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마술쇼를 좋아하시나요? 솔직히 마술쇼를 싫어하시는 분들은 거의 없으실 것입니다. 갑자기 토끼를 사라지게 하고, 상자에 넣은 여성을 반토막내기도 하고, 상대방을 고른 카드를 맞추기도 하는 등, 마술쇼는 신기함 그 자체입니다.
물론 우린 압니다. 마술쇼는 모두 속임수라는 것을... 빠른 손놀림, 거울을 이용한 눈속임 등, 이미 여러 매체에서 마술의 속임수를 낱낱이 공개했었죠. 하지만 그러한 트릭을 알면서도 눈 앞에서 펼쳐지는 그들의 속임수에 우린 박수를 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젊은 마술사인 이은결, 최현우 등은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기도 합니다.
제가 갑자기 마술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최근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을 봤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며 '지금까지 봤던 마술 소재 영화 중에서 최고다!'라고 단정지었었죠.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기더군요. '내가 봤던 마술 소재 영화가 무엇이 있었지?'
그래서 정리해봤습니다. 마술을 소재로한 영화들... 불가능을 가능하게 보이는 매력적인 속임수의 세계. 마술 영화 속으로 지금 출발합니다.
천재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의 마술의 세계... [프레스티지]
1900년대 말 런던. 상류층에서 자란 쇼맨십이 강한 마술사 로버트 앤지어(휴 잭맨)와 고아로 자라 거친 성격에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마술사 알프레드 보든(크리스찬 베일)은 사로 아끼는 친구이자 최고의 마술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선의의 경쟁자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최고라 자부했던 수중 마술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로버트의 아내가 목숨을 잃자 두 사람은 철천지원수가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알프레드가 마술의 최고 단계인 순간이동 마술을 선보이고, 알프레드에게 질투심을 느낀 로버트는 알프레드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자신의 조수이자 사랑하는 여인 올리비아(스칼렛 요한슨)를 알프레드에게 접근하게 만듭니다.
그들의 경쟁은 멈출 줄을 모르고 이제 서로 죽이려고까지 하는 극한의 상황까지 오게 되는 가운데 순간이동 마술에 얽힌 충격적인 비밀이 밝혀집니다.
자! 일단 주목하세요. [프레스티지]의 감독은 할리우드 최고의 천재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입니다. 그는 [메멘토]로 명성을 얻은 이후 [배트맨 비긴스], [다크 나이트], [다크 나이트 라이즈]로 코믹스 영화 흥행에 신기원을 열었습니다. 특히 그의 2010년 연출작 [인셉션]은 SF 영화의 걸작 반열에 올라 있습니다.
게다가 주연은 휴 잭맨, 크리스찬 베일, 스칼렛 요한슨입니다. 특히 '울버린' 휴 잭맨과 '배트맨' 크리스찬 베일의 카리스마 대결은 영화 속에서 불꽃 튀깁니다. 여기에 '블랙 위도우' 스칼렛 요한슨까지... 감독과 주연 배우의 이름 만으로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영화입니다.
천재 감독 크리스토 놀란 감독의 영화답게 마지막 반전은 꽤 충격적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러한 충격적인 마지막 반전 때문에 [프레스티즈]를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과 비교해서 실망스러웠습니다. 왜냐하면 [프레스티지]의 마지막 반전은 마술이 아닌 마법이었거든요. 마술 영화에 마법이라니... 과연 어떤 반전일지 직접 확인하시길...
사랑은 마술을 타고... [일루셔니스트]
19세기 비엔나의 한 도시에서는 홀연히 나타나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 잡고 있는 마술사 아이젠하임(에드워드 노튼)의 환상 마술이 인기를 끕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초자연적인 힘을 펼쳐보이는 아이젠하임 마술에 대한 소문이 순식간에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가자, 황태자 레오폴드(루퍼스 스웰)까지 약혼녀 소피 (제시카 비엘)를 대동하고 공연장을 찾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아이젠하임의 무대에 보조로 서게 된 소피가 어릴 적 자신의 연인이라는 사실을 알아 본 아이젠하임은 그녀와 위험천만한 로맨스를 시작하고, 이를 눈치챈 레오폴드는 울 경감(폴 지아매티)에게 아이젠하임을 사기꾼으로 몰아 체포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아이젠하임과 레오폴드의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소피가 레오폴드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되고, 아이젠하임은 죽은 소피를 무대 위로 부르는 일생 일대 최고의 환상 마술을 펼쳐 보일 준비를 시작합니다.
[일루셔니스트]는 전작으로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력에 기대는 영화입니다. 고풍적인 분위기와 신분 때문에 사랑하는 여인을 잃어야 했던 아이젠하워의 슬픔, 그리고 그가 죽은 소피를 불러 내는 마지막 하이라이트의 긴장감 등. [일루셔니스트]는 결코 [프레스티지]에 뒤지지 않는 영화적 재미를 안겨줍니다.
