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이야기들/MARVEL COMICS

<헐크 : 플래닛 헐크> - 월드 브레이커 '헐크'의 슬픈 숙명

쭈니-1 2014. 1. 7. 11:28

 

 

'헐크'는 어디에?

 

솔직히 제가 갑자기 마블 코믹스의 재미에 푹 빠지게된 계기는 [어벤져스]를 비롯한 마블 코믹스의 슈퍼 히어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들 덕분입니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그리고 단독 영화는 없지만 [어벤져스]에서 톡톡히 활약한 블랙 위도우, 호크아이와 닉 퓨리까지... 영화에서 미처 표현하지 못한 이들의 진면목을 마블 코믹스에서 만나는 것은 굉장히 매력적인 일이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혹시 눈썰미가 좋으신 분이라면 위에 언급한 슈퍼 히어로 중에서 단 한명의 캐릭터가 빠졌음을 눈치채셨을 것입니다. 맞습니다. 이미 2003년 이안 감독에 의해 영화 [헐크]로 첫 선을 보인 이후, 2008년 루이스 리터리어 감독에 의해 [인크레더블 헐크]로 재탄생한 우리의 녹색 괴물 '헐크'입니다. 

'헐크'는 두 편의 영화와 더불어 [어벤져스]에서도 높은 비중으로 맹활약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읽은 마블 코믹스인 <토르 옴니버스>, <어벤저스 디스 어셈블드>, <하우스 오브 엠>, <시크릿 워>에서 '헐크'의 흔적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과연 우리의 '헐크'는 도대체 어디에 있었던 것일까요?

 

 

 

동료들에게 버림을 받은 '헐크'

 

라그나르토(신들의 전쟁)로 인하여 아스가르드가 최후를 맞이하며 '토르'는 깊은 죽음과도 같은 잠에 빠져야 했습니다.(토르 옴니버스)  스칼렛 위치의 광기로 인하여 '어벤져스' 역시 위기에 빠졌고, '엑스맨'을 비롯한 뮤턴트들은 멸족의 위기에 몰리기도 했습니다.(어벤저스 디스 어셈블드, 하우스 오브 엠) 닉 퓨리는 악의 근원 라트베리아 정부를 전복시키겠다는 야망으로 독단적인 계획을 실천해 옮겼다가 쉴드의 국장 자리에서 쫓겨나 도망자 신세가 되었습니다.(시크릿 워) 이 격동의 시기에 도대체 '헐크'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요?

하지만 우리는 '헐크'의 부재를 탓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헐크 : 플래닛 헐크>의 첫 장을 넘기면 동료라고 생각한 슈퍼 히어로들에게 버림을 받고 먼 우주로 유배된 '헐크'의 분노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판타스틱 포'의 리드 리차드와 '아이언맨'인 토니 스타크, 닥터 스트레인지는 '헐크'에게 인류와 '헐크'를 모두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그를 지구에서 내쫓은 것입니다. 

그러나 리드 리차드가 약속한 지적 생명체가 없는 평화로운 행성이라는 말과는 달리 '헐크'가 도착한 곳은 사카아르라는 레드 킹의 독재가 펼쳐지고 있는 야만의 땅이었습니다. 복종 디스크가 강제로 삽입된 '헐크'는 그곳에서 노예로 팔려가 사카아르 최강의 검투사가 됩니다.

 

 

사카아르에서 진정한 동료를 만나다.

 

<헐크 : 플래닛 헐크>는 동료 슈퍼 히어로에게 버림을 받아 낯선 행성 사카아르로 쫓겨난 '헐크'가 그곳에서 최강의 검투사가 되고, 독재자인 레드 킹에 맞서 사카아르를 해방시키는 영웅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헐크'는 새로운 동료들을 만나게 됩니다. '헐크'를 배신하고 버리는 가짜 동료가 아닌, 진정 그를 믿고 따르는 진정한 동료들을 만나게 된 것이죠.

약삭빠른 미에크, 무시무시한 브루드, 현명한 바위인간 코르그, 섀도 전사 히로임, 반역을 일으킨 귀족출신 엘로이와 그녀의 충직한 근위병 스키 등... '헐크'는 사카아르의 온갖 무시무시한 외계 괴물과 싸워 이기고, 우연히 사카아르에 들렀다가 '헐크'와 마찬가지로 노예 검투사 신세가 된 실버 서퍼(네, 맞습니다. [판타스픽 포 : 실버 서퍼의 위협]에 나왔던 그 실버 서퍼입니다.)와도 맞대결을 펼친 끝에 그를 해방시키기도 합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사카아르에서 '헐크'는 진정한 사랑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레드 킹의 근위병이었던 여전사 케이에라입니다. <헐크 : 플래닛 헐크>의 후반부에서 레드 킹을 몰아내고 사카아르의 새로운 황제가 된 '헐크'는 비로서 평화로운 삶을 맞이하게 됩니다.

 

 

월드 브레이커로서의 '헐크'의 숙명

 

만약 이대로 <헐크 : 플래닛 헐크>가 끝을 맺었다면 '헐크'는 해피엔딩을 맞이했을 것입니다. 사카아르 행성에서 행복한 삶을 시작한 '헐크'는 자신을 배신한 지구로 돌아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헐크'는 잊혀진 존재가 될테지요. 하지만 '헐크'의 운명은 평화가 아닌 월드 브레이커, 즉 파괴였습니다.

'헐크'가 지구에서부터 타고온 우주선의 폭발로 케이에라는 죽고 사카아르는 멸망을 맞이합니다. 겨우 살아남은 동료들과 함께 '헐크'는 복수를 다짐합니다. 자신을 지구에서 내쫓은 것만으로도 부족해서 죽이려했던 지구의 배신자들에게...

<헐크 : 플래닛 헐크>는 분명 우리가 알고 있는 '헐크'와는 사뭇 다릅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헐크'는 브루스 배너가 극도의 분노를 느낄 경우에만 녹색 괴물 '헐크'로 변합니다. 하지만 <헐크 : 플래닛 헐크>에서 블루스 배너는 '헐크'의 승낙이 있는 경우에만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약한 존재로 표현됩니다. 그렇기에 <헐크 : 플래닛 헐크>는 뛰어난 스토리 구조에도 불구하고 영화화되기 어렵다는 판정을 받기도 했습니다. ([어벤져스]에서 브루스 배너 역을 연기한 마크 러팔로를 포기할 수 없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헐크 : 플래닛 헐크>는 제게 꽤 인성적이었습니다. 비록 내가 알고 있던 '헐크'와는 이질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지만 자신의 감정을 조절못하는 녹색 괴물 '헐크'가 아닌 월드 브레이커의 슬픈 숙명을 타고난 '헐크'의 가슴 아픈 이야기이기에 더욱 그러했습니다. 그렇게 슬픈 숙명으로 사카아르를 멸망시킨 '헐크'는 지구에 복수를 결심합니다. 월드 브레이커 '헐크'의 슬픈 숙명은 지구로 넘어와 <헐크 : 월드 워 헐크>로 이어집니다.

 

 

 

 

 

 

 

 

 

제게 필요한 것은 손가락 추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소중한 댓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