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14년 영화이야기

[역린] - 정조 암살이라는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서민의 이야기가 좋았다.

쭈니-1 2014. 5. 13. 16:48

 

 

감독 : 이재규

주연 : 현빈, 정재영, 한지민, 조정석, 조재현, 김성령, 정은채, 송영창

개봉 : 2014년 4월 30일

관람 : 2014년 5월 12일

등급 : 15세 관람가

 

 

우리가 정조의 이야기에 열광하는 이유

 

솔직히 고백한다면 [역린]의 제작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또, 정조 이야기야?' 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제가 사극 장르의 영화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안성기가 정조로 등장한 박종원 감독의 [영원한 제국]이었고, 2007년에는 이서진이 정조로 출연한 TV 드라마 <이산>을 열광하며 꼬박 꼬박 챙겨 봤었습니다.

김명민이 능글맞은 조선시대 명탐정으로 등장했던 영화 [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 역시 정조 시대를 배경으로한 영화인데, 영화의 후반부에는 남성진이 정조로 출연하기도 합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케이블 TV인 채널 CGV에서는 <정조암살미스터리 : 8일>이라는 드라마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는 김상중이 정조로 출연했었습니다.

정조의 아버지이며 뒤주에 갇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사도세자로 영역을 넓히면 최수종이 사도세자 역을, 최명길이 혜경궁 홍씨를 연기했던 TV 사극 <조선왕조 500년 한중록>과 송강호, 유아인, 문근영을 캐스팅하여 최근 제작발표한 영화 [사도]까지 한도 끝도 없습니다.

사도세자의 경우, 영화와 드라마의 주요 소재로 자주 이용되는 것은 이야기의 비극성 때문입니다. 아버지인 영조와의 갈등과 당시 권력 암투의 희생자였던 사도세자의 비극적인 죽음은 역사적 사실임과 동시에 극적인 이야기 구성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도세자의 진짜 비극은 자신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 11살의 어린 나이로 아버지의 비극적인 죽음을 지켜봐야 했던 정조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사도세자의 죽음 이후 정조는 아버지의 죽음에 앞장선 노론의 견제와 끊임없는 암살 위협을 받았습니다. 그러한 위협 속에서도 그는 영조의 죽음으로 25세의 나이에 결국 왕위에 올랐고, 조선 시대 최고의 성군이자 개혁군주로 역사의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사도세자보다 정조를 소재로한 이야기가 영화나 드라마에 더욱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사도세자의 경우는 비극적인 죽음으로 이야기가 끝이 나지만, 정조의 경우는 모든 역경을 결국 이겨내는 인간 승리의 스토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정조의 이야기를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버지의 비극적인 죽음을 직접 목격하지만 결코 막을 수 없었던 무기력하고 어린 왕자가 극한의 위협 속에서 왕위에 올라, 결국 조선 시대 최고의 성군으로 평가받았다는 것 자체가 관객들에게 희망과 쾌감을 안겨줍니다. 

[역린]을 보고 왔습니다. [역린]은 정조 1년인 1777년 7월 28일에 벌어진 정유역변을 소재로한 영화입니다. 정유역변은 홍상범의 주도하에 벌어진 정조 암살 모의 사건으로, 결국 발각되어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역린]은 정유역변과 이를 둘러싼 정조(현빈)을 비롯한 인물들의 현재와 과거를 집중 조명한 영화입니다.

 

 

익숙한 소재?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캐스팅

 

TV 드라마 <다모>, <패션 70s>, <베토벤 바이러스>, <더킹 투하츠> 등 히트 드라마를 연출했던 스타 PD 출신 이재규 감독은  야심차게 준비한 영화 데뷔작 [역린]의 장점과 단점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그는 정조의 이야기가 세대를 아우르는 매력이 있지만, 이미 너무 익숙해져버린 소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죠.

이에 이재규 감독은 한가지 전략을 세웁니다. 바로 의외의 캐스팅으로 소재의 익숙함을 상쇄시키는 것이죠. 그러한 [역린]의 전략은 현빈의 캐스팅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TV 드라마 <시크릿 가든>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이후 군입대를 결정해서 화제가 되었던 현빈은 제대후 첫 영화로 [역린]을 선택했습니다. 그러한 현빈의 선택에 솔직히 저는 깜짝 놀랬습니다.

현빈의 필모그래피만 봐도 그는 사극의 주인공보다는 현대극의 주인공이 더 잘 어울립니다. 특히 현빈의 서구적인 외모는 까칠하지만 매력적인 재벌 2세의 이미지와 잘 맞아 떨어지는데, 그를 스타덤에 올려 놓은 TV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과 <시크릿 가든> 그리고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에서 현빈은 재벌 2세 연기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군입대로 인하여 공백 기간이 길었던 만큼 제대후에는 자신의 익숙한 이미지를 이용하여 복귀할 것이라 저는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빈의 선택은 오히려 사극을 통한 이미지 변신이었습니다. 하긴 군입대 전에도 [만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를 통해 기존의 이미지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있긴 했었습니다. 그리고 현빈의 이미지 변신에 대한 의지는 익숙한 소재를 익숙하지 않은 캐스팅으로 극복하려는 [역린]의 전략과도 맞아 떨어졌습니다.

