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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사춘기를 보낸 당신을 위한 3대 여신 특집 제2부... 브룩 쉴즈

쭈니-1 2013. 8. 7. 16:46

 

어제 피비 케이츠의 추억의 영화들을 소개하며 저 역시 굉장히 반가웠습니다. 제 중,고등학교 시절, 피비 케이츠는 여신 그 자체였습니다. 비록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영화가 많아서 그녀의 영화를 많이 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러한 점이 피비 케이츠에 대한 묘한 신비감을 부채질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80년대 당시 피비 케이츠와 숙명의 라이벌을 이루던 여신이 있었습니다. 바로 브룩 쉴즈입니다. 브룩 쉴즈와 피비 케이츠는 나이도 비슷하고, 활동 시기도 비슷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피비 케이츠는 [파라다이스]를, 브룩 쉴즈는 [푸른 산호초]에 출연하여 인기를 얻은 점까지도 비슷합니다. 시간이 되시면 [파라다이스]와 [푸른 산호초]를 함께 보시길... 실제로 [파라다이스]는 개봉 당시 [푸른 산호초]와 너무 비슷해서 표절시비가 있었다고 합니다.

 

 

브룩 쉴즈가 여신의 자리에 오른 것은 [푸른 산호초]부터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그녀는 전도유망한 아역 배우였습니다. 세계적인 명감독 루이 말 감독과 배우 겸 감독인 피터 폰다의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다졌고, [푸른 산호초]와 [끝없는 사랑]으로 인기 몰이를 했습니다.

하지만 피비 케이츠가 그러했듯이 브룩 쉴즈도 1990년대가 되면서 인기 하락을 경험했는데 특히 1990년에는 [스피드 존]으로 미국내 최악의 영화에게 주어지는 골든라즈베리 최악의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불명예를 얻기도 했습니다.  

1997년 테니스 스타인 안드레 아가시와 결혼하였으나 2년뒤 결별하였고, 2001년에는 방송작가겸 제작자인 크리스 헨치와 재혼하여 2003년 첫째딸 로한을 낳았습니다. 최근 그녀가 거인병으로 알려진 말단비대증에 걸려 신체말단부위인 코, 턱, 손등이 계속 자라고 얼굴은 점점 남성처럼 변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습니다.

 

 

 

브룩 쉴즈가 배우로서 인기를 얻기 시작한 첫번째 영화는 [프리티 베이비]입니다. [굿바이 칠드런], [데미지] 등 수많은 문제작을 연출한 루이 말 감독의 영화답게 [프리티 베이비] 역시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17년 미국 남부 뉴올리언스. 이 도시에는 여성이 몸을 파는 공창지대가 있는데 창부인 헤티(수잔 새랜든)와 그녀의 딸 바이올렛(브룩 쉴즈)이 공창 지대에 살고 있었습니다. 바이올렛은 12살 생일이 되는 날, 첫 경험을 치룰 처녀 경매에 붙여지고 거액을 제시한 중년 남자에게 안기게 됩니다.

이후 세계대전이 끝나고 공창 제도도 폐지됩니다. 그러나 너무 어린 나이에 어른이 되어 버린 바이올렛은 예전부터 자신을 좋아하던 청년 베로그와 결합합니다. 하지만 시골 부자와 결혼한 어머니를 따라 순수한 소녀의 옷이 입혀진채 쓸쓸히 도시를 떠나게 됩니다.

이 영화에서 브룩 쉴즈는 장난꾸러기 꼬마 소녀에서 12살에 중년의 남자에게 억지로 처녀성을 잃는 비운의 여성으로,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의 품에 안긴 행복한 여성에서 다시 어린 소녀 분장을 억지로 해서 순진한 소녀인척 해야하는... 말 그대로 변화무쌍한 캐릭터를 연기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연기력은 많은 이들의 박수갈채를 받아냅니다.

 

  

[프리티 베이비]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이 당돌한 어린 여배우는 1979년 피터 폰다가 감독과 주연을 맡은 영화 [원더 네바다]로 다시한번 연기력을 발휘합니다. [원더 네바다]는 떠돌이인 보드레이(피터 폰다)라는 남자가 포커판에서 돈대신 받은 고아 소녀 원더 네바다(브룩 쉴즈)와 함께 금 채굴을 위해 그랜드 캐니언으로 모험을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후 루디 듀랸드 감독의 [틸트]에서 주연을 맡으며 70년대 최고의 아역 배우로 자리를 굳힙니다. 그리고 80년대가 되면서 그녀는 본격적인 스타의 길을 걷게 됩니다. 바로 [푸른 산호초]와 [끝없는 사랑], 그리고 [사하라]를 연달아 흥행에 성공시킨 것이죠.

 

 

브룩 쉴즈가 피비 케이츠와 필연적인 라이벌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영화 [푸른 산호초]를 먼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푸른 산호초]는 배가 난파하는 바람에 무인도인 아름답고 작은 섬에 남게된 리차드(크리스포터 앳킨스)와 에믈린(브룩 쉴즈). 그들은 섬에서 성년이 되며 신체와 감정의 변화로 갈등을 겪게 됩니다.

그리고 둘 사이엔 어느덧 아이가 생기고 리차드는 유일한 꿈이던 섬으로부터의 탈출을 포기하고 섬에 남아 가족과의 삶에 만족하게 됩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리차드와 에믈린, 그리고 두 사람 사이의 아기는 작은 보트 안에 갇혀 망망대해를 표류하다 범선에 구출됩니다.

