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이야기들/생각에 꼬리를 무는 영화

연상연하 커플이 부러워? 그러면 이 영화를 봐!!! PART 1 우리 영화의 경우.

쭈니-1 2014. 4. 9. 09:48

며칠 전에 TV 채널을 마구 돌리다가 김희애와 유아인이 주연을 맡은 JTBC 드라마 <밀회>를 잠시 본 적이 있습니다. 김희애와 유아인이라면 [우아한 거짓말]에서 함께 나왔던 배우들이라 호기심이 생겨서 무심코 <밀회>를 봤는데, 드라마의 내용이 마흔살의 유부녀 오혜원(김희애)과 스무살의 피아노 천재 이선재(유아인)의 금지된 사랑이더군요. 스무살 차이라...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조금 파격적인 설정인듯...

그런데 영화에서는 그러한 파격적인 연상연하 커플이 사실 꽤 많았습니다. 그래서 2회에 걸쳐 정리해봤습니다. '연상연하 커플이 부러워? 그러면 이 영화를 봐!!!'. 우선 제 기억 속의 연상연하 커플을 담은 우리나라 영화의 경우를 정리한 후 외국 영화의 경우를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적 벽에 부딪히다... [정사], [사랑니]

 

 

제 기억 속에서 가장 파격적인 연상연하 커플을 담은 영화라면 단연 이재용 감독의 [정사]입니다. [정사]의 서현(이미숙)은 건축가 남편(송영창)과 10살 짜리 아들을 둔 평범한 주부입니다. 그런 그녀가 바쁜 동생 지현(김민)의 결혼 준비를 대신하며 동생의 약혼자 우인(이정재)을 만나고,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집니다. [정사]의 서현과 우인 커플이 파격적으로 기억되는 이유는 나이 차이 때문이 아닌 동생의 약혼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 때문입니다. 물론 두 사람의 관계는 파멸로 치닫습니다. 

정지우 감독의 [사랑니]도 파격적인 면에서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입시 과외학원 수학강사 인영(김정은). 그녀는 자신의 첫사랑의 모습을 꼭 빼닮은 17세 소년 이석(이태성)과 첫사랑의 감정에 휩싸입니다. [정사]가 동생의 약혼자와의 사랑이라면 [사랑니]는 제자와의 사랑입니다.

이렇듯 연상연하 커플은 파격적인 소재가 일반적이고, 설정 자체가 파격적이다보니 결말 또한 해피엔딩이 되기 어려웠습니다. [정사]의 서현도, [사랑니]의 인영도, 주위 사람들에게 도덕적인 비난을 받게 됩니다. 

 

 

 

짝사랑은 나의 힘... [올드 미스 다이어리 : 극장판], [순정만화]

 

 

[정사]와 [사랑니]가 조금은 무거운 분위기의 연상연하 영화라면 [올드 미스 다이어리 : 극장판]과 [순정만화]는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연상연하 영화입니다. 이들 영화의 특징이라면 한쪽이 다른 한쪽을 짝사랑한다는 점이죠.

[올드 미스 다이어리 : 극장판]은 2004년부터 2005년까지 KBS에서 방영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올드 미스 다이어리>를 극장용으로 제작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최미자(예지원). 서른 두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푼수끼로 가득한 그녀는 연하의 꽃미남 지PD(지현우)에게 제대로 꽂혀 버립니다. 푼수끼 다분한 그녀의 사랑을 위해 미자네 가족들은 힘을 합칩니다. 당시 지현우는 국민연하남으로 인기를 끌었었습니다.

[올드 미스 다이어리 : 극장판]이 연상의 여성이 연하의 남성을 짝사랑하는 영화라면 [순정만화]는 연하의 남성이 연상의 여성을 짝사랑하는 영화입니다. [순정만화]에는 동사무소 공무원 연우(유지태)와 여고생 수영(이연희), 그리고 공익곤무요원 강숙(강인)과 연상녀 하경(채정안)의 로맨스로 진행됩니다. 그 중 저돌적인 연하남 스물둘 강숙이 스물아홉 하경에게 강하게 대쉬하는 모습은 모든 연상녀가 꿈꾸는 로망이 아닐까요?

 

 

 

 

박해일은 연하남 전문 배우? [질투는 나의 힘], [소년, 천국에 가다]

 

 

저는 박해일이 참 이상한 매력이 있는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연애의 목적]을 보면 정말 뻔뻔스럽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고, [괴물], [고령화 가족]을 보면 참 찌질하지만 매력적입니다. [이끼], [10억]과 같은 스릴러 영화와 [모던 보이], [최종병기 활]과 같은 시대극에도 어울리니 정말 대단한 배우죠. 그런 그가 연상녀를 짝사랑하는 연하남으로서의 매력도 한껏 발산한적이 있습니다.

