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5년 영화이야기

[신화 : 진시황릉의 비밀] - 성룡의 변화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쭈니-1 2009. 12. 8. 18:32

 




감독 : 당계례
주연 : 성룡, 김희선, 양가휘
개봉 : 2005년 10월 13일
관람 : 2005년 10월 14일
등급 : 12세 이상

성룡은 정말 변하였는가?

올 가을 절 가장 설레이는 기다림을 안겨준 영화 [신화]가 드디어 개봉하였습니다. 일찌감치 예매를 하고 이 영화를 볼 만반의 준비를 끝마쳤지만 영화를 보기전에 읽었던 다른 네티즌들의 영화평이 절 꺼림직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예전의 성룡이 그립다고 아쉬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글처럼 과연 성룡은 이젠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변하였단 말인가요?
일단 성룡의 변화는 [뉴 폴리스 스토리]에서부터 감지된 사실입니다. 1995년 4편까지 제작되었던 [폴리스 스토리]는 성룡의 영화중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거의 10년만에 제작된 [뉴 폴리스 스토리]는 [폴리스 스토리 5]가 아닌 [뉴 폴리스 스토리]라는 제목을 달았을 정도로 예전의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 시리즈에서 가장 매력적이었던 웃음대신 성룡은 눈물을 선택했던 겁니다. 부하들을 죽였다는 죄책감에 눈물을 흘리던 그의 모습이 얼마나 낯설게 느껴지던지...
그런만큼 [신화]를 보기전 성룡의 변화를 아쉬워하는 글들은 조금 절 불안하게 만들었던 것 역시 사실입니다. 이미 [뉴 폴리스 스토리]를 보며 성룡의 변화를 인정하기로 마음먹긴 했지만 영화를 처음 좋아하기 시작한 20여년전부터 익숙해있던 성룡의 사람좋은 미소와 낙천적인 웃음에 매료되어있던 제겐 이젠 나이가 들어 그러한 모습들이 많이 줄어둘은 그의 모습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도대체 [신화]에서 성룡은 얼마나 변했을까?' 이것은 이 영화를 보기전에 제가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며, 가장 관심있게 지켜본 부분이기도 합니다.


 



왜 아무도 [용형호제]를 언급하지 않는가?

일단 영화를 보며 느꼈던 첫번째 의문은 왜 아무도 [용형호제]를 언급하지 않았나입니다. 제가 읽어본 몇 편의 전문가 리뷰들과 네티즌 영화평들은 전부 [신화]와 [인디아나 존스]를 비교했습니다. 그리고는 한결같이 오랫동안 경찰 캐릭터를 연기했던 성룡이 고고학자로 분했다는 것만으로 그가 변했다고 단정지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성룡은 갑자기 [인디아나 존스]가 된것은 아닙니다. 15년만의 귀환일 뿐입니다.
1986년 처음 만들어진 [용형호제]는 1990년 [용형호제 2]가 나왔을 정도로 성룡의 영화중에서도 꽤 성공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성룡이 맡은 캐릭터가 고고학자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확실한건 보물 사냥꾼이었습니다. (솔직히 인디아나 존스도 고고학자라기 보다는 보물 사냥꾼에 더 가깝지 않았던가요?) 제가 [신화]를 보며 [용형호제]가 가장 먼저 떠오른 이유는 성룡의 영화중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폴리스 스토리]가 아닌 [용형호제]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화]가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드디어 성룡이 [용형호제] 시절로 돌아가는구나하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모두들 [신화]를 [용형호제]가 아닌 [인디아나 존스]와 비교하는 바람에 제 기대감이 불안감이 되어 버린 겁니다.
그러나 영화를 보며 확실히 느낀 것은 이 영화를 [인디아나 존스]와 비교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겁니다. [용형호제]가 없다면 모를까... 성룡은 이미 20여년전부터 전세계의 보물을 찾아 모험을 했던 고고학자였습니다. 게다가 양가휘가 맡은 월리엄이라는 캐릭터는 [용형호제]의 알란 탐을 연상시키더군요. 이 정도면 꽤 그럴싸한 15년만의 귀환인 셈이죠.


