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영화를 리메이크한 할리우드 영화들의 흥행 순위를 소개하면서 16위부터 20위까지는 리메이크 영화의 장르가 다양해서 신선했습니다. 스릴러(올드보이), 드라마(음식남녀), 액션(방콕 데인저러스, 요짐보) 그리고 공포(펄스)까지...
그런데 오늘 11위부터 15위까지의 영화들을 소개하기 위해 정보를 검색하는 그 순간 깜짝 놀랬습니다. 왜냐하면 5편의 영화가 모두 공포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이거 이러다가 아시아 영화를 리메이크한 할리우드 영화 흥행 순위가 아닌, 납량특집 공포 영화 특선이 되어 버리는 것은 아닌지... 암튼 포스터부터 섬뜩하니 공포 영화를 못보시는 분들이라면 언른 인터넷 창을 닫으시길... (문제는 바로 제가 공포 영화를 못보는 타입이라는 점... 심장 떨려서 글은 완성할 수 있을런지... -_-;)
15위 다크워터 (일본) 북미흥행 $25,473,352
앞서 예고했던대로 15위는 일본 공포 영화 [검은 물 밑에서]를 리메이크한 [다크 워터]입니다. [검은 물밑에서]는 다섯살된 딸과 허름하고 낡은 아파트로 이사온 마츠바라 요시미라는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어느날부터인가 아파트의 천장에 검은 물자국이 갈수록 퍼지더니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수돗물에서는 머리카락이 섞여 나오고, 윗층에서는 아이 뛰어노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요시미는 윗층을 찾아가지만 문은 굳게 닫혀 있을 뿐입니다. 이상한 일은 계속 일어나고 급기야 요시미의 딸에게 죽음의 손길이 뻗혀 나가기 시작합니다.
이미 [링]의 흥행 성공으로 리메이크할만한 일본 공포 영화들을 찾아헤매던 할리우드의 눈에 [검은 물 밑에서]가 딱 걸려든 것은 당연합니다. 할리우드는 [모터싸아클 다이어리]를 만든 브라질 출신 월터 살레스 감독을 영입하고, 제니퍼 코넬리를 캐스팅하여 [다크 워터]를 완성해냅니다.
[다크 워터]는 2005년 7월 8일 개봉하여 개봉 첫주 4위를 기록하였고, 북미 흥행 2천5백만 달러라는 아쉬운 성적을 냈습니다. [다크 워터]가 제2의 [링]이 되기를 희망했던 할리우드로서는 실망스러운 결과였습니다.
14위 셔터 (태국) 북미흥행 $25,928,550
아시아의 공포영화라고 한다면 대표적인 것이 일본의 공포영화입니다. 하지만 일본 공포영화만큼 다양한 소재로 매력적인 공포 영화를 만드는 나라가 있으니 바로 태국입니다. 태국의 공포영화인 [셔터]는 '셔터는 누르는 순간 귀신이 살아난다'라는 광고 카피대로 귀신 사진들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할리우드는 2008년 태국의 공포 영화 [셔터]를 리메이크하였는데,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일본 감독인 오치아이 마사유키 감독을 영입하였다는 사실입니다. 그만큼 할리우드의 입장에서 아시아의 공포 영화는 일본이 믿음직하다는 생각한 듯합니다.
하지만 [셔터]의 북미 성적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2008년 3월 21일 북미에서 개봉한 [셔터]는 개봉 첫주 3위를 기록하였지만 이후 큰 폭의 드롭율을 기록하며 결국 [다크 워터]와 거의 비슷한 2천5백만 달러 흥행에 그쳤습니다.
13위 착신아리 (일본) 북미흥행 $26,890,041
또 일본 공포영화입니다. 일본 공포영화는 일상의 소품들을 공포의 소재로 사용하는 영화가 많죠. 16위를 차지했던 [펄스]는 인터넷 회선을 소재로 하고 있고, [검은 물 밑에서]가 물을 소재로한 공포 영화라고 한다면 [착신아리]는 휴대폰을 소재로한 공포영화입니다. 죽음의 희생자가 휴대폰의 저장된 사람에게 바이러스처럼 퍼져 나간다는 설정입니다. [착신아리]는 2쳔과 장근석이 출연한 [착신아리 파이널]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일본에서는 꽤 인기있는 공포 시리즈입니다.
할리우드 리메이크판 [착신아리]는 프랑스 감독인 에릭 발렛을 감독으로 내세웠습니다. 공포영화로는 특이하게 2008년 1월 4일 개봉하여 (할리우드에서는 간혹 새해를 공포 영화로 시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개봉 첫주 5위를 차지했고, 2천6백만 달러라는 부진한 흥행을 보였습니다. 일본과는 달리 할리우드판 [착신아리]가 속편이 나오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12위 안나와 알렉스 : 두 자매 이야기 (대한민국) 북미흥행 $28,596,818
장시간 공포 영화 포스터에 노출되었더니 저는 지금 호흡 곤란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아시아 영화를 리메이크한 할리우드 영화 흥행 순위 12위와 11위가 연달아 반가운 영화들이어서 조금 숨통이 트입니다.
아시아 영화를 리메이크한 할리우드 영화 흥행 순위 12위는 김지운 감독의 걸작 공포영화 [장화, 홍련]을 리메이크한 [안나와 알렉스 : 두 자매 이야기]가 차지했습니다. [장화, 홍련]은 섬뜩한 분위기의 가족 괴담으로 특히 마지막 반전이 굉장히 인상적인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김지운 감독은 [라스트 스탠드]를 연출하며 할리우드에 진출하기도 합니다.
할리우드 리메이크작인 [안나와 알렉스 : 두 자매 이야기]는 찰스 가드, 토머스 가드 형제 감독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써커 펀치], [폼페이 : 최후의 날] 에밀리 브라우닝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2009년 1월 30일 북미 개봉했으며, 개봉 첫주 성적은 3위입니다.
11위 미러 (대한민국) 북미흥행 $30,691,439
11위도 반가운 우리 영화 [거울 속으로]를 리메이크한 [미러]입니다. [거울 속으로]는 거울을 매개체로한 공포영화로 사실 공포보다는 꽤 감각적인 영상미가 돋보였던 영화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할리우드가 이 영화를 리메이크하기로 선택한데에는 '거울'이라는 소재의 공포화가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입니다.
알렉상드르 아자 감독과 키퍼 서덜랜드, 폴라 패튼을 캐스팅한 [미러]는 2008년 8월 15일 개봉하여 개봉 첫주 4위를 기록하였습니다. 북미 흥행 성적은 3천만 달러였지만, 월드와이드 성적이 7천7백만 달러를 기록하여 대부분 저예산으로 만들어지는 공포 영화의 특성상 흥행 실패작이라 할 수는 없는 성적을 올렸습니다.
11위부터 15위까지는 모두 공포영화입니다. 그 중에서 일본 공포영화가 두편, 우리나라 공포영화가 두편, 그리고 태국 공포영화가 한편입니다. 하지만 다음 번에 소개할 6위부터 10위까지의 영화들은 다양한 장르들의 영화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론 우리 영화도... 오늘 공포영화 소개로 인하여 짜증이 났던 분들이라면 앞으로의 이야기를 기대해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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