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이야기들/생각에 꼬리를 무는 영화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 할리우드 재난 영화들 1부

쭈니-1 2014. 9. 3. 17:46

 

 

며칠 전 극장에서 [인투 더 스톰]을 봤습니다. [인투 더 스톰]은 미국 오클라호마의 실버톤이라는 작은 마을을 덮친 슈퍼 토네이도의 거대한 위력을 담은 영화로, 주인공들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남기 위해 위험을 무릅씁니다.

[인투 더 스톰]을 보고나니 재난이라는 것이 그저 영화 속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영화는 영화적 재미를 위해서 재난을 크게 부풀리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지어내긴 하지만, 언제 어디서건 우린 재난과 마주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재난을 소재로한 할리우드 영화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생각 외로 영화 속의 재난은 굉장히 다양했습니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 할리우드 재난 영화들 1부'에서는 일단 자연에 의한 재난을 중심으로 영화들을 구성해 보았습니다.

 

 

 

그대 이름은 바람 바람 바람... [트위스터], [아워즈]

 

 

[인투 더 스톰]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만큼 바람으로 인한 재난을 먼저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태풍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그럴때마다 '바람이 도대체 얼마나 쎄길래 저런 피해를 볼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바람으로 인한 재난 영화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쏙 들어갈 것입니다.

바람을 소재로한 할리우드 재난 영화 중에서는 유독 토네이도를 내세운 영화가 많습니다. [인투 더 스톰]도 그런 경우이죠. 그러한 토네이도 영화의 시초는 바로 1996년에 만들어진 [트위스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쟝 드봉 감독의 [트위스터]는 토네이도의 스펙타클을 재난 영화의 형식 아래 제대로 펼쳐 놓은 잘 만든 상업 영화입니다.

얼마전 안타까운 교통사고로 사망한 폴 워커 주연의 영화 [아워즈]도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다른 재난 영화들이 재난의 거대함을 위주로 영화를 진행시켜 나간다면 [아워즈]는 제한된 장소와 제한된 등장 인물을 통해 조촐하지만 긴박한 재난의 상황을 연출합니다. 이 영화가 그리고 있는 재난은 2005년 뉴올리언즈를 강타한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입니다. 갓 태어난 딸을 지키기 위해 모두가 피신한 어느 병원에 홀로 남겨진 놀런. 그는 카트리나로 인하여 다운된 병원의 전기 시스템과 절망감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벌여 나갑니다.  

 

 

 

 

비는 재난을 타고... [노아], [하드 레인]

 

 

태풍하고 뗄래야 뗄 수 없는 재난이 있죠. 바로 비입니다. 우리나라도 비 피해를 참 많이 보는 나라이기에 비에 의한 재난은 익숙합니다. 하지만 할리우드는 비만으로는 거대한 재난 영화의 재미를 완성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비를 소재로한 재난 영화는 정통 재난 영화이기 보다는 다른 장르와 섞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노아]입니다. [노아]는 성서에 기록되어 있는 인간 역사상 가장 엄청난 비 피해인 대홍수를 소재로한 영화입니다. 아무래도 성서의 내용을 소재로 했기에 영화는 정통 재난 영화이기 보다는 판타지 영화의 성격이 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주에 탄 사람들과 동물들을 제외하고 모든 것을 집어 삼키는 대홍수의 위력은 어마어마했습니다.

[노아]가 재난 영화와 판타지 영화를 섞인 퓨젼 영화라면 [하드 레인]은 재난 영화와 스릴러 영화를 썪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폭우로 인하여 주민들이 대피한 인디애나주의 작은 마을 헌팅버그에서 300만 달러를 수송하는 임무를 맡은 운전 기사가 돈을 노리는 갱단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돈을 노리는 강도단과 폭우와 홍수 등 비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재난이 집약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대한 초호화 유람선도 재난을 피해갈 수는 없다... [타이타닉], [포세이돈]

 

 

