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14년 영화이야기

[고질라] - 명예 회복을 위한 거대 액션 한마당

쭈니-1 2014. 5. 19. 17:00

 

 

감독 : 가렛 에드워즈

주연 : 애런 존슨, 와타나베 켄, 브라이언 크랜스톤, 줄리엣 비노쉬, 엘라자베스 올슨

개봉 : 2014년 5월 15일

관람 : 2014년 5월 18일

등급 : 12세 관람가

 

 

크기가 문제라던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고질라]

 

1998년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고질라]가 개봉했었습니다. 당시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유니버셜 솔저],  [스타게이트]로 흥행 감독으로 우뚝 선 이후 [인디펜던스 데이]를 통해 최절정의 흥행력을 과시하던 시기였습니다. [고질라]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인디펜던스 데이]이후 야심차게 준비한 영화인 만큼 [고질라]를 향한 관객들의 기대는 굉장했습니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고질라]에 대해서 'Size Does Matter (문제는 크기)'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러한 선언은 [고질라]가 거대 괴수를 등장시킨 통쾌한  SF, 재난 영화가 될 것이라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자신감 넘치는 선언이었습니다. 이미 뉴욕의 하늘을 가려버리는 외계에서온 거대한 비행체의 습격 [인디펜던스 데이]를 본 관객들은 [고질라] 역시 크기로 압도하는 놀라운 오락 영화가 될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고질라]는 기대이하라는 평을 얻으며 흥행에서도 [인디펜던스 데이]와 비교해서 미지근한 성적표를 받아야 했습니다. 과연 문제가 무엇일까요? [고질라]의 문제는 모든 관심을 크기에만 집중했다는 점입니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크기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영화의 메시지, 스토리 라인 등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다시피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고질라]는 거대한 괴수가 뉴욕을 공격한다는 설정 외에 아무 것도 관객에게 보여주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사실 '고질라'는 일본에서 탄생한 거대 괴수입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1954년에 만들어진 혼다 이시로 감독의 [고지라]가 원조라고 합니다. 혼다 이시로 감독의 [고지라]는 미국의 수소폭탄 실험으로 인해 되살아난 쥬라기의 거대 생물 '고지라'가 도쿄를 순식간에 불바다로 만드는 가운데, 일본의 젊은 과학자 세이자와가 초강력 에너지물질을 이용하여 이를 막아낸다는 내용의 SF영화라고 합니다.

혼다 이시로 감독의 [고지라]에서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1954년이 가지는 의미입니다. 1954년은 미국이 수소폭탄인 3F 폭탄을 개발하여 3월 1일 비키니에서 실험한 해이기도 합니다. 이미 1945년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위력을 경험했던 일본으로서는 위력이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1천배가량이라는 수소폭탄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고, 그러한 경계심이 혼다 이시로 감독의 [고지라]에 표현되었다고 합니다. 

혼다 이시로 감독의 [고지라]는 흥행에 성공했고, 이후 수십편의 [고지라] 후속편이 제작되었는데,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이후의 '고지라'는 점차 인간의 수호신으로 그려졌다고 합니다.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고지라'의 인기가 높아지자, 자연스럽게 '고지라'의 성격 또한 바뀐 셈입니다. 문제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이러한 '고지라'에 대한 이해없이 [고질라]를 통해 무조건 거대 괴수 습격 영화로 그려냈다는 점입니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고질라]에는 핵에 대한 경고도 부족했고, 매력적인 거대 괴수 '고지라'의 캐릭터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죠.

 

 

2014년 [고질라]는 무엇이 달라졌는가?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고질라]이후 할리우드에서 '고질라'의 영화화는 무려 15년동안 깜깜 무소식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거대한 괴수 '고질라'를 제대로 영화화하려면 엄청난 제작비가 들어가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고질라]만 해도 순수 제작비가 1억3천만 달러가 들어갔습니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고질라]와 같은 미지근한 흥행 성적으로는 2편을 만드는 것 자체가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고질라] 프로젝트는 2014년이 되어서야 가렛 에드워즈 감독에 의해 드디어 기나긴 잠에서 깨어납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가렛 에드워즈일까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처럼 흥행성을 인정받은 감독조차 [고질라]의 만족스러운 흥행을 이끌어내지 못했는데, 흥행성이 불분명한 영국의 신예 감독이라니...

사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2010년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몬스터즈]를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신인급 감독입니다. [몬스터즈]는 2009년 태양계에서 외계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발견한 우주 탐사선이 외계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돌아오는 중 멕시코에 추락하고, 이후 나타나기 시작한 괴생명체로 인해 멕시코의 절반이 감염구역으로 지정되어 격리된다는 설정으로 시작하는 SF영화입니다. 삼류 사진작가인 앤드류는 출판사 사장의 딸을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오기 위해 감염구역의 중심을 지나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되고, 무방비 상태로 들어간 감염구역에서 괴생명체와 맞딱뜨리게 된다고 합니다. 

