가는 감동의 영화가 되었을텐데 아쉽다.
1996년 8월 8일
MOVIE
2015년 오늘의 이야기
며칠전 할리우드에서 [인더펜던스 데이 2]가 제작된다고 공식 발표를 했었습니다. 제프 골드브럼, 빌 폴만의 복귀가 확정되었고, 리암 헴스워스, 샤를로뜨 갱스부르 등 새로운 배우들이 합류한다고 하네요. 내용은 외계인의 공격을 구사일생으로 막아낸 인류가 이번에는 외계인의 기술을 습득하여 2차 침공에 대비한다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흥행력이 예전만하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인디펜던스 데이]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흥행력이 최정점에 올랐던 시기이고, 그 다음에 연출한 [고질라]를 기점으로 그의 흥행력이 점점 하락세를 그렸습니다. 가장 최근작인 [화이트 하우스 다운]도 흥행 성적이 실망스러웠었습니다.
그래도 역시 [인디펜던스 데이 2]가 기대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1996년 당시에는 너무 영화의 무대가 미국에 한정되어 있어서 아쉬웠지만, 요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해외 흥행을 염두에 두며 해외 로케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1편의 아쉬움은 2편에서 해소되지 않을까요? [인디펜던스 데이 2]가 개봉되면 1편도 다시한번 봐야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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