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오늘은 '한국을 빛낸 영화인들... 이젠 할리우드 흥행배우!!! 이병헌 2부'를 쓸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젯밤, 중국 배우 탕웨이와 우리나라의 김태용 감독의 결혼 발표식의 충격으로 인하여 탕웨이를 사로 잡은 김태용 감독에 대해서 쓰기로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탕웨이와 김태용 감독의 열애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당시만해도 '현빈도 아니고 김태용 감독이라니 말도 안되~'라며 웃어 넘겼는데... 흠... 제가 김태용 감독의 매력을 너무 얕잡아 봤네요. 그래서 김태용 감독이 연출한 영화들을 통해 그의 매력을 한번 짚어 보겠습니다.
한국형 공포영화의 프렌차이즈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김태용 감독은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를 통해 장편 영화 감독으로 데뷔했습니다.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는 1998년 박기형 감독이 [여고괴담]을 연출한 이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포영화 프렌차이즈 시리즈가 된 영화입니다. 1998년 [여고괴담], 1999년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2003년 [여고괴담 세번째 이야기 : 여우계단], 그리고 2005년에는 [여고괴담 4 : 목소리], 2009년에는 [여고괴담 5]까지 개봉하며 꾸준히 시리즈를 이어나갔던 영화입니다.
[여고괴담]은 신인 여배우의 등용문으로도 유명했는데, [여고괴담]에서는 김규리, 최강희, 박진희가,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박예진, 이영진, 공효진이, [여고괴담 세번째 이야기 : 여우계단]에서는 송지효, 박한별, 조안이 스타덤에 올랐고, [여고괴담 4 : 목소리]와 [여고괴담 5]에서도 각각 김옥빈, 차예련과 오연서, 손은서 등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흥행적으로만 본다면 [여고괴담]만 흥행에 성공했을 뿐, 이후 영화들은 흥행 성적이 썩 좋은 편은 아닙니다. 그나마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는 아름다운 영상미로 호평을 받기라도 했지만 나머지 3~5편은 평론가들의 평가마저 처참한 수준이었죠.
비록 흥행 성적은 신통치 않았지만 평론가들의 평만큼은 좋았던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는 같은 반 친구인 시은(이영진)과 일 년전에 있었던 기묘한 행동으로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받고 있는 효신(박예진)의 교환일기를 우연히 줍게 되는 민아(김민선)의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그 속에 집단 왕따, 동성애 등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섬뜩하면서도 아름답게 그려집니다.
김태용 감독의 매력 첫번째... 뻔한 장르 영화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낼줄 아는 연출력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은 [가족의 탄생]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는 김태용 감독의 단독 연출작이 아닌 민규동 감독과의 공동 연출작입니다. 이후 민규동 감독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무서운 이야기], [내 아내의 모든 것] 등을 통해 흥행 감독으로 등극하는 동안 김태용 감독은 윤도현 밴드의 유럽 투어를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터리 [온 더 로드, 투]를 비롯하여 [가족의 탄생]과 같은 흥행성과는 거리가 먼 영화들을 연출하였습니다.
특히 [가족의 탄생]은 2006년 한국 영화 중에서 가장 센세이셔널한 영화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결국 44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시나리오상을 수상하며 그를 흥행 감독이 아닌, 연출력을 갖춘 젊은 감독으로 인색하게끔 만들었습니다.
[가족의 탄생]은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굉장히 이상한 가족을 담은 영화입니다. 20살 연상녀인 무신(고두심)을 애인이라며 5년만에 누나인 미라(문소리)에게 불쑥 나타난 형철(엄태웅), 로맨티스트인 엄마 매자(김혜옥) 때문에 골머리를 썩히는 리얼리스트 선경(공효진), 주위 사람에게 넘치는 사랑을 나눠주지만 정작 남자친구는 애정결핍증에 걸리도록 방치하는 경석(봉태규)과 채현(정유미) 커플 등... [가족의 탄생]은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들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관객에게 던집니다.
김태용 감독의 매력 두번째... 흥행이 아닌 자신의 영화를 만들줄 아는 뚝심
거장의 영화도 김태용 감독은 자신의 색깔 그대로...