워너 브라더스가 가렛 에드워즈에게 [고질라]의 메가폰을 쥐어준 것은 그만큼 [몬스터즈]가 만족스러웠다는 것을 뜻합니다. ([몬스터즈]는 5월 29일 국내 개봉 예정입니다.) 특히 [몬스터즈]가 저예산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점이 워너 브라더스가 가렛 에드워즈를 선택한 가장 큰 요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고질라]를 15년전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쓴 제작비에서 불과 3천만 달러가 늘어난 1억6천만 달러로 완성해냈습니다.

 

물론 1억 6천만 달러가 결코 작은 돈은 아닙니다. 하지만 가렛 에드워즈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주장한 크기를 유지하면서도 제작비를 최대한 억제했습니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을 선택한 워너 브라더스의 선택이 어느 정도는 옳았던 셈입니다.

하지만 워너 브라더스가 [고질라]의 제작비를 줄이는 것만을 위해 가렛 에드워즈 감독을 선택한 것은 아닙니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고질라]가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고질라]와 비교해서 가장 달라진 부분은 일본의 '고지라' 영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고질라]는 1999년 필리핀 광산의 붕괴 사건으로 영화를 시작합니다. 광산이 붕괴되면서 거대한 괴생물체의 화석이 발견됩니다. 그리고 곧바로 영화의 무대는 일본으로 옮겨지는데, 알수 없는 원인으로 핵발전소의 방사능이 유출되고, 이 사건으로 미국의 핵발전소 과학자 조 브로디(브라이언 크랜스톤)는 아내인 산드라 브로디(줄리엣 비노쉬)를 잃게 됩니다.

공교롭게도 영화에서 방사능 유출로 버려진 죽음의 도시 잔지라는 2011년 3월 11에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떠오르게 합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일본 동북부 지방을 관통한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로 인하여 후쿠시마 현에 위치해 있던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이 누출된 사고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따오르게 하는 이러한 도입부 장면들을 통해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자연스럽게 핵에 대한 위험이라는 원작 영화 [고지라]의 주제 의식을 고스란히 따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게다가 '무토'의 등장은 핵의 위험성, 경고의 주제 의식을 더욱 강화시킵니다. 대기의 방사능 농도가 지금보다 높았던 원시지구에서 살다가 대기의 방사능 농도가 낮아지면서 수십만년 동안 지구 내핵에 가까운 땅속에 묻혀 있었는데, 인간이 핵폭탄, 핵발전소, 핵잠수함 등을 만들자 이를 양분삼아 땅위로 올라온 '미확인 거대 생물체'(Massive Unidentified Target Organism)의 약자인 '무토'(M.U.T.O). '무토'는 1954년 혼다 이시로 감독의 [고지라]에서 미국의 수소 폭탄으로 부활한 '고지라'를 떠오르게 합니다.

 

 

'고지라'의 명예를 회복하다.

 

여기서 잠깐... 아직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고질라]를 보지못한 분이라면 일본과 미국을 공격하는 거대 괴수가 '고질라'가 아닌 '무토'라는 점을 의아하게 생각하실 것입니다. (영화를 아직 안보신 분이라면 이쯤에서 이 글을 읽지 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앞서 일본의 '고지라' 시리즈를 설명하면서 '고지라'의 인기가 높아지며 '고지라'는 자연스럽게 인류를 위협하는 거대 괴수에서 인류의 수호신 역할로 캐릭터 성격이 바뀐다고 소개했었습니다. 놀랍게도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바로 그러한 점을 이용하여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고질라]와 차별화시켜며, 원작에 더욱 가깝게 접근합니다.

그렇습니다. 이 영화에서 인류를 위협하는 것은 방사능을 먹이로 하는 거대 생물체 '무토'입니다. '무토'는 일본의 잔지라를 덮친데 이어 15년 후에는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로 진격하며 미해군을 긴장시킵니다. 이렇게 '무토'가 악역을 자처하며 자연스럽게 '고질라'는 인류의 수호신이라는 이전의 명성을 되찾습니다.

미해군의 함장인 윌리엄 제독은 '무토'와 '고질라'를 한편으로 보고, 둘다 공격할 것을 명령하지만 일본인 연구자인 세리자와(와타나베 켄)는 '고질라'는 '무토'로 인하여 무너진 자연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윌리엄 제독을 막아섭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세리자와는 혼다 이시로 감독의 [고지라]에서 마지막까지 '고지라'와 맞서 싸웠던 일본의 젊은 과학자의 이름입니다. 그만큼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과는 달리 원작에 대한 존경을 자신의 영화 [고질라]에 담은 것입니다.

 

이렇게 악역은 '무토'에게 시키고, '고질라'는 인류의 수호신으로 위상의 높아지면서 이 두 괴수 캐릭터의 외형도 흥미롭게 변하였습니다. 저는 '무토'를 보며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바로 바퀴벌레입니다. 곤충 중에서 우리 인류에게 가장 혐오스러움을 안겨주는 바퀴벨레. '무토'는 이렇게 생긴 것자체가 비호감인 셈입니다.

