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13년 영화이야기

[열한시] - 그는 세상을 이해하지만 왜 그런지는 몰랐다.

쭈니-1 2013. 11. 29. 13:40

 

감독 : 김현석

주연 : 정재영, 최다니엘, 김옥빈, 이대연, 박철민, 신다은, 이건주

개봉 : 2013년 11월 28일

관람 : 2013년 11월 28일

등급 : 15세 관람가

 

 

나는 시간여행 영화가 좋다.

 

아마도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였을 것입니다. 명절특선영화로 TV에서 [빽 투 더 퓨쳐]가 방영되었었습니다. TV에서 방영하는 영화가 제가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영화였던 시절, 저는 [빽 투 더 퓨쳐]에 흠뻑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그 이후 2편과 3편은 용돈을 모아 극장에서 봤었습니다. [빽 투 더 퓨쳐 3부작]은 한달치 용돈을 쏟아부어도 아깝지 않을 만큼 너무나도 재미있었던 영화였습니다.

제가 [빽 투 더 퓨쳐]를 좋아하게된 이유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유기적인 연결 때문입니다. 과거의 무엇이 바뀌면 현재와 미래도 바뀌는 어쩌면 당연하지만 굉장히 복잡할 수 밖에 없는 스토리 라인을 [빽 투 더 퓨쳐 3부작]은 재미있게 엮어낸 것입니다. 그 이후 저는 시간여행 소재의 영화는 무조건 챙겨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시간여행 소재의 영화들은 제게 만족보다는 실망에 가까웠습니다. 특히 [언니가 간다], [천군]은 시간여행을 그저 단순히 코미디의 소재로 이용했을 뿐입니다. [빽 투 더 퓨쳐 3부작]과 같은 과거와 현재, 미래의 유기적인 연결보다는 현재에서 과거로간 주인공들의 해프닝에 초점을 맞춘 것이죠.

그나마 [귀천도]와 [2009 로스트 메모리즈]가 제겐 만족스러운 우리나라의 시간여행 영화였습니다. 특히 [2009 로스트 메모리즈]의 경우는 개봉 당시 혹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참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납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열한시]가 개봉하였습니다. [열한시]는 시간여행과 스릴러의 장르를 혼합하는 실험을 선보이며 시간여행 영화를 좋아하는 제 기대감을 높여 놓았습니다.       

 

하지만 [열한시]를 보기 전에 우연히 보게된 어느 기자의 리뷰를 읽으며 제 기대감은 한풀 꺾이고 말았습니다. 그는 [열한시]를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다 아무 것도 못담았다.'라고 결론지었습니다. 그는 [열한시]의 리뷰에서 타임머신, 스릴러적 요소, 멜로 드라마와 개그까지 혼합되어 있는 'SF 시간추적 코믹 멜로 타임스릴러'라며 비꼬았습니다.

결국 [열한시]에 대한 기대감을 어느 정도는 덜어낸 상태에서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제 머리 속에는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다 아무 것도 못담았다'라는 말이 계속 맴돌았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열한시]에 굉장히 만족했습니다. 도대체 이 영화가 무엇을 그리도 많이 담아냈다는 것이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열한시]는 한가지 주제에 고집스럽게 매달리는 뚝심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기자의 리뷰대로 타임머신과 스릴러적 요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애초에 타임 스릴러라는 장르를 표방한 영화인 만큼 타임머신과 스릴러적 요소가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엔 멜로 드라마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 속의 멜로 라인은 주인공들이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는 타당한 이유가 되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제가 가장 걱정했던 것은 박철민에 의한 개그입니다. 박철민은 우리나라 배우중에서 애드립에 의한 코믹 연기를 가장 잘하는 배우중의 한명입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어두운 분위기의 영화에서 그런 그의 능력은 가끔 영화와 이질적인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7광구]가 대표적인 경우이죠. 그러나 제 우려와는 달리 [열한시]에서 박철민은 최대한 애드립을 자제했습니다. 덕분에 영화의 개그도 과하지 않았습니다.

과연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다 아무 것도 못담았다.'라던 그 기자와 저는 같은 영화를 보긴 한 것일까요? 분명 그러한 의문이 들 정도로 그와 저의 [열한시]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입니다. 그만큼 영화라는 것은 보는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른 평가를 낼 수 밖에 없음을 다시한번 실감했습니다.

