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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평생 기억해야할 로빈 윌리엄스의 10가지 얼굴... 1부

쭈니-1 2014. 8. 15. 01:12

 

 

2014년 8월 11일, 우리는 또 한명의 명배우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냈습니다. 그의 이름은 바로 로빈 윌리엄스입니다. 아직도 그의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 처음 영화를 좋아하던 시절부터 저는 로빈 윌리엄스의 영화를 굉장히 좋아했기에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믿기지 않습니다.

제게 언제나 가슴 따뜻한 웃음과 동심의 판타지를 안겨줬던 로빈 윌리엄스. 그는 제게 여러가지 얼굴로 기억됩니다. 이제는 로빈 윌리엄스를 떠나보내야 하는 안타까움에 제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로빈 윌리엄스의 10가지 얼굴을 여러분에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로빈 윌리엄스의 첫번째 얼굴... 그의 얼굴 자체가 동심의 판타지이다.

 

 

로빈 윌리엄스는 1980년 로버트 알트먼 감독의 영화 [뽀빠이]로 데뷔했습니다. 70년대 유년시절을 보낸 분이라면 시금치를 먹으면 힘이 쎄지는 만화 캐릭터 '뽀빠이'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덩치가 큰 브루터스가 올리브를 괴롭히면 올리브는 항상 '뽀빠이, 살려줘요!'를 외치죠. 그러면 '뽀빠이'는 시금치를 먹고 브루터스를 한 주먹에 혼내줍니다.

최근 '뽀빠이'는 소니 피쳐스에 의해 애니메이션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올브팬들의 마음을 설래게했습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뽀빠이] 이전에 로빈 윌리엄스가 '뽀빠이'로 등장하는 영화 [뽀빠이]가 있음을 잊으면 안될 것입니다.

1980년 북미 개봉 영화중 흥행성적 12위를 기록한 [뽀빠이]는 로빈 윌리엄스의 매력을 제대로 잡아낸 영화이기도합니다. 그의 매력은 동심의 판타지을 고스란히 담은 얼굴인데, 배리 레빈슨 감독의 독특한 판타지 [토이즈]에서 그러한 매력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토이즈]는 장난감을 이용해서 진짜 무기를 개발하여 전쟁을 일으키려는 삼촌 릴랜드 장군(마이클 갬본)의 계략에 맞서 싸우는 레슬리(로빈 윌리엄스)와 알레시아(조안 쿠삭)의 모험을 담은 영화입니다. 레슬리와 알레시아가 자신의 계획을 막으려하자 이를 눈치챈 장군은 장난감 무기를 출동시킵니다. 결국 장난감 인형들과 장난감 무기들이 인류의 미래를 건 환상적인 전투를 벌이게 됩니다.

어린이의 동심을 전쟁에 이용하려는 릴랜드 장군의 계획을 막아서는 동심의 수호자 레슬리. 비록 [토이즈]는 1992년 개봉 당시 평론가들의 혹평을 받았지만, 제겐 1992년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기억되는 영화입니다.

레스 레이필드 감독의 1997년 영화 [플러버]는 아예 작정하고 로빈 윌리엄스의 매력을 극대화시킨 영화입니다.  조금은 정신이 나간 것처럼 보이는 브레이너드 교수(로빈 윌리엄스). 그는 자신의 숙원의 발명품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합니다. 이 발명품의 정체는 물렁물렁한 고무처럼 끈적거리는 물질로 자동차나 볼링공, 사람의 호주머니 등 어디에나 집어넣기만 하면 엄청난 속도로 공중에 날아다니게 해주는 획기적인 물질입니다. 이름은 '플러버'. 하지만 악당에 의해 '플러버'의 존재가 들통나면서 브레이너드 교수를 위기를 맞이합니다. 

동심이 가득한 발명품. 그러한 발명품을 노리는 악당, 그리고 악당에 맞서 동심을 지켜주는 영웅. [플러버]는 그러한 전개를 통해 동심의 수호자 로빈 윌리엄스의 매력을 이끌어낸 셈입니다. 이러한 영화들이 있기에 저는 아직 로빈 윌리엄스의 모습을 보면 이젠 어른이 되어 희미해진 나의 동심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로빈 윌리엄스의 두번째 얼굴... 오, 캡틴! 나의 캡틴! 그는 나의 영원한 멘토였다.

 

 

여러분은 로빈 윌리엄스의 영화라고 한다면 어떤 영화가 가장 먼저 생각나십니까? 아마도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불후의 명작 [죽은 시인의 사회]가 아닐까요? 파격적인 수업 방식으로 엄격한 규율에 지친 학생들에게 유일한 멘토가 되어준 존 키팅(로빈 윌리엄스) 선생님. [죽은 시인의 사회]를 혼자 극장에서 본 후 느꼈던 그 강렬한 감동을 저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실 [죽은 시인의 사회] 이전에 [굿모닝 베트남]이 있습니다. 배리 레빈슨 감독의 [굿모닝 베트남]은 1965년 전쟁이 한창이던 사이공에 공군 라디오 방송의 DJ로 부임한 애드리안 크로너(로빈 윌리엄스)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정훈 장교로부터 갖가지 규제 사항을 지시받지만, 마이크를 잡자마자 그 모든 지시를 무시하고, 그만의 스타일로 방송을 진행합니다. 이때부터 그는 최고의 인기인이 되지만 그의 파격적인 방송은 군상부층의 반발을 사게 됩니다. 이에 그는 갖은 제재를 받게 되지만, 전쟁을 사랑할 수 없었던 애드리안은 따뜻한 인간에 대한 사랑과 평화의 집념으로 모든 압박을 이긴 채 끝없는 메세지를 전파해 나갑니다.