 

[역린]의 의외의 캐스팅은 현빈 뿐만이 아닙니다. 어쩌면 가장 파격적인 의외의 캐스팅은 정순왕후 역의 한지민과 청부살인업자인 을수 역의 조정석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특히 한지민의 경우는 말 그대로 파격입니다. 왜냐하면 그녀는 정조를 소재로 내세운 드라마로 최고의 인기를 얻었던 <이산>에서 정조의 여인 송연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이산>에서 정조의 여인이었던 한지민이 [역린]에서는 정조의 목숨을 위협하는 정순왕후를 연기했다는 것 자체가 [역린]으로서는 모험이고, 파격입니다. (<이산>에서 정순왕후는 김여진이 연기했었습니다.)

하지만 한지민은 이미 [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로 이미 연기 변신에 성공했었던 전력이 있습니다. [역린]에서 한지민이 섹시한 악녀로서의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장면은 [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과 교묘하게 겹쳐지기도 했습니다. [역린]의 노림수는 바로 그것입니다. 정순왕후로 한지민을 캐스팅한 것은 파격이지만 [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의 이미지를 교묘하게 이용했다는 점에서 위험한 모험만은 아니었던 셈입니다.

하지만 조정석의 경우는 조금 위험했습니다. [건축학개론]에서 코믹한 조연 캐릭터로 인기를 얻은 이후 [관상]에서도 코믹함을 유지했던 그였기에 웃음끼를 싹 뺀 청부살인업자 을수의 연기는 의외의 캐스팅임과 동시에 상당히 낯설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의외의 캐스팅들이 [역린]을 이미 본 듯한 익숙한 영화가 아닌, 새로운 영화로 받아들이게 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음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정조 뿐만 아니라 모두가 주인공이다.

 

[역린]의 또 다른 특징은 주인공이 굉장히 많다는 점입니다.  이 영화는 정조 암살을 소재로 하기 때문에 정조를 위주로 진행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영화를 보니 정조 뿐만 아니라 그 주위의 수 많은 캐릭터들의 분량이 균등하게 분배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저보다 먼저 영화를 본 저희 회사의 여직원들에게 "[역린] 어땠어요?"라고 물으면 한결같은 대답이 "현빈의 비중이 너무 적었어요. 현빈이 주인공같지 않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정조 암살 이야기에서 정조의 비중이 적다는 것은 영화의 중심을 잡아줄 주인공이 약하다는 것을 뜻하고, 영화의 중심이 약하다는 것은 영화가 산만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제가 본 [역린]은 전혀 산만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정조의 비중이 절대적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그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역린]은 한 나라의 왕을 암살하려 시도하는 이야기입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왕의 암살에 얽힌 수 많은 캐릭터들이 난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정치적 이해 관계를 통해 왕을 죽이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가 있을 수 밖에 없고, 그들의 그러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하려면 정작 왕의 비중이 낮아질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그 대표적인 것은 바로 갑수(정재영)와 을수입니다. 어린 시절 광백(조재현)에 의해 살인병기로 키워진 갑수와 을수. 갑수는 일찌감치 궁에 들어가 정조가 신임하는 신하가 되어 노론의 비밀 병기가 되었고, 을수는 정유역변 당시 정조를 죽일 살수로 선택됩니다. 정조의 암살이라는 같은 목적으로 선택된 형제와도 같은 갑수와 을수. 하지만 그들은 결국 지키려는 자와 죽이려는 자로 엇갈립니다.

 

[역린]은 꽤 많은 시간을 그들이 그렇게 엇갈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과거 회상씬으로 설명합니다. 그렇기에 [역린]은 정유역변이 일어난 24시간을 다루고 있지만, 막상 영화는 정유역변에 끼어든 캐릭터를 설명하기 위해 더 많은 이야기를 관객에게 펼쳐 보여줍니다. 

물론 그러한 [역린]의 이야기 전개 방식이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사건 중심이 아닌 캐릭터 중심으로 본다면 산만함보다는 오히려 캐릭터들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셈입니다.

실존 인물로 정유역변 당시 암살범들의 궁중 길 안내자을 맡은 나인 월혜(정은채)와 혜경궁 홍씨(김성령)가 정순왕후를 견제하기 위해 심어둔 어린 견습 나인 복빙(유은미)도 같은 경우입니다. 어쩌면 그냥 지나쳐도 될 주변 인물에 불과한 월혜와 복빙이지만 [역린]은 그들의 캐릭터마저도 애정을 가지고 표현해냅니다.

사실 정조 이야기라고 한다면 정조를 비롯한 정순왕후, 혜경궁 홍씨, 그리고 정조의 호위대장 홍국영(박성웅)등이 먼저 떠오릅니다. 하지만 [역린]은 그들의 캐릭터보다는 갑수, 을수, 월혜, 복빙 등의 캐릭터를 더욱 정성스럽게 완성해냅니다. 이로써 [역린]은 단순한 궁중 암투극이 아닌, 정조의 암살이라는 사건에 휘말린 힘없는 백성들의 모습을 보여준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이 영화의 난립하는 캐릭터의 홍수가 좋았습니다.