 

 

양날의 검인 24시간이라는 짧은 미래

 

자! 그렇다면 제가 [열한시]를 만족하며 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 차근 차근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 글에 스포가 포함될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열한시]는 타임머신을 통해 먼 미래가 아닌 고작 단 하루의 미래로 갈 수 있다는 독특한 설정을 담고 있습니다. 24시간 후의 미래. 그러한 설정은 이 영화의 중요한 키포인트가 됩니다. 단 하루. 어쩌면 먼 미래가 아닙니다. 단 하룻동안 세상이 바꿜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그렇기에 우석(정재영)과 영은(김옥빈)은 별다른 주저함 없이 24시간 이후의 미래로 몸을 맡깁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한 24시간의 미래는 현재와 너무나도 많은 것이 달라져있습니다. 연구원들은 모두 사라졌고, 연구실은 폐허가 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24시간후 미래의 누군가가 우석을 죽이려합니다. 도대체 어떻게된 영문일까요? 우석은 유일한 단서인 CCTV를 확보하여 현재로 되돌아옵니다. 

우석의 연구실은 바다 속에 위치한 밀폐된 공간입니다. 게다가 우석의 팀을 제외한 다른 연구팀은 이미 철수했습니다. 결국 연구실에 남은 것은 우석에겐 한 가족과도 같은 영은, 지완(최다니엘), 박영식(박철민), 남궁숙(신다은), 김문순(이건주)과 회사 측의 대리인 조실장(이대연) 뿐입니다. 만약 24시간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진다면 유일하게 의심할 수 있는 인물은 조실장 뿐입니다.

우석이 철수하지 않고 24시간 후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하는 이유입니다. 그는 조실장을 감금하고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CCTV 영상을 토대로 연구실을 폐허로 만든 원인인 화재를 막아 미래를 바꾸려합니다. 

 

[열한시]는 겨우 2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모든 것을 바꿔야합니다. 시간여행을 연구하던 연구소는 폐허가 되어야 하고, 연구원들은 모두 사라져야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살인마가 되어 과거에서 온 우석을 죽이려해야합니다. 이 모든 일이 고작 24시간 만에 일어나야합니다.

[열한시]의 키포인트가 24시간 후의 미래인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급변하는 상황은 영화의 스릴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짧은 시간동안 급변하는 캐릭터는 영화의 짜임새를 헐겁게할 수도 있습니다. 다시말해 24시간이라는 설정은 양날의 칼이 됩니다.  

그렇다면 [열한시]는 그러한 양날의 칼인 2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을 어떻게 활용했을까요? 그것이 바로 제가 [열한시]를 칭찬하고 싶은 점입니다. 처음 공개된 CCTV 영상인 화재는 예정대로 일어납니다. 그리고 그 영상 그대로 누군가 한명은 희생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희생을 시작으로 영화 속의 캐릭터들은 광기에 빠집니다. 

만약 여러분은 자신이 죽는 미래의 영상을 본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리고 그러한 미래가 고작 몇시간 후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인간이라면 누구든지 죽음이 두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몇시간 후 자신이 죽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된다면 이성을 잃는 것은 당연합니다. [열한시]는 짧은 시간 동안 급변하는 캐릭터를 자신의 죽음을 알게되어 이성을 잃게되는 것으로 처리합니다.

영은은 바이러스에 걸린 CCTV를 복원시키지 않으려합니다. 미래에서 만난 누군가가 그녀에게 절대 동료들이 CCTV를 보게 하지 말라고 충고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들이 CCTV를 보지 않았다면 그래서 자신의 죽음을 알지 못했다면 이 처절한 비극은 화재로인한 단 한명의 안타까운 희생으로 끝이났을 것입니다. 하지만 절대 열지 말아야했던 상자를 호기심 때문에 연 판도라처럼, 영은은 CCTV 영상을 삭제하지 못했고, 우석은 영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CCTV 영상을 동료들과 보고 맙니다.

