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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아시아 리메이크 영화 흥행 순위 16위~20위

쭈니-1 2014. 5. 27. 17:47

며칠 전, '한국을 빛낸 영화인들' 편에서 박찬욱 감독의 영화들을 소개하면서 한가지 궁금했던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된 [올드보이]의 북미 흥행 성적입니다. 그래서 조사해보니 3천만 달러의 순수 제작비로 2백만 달러를 벌어들이는데 그쳤더군요. 아쉽...

[올드보이]의 북미 흥행 성적의 아쉬움을 달랠겸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된 아시아 영화들의 흥행 성적들을 조사해봤습니다. 1990년부터 현재까지 리메이크된 영화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현재 상영중인 [고질라]는 제외했습니다.

 

 

20위 올드보이 (대한민국) 북미흥행수입 $2,193,658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2004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화제작이 되었습니다. 이후 박찬욱 감독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감독이 되었고, [스토커]를 통해 할리우드에 진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할리우드는 [올드보이]의 리메이크를 결정합니다. [똑바로 살아라], [모베터 블루스], [말콤 X]등 90년대 흑인 감독을 대표하는 스파이크 리를 감독으로 섭외했고, 조슈 브롤린과 샬토 코플리, 그리고 최근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스칼렛 위치로 캐스팅되어 화제가 되고 있는 엘리자베스 올슨을 주연으로 내세웠습니다. 게다가 사무엘 L. 잭슨까지 출연했으니 이쯤되면 꽤 초호화 캐스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지만 스파이크 리 감독의 [올드보이]는 2013년 11월 27일 개봉하여 개봉 첫주 18위에 그치는 등 부진한 흥행을 기록했으며 결국 2백만 달러가 조금 넘는 충격적인 흥행 성적만 남긴채 쓸쓸히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사라져갔습니다.

 

 

19위 토르틸라 스프 (대만) 북미흥행 $4,467,615

 

 

지금은 [헐크], [브로크백 마운틴], [라이프 오브 파이]를 통해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동양 감독으로 자리 매김한 이안 감독. 그가 할리우드 진출전인 1994년 대만에서 만든 [음식남녀]는 흥행에 꽤 성공했던 영화입니다. 영화의 내용은 국빈만을 상대로 하는 유명 호텔 최고 요리사 주사부와 세명의 딸들이 벌이는 갈등과 화해의 이야기입니다.

이안 감독이 성공적으로 할리우드에 안착하고, [와호장룡]이 전세계적인 흥행 열풍을 일으키자 할리우드는 이안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전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음식남녀]를 리메이크하기로 결심합니다. 그 결과 마리아 리폴 감독, 헥터 엘리존드, 재클린 오브라더스 등을 주연을 내세웠지만 영화는 2001년 8월 24일 북미 개봉하여 개봉 첫주 20위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흥행에 실패했습니다.  

 

 

18위 방콕 데인저러스 (태국) 북미흥행 $15,298,133

 

 

형제 감독인 대니 팡과 옥사이드 팡 감독은 1999년 스타일리쉬한 액션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방콕의 밤거리를 배회하며 청부살인을 벌이는 한 킬러 콩의 이야기입니다. 그의 파트너이자 친구가 조직 폭력배로부터 처참하게 죽음을 당하자 콩은 목숨을 걸고 복수에 나서게 됩니다.

대니 팡과 옥사이드 팡 감독은 [방콕 데인저러스] 외에도 [디 아이] 등 성공적인 공포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당시 아시아의 공포 영화에 관심을 갖던 할리우드는 2007년 [메신져 : 죽은 자들의 경고]를 통해 팡 형제를 할리우드에 데뷔시킵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주연을 맡은 저예산 공포영화 [메신져 : 죽은 자들의 경고]는 흥행에 성공했고, 곧이어 팡 형제는 자신의 영화인 [방콕 데인저러스]를 직접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할 기회를 잡게 됩니다.

[방콕 데인저러스]는 할리우드 스타인 니콜라스 케이지를 캐스팅하고 순수 제작비도 4천5백만 달러나 들어갔습니다. 그만큼 흥행을 기대했던 영화인 셈이죠. 드디어 2008년 9월 5일 북미에서 개봉한 [방콕 데인저러스].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결국 개봉 2주차에 8위로 떨어지는 부진을 거듭하며 흥행 실패작이 되고 말았습니다.

 

 

17위 라스트맨 스탠딩 (일본) 북미흥행 $18,115,927

 

 

할리우드가 사랑한 아시아 영화는 역시 아직까지는 일본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된 영화 중에서 일본 영화는 20편중 절반이 넘을 정도입니다. 그 중 대부분의 영화가 공포영화입니다. 그런데 [라스트맨 스탠딩]은 조금 특이한 경우로 일본 영화계의 거장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1961년작 [요짐보]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사실 [요짐보]가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된 것은 [라스트맨 스탠딩]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미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에 의해 1966년 [황야의 무법자]라는 제목의 서부 영화로 리메이크되었었으니까요. 그만큼 [요짐보]는 전세계가 사랑한 영화인 셈이죠. [요짐보]의 내용은 한 떠돌이 무사가 두패로 나뉜 악의 무리가 세력다툼을 벌여 유령 마을처럼 되어 버린 야도바 마을에 들어서며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요짐보]를 리메이크한 월터 힐 감독은 브루스 윌리스를 캐스팅하여 현대적인 액션 영화로 변화시켰습니다. 하지만 [라스트맨 스탠딩]은 1996년 9월 20일 북미에서 개봉하여 개봉 첫주 2위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빠른 드롭율로 1천8백만 달러를 벌어들이는데 그쳤습니다. 참고로 [라스트맨 스탠딩]의 순수 제작비는 6천7백만 달러입니다.

 

 

16위 펄스 (일본) 북미흥행 $20,264,436

 

 

앞에서 언급했듯이 할리우드는 일본의 공포영화들을 격하게 사랑합니다. [링], [그루지] 등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된 일본 영화들은 흥행에 대부분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모든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2001년작인 [회로]를 리메이크한 [펄스]처럼 흥행 실패작도 있긴 합니다.

[회로]는 인터넷을 매개체로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공포가 사람들을 덮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될 인터넷을 매개체로 한 공포 영화라는 점에서 할리우드는 재빠르게 리메이크 작업을 착수합니다.

하지만 2006년 8월 11일에 북미 개봉한 [펄스]는 개봉 첫주 5위에 그치며 영화 관계자들을 실망시켰고, 결국 2천5백만 달러라는 저예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본전도 뽑지 못한채 쓸쓸히 흥행 실패작이 되고 말았습니다.

 

할리우드가 리메이크한 아시아 영화 흥행 순위 16위부터 20위까지는 이렇게 흥행 실패작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할리우드가 꾸준히 아시아 영화를 리메이크하는 이유는 흥행 실패작도 있지만 흥행 성공작도 그만큼 많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소개해줄 영화들에는 아시아 영화의 힘을 보여주는 영화들도 꽤 많답니다. 앞으로의 이야기도 기대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