여기서 문제... 과연 할리우드 재난 영화 중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번 영화는 무엇일까요? 문제가 너무 쉬웠죠? 그렇습니다. 모두가 예상하고 계시겠지만 바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세기의 걸작 [타이타닉]입니다. [타이타닉]은 1912년 4월 10일 잉글랜드 남해안의 사우샘프턴을 떠나 뉴욕으로 처녀 항해를 나섰다가 빙산과 충돌, 1,517명의 목숨을 앗아간 실제 사건을 영화화했습니다. '타이타닉의 비극'이라는 실제 재난을 잭과 로즈의 눈물겨운 사랑으로 표현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놀라운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타이타닉]이전에 [포세이돈 어드벤쳐]라는 고전 재난 영화가 먼저 있었습니다. [포세이돈]은 [포세이돈 어드벤쳐]를 리메이크한 영화로 호화 유람선 '포세이돈'이 47미터가 넘는 벽을 형성한 거대한 파도를 만나 좌초되면서 벌어지는 재난을 그린 영화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세월호 사건'이라는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죠. 결국 [타이타닉], [포세이돈]과 같은 재난은 영화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한 실제 비극들을 생각한다면 이들 영화를 그냥 단순한 오락 영화로 볼 수는 없을 듯...

 

 

 

 

바다의 재난은 유람선만 노리는 것이 아니다... [퍼펙트 스톰], [화이트 스콜]

 

 

재난 영화 중에서 바다에서의 재난이 꽤 많습니다. 바다라는 공간 자체가 빠져나갈 수 없는 거대한 재난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퍼펙트 스톰]이 대표적입니다. [퍼펙트 스톰]은 어선 안드레아게일 호가 만선의 꿈을 안고 조업에 나서지만 인류 역사상 유래없는 엄청난 파괴력의 폭풍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겪게 되는 이여기입니다. 조지 클루니, 마크 월버그, 존 C. 레일리 등 명품 배우들의 연기가 영화의 재미를 더해주는 영화입니다.

[퍼펙트 스톰]이 어부들의 재난을 그린 영화라면 [화이트 스콜]은 해양 학교 학생들이 겪는 재난입니다. 각기 다른 이유로 해양 학교에 입학한 13명의 학생들과 그들을 이끄는 스키퍼 선장의 범선 알바트로스. 1년간의 항해가 끝나갈 때쯤 이들은 전설 속에서만 존재하던 무서운 기상 현상 '화이트 스콜'과 만나게 되고, 이때부터 생사를 건 이들의 사투가 시작됩니다.

[화이트 스콜]이 흥미로운 점은 영화가 재난에서 멈추지 않고 사고의 원인 규명을 위한 청문회 장면으로 이어지며 사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려는 스키퍼 선장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용기를 이야기합니다. 세월호의 선장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군요.

 

 

바다가 위험한 만큼 산도 위험하다... [버티칼 리미트], [얼라이브]

 

 

바다는 빠져나갈 공간이 없다는 점에서 최악의 재난 공간입니다. 하지만 이는 산도 마찬가지입니다. 바다만큼 위험한 재난 공간 산을 소재로한 영화로는 [버티칼 리미트]가 대표적입니다. [버티칼 리미트]는 세계에서 가장 어렵다는 등반 코스인 K2 등정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K2는 자신을 정복하려는 인간을 가만히 두지 않습니다. 거대한 눈 폭풍으로 오만한 인간들을 덮칩니다. 결국 주인공은 '버티칼 리미트'(생명체가 살 수 없는 수직한 계점)의 깊은 골짜기로 빠지게 됩니다. 그들에게 남은 것은 고작 22시간뿐입니다. 과연 그들은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버티칼 리미트]가 K2를 정복하려는 산악인들의 재난을 그린 영화라면 [얼라이브]는 항공기 사고로 인하여 안데스 산맥에 추락한 이들이 구조를 기다리며 벌이는 최악의 생존를 다룬 영화입니다. 살아남은 이들은 수색 작업을 포기했다는 절망적인 방송을 듣게 됩니다. 결국 그들은 스스로 이 재난에서 살아 남아야만 하는 것이죠.

 

 

 

자연은 우리 인간이 생각하는 것만큼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바람, 비, 바다, 산은 언제든지 우리 인간들에게 재난을 안겨 줄 수 있는 것이죠. 그러한 사실을 알기에 어쩌면 우리는 재난 영화를 보며, 재난을 해치고 일어서는 이야기에 감동을 느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 할리우드 재난 영화들 2부'에서는 1부에서 미처 하지 못한 자연에 의한 재난 이야기를 마저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