 

 

조용한 긴장감과 깊은 여운

 

제가 [역린]이 재미있을 수 있었던 것은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앞서 설명한 '익숙한 소재를 상쇄하는 익숙하지 않은 캐스팅 전략'이 흥미로웠고, 궁중 암투에 머물지 않고, 왕의 암살 사건에 휘말린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였다는 것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좋았던 것은 조용한 긴장감과 마지막 여운이었습니다.

[역린]은 긴장감을 위해 떠들썩하게 호들갑을 떨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조용하게 긴장감을 표현합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영화의 초반 정조에게 정순왕후가 경고하는 장면입니다. "주상이 다치면 내가 강녕하지 않아요."라며 정조의 손을 잡고 웃으며 이야기하는 정순왕후. 그 장면에서 가늘게 떨리는 정조의 눈빛은 언제 폭발할지 모를 긴장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 외에도 정순왕후와 혜경궁 홍씨가 독이 든 차를 가운데 놓고 기 싸움을 하는 장면과 정조가 군권을 거머쥔 훈련대장 구선복(송영창)을 설득하여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장면, 마지막 정유역변을 마무리짓고 정순왕후를 불러 그녀가 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정순왕후에게 경고를 하는 장면 등, [역린]은 아주 조용하게 긴장감을 끌어 올립니다.

이러한 조용한 긴장감은 배우들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력이 뒷받침해줘야 하는데, 그만큼 현빈, 한지만, 김성령 등의 연기가 매우 뛰어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현빈과 한지만은 영화를 보기 전에 '과연 어울릴까?'라고 걱정을 하기도 했는데 막상 영화를 보고나니 그러한 걱정이 기우였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여운도 저는 좋았습니다. 특히 갑수와 을수의 엇갈린 운명은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아팠습니다. 갑수에게 있어서 을수는 동생과도 같습니다. 사실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그들이지만 광백에게 살인병기로 혹독한 훈련을 받으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의지합니다. 그 대표적인 장면이 갑수가 을수에게 이름을 지어주며 하늘에서 내리는 하얀 눈을 함께 받아 먹는 장면입니다.

갑수는 을수를 동생처럼 생각했듯이, 정조에게도 가족의 정을 느꼈습니다. 홍국영에게 갑수의 정체가 드러나고, 믿었던 갑수가 자신을 죽이기 위해 노론이 심어둔 살인 병기라는 사실을 알게된 정조는 충격을 받습니다. 하지만 정조는 갑수가 마음을 바꿔 자신을 지켜주려 했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정조는 갑수에게 "언제부터 나를 살리려 했는가?"라며 묻습니다. 

바로 그 장면에서 영화는 다시 과거 회상씬으로 넘어가는데, 뒤주에 숨은 어린 정조와 그를 찾아낸 갑수. 그 장면에서 갑수는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받아 먹습니다. 갑수가 비를 받아 먹는 것을 본 정조 역시 따라서 받아 먹습니다. 이 장면은 갑수에게 있어서 을수와 마찬가지로, 정조 역시 동생과 같은 존재가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그렇기에 정조를 죽이기 위해 침입한 을수를 막아서는 갑수의 마지막 모습은 애잔했습니다. 비록 살인 병기로 키워졌지만, 갑수에게는 을수도, 정조도 죽으면서까지 지켜주고 싶었던 동생이었던 것입니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말자.

 

물론 [역린]이 100%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닙니다. 월혜와 을수의 사랑이 영화 속에서 좀 더 표현했다면 마지막 여운이 더욱 깊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정조의 최대 적이었던 구선복이 정순왕후를 배신하고 정조의 편에 서는 장면 역시 설득력있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표현하려면 영화가 너무 길어지겠죠. 이들 장면을 포기했어도 [역린]의 러닝타임이 2시간 15분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영화가 끝나고 [역린]에서 자주 인용되었던 중용 23장이 자꾸 머릿 속에서 아른거렸습니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는 옛 가르침. 어쩌면 정조는 그러한 가르침을 받들어 조선을 변화시켰고, 그렇기에 조선 최고의 성군이자 개혁 군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자는 가르침은 비단 조선 시대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지금 이 곳에서도 꼭 필요한 가르침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보니 저희 회사 사훈도 '작은 일을 보다 더 훌륭하게'인데... 평소엔 별 감흥없이 봤던 사훈이 [역린]을 보고나니 더욱 가슴에 와닿습니다.  

 

P.S. 솔직히 정조가 얄미운 구선복에게 통쾌하게 복수하기를 바랬습니다. 그러나 정조가 구선복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으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하지만 실제 역사를 보니 구선복은 정유역변이 끝나고 9년 동안 권세를 누리다가 결국 1786년 정조 10년에 역모 혐의로 능지처사를 당했다고 합니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베어나오고, 겉에 베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중용 23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