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할리우드는 드림웍스의 설립이라는 거대한 이슈를 맞이하게 됩니다. 드림웍스는 디즈니에서 [인어공주], [알라딘], [라이온 킹] 등을 만들며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제2의 전성기를 가능하게 했던 제프리 카젠버그, 그리고 흥행의 마술사 스티븐 스필버그, 음악계의 큰손 데이비드 게펜이 공동 설립한 회사로 당시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들을 바짝 긴장하게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디즈니는 더욱 긴장해야 했습니다. 미국에서 디즈니는 애니메이션계의 절대강자입니다. 그 누구도 감히 디즈니의 아성에 도전할 생각을 하지 못했죠. 하지만 드림웍스의 제프리 카젠버그는 당당하게 '타도 디즈니!'를 외쳤습니다.
사실 제프리 카젠버그가 디즈니에 대한 악감정을 품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는 디즈니의 수 많은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들며 디즈니의 매출을 10배 이상 끌어올리는데 공헌했지만, 디즈니의 회장인 마이클 아이너스와의 불화로 디즈니에서 쫓겨 났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제프리 카젠버그는 디즈니에 대한 복수를 외쳤고,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은 그러한 제프리 카젠버그의 야망을 담고 있습니다.
디즈니와의 차별화,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 [개미], [이집트 왕자]
제프리 카젠버그의 '타도 디즈니!'의 선언은 미국의 애니메이션계에서 매우 의미가 깊습니다. 사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놀라운 흥행 성적을 목격한 여러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애니메이션에 도전했지만 모두 흥행 실패의 쓴맛을 봐야했습니다. 특히 폭스는 [페이지 마스터], [아나스타샤] 등을 만들며 디즈니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처참하게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드림웍스는 달랐습니다. 제프리 카젠버그의 전략은 '디즈니와의 차별화로 디즈니를 넘는다.'였습니다. 디즈니가 주관객층을 어린 관객들로 맞춰져 있고, 그러한 어린 관객들을 위해 동화, 공주, 해피엔딩을 주 소재로 삼고 있다면, 드림웍스는 디즈니보다는 조금 더 성인 관객 취향에 영화의 타킷을 맞춘 것이죠. 그렇게해서 탄생한 것이 [개미]와 [이집트의 왕자]입니다.
사실 [개미]는 개봉 당시 디즈니의 지원군인 픽사의 [벅스 라이프]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많은 의혹의 눈길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개미]와 [벅스 러이프]의 주인공은 작은 개미이고, 북미 개봉일도 [개미]가 1998년 10월 2일, [벅스 라이프]가 1998년 11월 20일로 엇비슷합니다.
하지만 그림체에서 [개미]는 [벅스 라이프]와 차별성을 강조했고, 내용도 힘없는 일개미 Z가 공주 개미에게 사랑을 느끼며 벌이는 혁명을 다루고 있습니다. 제프리 카젠버그가 선언한대로 [개미]는 디즈니의 착한 애니메이션과 차별화를 실현한 것입니다.
드림웍스의 두번째 애니메이션인 [이집트 왕자]에서는 디즈니와의 차별화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성경의 모세 이야기를 애니메이션화한 [이집트 왕자]는 소재면에서 다분히 성인 관객을 노린 이야기 전개와 그림체가 돋보입니다.
하지만 [개미]와 [이집트 왕자]는 단순하게 디즈니와의 차별화에만 중점을 둔 애니메이션은 아니었습니다. [개미]는 애니메이션의 선구자라고 하는 디즈니조차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3D 애니메이션에 대한 드림웍스의 혜안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비록 픽사의 [벅스 라이프]에게 흥행 성적면에서 패배를 당했지만, [개미]의 경험은 이후 드림웍스의 전성기를 이끌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집트 왕자]는 셀 애니메이션의 수준을 한단계 높인 영화입니다. 그동안 셀 애니메이션에 대한 디즈니의 기술력은 독보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디즈니에서 몸 담았던 제프리 카젠버그가 드림웍스를 설립하며 더이상 디즈니의 기술력은 독보적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집트 왕자]의 개봉 당시 모세의 기적으로 홍해가 갈라지고, 갈라진 홍해에 거대한 고래가 지나가는 장면을 보며 많은 관객들이 자신도 모르게 '우와!'라는 탄성을 지르기도 했습니다.(그 현장에 저도 있었습니다.)
