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은 왜 박쥐가 되었는가?
'시빌 워'는 마블 유니버스에서 엄청난 영향을 끼쳤습니다. 특히 널리 알려진 마블의 슈퍼 히어로들은 '시빌 워'의 폭풍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했는데, 그 대표적인 슈퍼 히어로가 바로 스파이더맨과 캡틴 아메리카, 그리고 아이언맨입니다.
그들은 한때 '어벤져스'라는 팀을 이뤄 지구를 지키는 동료였지만, 초인등록법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맞서 싸워야하는 적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시빌 워'는 이들 슈퍼 히어로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쳤을까요? 먼저 '시빌 워'가 스파이더맨에게 끼친 영향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특이하게도 스파이더맨은 초인등록법의 찬성파에 섰다가, 나중에 반대파로 돌아섰습니다. 나쁘게 말한다면 박쥐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쥐라고 하니까 배트맨이 생각나는데, 제가 언급한 박쥐는 배트맨이 아닌, 짐승과 새의 싸움에서 짐승이 유리할 땐 짐승의 편에 섰다가, 새가 유리할 땐 새의 편에 섰던, 결국 짐승과 새에게 모두 왕따를 당했던 동화 속 박쥐의 일컫는 것입니다.
하지만 <시빌 워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스파이더맨의 입장에서 그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사정을 설명합니다. 자신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벌였던 스파이더맨은 자신의 정체를 대중에게 공개하면서까지 초인등록법의 찬성파가 되었을까요? 그리고 왜 자신의 정체가 대중에 공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초인등록법의 반대파로 돌아섰을까요?
토니 스타크에 대한 피터 파커의 믿음
제가 마블 코믹스를 모두 읽은 것이 아니기에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시빌 워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 스파이더맨, 즉 피터 파커는 아이언맨인 토니 스타크에 대한 믿음이 강했습니다. 그를 보스라고 부르며 그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할 기세로 말입니다.
<시빌 워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 초인등록법을 강하게 밀어부친 토니 스타크는 피터 파커에게 묻습니다. "이건 초인들을 중간에서 갈라놓을 거야. 피터. 그래서 난 네가 어느 편에 설 것인지를 알아야겠어."
이에 피터 파커는 가족 회의를 소집합니다. 메이 숙모와 아내인 엠제이에게 어떠한 결정을 내려야할지 물은 것이죠. 그리고 결국 메이 숙모의 조언에 이제는 당당하게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떳떳하게 슈퍼 히어로로서의 활약을 하겠다고 결심합니다.
그리고 결국 토니 스타크에게 이렇게 대답합니다. "당신은 엠제이, 그리고 메이 숙모에게 친절을 베풀었어요. 당신은 우리 곁에 있어 줬어요. 당신은... 나한테는 아버지와 같았어요. 난 무슨 일이 생겨도 당신 편에 설 거라고 약속했어요. 난 내가 한 약속을 지켜요. 토니."
피터 파커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감추던 마스크를 벗어버립니다. 그리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제 이름은 피터 파커이고, 열다섯 살때부터 스파이더맨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피터 파커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크나큰 잘못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빠르게 바로잡다.
스파이더맨이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었음을 깨닫는데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토니 스타크와 리드 리처드가 복제한 토르가 초인등록법 반대파인 골리앗을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토니가 초인등록법을 반대하는 슈퍼 히어로들을 가두는 네거티브 존의 실상을 두 눈으로 본 이후 스파이더맨은 더 이상 토니 스타크의 편이 되지 못합니다. 그는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바로 고치기 위해 새로운 모험을 감행합니다.
난 정말 끔찍한,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어. 난 그 실수와 그걸 만회하기 위해 앞으로 할 모든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할 거야. 하지만 난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걸 해야하고 지금 당장은... 맙소사. 난 편을 잘못 택했다는 걸 깨달았어... 난...
이후 스파이더맨은 아이언맨과의 결투를 하게 되고 무사히 아이언맨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캡틴 아메리카가 이끄는 반대파에서 활약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스파이더맨의 정체가 밝혀졌고, 더이상 토니 스타크의 보호마저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메이 숙모와 엠제이는 도망자 신세가 됩니다.
그리고 결국 스파이더맨에게 앙심을 품고 있는 우리에겐 킹핀으로 더 잘 알려진 피스크의 사주로 피터 파커와 메이 숙모, 그리고 엠제이는 암살자의 표적이 됩니다. 암살자의 총탄에 맞아 쓰러지는 메이 숙모. <시빌 워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뒷이야기는 <스파이더맨 : 백 인 블랙>으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시빌 워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보며 피터 파커에 대한 제 사랑이 더욱 커졌습니다. 비록 그는 잘못된 선택으로 인하여 초인등록법의 찬성파와 반대파를 두루 경험하게 되지만, 자신의 잘못된 선택을 바로 잡기 위한 용감한 행동을 했습니다. 분명 자신의 정체가 드러난 상황에서 초인등록법 반대파로 돌아서는 것은 자신에게도, 그리고 그가 사랑하는 가족에게도 좋을 것이 없었지만, 그러한 득실을 따지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모습. 역시 스파이더맨다웠습니다. 그나저나 암살자의 총알을 맞아 쓰러진 메이 숙모는 어떻게 되었는지 어서 빨리 <스파이더맨 : 백 인 블랙>을 봐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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