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이야기들/MARVEL COMICS

<어벤저스 디스어셈블드> - 슈퍼 히어로 집단 '어벤저스'의 최악의 하루

쭈니-1 2013. 11. 21. 10:03

 

 

이 모든 호기심의 시작은 <토르 옴니버스>부터였다.

 

<토르 옴니버스>의 도입 부분, 묠니르가 지구에 떨어지고 6개월 후의 장면에서 등장하는 것은 '판타스틱 4'의 리드와 수의 대화였습니다. 슈퍼 히어로들의 회합에 참가한 리드는 '아이언맨'인 토니 스타크로부터 앞으로 미국 정부가 추진할 초인등록법에 대한 설명을 듣습니다. 수는 회합의 결과에 대해 리드에게 묻습니다.

초인등록법이란 초능력이 있거나 코스튬을 입었거나 뮤턴트인 슈퍼 히어로들이 미국 정부에 정체를 공개하고 쉴드에서 새로 창설하는 국제안보팀의 일원으로 국가의 통제를 받으며 슈퍼 히어로 활동을 해야 한다는 법안입니다. 이를 거부하는 이들은 더이상 슈퍼 히어로가 아닌 적으로 간주되는 것이죠. 토니 스타크는 "법안이 표결에 붙이기 전에 우리부터 솔선해서 지지 의사를 표명해야 한다고 생각해. 이런 일이라면 기꺼이 우리부터 나서야지."라며 동료들을 설득합니다.

초인등록법. 어찌보면 [엑스맨 2]에서 안티 뮤턴트 집단의 우두머리인 스트라이커 장군의 추진한 뮤턴트 등록법안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초인등록법은 마블 코믹스의 슈퍼 히어로들에겐 중대한 사건일 것입니다. 그래서 <토르 옴니버스>을 읽은 후 마블 코믹스의 초인등록법에 대해서 좀 더 알아봤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초인등록법으로 인하여 슈퍼 히어로들끼리의 대립을 그린 <시빌 워>를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장 <시빌 워>를 읽을 수는 없었습니다. <시빌 워>를 촉발시킨 사건을 다룬 <어벤저스 디스어셈블드>와 <하우스 오브 엠>을 먼저 읽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슈퍼 히어로 집단인 '어벤저스'의 해체를 다룬 <어벤저스 디스어셈블드>. 이제 저는 슈퍼 히어로들이 처한 끔찍한 하루간의 악몽을 여러분에게 소개하려합니다. 

 

 

앤트맨의 죽음, 하지만 그것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어벤저스 디스어셈블드>의 시작은 어벤저스 맨션에서 호크아이, 쉬헐크, 앤트맨 등이 사사로운 대화를 나누는 장면부터입니다. 사실 이들 멤버 중에서 제게 익숙한 것은 호크아이 뿐이었지만, 인류의 위협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슈퍼 히어로들이 음담패설을 나누는 장면은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여유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어벤저스 맨션에 침입자가 등장하는데 침입자의 정체는 바로 잭 오브 하츠입니다. 잭 오브 하츠는 제게 낯선 슈퍼 히어로이지만, <어벤저스 디스어셈블드>의 옮긴이의 해설에 의하면 그는 앤트맨의 딸을 아동살해범의 손에서 구해준 후 죽음을 당했다고 합니다. 결국 죽은 동료가 살아서 돌아온 것이죠.

당연히 앤트맨은 반가운 마음에 잭 오브 하츠에게 달려갑니다. 하지만 잭 오브 하츠는 "미안해."라는 한마디만 남긴채 자폭하고 그로 인하여 앤트맨은 죽음을 당합니다.

시작부터 앤트맨의 죽음이라니... 사실 앤트맨은 아직 영화로 소개되지 않은 슈퍼 히어로이기에 제겐 낯선 존재이지만, 마블 코믹스의 세계관에서 앤트맨은 '어벤저스'의 원년 멤버로 꽤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슈퍼 히어로라고 합니다. 그런데 <어벤저스 디스어셈블드>는 그러한 앤트맨을 시작부터 죽인 것입니다.

 

하지만 앤트맨의 죽음은 두려울 것이 없는 슈퍼 히어로들에게 닥친 최악의 하루의 시작일 뿐입니다. 같은 시간 미국의 국방장관의 자격으로 UN에서 연설하던 토니 스타크는 떨쳐낸줄 알았던 알코올 중독 증상을 보이며 UN에서 최악의 난동을 부리고, 역시 '어벤저스'의 멤버인 비전이 나타나 입에서 울트론을 내뿜이며 "알아줘.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서는... 나도 크나큰 수치로 여기고 있으니..."라며 이 모든 행위가 자신의 뜻이 아님을 밝힙니다.

여기서 잠깐 울트론이 무엇이냐... 라는 궁금증이 생기죠? 울트론은 2015년에 개봉 예정인 [어벤저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어벤저스'를 최악의 위기로 몰고갈 최강의 적이라고 합니다.