 

 

멜로 라인이 중요한 까닭

 

몇 시간 후에 펼쳐질 자신의 죽음을 목격한 사람들은 광기에 빠집니다. 특히 다른 연구원들과는 달리 연구소의 이방인에 불과한 조실장은 두려움에 빠집니다. 김문순에 의한 죽음을 CCTV를 통해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김문순. 그는 어쩌다가 조실장을 죽이는 살인마가 되었을까요? 순한 인상과 넉넉한 몸집을 가진 그가 어쩌다가 몇 시간 만에 잔인한 살인마로 돌변했을까요?

[열한시]에서 영화 속의 캐릭터들이 광기에 빠지는 것은 자신의 죽음을 확인한 CCTV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그들의 죽음에 방아쇠를 당긴 것은 김문순과 남궁숙의 슬픈 사랑입니다. 화재로 인한 남궁숙의 죽음. 그리고 남궁숙의 가방에서 발견된 태아 사진.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 이성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김문순과 남궁숙의 멜로 라인은 단순한 영화의 볼거리가 아닌 이 영화의 스릴에 방아쇠를 당기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열한시]에는 김문순과 남궁숙의 사랑 외에도 또 하나의 멜로 라인이 있습니다. 바로 지완과 영은의 멜로 라인입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은 영은은 우석을 아버지처럼 따랐고, 영은을 사랑한 지완은 우석의 프로젝트에 합류합니다. 우석-영은-지완으로 연결되는 그들의 관계는 우석과 지완이 의견차를 보이며 사사건건 부딪히는 이유가 됩니다.

[열한시]는 바로 그러한 부분에서 최다니엘의 이미지를 잘 활용합니다. 그는 이미 선한 얼굴 속에 감춰진 악마성을 [공모자들]을 통해 들여낸 적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석과 지완의 아슬아슬한 감정 대립이 이뤄질때 저는 지완의 숨겨진 악마성이 들어날지도 모른다는 긴장감을 느껴야 했습니다. 그러한 [공모자들]을 통해 얻은 최다니엘의 이미지는 [열한시]의 예고편에 효과적으로 사용됩니다.(실제 저는 24시간 후의 살인마가 지완일 것이라 중반까지 믿었습니다.) 

 

물론 지완이 숨겨진 악마성을 드러내는 장면 따위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현명한 선택입니다. 우석과 지완의 감정 대립은 영화의 긴장감을 높이는데 한 몫하지만 어느 한순간 지완이 악마성을 드러낸다면 그것은 무리수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열한시]는 24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이 가져다주는 스릴과 캐릭터간의 멜로 라인을 효과적으로 이용합니다. 그러면서 이 영화가 결국엔 집중하는 것은 자신의 죽음을 미리 알고 있는 인간의 광기입니다.

[열한시]는 24시간 후의 미래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미리 본 미래는 끔찍했습니다. 밀폐된 공간이기 때문에 빠져나갈 수도 없습니다. 결국 그들은 미래를 바꾸겠다고 발버둥치지만 이미 정해진 미래는 단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실현될 뿐입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그들은 서서히 미쳐가고, 그들의 광기는 끔찍한 미래를 현실화시키는 이유가 됩니다.

그러한 설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해진 미래가 현실이 되는 과정이 얼마나 짜임새가 있느냐라는 점입니다. 제가 [열한시]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은 바로 현재와 미래의 뫼비우스의 띠와도 같은 유기적 결합이 만족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모든 비극은 자연의 섭리를 어기고 24시간 후의 미래로간 우석의 오만함 때문입니다. 만약 그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24시간 후의 미래에 가지 않았다면 이 모든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자신의 죽음을 알게된 인간의 광기. 그리고 그러한 인간의 광기 속에는 자살한 아내에 대한 죄책감에 시간여행 프로젝트에 매달리는 우석의 광기가 숨어져 있습니다. 결국 [열한시]는 바꿀 수 없는 과거를, 미래를 바꾸겠다는 인간의 어리석은 광기라는 주제에 집중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는 세상을 이해하지만 왜 그런지는 몰랐다.

 

결국 모든 원인은 우석으로 모아집니다. 그가 철수하라는 본사의 지시를 어기고 시간여행 테스트를 감행하지 않았다면, 아니 24시간 후의 끔찍한 미래를 본 이후 동료들과 서둘러 철수하기만 했어도 이 모든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욕심을 냈고 집착했습니다. 시간여행이라는 자신의 연구에 대해서...

