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이야기들/웅이와 함께하는 추억의 영화

[백 투 더 퓨쳐 3부작] - 미래는 정해진 것이 아닌 우리가 개척하는 것

쭈니-1 2015. 2. 2. 00:35

 

 

 

감독 : 로버트 저메키스

주연 : 마이클 J. 폭스, 크리스토퍼 로이드, 토마스 F. 윌슨, 리 톰슨, 엘리자베스 슈

 

 

구피가 집을 비운 토요일의 파티 타임

 

지난 1월 17일... 저와 웅이가 [박물관이 살아있다 : 비밀의 무덤]을 보러 극장에 간 사이 구피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집을 비웠습니다. 저희 집의 유일한 잔소리꾼인 구피가 집을 비우자 저와 웅이는 곧바로 토요일 밤의 파티를 준비했답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마트에 들러 파티 음식도 사고, 파티를 흥겹게 만들어줄 영화도 준비했습니다. 바로 [백 투 더 퓨쳐]입니다.

사실 [백 투 더 퓨쳐]는 제가 시간여행 소재의 영화에 흠뻑 빠지게 했던 특별한 영화입니다. 어린 시절 TV에서 사촌동생과 [백 투 더 퓨쳐]를 본 후의 놀라움을 저는 아직도 기억합니다. [백 투 더 퓨쳐]를 극장에서 봤다는 사촌동생은 으시대며 "TV에서는 영화가 많이 짤렸네."라고 이야기했고, 저는 사촌동생에게 짤린 부분을 이야기해달라며 애원을 했을 정도입니다. [백 투 더 퓨쳐]를 TV에서 본 이후 저는 [백 투 더 퓨쳐 2]와 [백 투 더 퓨쳐 3]만큼은 용돈은 아껴서 극장에서 봤답니다.

암튼 이제 고작 13살인 웅이에게 마티(마이클 J. 폭스)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서 자신의 어머니인 로레인(리 톰슨)과 사랑에 빠질 뻔하는 아찔한 이야기를 보여줘도 될까 잠시 고민하기도 했지만, 의외로 웅이는 [백 투 더 퓨쳐]를 굉장히 열광하며 보더라고요. 어린 시절 제가 그랬듯이...

[백 투 더 퓨쳐]는 거의 25년만에 다시보는 제게도 여전한 재미를 안겨줬습니다. 특히 1985년에 스쳐 지나가듯 나왔던 이야기들이 1955년에서 미래(1985년)로 가야하는 마티에게 중요한 단서가 되는 부분은 역시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후반부에 마티의 아버지인 조지가 비프(토마스 F. 윌슨)에게 멋진 한방을 날리는 장면은 지금 다시봐도 짜릿하더군요. 에미트 브라운 박사를 연기한 크리스토퍼 로이드의 연기도 일품이었고, 파킨슨 병으로 인하여 투병중인 마이클 J. 폭스의 모습도 굉장히 반가웠던 영화입니다.

 

 

 

30년후 미래는 바로 2015년이다.

 

[백 투 더 퓨쳐]의 마지막 장면에서 미래로 갔던 브라운 박사가 마티 앞에 나타나 미래에 가야한다고 재촉합니다. 마티와 제니퍼의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에게 문제가 생겼다며 말입니다. 그리고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가면서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1편을 본 관객들이 2편을 보지 않고는 못베기게 만드는 엔딩이었습니다. 웅이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백 투 더 퓨쳐]를 본 후 웅이는 2편은 언제 보냐고 매일같이 저를 졸랐답니다. 결국 [백 투 더 퓨쳐]를 본지 일주일 후인 지난 1월 25일 [백 투 더 퓨쳐 2]를 봤습니다. 

[백 투 더 퓨쳐 2]는 마티의 아들이 사고를 치고, 그 여파로 마티의 집안이 파멸에 이르는 것을 막기 위한 모험으로부터 시작합니다. 1편에서 역사에 영향을 끼쳐선 안된다며 자신에게 일어날 일을 듣지 않으려 애쓰던 브라운 박사가 마티를 데려와 미래를 바꾸려한 것입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마티가 미래에서 스포츠 연감을 구입하면서부터 발생합니다. 마티의 스포츠 연감은 1955년의 비프에게 전해지고, 그로인해 1985년의 역사는 송두리째 바뀌게 됩니다.