결국 앤트맨의 죽음과 울트론의 등장으로 쉬헐크는 폭주하고 맙니다. 쉬헐크는 브루스 배너의 사촌으로 배너에게 수혈을 받고 쉬헐크가 되었다고 합니다. 브루스 배너의 '헐크'는 통제가 불가능하지만 쉬헐크는 '헐크'에 비해 자신을 통제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쉬헐크는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결국 비전을 죽이고, 다른 동료들마저 부상당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라고 생각한다면 역시 오산입니다. 이번엔 크리 행성의 함대가 공격을 합니다. 그리고 그 크리 행성의 함대를 막기 위해 호크아이가 크리 행성의 함대와 자폭을 합니다. 호크아이라면 비록 단독 영화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토르 : 천둥의 신], [어벤져스]를 통해 우리에게도 익숙한 슈퍼 히어로입니다. <어벤저스 디스 어셈블드>는 시작하자마자 순식간에 앤트맨과 비전, 호크 아이를 죽이고, '어벤저스' 멤버들을 멘붕으로 빠뜨립니다.

 

 

이 모든 것이 스칼렛 위치 때문이다.

 

도대체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슈퍼 히어로 앞에 닥터 스트레인지가 나타납니다. 그는 <토르 옴니버스>에서도 토르를 도와 토르의 묠니르를 고쳐줬던 인물입니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이 모든 것이 현실 왜곡이라는 강력한 마법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강력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이는 스칼렛 위치 뿐이리고 이야기합니다.

현실 왜곡이란 상상이 곧 현실이 되는 그야말로 최강의 마법입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강력한 마법을 벌인 스칼렛 위치는 누구이며, 왜 이런 끔찍한 짓을 벌인 것일까요?

여기서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스칼렛 위치는 바로 매그니토의 딸이라는 점입니다.  매그니토라면 영화 [엑스맨]의 악당입니다. 뮤턴트인 그는 인간과 뮤턴트가 평화롭게 공존하며 사는 세상을 꿈꾼 찰스 자비에 교수와는 달리 강력한 힘을 가진 뮤턴트가 인간을 지배해야한다는 야망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악당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스칼렛 위치는 불우한 자신의 어린 시절 때문인지, 평범한 삶을 동경했고, 결국 아기를 낳을 수 없는 몸임에도 불구하고 현실 왜곡을 통해 자신의 아이들을 만듭니다. 하지만 그녀의 아이들이 허구임을 안 스칼렛 위치의 스승 애거사 하크니스가 현실을 되돌리고, 스칼렛 위치의 기억을 지웁니다. 그러나 지워진 스칼렛 위치의 기억이 되살아난 것이죠. 이 모든 것은 있지도 않은 자신의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스칼렛 위치의 분노와 상상에 의한 현실왜곡이 만들어낸 비극인 것이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벤저스'의 멤버였으며, 친구였던 스칼렛 위치가 그러한 끔찍한 일을 벌였다는 것을 슈퍼 히어로들은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비전은 스칼렛 위치의 남편이기도 합니다. 스칼렛 위치는 남편까지 죽음으로 몰고가며 이 거대한 비극을 이루어놓은 것입니다.

결국 스칼렛 위치의 집으로 몰려간 슈퍼 히어로들과 닥터 스트레인지로 인하여 스칼렛 위치의 광기는 멈춥니다. 그리고 매그니토가 스칼렛 위치를 데려감으로서 사건은 마무리됩니다.

하지만 그 여파는 대단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어벤저스'는 해체된 것입니다. 부숴진 어벤저스 멘션에 모은 멤버들은 '어벤저스' 멤버가 되어 활약한 자신들의 추억을 이야기합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추억을 이야기하면서 그들의 추억이 담긴 당시의 코믹스가 등장하는데 현재와 코믹스와는 전혀 다른 원색 계열의 조금은 유치한 그림체가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마블 코믹스의 유구한 역사와 그 속에서 변화된 그림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작은 선물인 셈이죠.    

이제 '어벤저스'는 공식적으로 해체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아마도 없겠죠? <어벤저스 디스어셈블드>는 '어벤저스'의 끔찍한 하루와 그로인한 해체를 다루고 있지만 그것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됩니다. 당장 <하우스 오브 엠>을 통해 매그니토, 사비에 교수도 막지 못한 스칼렛 위치의 슬픈 광기는 계속 될 것이며 <시빌 워>를 거쳐 마블의 슈퍼 히어로들은 격변의 시간을 겪기 때문입니다. 

 

 

초보팬에겐 혼란스러운 <어벤저스 디스어셈블드>

 

<어벤저스 디스어셈블드>는 저와 같은 마블 코믹스에 막 입문한 초보팬에게는 꽤 충격적이면서 혼란스러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단 하루간의 사건을 다뤘지만 그로인한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입니다. 

대개 슈퍼 히어로 영화에서는 최악의 악당이 등장하고, 그러한 악당을 막기 위한 슈퍼 히어로의 활약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벤저스 디스어셈블드>에서 이 모든 충격적인 사건을 저지른 이는 동료이자 친구였고, 스칼렛 위치가 그러한 짓을 저지른 이유 역시 동정의 여지가 있는 슬픈 사연 때문이었습니다.

선과 악의 붕괴. 어쩌면 그것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벤저스 디스어셈블드>에 담겨진 사건은 복잡합니다. 이후 진행될 <하우스 오브 엠>과 <시빌 워> 역시 특정된 악당 없이 슈퍼 히어로간의 반목과 대립을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혼란을 겪은 이후 새로운 '어벤저스'가 탄생하는 것이겠죠. 그러한 새로운 '어벤저스'의 탄생을 위해 저는 이러한 혼란을 좀 더 즐겨야 겠습니다.

 

 

 

 

 

 

제게 필요한 것은 손가락 추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소중한 댓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