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5년 영화이야기

[콘스탄틴] - DC코믹스의 반격은 시작되었다.

쭈니-1 2009. 12. 8. 17:54

 

 



감독 : 프란시스 로렌스
주연 : 키아누 리브스, 레이첼 와이즈
개봉 : 2005년 2월 8일
관람 : 2005년 2월 13일

제가 초등학생이었을때 [슈퍼맨]은 완벽한 영웅이었습니다. 긴 망토를 휘날리며 하늘을 날고 초인적인 힘으로 악당을 쳐부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어렸던 저는 보자기로 망토를 만들어 목에 두르고 동네를 뛰어다녔습니다. 제가 고등학생이었을때 [배트맨]은 매력적인 영웅이었습니다. 검은 가면으로 자신을 숨기고 악당과 맞서 싸우는 그의 모습을 보며 영웅의 이중적인 면모를 보았었고 그저 단순한 영웅이 아닌 좀 더 색다른 영웅의 모습이 너무나도 좋아서 영화를 보고 또 봤습니다.
이렇게 DC코믹스의 영웅들을 보며 영화를 좋아하기 시작했던 저는 성인이 되어 단 하루라도 영화를 보지 않으면 온 몸이 근질거리는 지독한 영화광이 되었지만 DC코믹스의 영웅들은 더이상 극장에서 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DC코믹스가 사라진 그 빈곳을 마블코믹스의 영웅들이 완벽하게 채워나갔습니다.
DC코믹스와 마블코믹스. 솔직히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있는 저는 코믹스라 불리우는 만화책들을 읽어본적도 없습니다. 그저 스크린을 통해 만날 뿐입니다. 하지만 팀 버튼, 브라이언 싱어, 샘 레이미와 같은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헐리우드의 감독들이 만들어놓은 코믹스의 영웅들은 코믹스를 한번도 읽어보지 못한 제게도 마치 아련한 추억과도 같은 그리움을 안겨주는 이상한 마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물론 조엘 슈마허와 같은 무능력한 감독들이 간혹 코믹스의 영웅들 얼굴에 똥칠을 했지만(조엘 슈마허는 제가 그토록 좋아했던 [배트맨]을 완벽하게 망친 죄로 지금까지도 제가 가장 싫어하는 헐리우드 감독으로 남아있답니다.) 언제나 코믹스 원작의 영화들은 제게 최고의 기대작이 되어 주었답니다.
그리고 여기 또다른 코믹스의 영웅이 영화로 만들어 졌습니다. 이번엔 놀랍게도 [배트맨 앤 로빈]이후 스크린에서 멸종되다시피 사라진 DC코믹스의 영웅이라는 군요. [배트맨 앤 로빈]이 1997년작이니 조엘 슈마허가 망쳐버린 DC코믹스의 영웅이 다시 화려하게 기지개를 펴기까지 무려 8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습니다. 감독하나 잘못만나 8년의 세월을 흘러보낸 DC코믹스. 그동안 마블코믹스의 영웅들이 박스오피스를 활개치는 것을 보며 얼마나 배가 아팠을까요? 그러니 이번 [콘스탄틴]은 제발 감독을 제대로 만나서 멋지게 마블코믹스와 한판대결을 벌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저는 이 영화를 봤습니다.


 



[콘스탄틴]은 우리 관객들에겐 조금은 낯설은 영웅을 내세웁니다.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처럼 코믹스를 접하지 않았더라도 그 화려한 명성으로 인하여 유명세를 탔던 다른 영웅들과는 달리 [콘스탄틴]은 이 영화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면 DC코믹스를 원작으로한 영화라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지나갈뻔 할 정도로 낯섭니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은 온통 [매트릭스]의 영웅 키아누 리브스에 쏠려 있습니다. 이 글을 쓰기전 여러 영화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소위 영화전문기자라는 분들의 글을 읽어 보았지만 모두들 한결같이 '[매트릭스]가 어쩌구 저쩌구'하는 글만 써놓았을뿐 이 영화가 코믹스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은 언급조차 하지 않으셨더군요. 물론 그들에게 코믹스는 언급조차 하지 않아도 될 하찮은 것일지도 모르지만 DC코믹스의 영웅을 오랫동안 기다렸던 제겐 어처구니없게도 자꾸만 [매트릭스]를 언급하는 그들이 더 어이없게 느껴집니다.
맞습니다. [콘스탄틴]은 다른 코믹스의 영웅들에 비해서 유명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꾸만 영웅 콘스탄틴이 아닌 유명 배우 키아누 리브스에 관심을 가진 것이며, 그런 이유로 키아누 리브스의 대표작인 [매트릭스]가 겹쳐졌겠죠. 일찌기 팀 버튼은 그런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마이클 키튼이라는 전혀 영웅스럽지 않은 배우를 배트맨으로 기용했으며,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무명배우에 불과했던 휴 잭맨을 울버린으로 캐스팅했고, 샘 레이미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유혹을 떨치고 토비 맥과이어를 선택했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데뷔작이 흥행에 성공하길 너무나도 바랬던 신인 감독 프란시스 로렌스는 선배들의 현명한 선택을 따르지 못했고, 결국 키아누 리브스라는 스타급 배우에게 기대는 나약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 결과 [콘스탄틴]은 영화 그 자체로 평가받지 못하고 [매트릭스]라는 넘을 수 없는 산을 스스로 만들어 그 안에 갇힌 꼴이 되어 버린 거죠.
이 영화를 보고나니 조금은 안타까운 생각이 들더군요. 프란시스 로렌스 감독이 과감한 선택으로 새로운 배우를 찾아내 캐스팅 했다면 [매트릭스] 안에 갇히는 그런 꼴은 당하지 않았을텐데 말입니다.