 



성룡이 사랑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용형호제]가 있기 때문에 성룡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닙니다. 확실히 성룡은 [신화]에서 예전의 이미지와는 다른 변신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엔 이루지못한 불멸의 사랑이 있었습니다.
다시한번 기억을 더듬어보면 성룡의 영화중 이토록 사랑이 주요 소재로 사용되었던 적이 있었는지 의문이네요. 제 기억엔 없었던듯 보입니다만... 제가 좋아하는 영화만 기억하는 습성때문에 확신을 하지는 못하지만... ^^
게다가 성룡이 54년생이니 그의 나이는 벌써 50세가 넘었습니다. 결코 적다고 말할 수 없는 나이에 갑자기 사랑을 영화속 주요 테마로 끌어들인 것은 솔직히 아무리 성룡이라고해도 조금 어색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결코 가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열망과 그 사랑을 지키고 싶었던 한 무사의 열정이 영화속에는 꽤 진솔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성룡의 그 주름진 얼굴과 김희선의 맨들맨들한 피부의 차이가 눈에 거슬리기는 했지만 꽤 신선한 시도임에는 분명합니다.
이룰수 없는 사랑에 안타까워하고 그 사랑을 지키기위해 장렬한 최후를 맞이했던 성룡의 모습을 보며 과연 다른 분들이 실망한 성룡의 변화가 이런 사랑 이야기때문인지 궁금해지더군요. 마치 오랫동안 믿고 따랐던 아버지가 갑자기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며 재혼을 선언했을때의 그 배신감과 비슷한 배신감은 아닐런지... [신화]에서 성룡의 사랑은 분명 성룡의 새로운 변화이기는 하지만 저는 그런 사랑 이야기가 앞으로 성룡의 영화에 더욱 스토리를 풍부하게 할것임을 알기에 오히려 실망보다는 기대감이 밀려옵니다.


 



예전의 성룡을 기대한다는 것은 과욕이 아닐까?

다시한번 말하지만 성룡의 나이는 벌써 50이 훌쩍 넘었습니다. 일찍 결혼했다면 손자를 볼 나이이며, 평범한 회사원이라면 몇년 후 다가올 정년을 걱정해야할 나이입니다. 결국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는 늙었습니다.
저는 그 동안 그의 온몸을 던지는 액션에 환호하고 그의 낙천적인 웃음을 맘껏 즐겼습니다. 하지만 헐리우드에서의 성룡의 액션에 언제부터인가 특수효과가 씌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스턴트맨없이 액션 연기를 펼쳤던 그였는데...
하지만 저는 그의 그러한 변화에 실망하지 않을 겁니다. 불로의 힘을 얻기위해 허망한 희망을 품었던 진시황제처럼 언제까지나 팔팔한 그의 액션과 웃음을 원한다는 것은 세월의 뜻을 거슬리는 허망한 희망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도 이젠 웃음 대신 눈물을 흘릴줄도 알며, 이룰수 없는 사랑을 하며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줄도 압니다. 그리고 진정 성룡을 사랑하는 아니 사랑했던 팬이라도 그런 그의 변화를 받아들여야 겠죠.
그래도 이번 영화에선 인도에서의 액션을 통해 예전 성룡 영화의 향수를 느낄만한 몇몇 장면들이 배치되어 있으니 [뉴 폴리스 스토리]처럼 너무 파격적인 변화는 아니었던듯 싶습니다. 암튼 그가 어떠한 모습이건 오랫동안 제게 웃음을 주었고 재미를 주었던 그였기에 저는 그 변화를 받아들이며 끝까지 그를 응원하렵니다. 그것이 성룡의 변화에 대처하는 저만의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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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퉁이
나이탓인가요? '턱시도'나 '80일간의 세계일주'에서는 코믹하면서도 멋진 액션이 정말 좋았는데 말이죠.  2005/10/16   
심술퉁이
하긴 50이 넘는 나이에 액션 연기를 한다는 것도 대단하죠.. 성룡의 변화는 이해가 될것 같기도 해요.  2005/10/17   
쭈니 이 글을 올릴때까지 저희 집에서 기다려주셨군요. ^^ 성룡... 정말 대단한 배우죠. 언제까지 그를 좋아할렵니다. 물론 그의 영화를 무조건 좋아하게될지는 아직 장담못하겟지만 말입니다. ^^;  2005/10/17   
지인아빠
동준씨, 잘 지내세요? 오랜만이죠? <배틀로얄> 때문에 확인할 게 있어서 여기를 찾아왔는데, 여전하네요. <신화>를 보면서 제가 제일 먼저 떠올린 것도 <용형호제>였는데, 역시나 동준씨도 <용형호제>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아마 느낀 게 비슷했나 봐요.