구피는 저와는 달리 '무토'를 보며 '에일리언'이 떠올랐다고 하네요. '무토가 바퀴벌레를 닮았든, '에일이언'을 닮았든,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그 혐오스러운 외형만으로도 인류의 적이 되기에 충분한 악역인 셈이니까요.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바퀴벌레를 무서워하며, 밟아 죽이는 것처럼)

그렇다면 '고질라'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고질라]에서 '고질라'는 포악한 괴수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가렛 에드워즈의 [고질라]에서 '고질라'는 우리에게 친숙한 공룡과 닮아 있습니다. 실제 영화의 초반 조의 어린 아들 포드는 공룡 피규어를 가지고 노는 장면이 나올 만큼 공룡은 우리에게 친숙함을 안겨줍니다. 혐오스러운 거대한 바퀴벌레와 거대하지만 친숙한 이미지의 공룡의 대결.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이렇게 치밀하게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고질라'를 응원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고질라]와 비교해서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고질라]는 이렇듯 같은 소재로도 너무 많이 다릅니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원작 영화가 가지고 있는 주제 의식과 '고지라'라는 캐릭터의 성격을 고스란히 자신의 영화 [고질라]에 표현함으로써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했던 실수를 교묘하게 피해 가고 있습니다.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 인간은 그저 작은 존재일뿐

 

인류가 만들어 놓은 방사능을 먹으며 점차 거대해지는 '무토'. 그리고 '무토'가 일으키는 자연의 불균형을 맞추기 위해 '무토'와 싸우는 '고질라'.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고질라]는 인류 VS '고질라'라는 케케묵은 대결 구도를 포기하고 '무토' VS '고질라'라는 거대 괴수끼리의 대결로 영화의 스토리를 전개시킵니다.

수십층짜리 건물 크기의 '무토'와 '고질라'의 거대한 싸움에서 인류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는 15년전 사고로 아내를 잃은 조 브로디가 사고의 원흉인 거대 괴수를 물리치며 원수를 갚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는 초반에 허무하게 죽어버립니다.

조 브로디가 죽은 후, 15년 전 사고로 엄마를 잃고, 이제 아버지마저 잃은 포드 브로디(애런 존슨)가 아버지의 뒤를 이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예상 외로 그는 무기력합니다. 폭탄 해체 군인인 포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내  엘 브로디(엘리자베스 올슨)의 곁으로 돌아가기 위해 갖은 고생을 할 뿐, '무토'를 없애는 일에 그 어떤 기여도 하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고질라'가 마지막 순간 '무토'를 없애고 유유히 바다로 돌아가는 장면에서 '고질라가 도시를 구했다'라며 사람들은 환호합니다. '무토'를 없애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했던 조와 포드 브로디 부자는 물론 미해군도 거대한 '무토' 앞에서 무기력하며 [고질라]는 거대한 자연 앞에서 무기력할 수 밖에 없는 보잘것 없는 인류의 존재를 표현해냅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최대 기대작인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남매 지간인 피에트로 막시모프(퀵실버)와 완다 막시모프(스칼렛 위치)로 캐스팅된 애런 존스와 엘리자베스 올슨이 이 영화에서는 부부로 출연한다는 점입니다.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보기 전 이 두 배우의 연기 앙상블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듯.

 

솔직히 저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고질라]보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고질라]가 더 좋았습니다. '무토'와 '고질라'가 대결을 펼치며 영화의 스케일이 커진 것도 오락 영화로서의 재미에 기여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고질라]의 제작비가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영화의 스펙타클한 재미는 '무토'와 '고질라'의 대결에 맡기고 포드는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대재앙 속에서 가족에게 돌아가려는 발버둥으로 드라마적 요소를 채웁니다. 이로써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고질라]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고질라]와 비교해서 원작에 대한 이해도는 물론이고, 영화의 스케일과 드라마적 요소를 강화시키는 효과를 본 것입니다.

영화가 끝나고 웅이는 우리나라판 '고지라'인 [용가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용가리]는 거대 괴수 '용가리'가 외계 생명체의 조종을 받고 인류를 공격하다가, 나중에는 인류를 도와 외계 생명체와 맞서 싸운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고질라]와 비교하면서 보면 재미있을 듯합니다. 구피는 [고질라]가 그다지 재미없었던 모양입니다. 하긴 거대 괴수끼리 서로 싸우는 영화라니... 여성인 구피의 입장에서는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우리는 인류가 힘을 합쳐 거대 괴수를 무찌르는 내용에 익숙해 있으니까요. 

[고질라]는 북미에서 5월 16일에 개봉해서 개봉 첫주 9천3백만 달러의 흥행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습니다. 이 정도면 성공적인 북미 박스오피스 데뷔인 듯한데... 과연 다른 관객들은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고질라]와 달라도 너무 다른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고질라]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해집니다.

 

세리자와는 이런 말을 했다.

인간들이 자연을 통제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라고...

'무토'와 '고질라'의 대결을 보며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인간의 무기력함

우리 인류는 얼마나 많은 거대한 자연 재해 앞에서 무기력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