마티는 이제 현재에서 미래로, 미래에서 현재로, 그리고 다시 과거로 가는 모험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서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마티가 모험을 하는 미래가 바로 2015년, 올해라는 점입니다. 영화의 배경이 1985년이고, 과거는 30년 전인 1955년, 미래는 30년 후인 2015년인 것이죠. 어쩌면 제가 2015년이 되자 웅이와 함께 이 영화를 본 것도 운명일지도...

암튼 영화 속의 2015년 풍경이 참 재미있습니다. 자동차들은 날아다니고, 옷과 신발은 자동으로 몸과 발에 맞춰지며, 비행보드도 등장합니다. 분명 이 영화가 국내 개봉했던 1990년도에는 이러한 장면들을 보며 '어쩌면 미래엔 저럴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느새 저는 그 미래에 살고 있네요.

 

 

 

마지막 피날레는 서부시대에서...

 

[백 투 더 퓨쳐 2]의 마지막 장면은 굉장히 노골적으로 관객에게 "3편도 꼭 보세요."라고 이야기합니다. 1955년에 비프에게 스포츠연감을 빼앗으므로써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만, 막상 타임머신은 번개를 맞고 사라져버립니다. 혼자 1955년에 남은 마티에게 한 남자가 다가옵니다. 1885년에 브라운 박사가 보낸 편지를 가지고... 결국 마티는 1955년의 브라운 박사에게 달려가고(1955년의 브라운 박사는 마티를 1985년으로 돌려보낸 직후입니다.) 또 다른 마티를 본 브라운 박사는 기절을 해버립니다. 그리고 영화는 끝이 납니다.

[백 투 더 퓨쳐 2]를 본 웅이는 곧바로 3편을 보면 안되냐고 저를 졸랐지만 다음날인 1월 26일은 웅이의 개학날이었기에 밤늦게까지 영화를 보여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또다시 일주일 후인 1월 31일 마티의 시간여행 모험 마지막편인 [백 투 더 퓨쳐 3]를 봤습니다. 이번 3편은 2편에서 예고한 그대로 1885년 미국 서부 시대를 무대로 하고 있습니다. 1885년 9월 7일 브라운 박사가 서부의 무법자 버포드 태넌(토마스 F. 윌슨)에게 당할 죽음을 막기 위해 마티는 서부시대로 떠난 것입니다.

1885년에서 브라운 박사는 클라라(메리 스틴버겐)와 사랑에 빠지고, 그로인하여 브라운 박사와 현재로 돌아오는 여정은 길고도 험했지만, 그것이 바로 [백 투 더 퓨쳐 3부작]이 매력이겠죠. 특히 이 영화는 SF와 서부극의 절묘한 조화가 매력적인 영화였습니다. 배우들도 마티의 애인인 제니퍼가 1편의 클라우드아 웰스에서 2편부터는 엘리자베스 슈로 바뀐 것을 제외하고는 3부작 모두 같은 배우들이 호흡을 맞추는 찰떡궁합을 보여줬습니다.

 

 

 

미래는 정해진 것이 아닌 우리가 개척하는 것

 

[백 투 더 퓨쳐 3]에서 클라라와 함께 시간여행을 하는 브라운 박사. 그가 1985년의 마티와 제니퍼(엘리자베스 슈)에게 인사차 들립니다. 그리고는 [백 투 더 퓨쳐 3부작]의 메시지인 중요한 한마디를 전해줍니다. "아무도 정해진 미래는 없어. 자신의 미래는 스스로가 만들어 나가는 거야. 그러니 둘 다 좋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거라."

[백 투 더 퓨쳐 3부작]의 재미는 바로 이것입니다. 대부분의 시간여행 소재의 영화는 아무리 발버둥쳐도 정해진 미래는 바뀌지 않는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백 투 더 퓨쳐 3부작]은 처음부터 미래를 시시각각 바꿔버립니다. 1편에서 마티가 1955년의 여행을 떠나면서 마티의 아버지인 조지와 비프의 처지가 뒤바꿨고, 2편에서 스포츠 연감 때문에 1985년이 완전히 뒤바뀌어버립니다. 

3편 역시 원래 협곡에서 죽을 운명이었던 클라라의 미래가 바뀌었습니다. 이렇게 영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자꾸만 바뀌어가는 현재의 모습은 영화의 커다란 쾌감임과 동시에 미래는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는 특별한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해주는 것입니다. 

[백 투 더 퓨쳐 3부작]은 저와 웅이에게 최고의 주말 선물이었음과 동시에, 제게는 학창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되새겨준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를 본 후 극장에서 [백 투 더 퓨쳐 2]를 보고나서 썼던 제 25년전 일기장을 다시한번 들춰봤습니다. 그리고 추억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되새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