곰곰이 생각을 해 보니까 디테일 가운데서도 비슷한 게 많더라구요. 성룡의 캐릭터가 그렇고, 알란탐을 연상시키는 양가휘의 연기가 그렇고, 인도에서 만난 아가씨의 상반신 누드 장면(뭐 그렇다고 중요 부위가 보이는 건 아니지만)은 <용형호제2>에서의 정유령, 에바 코보의 상반신 누드 장면과 중첩되고, 진시황릉에서 하늘을 나는 장면 역시 <용형호제2>에서 비슷하게 나온 바 있고...(개인적으로는 하늘을 나는 이 장면의 차이가 두 영화의 성격을 아주 판이하게 만들어 놓은 게 아닌가 싶어요. <용형호제2>는 그래도 현실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거대한 선풍기 비슷한 장치를 만들어 내는 수고를 했는데, 이번에는 아예 판타지가 되어 버려서. 동양권에서 만드는 SF물은 아직까지 낯설고 어설프게 느껴진다는...)

언제나 열심히 글 쓰는 모습이 부럽네요. 건필하세요.
 2005/10/17   
쭈니 정말 오랜만이네요. ^^
요즘 많이 바쁘신가봐요.
잘 지내시죠?
저 역시 지인아빠님이 지적하신 부분이 이 영화와 많이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양가휘 부분이... ^^
암튼 오랜만에 이렇게 지인아빠님의 덧글을 보니 반갑네요. ^^
 2005/10/17   
구피의꿈
밤새 쓰시더니...근데 좀 짧네요...혹시 위기의 주부들 마지막편을 보기위해 중간에 뚝 끊은건 아닌지..  2005/10/17   
쭈니 '이 영화에 대한 변명들...'이라는 하나의 단락이 더 있었는데 그냥 성룡의 변화에만 글을 촛점을 맞추기위해 과감히 삭제해버렸어. 그랬더니 글이 조금 짧아진 감이 있네. ^^;  2005/10/17   
장혁재
뭐 저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흐흐
하나 궁금한게 있는데요;;
성룡영화중..제목이 3글자인거 같은데..

아마 성룡영화에서는 처음으로 진지한 영화가 아니였나..
싶을정도 시종일관 진지했습니다 -ㅅ-;;
내용이나 다른거는 전혀 기억안나고 경찰이였나 싶고,
한동안 mtv진행하던 남자가 나왔던거 같기도 하고..으으;;

사실 도저히 기억이 안나네요
약간 스릴러라고해야 하나..재밌게 봤는데 어릴때라 크;;

혹 기억하실려나요?
 2005/10/19   
쭈니 용적심...미라클...화소도...중안조...빅타임...
성룡의 영화중 비교적 진지한 3글자 제목의 영화들입니다.
솔직히 장혁재님의 힌트가 너무 적어 어떤 영화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
 2005/10/19   
namja
그렇군요 ㅋㅋ 저 namja입니다;; 깜빡하고 실명으로
ㅎㅎ 중안조 같아요 아마도 ㅠㅠ
 2005/10/25   
쭈니 아하~ 남자님이셨군요. 어쩐지 많이 들어본 이름이라 생각했습니다. ^^  2005/10/25   
코고로
어떤 영화를 찍던간에, 전 성룡을 미워할수가 없네요 ㅎㅎ
영원한 룡사마♡
 2006/06/27   
쭈니 룡사마... 재미있는 표현이네요.
저 역시 성룡은 절대 미워할수 없죠. ^^
 2006/07/03   
길가던행자
개인적으로 외국배우중 가~~장 좋아하는배우~~근데...메달리온이랑 이건좀 -ㅅ-;; 프로젝트A는 요즘봐도 재밌다는!!  2007/08/11   
쭈니 저도 [프로젝트 A] DVD로 소장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성룡의 영화는 초창기 영화가 최고이긴 합니다. ^^
 2007/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