[가족의 탄생]은 비록 흥행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평론가들에게 극찬을 받으며 김태용 감독의 능력을 인정해줬습니다. 그만큼 그에겐 좀 더 좋은 조건에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된 것이죠.
하지만 김태용 감독은 결코 서두르지 않습니다. [가족의 탄생]이후 그가 선택한 영화는 방은진, 진계수, 이현승, 윤성호 감독과 함께 연출한 옴니버스 영화 [시선 1318]입니다. [시선 1318]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한 영화로 상업영화와는 거리가 먼 영화입니다.
이후 몇편의 단편 영화들을 연출했고, [가족의 탄생]을 연출한지 무려 5년이 흐른 후에야 [만추]를 연출합니다. [만추]는 바로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직접적인 이유가 된 영화이기도 합니다.
[만추]는 1966년 이만희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영화를 리메이크한 영화입니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영화의 내용은 수감된지 7년 만에 어머니의 죽음으로 특별 휴가를 나온 여자 애나(탕웨이)와 애나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남자 훈(현빈)의 짧고 강렬한 사랑을 담은 영화입니다.
이 영화가 개봉 당시 상당한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만희 감독의 [만추]를 리메이크했기 때문도 아니고, 중국배우 탕웨이가 출연했기 때문도 아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주인공 현빈이 군입대전 찍은 마지막 영화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김태용 감독이 [만추]의 흥행을 계산했다면 현빈이 연기한 훈의 캐릭터를 좀 더 다양하게 활용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김태용 감독은 훈이 아닌 애나를 중심으로 영화를 진행시켰고, 그 결과 현빈을 보기 위해 극장안을 가득 채운 여성 관객의 불평을 들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로인하여 탕웨이와의 소중한 인연이 연결되었으니 김태용 감독으로서는 [만추]가 인생의 영화일듯...
김태용 감독의 매력 세번째... 현빈보다 김태용
김태용 감독의 독특한 선택은 계속된다. [신촌좀비만화]
김태용 감독의 최근작은 바로 [신촌좀비만화]입니다. 이 영화 역시 김태용 감독의 단독 연출작이 아닌 옴니버스 영화인데 류승완, 한지승 감독과 함께 '좀비'라는 독특한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유령', '너를 봤어', '피크닉'으로 이뤄진 [신촌좀비만화]에서 김태용 감독은 '피크닉'을 연출했습니다. '피크닉'은 엄마(박미현)와 자폐증을 가진 여섯 살 동생 동민과 함께 작은 바닷가 마을에 살고 있는 여덟 살 수민(김수안)이 주인공입니다. 자신도 어리지만 어쩔 수 없이 동생을 돌봐야 하는 수민의 유일한 즐거움은 이불 속에서 만화책 보기!
어느 날, 동생이 수민의 아끼는 만화책을 망가뜨리자 그녀는 엄마와 자신을 위해 큰 결심을 하게 됩니다. 엄마 몰래 동생과 둘만의 소풍을 위해 먼 길을 나서기로 한 것. 그리고 수민은 아무도 없는 절에 동생만을 남기고 돌아섭니다.
'피크닉'은 수민과 동민의 순수함과 '좀비'라는 기괴한 소재를 엮은 영화로 [가족의 탄생], [만추]처럼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러고보니 김태용 감독이 단독 연출한 장편 상업영화는 [가족의 탄생]과 [만추]뿐입니다.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는 민규동 감독과의 공동 연출이고, [이공], [시선 1318], [뷰티풀 2012], [신촌좀비만화]등 옴니버스 영화를 주로 연출했습니다. 그만큼 다른 감독들과의 협업이 능숙하다는 뜻이겠죠?
김태용 감독의 매력 네번째... 옴니버스 영화를 주로 연출하다? 흠... 인간관계가 원만하군.
제가 직접 김태용 감독을 만난 적은 없지만, 김태용 감독이 연출한 영화들을 통해 조금은 억지섞인 그의 매력 탐구였습니다. 그냥 재미잇게 읽어주시길... 그리고 김태용 감독님... 부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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