어떤가요? [파라다이스]와 비슷한가요? 두 어린 남녀가 세상과 동떨어진 곳에 단 둘만 남게 되고, 그곳에서 이성의 눈을 뜬다는 점에서 [파라다이스]와 [푸른 산호초]는 비슷한 면을 분명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피비 케이츠와 브룩 쉴즈의 섹시어필 또한 두 영화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거장 감독과 유난히 인연이 깊은 브룩 쉴즈는 1981년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을 만나게 됩니다.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은 올리비아 핫세를 여신의 반열을 올려 놓았던 [로미오와 줄리엣], 복싱 영화의 걸작이라 칭송받고 있는 [챔프]를 연출한 명감독입니다.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과 브룩 쉴즈의 만남으로 [끝없는 사랑]이라는 또다시 사춘기 남자 아이들의 가슴을 설래게 하는 영화가 탄생하게 됩니다.

[끝없는 사랑]의 내용을 살펴보면... 데이비드(마틴 휴이트)와 제이드(브룩 쉴즈)는 같은 학교에 다니며 서로 사랑하는 사이입니다. 어느 날 제이드는 부모님이 외출한 사이 데이비드를 집으로 초대하고, 이들은 제이드의 방에서 뜨거운 사랑을 나눕니다. 그러나 곧 부모님이 돌아오고 아버지 휴가 이 장면을 목격하게 되어 데이비드를 집에서 쫓아냅니다. 휴는 제이드가 다시는 데이비드를 만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집에 가두어 놓고, 제이드에 대한 열렬한 사랑의 마음이 휴에 대한 분노로 폭발한 데이비드는 급기야 제이드의 집에 불을 지르게 됩니다. 

[끝없는 사랑]을 보며 참 많은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라이오넬 리치와 다이아나 로스가 부른 영화의 주제곡 <Endless Love>가 굉장한 인기를 얻었었죠. 영어를 유난히 싫어해서 팝송 자체를 싫어했던 저 역시도 노트에 노래의 가사를 한글로 적어서 더듬거리며 따라 부른 기억이 납니다.

 

 

[푸른 산호초]에서 섹시미를, [끝없는 사랑]에서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보여줬던 브룩 쉴즈는 [사하라]에서는 멋진 액션 연기마저 선보입니다.

[사하라]는 세계적인 경주용 명차를 만들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사하라 월드 랠리에서 우승하고 업계에서 인정을 받는 것이 꿈인 아버지의 유언을 받들어 사하라 랠리에 참가한 데일(브룩 쉴즈)의 모험담입니다.

사하라 랠리에 참가하기 위해 남장을 한 데일. 하지만 공교롭게도 사하라 사막에서는 샴브라와 하만치간의 종족 분쟁이 일어나고, 다른 참가자들은 안전을 위해 우회로를 선택합니다. 하지만 랠리 우승이 간절한 데일은 위험천만한 단축로를 선택하고 그곳에서 샴브라족의 젊은 족장 자파와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하만치족에 붙잡혀 위기를 맞기도 합니다. 하지만 데일은 이 모든 위험을 이겨내고 사하라 랠리에서 우승을 하며 아버지와 자신의 꿈을 결국 이뤄냅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았던 브룩 쉴즈의 인기는 마치 12시 종이 울리면 마법이 풀리는 신데렐라처럼 80년대가 지나고 90년대가 되면서 거짓말처럼 물거품이 되어 사라집니다.

90년대를 브룩 쉴즈는 골든 라즈베리의 최악의 여우 조연상으로 시작을 하더니 [욕망의 거리], [프릭스 대모험]이 연이은 흥행 실패를 맛봐야 했습니다. 특히 1994년 이안 배리 감독의 스릴러 [7층]의 흥행 실패가 뼈아팠습니다.

남편의 죽음으로 엄청난 빚을 떠안은 케이트(브룩 쉴즈). 그녀는 컴퓨터 전문가 미쓰루(마사야 카토)에게 애정을 느끼지만 사실 미쓰루는 오래 전에 죽은 누나 나오코(미키 오이카와)의 기억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채 자신의 폭력성을 억누르지 못하는 정신질환자였습니다. 미쓰루로 인하여 자신의 아파트에 감금된 케이트는 결국 미쓰루의 엄청난 음모 속에서 겨우 살아남고 미쓰루는 나오코의 데이타들과 함께 죽음 속으로 몸을 던집니다.

80년대 젊은 남성들의 우상에서 90년대 스릴러의 주인공으로 변신을 시도했던 브룩 쉴즈. 그녀는 결국 [7층]의 흥행 실패로 이후 평범한 배우로 전락합니다. 하지만 피비 케이츠와는 달리 최근에도 [더 그리닝 오브 휘트니 브라운], [더 핫 플래쉬스] 등의 영화에 활발하게 출연하고 있습니다.

현재 그녀는 턱과 광대뼈를 지속적으로 깍아내리고 약물치료를 병행하며 말단비대증에 의한 성장은 어느 정도 멈춘 상태라고 합니다. 비록 예전의 여신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부디 말단비대증을 이겨내고 연기파 배우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제게 필요한 것은 손가락 추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소중한 댓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