[질투는 나의 힘]은 아르바이트로 유학 비용을 모으고 있는 착실한 대학원생 원상(박해일)이 아마추어 사진작가인 성연(배종옥)과 잡지사 편집장인 윤식(문성근) 사이에서 질투를 하며 성연의 사랑을 갈구한다는 내용입니다. 영화의 포스터의 카피가 대박인데, '누나, 그 사람이랑 자지 마요. 나도 잘 해요.'라니... 야한 상상력을 마구 자극시킵니다.

[소년, 천국에 가다]는 13살 소년 네모가 어느날 33살 어른(박해일)이 되어 버리고, 옆집의 미혼모 부자(염정아)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박해일은 소년의 영혼과 어른의 몸을 가진 네모의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이것도 사랑일까? [바람피기 좋은 날], [너는 펫]

 

 

연하와의 사랑이 부담스럽다는 분이 계시다면 연하와 머리 아픈 사랑이 아닌 가볍게 즐기는 영화 [바람피기 좋은 날]과 [너는 펫]을 추천합니다.

[바람피기 좋은 날]은 제목 그대로 유부녀인 이슬(김혜수)과 작은 새(윤진서)가 남편 몰래 바람을 피우며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그 중에서 이슬은 훈남 대학생(이민기)와 바람을 피우는데... 물론 이들의 만남은 사랑이 아니기에 심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영화의 분위기도 한껏 가볍습니다.

[바람피기 좋은 날]이 아무리 연하와의 가벼운 로맨스라고 해도 간통이라는 문제가 마음에 걸린다면 [너는 펫]은 어떤가요? 잘 나가는 골드 미스 은이(김하늘)에게 어느날 집으로 커다란 상자가 하나 배달되어 옵니다. 그 상자에는 놀랍게도 인호(장근석)라는 꽃미남 연하남이 있었는데... 은이에게 충실한 펫이 되겠다며 막무가내로 집에 눌러 앉은 인호. 처음엔 은이도 귀찮아하지만 은근 귀여운 연하남의 애교를 슬슬 즐기기 시작합니다.

 

 

 

 

연하남은 중년의 비타민 [가족의 탄생], [경축! 우리 사랑]

 

 

연상연하 커플... 아무래도 나이가 들면 들수록 연하남에 대한 환상이 더 크지 않을까요? 여기 소개할 [가족의 탄생]과 [경축! 우리 사랑]은 바로 중년 여성의 연하남과의 스캔들을 담은 영화입니다.

먼저 김태용 감독의 문제작 [가족의 탄생]에는 무신(고두심)과 형철(엄태웅) 커플이 등장합니다. 5년 동안 연락이 없던 형철이 어느날 애인이라며 20살 연상의 무심을 데리고 누나인 미라(문소리)의 집으로 들어온 것이죠. 무려 20살 차이 커플이니 <밀회>의 김희애, 유아인 커플과 같군요. 하지만 김희애, 유아인 커플과는 달리 고두심, 엄태웅 커플이 더욱 파격적으로 느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마 외모 때문일런지도...

하지만 [가족의 탄생]보다 [경축! 우리 사랑]은 한술 더 뜹니다. 노래방과 하숙을 치며 생활을 책임지는 억척 엄마 봉순(김해숙). 그녀의 철없는 백수 딸은 그 집의 하숙생 구상(김영민)과 결혼하겠다고 선언하더니 어느날 갑자기 가출해 버립니다. 난데없이 약혼녀를 잃은 구상은 술로 밤을 지새고, 그런 구상에게 연민 또는 애정을 느낀 봉순은 그와 하룻밤을 보내게 됩니다. 그 이후 봉순은 21살 연하남 구상에게 애정 공세를 펼치는데...

[경축! 우리 사랑]이 파격적인 것은 딸의 약혼자와 사랑에 빠진 중년 여성이라는 설정, (동생의 약혼자와 사랑에 빠지는 [정사]보다 파격적입니다.) 21살이라는 나이차이, ([가족의 탄생]의 20살을 뛰어 넘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봉순은 이미 남편(기주봉)이 있는 유부녀라는 사실입니다. (대놓고 바람을 피우니 [바람피기 좋은 날]의 불륜녀들보다 한술 더 뜹니다.) 어쩌면 파격적인 연상연하 중에서 [경축! 우리 사랑]이 최고봉일지도...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영화는 가벼운 코미디입니다.

 

 

 

 

15년 전 저와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던 동생이 10살 연상의 누나와 사귀겠다고 했을 때 굉장히 이상하게 생각했던 것이 기억나네요. "10살 연상 누나가 여자로 보이니?"라며... 하지만 <밀회>도 그렇고, 영화 속의 연상연하 커플들도 그렇고... 뭐 10살 연상은 이제 애교 수준인 듯... 지금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사랑에 국경도 없다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