특히 이 영화의 마지막 반전은 [프레스티지]처럼 마법이 아닌 마술이기에 제겐 더욱더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를 볼 당시 신예 감독이었던 닐 버거의 영화들을 눈여겨 봐야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닐 버거 감독은 천재가 되는 알약을 먹은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리미트리스]로 다시한번 자신의 연출력을 과시했었습니다.
해리 후디니라는 실존 인물을 내세운 마술 영화 [데스 디파잉 : 어느 마술사의 사랑]
최고의 탈출 마술가인 해리 후디니(가이 피어스)는 세계 투어를 하는 동안 영혼의 존재를 입증할 심령술 실험을 선포합니다. 사후 13년이 된 어머니의 마지막 유언을 맞히는 사람에게 1만 달러의 상금을 주겠다는 것이죠.
각지의 심령술사들이 실험에 몰려드는 가운데, 에딘버러의 소극장에서 '심령술 쇼'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던 메리 맥가비(캐서린 제타 존스)와 그녀의 딸 벤지(시얼샤 로넌) 또한 이 상금을 노리고 후디니에게 접근합니다.
심령술사 오디션에 참가한 메리와 벤지. 후디니는 메리를 보자마자 자신이 찾던 심령술사라며, 언론에 메리와 함께 어머니의 유언을 전하는 심령술 실험을 진행하겠다고 공표합니다.
실험 일이 다가올수록 초조해지는 메리는 후디니의 방에 몰래 잠입까지 하며 그의 비밀을 찾아내려 애쓰고, 반면 메리를 본 순간 자신의 어머니와 너무나도 닮은 모습에 후디니는 메리에게 점차 사랑을 느낍니다.
한편 후디니의 매니저 슈거맨(티모시 스펄)은 메리에게 점점 빠져드는 후디니에게 불안함을 느끼며 그녀를 떼어내려고, 비밀스러운 거래를 제안합니다. 마침내 수백명의 언론과 관객이 운집한 가운데 사상 최대의 심령술 실험이 시작되고, 서서히 드러나는 뜻밖의 진실, 그리고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마지막 반전이 기다립니다.
[데스 디파잉 : 어느 마술사의 사랑]은 독특하게도 실존했던 마술사의 이야기입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해리 후디니는 1900년부터 탈출 묘기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던 마술사입니다. 그의 탈출 마술은 신에 가까웠다고 합니다. 손과 발에 수갑과 족쇄를 채우고 강물로 뛰어들어도, 도난 방지용 은행 금고에 들어가도, 후디니는 당당히 걸어서나왔을 정도니까요.
특히 후디니는 가짜 영매나 사기꾼 초능력자들을 적발하는 활동도 했었는데, 그의 어머니가 죽은 뒤, 그녀의 영혼을 만나고자 영매를 찾아갔는데, 그 영매가 사기꾼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이후, 그는 사기꾼을 적발하는 데 온갖 노력을 쏟았다고 합니다. [데스 디파잉 : 어느 마술사의 사랑]은 그러한 해리 후디스의 이야기를 영화적 상상력을 적당히 섞어 만든 영화입니다.
마술과 과학의 대결, 과연 승자는? [레드 라이트]
세상에 존재하는 심령술은 모두 사기극에 불과하다고 믿는 천재 물리학자 톰 버클리(킬리언 머피)와 그가 보좌하고 있는 냉철한 심리학자 마가렛 매티슨(시고니 위버)는 은퇴 후, 30년 만에 돌아온 세기의 심령술사 사이먼 실버(로버트 드 니로)가 가진 경이적 능력의 정체를 파헤치기 위한 실험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절대 비밀을 풀 수 없는 실버의 심령술 앞에 버클리의 믿음은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하고, 아무도 상상치 못한 진실이 드러나는데...
[레드 라이트]의 소재는 심령술입니다. 사실 심령술을 마술이라 해도 될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데스 다파잉 : 어느 마술사의 사랑]의 주인공인 마술사 해리 후디니도 심령술이 사기임을 밝히기 위해 생전에 끊임없이 노력을 했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대부분의 심령술사가 마술사와 마찬가지로 눈속임을 통해 죽은 영혼을 불러 낸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마술과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기에 마술 영화의 범주 안에 넣었습니다.
마술 영화의 기본적인 특징을 보면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파 배우들을 선호한다는 점입니다. [프레스티지]의 휴 잭맨, 크리스찬 베일이 그러하고, [일루셔니스트]의 에드워드 노튼, [데스 디파잉 : 어느 마술사의 사랑]에서는 가이 피어스를 내세웠었죠.
하지만 [레드 라이트]의 로버트 드니로와 견준다면 그들의 카리스마는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카리스마라면 결코 뒤지지 않는 킬리언 머피가 [레드 라이트]에서는 로버트 드니로의 카리스마에 오나전 주죽을 들 정도니까요. 아! 물론 여배우 중 최고의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원조 여전사 시고니 위버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레드 라이트]는 로버트 드니로와 시고니 위버의 카리스마 대결만으로도 볼 가치가 있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심령술 VS 과학의 대결의 결말을 알고 싶으신 분들도 [레드 라이트]를 놓치지 마시길...
