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이야기들/웅이와 함께하는 추억의 영화

[그렘린 2 : 뉴욕 대소동] - 죠 단테 감독은 파격을 원했나보다.

쭈니-1 2013. 9. 4. 11:12

 

 

감독 : 죠 단테

주연 : 자크 걸리건, 피비 케이츠

 

 

녹색 괴물 '그렘린'이 돌아왔다.

 

[그렘린]을 재미있게 본 웅이와 함께 지난 주말 [그렘린 2]를 봤습니다. 이번에는 구피도 추억의 영화 여행에 동참하였습니다. 거실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저희 가족. 영화를 보는 도중 구피는 자연스럽게 제 왼쪽 허벅지를 베고 누웠고, 엄마가 눕는 것을 본 웅이는 제 오른쪽 허벅지를 베고 눕습니다. 열심히 영화를 보다가 얼떨결에 구피와 웅이의 베개가 되어 버렸네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구피가 벤 왼쪽 다리는 괜찮은데 웅이가 벤 오른쪽 다리는 저려오기 시작하더라는... 어느새 웅이가 훌쩍 크긴 컸나봅니다.

암튼 온 가족이 함께 즐긴 [그렘린 2]. 우선 속편의 법칙에 충실하면서도 죠 단테 감독은 평범한 속편이 아닌, 뭔가 새로운 파격을 추구한 것으로 보입니다. 갑작스럽게 튀어 나온 파격이 뜬금없기는 했지만, 그래도 저희 가족은 [그렘린 2]를 재미있게 봤답니다.

 

 

 

이번엔 뉴욕이다. 

 

[그렘린]의 무대는 켕스턴이라는 작은 마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2편의 무대는 미국의 거대 도시 뉴욕입니다. 무대가 컸다는 것은 속편의 대표적인 법칙 중 하나입니다. 전편에 비해 스케일을 키워야 한다는 강박증을 가진 대부분의 속편 영화들은 무대를 넓히고 캐릭터를 늘리며 전편의 스케일을 키우려 합니다.

그 대표적인 속편 영화가 바로 [나홀로 집에 2]입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지벵 홀로 남은 케빈(맥컬리 컬킨)이 홀로 어리버리 빈집털이 2인조를 물리친다는 내용을 담은 [나홀로 집에]는 1편의 흥행 성공과 함께 곧바로 2편이 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2편의 제목 [나홀로 집에 2 : 뉴욕을 헤매다]에서 알 수 있듯이 무대를 뉴욕으로 옮기며 전편에 비해 스케일을 키웠었습니다.

[그렘린 2 : 뉴욕 대소동]도 마찬가지입니다. 뉴욕의 최첨단 하이테크 건물인 클램프 타워에서 일하게된 빌리(자크 걸리건)와 케이트(피비 케이츠). 하지만 어김없이 녹색 괴물 '그렘린'이 나타나고 클램프 타워는 '그렘린'에 의해 난장판이 되어 버립니다.

 

 

 

유전공학 연구소가 이 영화의 히든카드

 

하지만 [그렘린 2 : 뉴욕 대소동]은 단순히 무대만 넓힌 것은 아닙니다. 솔직히 무대가 작은 마을에서 뉴욕이라는 대도시로 옮겨졌다고는 하지만 '그렘린'이 난장판을 만드는 것은 뉴욕이 아닌 클램프 타워 뿐이니 엄밀하게 말하자면 무대가 넓혀졌다는 착각만 불러 일으켰을 뿐, 실제 무대는 오히려 클램프 타워라는 건물 내부로 제한되어 있는 셈입니다.

그러한 가운데 죠 단테 감독이 내건 히드 카드는 바로 클램프 타워 내에 위치한 유전공학 연구소입니다. 각종 동, 식물의 유전자를 조합하는 연구를 하는 유전공학 연구소. '그렘린'은 이러한 유전공학 연구소에 침입하여 각종 돌연변이 '그렘린'을 만들어냅니다.

박쥐 그렘린, 거미 그렘린은 물론이고, 인간의 두뇌를 뛰어 넘는 천재 그렘린과 전기 그렘린까지... 죠 단테 감독은 각종 새로운 '그렘린'들을 총 출동시킴으로서 전편의 스케일을 넘어서는 속편의 법칙을 완성해낸 것입니다.

 

  

 

문제는 느닷없는 파격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렘린 2 : 뉴욕 대소동]은 흥행에 실패했습니다. 장기 시리즈화될 것으로 보였던 [그렘린]이 2편에서 막을 내리고 오랜 세월동안 리부팅을 기다리는 이유는 [그렘린 2 : 뉴욕 대소동]의 흥행 실패가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왜 [그렘린 2 : 뉴욕 대소동]은 관객의 외면을 받았을까요? 그것은 죠 단테 감독의 파격적인 실험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실제로 가족들과 함께 [그렘린 2 : 뉴욕 대소동]을 보던 저는 갑작스러운 파격적인 장면에 깜짝 놀래야 했습니다.

첫번째 파격은 영화 속의 영화입니다. 빌리가 유전공학 연구소의 박사들을 만나는 장면에서 갑자기 필름이 끊깁니다. 저는 오래된 영화라서 저희 집의 TV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아닙니다. 영화 자체를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그러자 영화 속 극장에서 영화를 보던 헐크 호건이 일어서 '그렘린'을 향해 호통을 칩니다. 그리고 영화는 다시 정상적으로 플레이됩니다. 상업 영화에서는 결코 보기 힘든 방식의 영화 속 영화입니다.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인간과 같은 문화를 원한다는 천재 그렘린과 흡혈귀 분장을 한 뉴스 진행자, 건물의 보안 담당자에게 필이 꽂힌 여자 그렘린, 전기 그렘린을 이용한 한방 등. [그렘린 2 : 뉴욕 대소동]은 예상하지 못했던 전개 방식을 보여줍니다. 그러한 파격이 새롭기는 했지만,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리부팅을 기다리며...

 

이렇게해서 [그렘린]과 [그렘린 2 : 뉴욕 대소동]으로 이어진 추억의 영화 여행은 일단락되었습니다. 아직 봐야할 추억의 영화가 수두룩하지만 일단 '그렘린'을 통한 여행은 마무리된 셈입니다. 하지만 '그렘린'과 우리 가족의 만남이 이것이 끝은 아닐 것이라 확신합니다.

얼핏 [그렘린]의 리부팅 소식을 들은 바 있습니다. 물론 아직 본격적으로 리부팅이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그렘린]과 같은 흥행성이 있는 좋은 상품을 할리우드가 내버려둘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렘린]이 리부팅된다면 그때 또다시 저희 가족은 '그렘린'을 만나기 위해 극장으로 향하겠죠? 다시 만날 그날 위해 녹색 괴물 '그렘린' 그리고 귀여운 우리의 기즈모도 잠시 동안 안녕!!!

 

 

 

 

제게 필요한 것은 손가락 추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소중한 댓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