 



자! 일단 [콘스탄틴]을 즐기려면 [매트릭스]의 악령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존 콘스탄틴을 네오로 착각하는 그 순간, 여러분은 이 영화를 제대로 즐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매트릭스]의 악령에서 벗어난 [콘스탄틴]의 모습은 어떨까요? 존 콘스탄틴은 영락없는 코믹스의 영웅입니다. 악마를 물리치는 매력적인 영웅이 아닌 천국행 티켓을 잡기위해 억지로 악마를 지옥으로 보내는 위선적인 영웅입니다. 15세때부터 입에 달고 살았던 담배로 인하여 폐는 썩을대로 썩었지만 천사인 가브리엘은 그에게 천국행 티켓을 줄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악마인 루시퍼는 그의 영혼을 시시때때로 노리고 그의 생명은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영웅적인 모습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존 콘스탄틴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 일을 하는 이기적인 캐릭터입니다. 코믹스의 이중적인 영웅들을 좋아하는 저로써는 그런 존 콘스탄틴이라는 캐릭터는 분명 매력적이었습니다. 프란시스 로렌스 감독은 비록 과감한 선택을 하지 못해 관객들을 [매트릭스]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게 했지만 뮤직비디오의 감독답게 멋진 화면을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론 이 영화는 약점 투성이입니다. 액션 영화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빈곤한 액션씬은 시원시원한 액션을 원한 관객들을 어리둥절하게 합니다. 존 콘스탄틴이 애초에 엄청난 능력을 지닌 초능력자가 아닌 퇴마사에 불과하다는 설정에서부터 어쩌면 이 영화의 장르가 액션이 아닌 공포 영화로 분류해야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코믹스의 영웅들처럼 멋진 액션을 기대했던 제겐 약간의 아쉬움이 드는 부분입니다.
게다가 영화의 마지막에 안젤라(레이첼 와이즈)를 위해 자신의 본성마저 버리는 콘스탄틴의 선택은 너무나도 생뚱맞았습니다. 물론 속편이 제작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서 존 콘스탄틴에게 천국행 티켓을 빨리 안겨주고 싶었던 프란시스 로렌스 감독의 조바심은 이해가 되지만 그렇다고 완벽에 가까웠던 코믹스의 영웅을 이렇게 마지막 순간에 착한 영웅으로 돌변시킬 필요가 있었는지 아쉽더군요.  
그러나 실망하기에는 이릅니다. [콘스탄틴]은 충분히 DC코믹스의 영웅들도 매력이 있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액션의 비중은 낮았고, 이중적인 면모는 끝까지 보여주지 못햇지만 영화의 중반까지 보여줬던 콘스탄틴의 캐릭터는 코믹스 영웅의 열광적인 팬인 제게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게다가 천사 가브리엘이라는 뜻밖의 매력적인 캐릭터도 만났으니 만약 2편이 제작된다면 콘스탄틴과 가브리엘의 조합이 꽤 매력적일것 같습니다.
이제 얼마안있으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비긴스]가 우리 곁으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조엘 슈마허에 의해 너무나도 오랫동안 긴긴 잠을 청해야 했던 배트맨이 드디어 [메멘토]의 천재 감독 코리스토퍼 놀란 감독을 만났으니 기대를 하지않을 수 없군요. 비록 [콘스탄틴]은 완벽하게 절 만족시키지는 못했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마블코믹스를 향한 DC코믹스의 반격이 시작되었다고해도 과언 아닐겁니다. 이제 [배트맨 비긴스]로 DC코믹스의 반격이 본격화될때만 지켜보면 되는 거죠. 코믹스의 영웅을 좋아하는 제게 이래나저래나 즐거운 2005년이 될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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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ook
백수생활이 석달로 접어들던 평일 아침....뒤바뀐 밤낮으로 인해 비몽사몽해있을 그 시간 문득 영화를 봐야겠다는 결심이 들어 나가서 본 영화인데...평일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사람은 많더라구요..것도 첫타임이였는데.....방학이어서인지 아님 나같은 백수였는지 생각에 골몰해지게 만든 상황이었죠...
이 영화를 보고나서 느낀 것은 재밌게 만들어진 기독교 홍보영화가 아닌가 하는 것이였죠....온갖 죄 지어도 한번의 선행으로 모든 죄가 사해지는 상황이 발생했거든요....(온갖 죄는 조금 심하게 과장이지만..)그 장면에서 실소를 금치 못했어요...예수님인지 하나님인지는 아흔아홉마리의 양보다 한마리의 길잃은 양을 돌보신다........그 영화를 보는 순간 생뚱맞게 왜 이런 말이 떠오르는지....그리고 아직 판타지적 상상에 젖어 사는 저에게 가브리엘과 루시퍼의 이미지는 영 아니었습니다....가브리엘은 둘째치고 배가 볼록 나온 루시퍼라니......
 2006/04/03   
쭈니 전 백수생활에 돌입하면 오히려 영화를 못보러 갑니다.
금전적인 이유도 있고, 노는 주제에 영화보러 가자고 조르기도 그렇고... ^^
전 꽤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기독교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루시퍼와 가브리엘의 이미지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그냥 순수하게 이 영화를 오락영화로만 받아들였기 때문일지도...
 2006/04/03   
길가던행자
이영화를 보고나서 공감한 이영화관련된 우스개소리...금연 영화다!!!...............끄덕 인정! 그래도 나름대로 재미있게 봤습니다~~마지막에 쥔공씨의 -_-ㅗ는 이미 명대사(?)라는 ㅋ  2007/08/11   
쭈니 많은 분들이 그렇게 비꼬았었죠. ^^  2007/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