그렇다면 왜 우석은 그토록 시간여행에 집착한 것일까요? 만약 [열한시]를 보며 우석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열한시]의 모든 사건들은 그거 뜬금없는 살인극에 불과합니다. 도대체 왜 우석은 시간여행에 집착했고, 끔찍한 미래를 본 이후에도 미래를 바꿀 수있다고 확신하며 고집을 피운 것일까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그의 아내는 우울증에 시달린 끝에 자살하고 맙니다. 우석은 분명 그러한 아내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시간여행을 연구하고 있었으며, 시간여행 연구에 성공한다면 아내의 자살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아내를 위한 행동이라기 보다는 자기 자신을 위한 광기일 뿐입니다. 자신을 괴롭히는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기합리화일 뿐인 것이죠.

과거를 바꾸겠다는 일념으로 시간여행을 연구한 우석이기에 미래를 바꾸는 것 역시 당연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가 본 미래는 단 한치의 오차도 없이 어김없이 우석에게 일어납니다. 그리고 이 모든 비극이 결국 자신의 오만함 때문임을 눈치챘을때 그는 자기혐오에 빠집니다. 그가 스스로 과거에서온 자기 자신을 죽이려한 이유입니다.

처음에 저는 영화보기에 앞서 읽은 리뷰 때문에 조금 삐딱한 자세로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그러다가 우석에 감정이입을 하며 그가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영화 속에 빠져들었다가 모든 끔찍한 미래가 정확하게 실현되는 장면을 목격하며 영화의 짜임새에 마음 속으로 박수를 치게 된 것입니다.

 

[열한시]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대사는 '나는 세상을 이해하지만 왜 그런지는 모른다.'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입니다. 그것은 우석이 아내에게 해줬던 이야기이고, 영화의 후반부에 죽음을 앞둔 우석이 혼자 중얼거린 말이기도 했습니다.

우석은 그 누구보다도 똑똑했습니다. 그는 누구도 해내지 못한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비록 24시간 후의 시간여행이지만 그의 연구가 성공한다면 앞으로 시간여행 연구는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세상을 이해하지만 왜 그런지는 몰랐던 아인슈타인처럼, 세상 그 누구보다 똑똑했지만 자신 이외에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을 몰랐습니다. 아내가 왜 갑자기 자살을 했는지 그는 몰랐기에, 이기적인 자기 자신을 바꾸기 보다는 시간여행을 통해 과거를 바꾸겠다는 어긋난 생각을 가진 것입니다. 세상을 이해하지만 왜그런지 몰랐던 그의 어리석음과 그로인한 비극이 가슴 아프게 전해졌습니다.

물론 제가 [열한시]의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닙니다. 특히 정재영과 최다니엘을 제외하고 이 영화의 캐스팅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그 중 김옥빈은 너무 예뻤습니다. 처음 등장하는 장면부터 영화와 어울리지 않게 예뻐서 집중이 되지 않았습니다. 여배우로서 영화에 예쁘게 나오고 싶은 것은 당연하지만 그래도 그녀는 자신의 미모를 조금은 감춰야 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과거 회상씬이 너무 길었다는 것은 조금은 불만입니다. 물론 우석과 지완, 영은의 캐릭터를 미처 완성하기도 전에 영화의 본격적인 이야기에 돌입하였기에 영화의 마지막에라도 그들의 캐릭터를 완성하고 싶었던 김현석 감독의 욕심은 알겠지만, 그러한 캐릭터 완성은 관객의 몫으로 남겨두는 것이 더 여운이 깊을 뻔 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열한시]를 보는 1시간 40분의 시간동안 저는 극한의 스릴을 느꼈고, 과거의 트라우마가 현재를, 그리고 현재의 오만한 실험이 미래를 결정짓는 영화의 짜임새에 만족하며 집으로 향했다는 것입니다.  

 

만약 미래를 미리 알 수 있다면 당신은 그 판도라의 상자를 열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하지만 미리 알아도 그 미래를 바꿀 수 없다면 그것 또한 감당할 자신이 있는가?

 

 

   

 

 

 

제게 필요한 것은 손가락 추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소중한 댓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