동화속 마술사는 그가 원조...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
마술사라고 한다면 그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마술사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오즈의 마법사' 말입니다.
잠깐 혹시 '오즈의 마법사'를 아직도 마술사가 아닌 마법사로 오해하고 계신 분들은 안계시겠죠? 물론 신비한 나라 오즈에서는 여전히 그를 위대한 마법사라고 믿고 있지만 말이죠.
하찮은 서커스 마술사인 오스카(제임스 프랭코)는 어느날 회오리 바람에 휩쓸려 신비한 세계 오즈에 도착하고, 오즈의 사람들은 그가 오랫동안 기다려 온 위대한 마법사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오즈의 세 마녀 글린다(미셀 월리엄스), 테오도라(밀라 쿠니스), 에바노라(레이첼 와이즈)는 그의 정체를 의심하고, 오스카 또한 세 마녀 중 누가 나쁜 마녀인지를 가려내야만 합니다.
일단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은 앞선 영화들과는 분위기가 확 다릅니다. 동화를 소재로한 판타지 영화라고 하는 편이 이 영화의 장르에 더 잘 어울리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오즈의 마법사>가 도로시라는 소녀의 모험을 담고 있는데 반에,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은 서커스 마술사인 오스카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마술 소재의 영화에 합류시켰습니다.
일단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의 장점은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화면과 판타지한 스토리 라인입니다. 정작 주인공은 오스카라는 마술사이지만, 영화 자체는 신비로운 마법으로 가득찬 영화입니다. 미술사가 마법의 세게에서 겪는 모험...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은 설명하기에 딱 좋은 한줄 요약이 아닐런지...
[스파이더맨]의 샘 레이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스파이더맨]에서 해리 오스본으로 스타덤에 오른 제임스 프랭코가 능글거리는 3류 마술사 오스카를, 그리고 미셀 월리암스, 레이첼 와이즈, 밀라 쿠니스가 오즈의 세 마녀를 연기해서 환상적인 캐스팅의 재미를 선보인 영화입니다.
코믹한 마술사들... [더 인크레더블 버트 원더스톤]
버트 원더스톤(스티브 카렐)과 앤톤 마블튼(스티브 부세미)은 라스베가스 스트립에서 잘나가는 2인조 마술사입니다.
마술로 수백만 달러의 돈을 벌던 버트와 앤톤, 하지만 이들이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가장 큰 속임수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대중들 앞에서만 친한 척 하는 것.
오랜 세월 동안 서로에 대한 미움을 쌓아가던 그들 앞에 거리 마술사 스티브 그레이(짐 캐리)가 등장합니다. 이때부터 무지막지한 경쟁이 시작됩니다.
스티브의 엄청난 묘기에 팬들이 열광하고 버트와 앤톤의 쇼가 지루하게 느껴지면서 슬슬 경쟁에서 밀리게 됩니다. 결국 그들은 쇼를 회생시키기 위한 해결책을 찾기 시작하는데...
[더 인크레더블 버트 원더스톤]은 국내 미개봉 영화입니다. 한때 흥행의 보중 수표였던 짐 캐리와 코믹 연기의 대가 스티브 카렐에 코믹 카리스마 스티브 부세미가 나오는 영화인데 국내 미개봉이라니...
영화의 포스터에서 풍겨나오는 분위기는 일단 코믹입니다. 짐 캐리, 스티브 카렐, 스티브 부세미가 얼굴에 어울리지 않은 헤어 스타일로 등장하는 포스터 자체는 상당히 부담스럽긴 하지만 코믹한 분위기의 영화답게 영화 자체는 가법게 즐길 수 있는 영화일 것이라 예상됩니다.
[프레스티지]가 인간의 욕망을 그린 무거운 분위기의 영화이고, [일루셔니스트]는 이룰 수 없는 사랑을 담은 마술사의 애절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영화이며, [데스 디파잉 : 어느 마술사의 사랑]은 실전 인물을 내세운 로맨스 분위기의 영화입니다. [레드 라이트]는 마술과 과학의 대결답게 노련한 배우들의 카리스마 대결이 돋보이고,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은 환상적인 판타지가 펼쳐지며, [더 인크레더블 버트 원더스톤]은 코믹한 분위기의 영화입니다.
이렇게 주루룩 나열을 하고보니 마술 소재의 영화라고 해도 비슷한 분위기의 영화는 단 한편도 없군요. 최근 개봉한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은 경쾌한 범죄 스릴러 영화이니 제가 알고 있는 7편의 마술 소재 영화들 모두 제각각의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은 초등학교에서 특별반 활동으로 마술을 가르쳐주기도 하더군요. 웅이도 마술을 몇 주간 배웠는데 워낙 손놀림이 느려서 속임수가 눈에 훤히 보이던... 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마술이라는 것이 알면서도 속아주는 매력이 있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 소개해드린 이 마술 소재의 영화들 역시 알면서 속아주는 재미로 본다면 충분히 영화적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제게 필요한 것은 손가락 추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소중한 댓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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