[굿모닝 베트남]과 [죽은 시인의 사회]의 공통점은 젊음을 속박하는 모든 규제에서 로빈 윌리엄스가 반기를 들고, 그들에게 자유를 선사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보수적인 사회는 그의 진보적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죠. 그 결과 '오, 캡틴! 나의 캡틴!'이라는 명대사가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굿모닝 베트남],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이어진 로빈 윌리엄스의 멘토적 이미지는 1997년 구스 반 산트 감독의 [굿 윌 헌팅]에 다시한번 선보입니다. [굿 윌 헌팅]은 MIT 공대에서 교실 바닥 청소 일을 하던 빈민가 소년 윌 헌팅(맷 데이먼)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노벨상을 수상한 교수들조차 혀를 내두를 만큼 어려운 문제들을 싱거울 정도로 간단하게 풀어버리지만 폭행죄로 재판을 받게되고 수감될 위기에 처합니다. 이에 심리한 교수인 숀 맥과이어(로빈 윌리암스)가 윌이 가진 내면의 아픔에 깊은 애정을 갖고 관찰하면서 윌에게 인생과 투쟁하기 위해 필요한 지혜를 가르쳐 줍니다.

비록 [굿모닝 베트남], [죽은 시인의 사회]와 같은 급진적 멘토는 아니지만, [굿 윌 헌팅]의 숀 맥과이어는 로빈 윌리엄스가 가지고 있는 멘토의 얼굴을 이용하여 영화의 감동을 증폭시킵니다. 그것이 바로 로빈 윌리엄스의 힘입니다.

 

 

 

로빈 윌리엄스의 세번째 얼굴... 어린이같은 어른, 어른같은 어린이

 

 

만약 나이를 먹지 않은 어른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아마 [빅]의 톰 행크스를 떠올리기 쉬울 것입니다. 그만큼 [빅]은 전 세계적 히트작이니까요. 하지만 로빈 윌리엄스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는 나이를 먹지 않은 어른의 캐릭터를 무려 세편이나 연기했거든요.

그 대표작은 바로 [후크]입니다. [후크]에서 로빈 윌리엄스가 연기한 캐릭터는 피터 배닝이라는 이름의 40세 미국인 변호사입니다. 하지만 그의 진짜 정체는 과거의 기억을 잃은 피터 팬입니다. 후크 선장(더스틴 호프먼)이 피터의 두 아이를 납치하자 피터는 요정 팅커벨(줄리아 로버츠)의 도움으로 기억을 되찾고 후크 선장을 물리쳐 아이들을 구합니다.

로빈 윌리엄스는 흥행의 마술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 의해 나이를 먹지 않은 영원한 어린이 피터팬을 연기함으로써 어린이 어른의 지존임을 만천하에 알렸습니다. 하지만 그것에 만족하지 않고 조 존스톤 감독의 [쥬만지]와 거장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영화 [잭]을 통해 어린이 어른 연기의 진면목을 다시한번 보여줍니다.

[쥬만지]는 게임이 현실화되는 마법의 보드 게임 '쥬만지'를 소재로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12세 소년 알렌은 '쥬만지' 게임을 하다가 그만 게임판 속에 갇힙니다. 그리고 26년후 주디(커스틴 던스트)와 피터(브래드리 피어스) 남매에 의해 '쥬만지' 게임은 다시 시작되고, 게임판에 갇혀있던 알렌(로빈 윌리엄스)이 풀려나며 '쥬만지' 게임을 끝내기 위해 위험한 모험을 하게 됩니다. [쥬만지]에서 로빈 윌리엄스는 비록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26년동안 게임 속에 갇혀 있었던 12세 소년의 순수한 얼굴도 가지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렇기에 로빈 윌리엄스가 아니면 해낼 수 없었던 캐릭터인 셈이죠.

[후크]와 [쥬만지]와 비교해서 그다지 잘 알려진 영화는 아니지만 [잭] 역시 로빈 윌리엄스의 어린이 어른의 얼굴을 이용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로빈 윌리엄스는 나이는 10살이지만 외모는 마흔살 중년의 모습을 가진 잭이라는 이름의 소년을 연기했습니다. 그의 부모는 아들이 놀림감이 될까봐 두려워 잭을 집안에서만 키우려 합니다. 하지만 가정교사인 우드러프(빌 코스비)는 잭을 학교에 보낼 것을 당부합니다. 이로써 세상에 나온 잭은 온갖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어떻습니까? 이 정도면 로빈 윌리엄스에게 어린이 어른 연기의 달인 칭호를 줘도 무방하겠죠?  톰 행크스가 [빅]이라는 영화 단 한편을 가지고 있다면, 로빈 윌리엄스는 [후크], [쥬만지], [잭], 이렇게 세편의 영화를 가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아직 저는 로빈 윌리엄스의 이야기를 절반도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배우에 대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고, 한 곳에 모두 풀어넣기엔 무리가 있는 만큼 '우리가 평생 기억해야할 로빈 윌리엄스의 10가지 얼굴'은 3부작에 걸쳐 이야기를 쓰내려갈 생각입니다. 조만간 2부를 다시 찾아뵐 것을 약속드리며... 지금은 이제 잠자리에 들으러 가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