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13년 아짧평

[익스펜더블 2] - 영화의 완성도? 애초에 그런 것은 기대하지 말자.

쭈니-1 2013. 10. 17. 15:00

 

 

감독 : 사이먼 웨스트

주연 : 실베스타 스탤론, 제이슨 스타뎀, 브루스 윌리스, 아놀드 슈왈제네거, 척 노리스, 장 끌로드 반담, 리암 햄스워스

 

 

내가 잠자리에 들지 못한 이유

 

요즘 저는 2013년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에서 두산 베어스를 응원하느라 기진맥진입니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5차전동안 3번의 연장전과 4번의 1점차 승부 끝에 2연패 후에 3연승으로 리버스스윕을 한 두산 베어스.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1차전을 4대2로 깔끔하게 이기며 상승세를 이어나갔습니다.

저녁 식사도 꿂어가며 야구를 응원하고났더니 피곤함이 확 밀려왔습니다. 선수들은 포스트시즌 1경기가 페넌트레이스 2경기를 하는 것만큼 힘들다고 하더니 응원하는 팬의 입장에서도 선수들과 마찬가지인가봅니다. 하지만 저는 일찍 잠자리에 들지 못했습니다. 잠들기 전에 TV를 켜서 케이블 방송 채널을 이리저리 돌라다가 [익스펜더블 2]가 방영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2012년 9월에 개봉한 이 영화는 당시 [본 레거시]를 잇는 기대작 2순위였지만, 제가 게으름이라는 가을을 타는 바람에 극장에서 놓쳤었던 영화입니다. 이후 지난 추석에 TV에서 방영한다는 정보를 보고 꼭 보려고 벼르고 있었지만 하필 그날 친구들과의 술자리 약속이 잡혀 또 보지 못했었습니다. 그렇게 저와 인연이 없었던 영화이기에 이번만큼은 꼭 보자는 생각에 감기는 눈꺼플을 억지로 뜨면서 새벽 1시까지 영화를 보고야 말았습니다.

 

   

 

중년 남자들의 로망?

 

사실 [익스펜더블 2]는 영화 자체만 놓고본다면 그다지 보고 싶은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1편도 그랬었지만, 2편 역시 액션만 있을 뿐, 스토리 자체는 거의 사망 수준이라는 평을 이미 귀가 닮도록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익스펜더블 2]를 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80, 90년대를 대표하는 액션 배우들의 화려한 캐스팅 멤버 때문입니다.

실베스타 스탤론과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각각 [람보], [코만도]로 80년대를 호령한 액션 스타의 양대산맥입니다. [익스펜더블]에서 아주 잠깐 우정 출연했던 아놀드 슈왈제네거. 이번 [익스펜더블 2]에서는 그의 분량이 대폭 늘어난다고하니 80년대 액션 영화의 팬이라면 [익스펜더블 2]를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하지만 저는 솔직히 [람보], [코만도] 세대가 아닙니다. 바로 그 이후의 세대입니다. 그렇기에 브루스 윌리스, 이연걸, 제이슨 스타뎀으로 연결되는 90, 2000년대 액션 스타들의 계보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게다가 [익스펜더블 2]에서는 B급 액션 스타들이 대거 등장하는데 장 끌로드 반담, 돌프 론드그렌, 척 노리스 등 B급 비디오용 영화의 절대적 강자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저로서는 영화의 만듦새가 엉망이라 할지라도 이 매력적인 캐스팅의 유혹을 버텨낼 수가 없었던 셈입니다.

 

 

 

젊은 세대의 복수! 우리 늙은 세대가 해준다.

 

한때 액션 영화계를 풍미했던 노장 배우들이 잔뜩 출연하는 [익스펜더블 2]. 그런데 이 영화에서 신성 리암 헴스워스가 눈에 띕니다. [토르 : 천둥의 신]의 크리스 헴스워스의 동생으로 [헝거게임 : 판엠의 불꽃]에 출연한 리암 헴스워스가 연기한 빌은 바니 로스(실베스타 스탤론)의 팀에서 꼬맹이라 불리울 만큼 노장들로 구성된 '익스펜더블' 팀의 막내입니다.

그런데 영화가 시작되고 본격적인 액션이 시작되기 전에 그는 죽음을 맞이합니다. [익스펜더블 2]는 기본적으로 빌의 복수를 하기 위해 테러리스트이자 무기밀매상인 빌레인(장 끌로드 반담)을 공격하는 '익스펜더블' 팀의 액션 활극입니다.

처음 리암 헴스워스의 모습이 보였을 때, [익스펜더블 2]도 이제 젊은 피를 수혈하고 액션영화의 올드팬은 물론 실베스타 스탤론과 아놀드 슈왈제네거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좀 더 어린 관객들을 타깃으로 삼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빌이 초반에 죽음오로서 그러한 제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간 셈이죠. 역시 [익스펜더블 2]는 여전히 올드팬을 위한 팬서비스 같은 영화로 일관된 노선을 걷고 있었습니다.

 

    

 

영화의 완성도에 실망할 필요는 없다. 애초에 그런 것은 기대하지 않았으니...

 

일단 저는 여기에서 [익스펜더블 2]의 완성도를 이야기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익스펜더블 2]를 선택한 분이라면 영화적 완성도를 기대하고 영화를 보신 분들은 없을 테니까요. 게다가 저는 2010년 [익스펜더블]을 보며 이 영화의 말도 안되는 완성도에 분노(!)를 느꼈었기에 더욱더 [익스펜더블 2]에서는 완성도에 대한 기대는 제로에 가까웠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실베스타 스탤론과 아놀드 슈왈제네거, 그리고 브루스 윌리스가 나란히 서서 총을 쏘는 장면은 [익스펜더블 2]가 아니라면 다시 보기 힘든 액션씬이기에 좋았습니다. 뜬금없이 나타나 온갖 폼을 잡고 사라지는 척 노리스도 못졌고, 세월의 흔적을 견디지 못한 돌프 론드그렌의 모습은 서글픔이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1편에서 맹활약했던 이연걸이 오프닝씬 이후 빠진 것이 아쉬웠고, 장 끌로드 반담의 악역도 아쉬웠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장 끌로드 반담이라면 '익스펜더블' 팀에서 함께 활약해도 멋질 것 같은데... 그리고 매기 역의 위난이라는 배우는 매우 낯설었는데, 욕심같아서는 루시 리우나 양자경이 나왔다면 더욱 완벽한 그림이 그려졌을 것 같았습니다. 딱 이정도입니다. [익스펜더블 2]에 기대할 수 있는 재미와 아쉬움은...

[익스펜더블]은 이미 3편이 제작중이라고 합니다. 이번엔 해리슨 포드를 비롯하여 밀라 요보비치, 멜 깁슨 등이 새롭게 출연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익스펜더블]이 그러했고, [익스펜더블 2] 역시 그러했듯이 [익스펜더블 3] 역시 액션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벤트성 재미만 기대하면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제게 필요한 것은 손가락 추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소중한 댓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