셀 애니메이션의 몰락, 드림웍스도 피하지 못했다. [엘도라도], [스피릿], [신밧드 : 7대양의 전설]
하지만 [개미]와 [이집트 왕자]는 절반의 성공 밖에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 두 영화를 통해 드림웍스는 디즈니와의 차별화라는 이미지에는 성공했지만 흥행 성적이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입니다. 자본력이 부족한 드림웍스는 안전한 선택을 하기 시작합니다. 바로 어린이 관객을 주관객층으로 하는 셀 애니메이션의 제작입니다.
그 첫번째 영화가 [엘도라도]입니다. 스페인의 두 사기꾼이 온갖 해프닝 끝에 황금의 도시 엘도라도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놀라운 모험을 한다는 이 영화는 디즈니의 전매특허인 신나는 모험이 가득 흘러나옵니다. 자못 진지했던 [개미], [이집트 왕자]와는 다른 분위기의 영화인 셈입니다. 특히 케빈 클라인, 케네스 브래너의 능청스러운 더빙이 인상적인 영화입니다.
[스피릿]은 미개척 시대의 서부를 배경으로 인간에게 절대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마 스피릿과 인디언 청년의 우정과 모험을 담은 영화입니다. 영화의 그림체는 다분히 디즈니의 익숙한 그림체를 연상시켰지만, 한가지 다른 점은 진지함입니다.
특히 [스피릿]에서 주목해야할 점은 동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동물을 의인화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어린 관객을 타킷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에서 동물을 내세우는 것은 일반적인 선택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동물들은 모두 의인화되어 표현됩니다. 그것이 어린 관객들을 더욱 환호하게 만들죠. 그러나 [스피릿]은 야생마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그러한 동물의 의인화는 하지 않음으로서 디즈니와의 차별화를 선언한 드림웍스의 마지막 자존심만큼은 지켜냈습니다.
그리고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중에서 최악의 실패작으로 기록되고 있는 [신밧드 : 7대양의 전설]이 있습니다. [신밧드 : 7대양의 전설]은 북미 흥행 성적 2천6백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드림웍스가 지금까지 제작한 27편의 애니메이션 중에서 가장 낮은 흥행 수치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신밧드 : 7대양의 전설]도 변명을 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이 영화가 개봉한 2003년은 셀 애니메이션의 몰락이 가속화되던 시절이었습니다. 디즈니가 야심차게 준비한 셀 애니메이션 [보물성]이 2002년 북미 흥행 성적 3천8백만 달러라는 흥행 대실패를 기록했고, 2003년에 개봉한 [브라더 베어] 역시 8천5백만 달러로 흥행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결국 브래드 피트, 캐서린 제타 존스, 미셀 파이퍼 등 초호화 더빙 캐스팅을 완비했던 [신밧드 : 7대양의 전설]은 드림웍스의 마지막 셀 애니메이션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로서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셀 애니메이션은 점차 사라지게 된 것이죠.
드림웍스의 놀라운 모험, 클레이 애니메이션... [치킨 런], [윌레스와 그로밋 : 거대 토끼의 저주], [플러쉬]
디즈니와의 확실한 차별화를 선언했던 [이집트의 왕자]와는 달리 [엘도라도], [스피릿], [신밧드 : 7대양의 전설]로 드림웍스는 디즈니와의 차별화도 성공하지 못하고, 흥행 성적마저 부진한 완벽한 실패를 경험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와중에 드림웍스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모험 정신은 영국의 아드만 스튜디오와의 제휴입니다.
아드만 스튜디오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이라는 조금은 낯선 장르의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영국 회사입니다. 클레이 애니메이션은 점토 애니메이션이라고도 부릅니다. 찰흙 등 점성이 있는 소재로 인형을 만들어 스톱모션 방식으로 한 장면, 한 장면 촬영한 후에 이어 붙이는 수공예 방식의 애니메이션입니다.
당시 아드만 스튜디오는 '윌레스와 그로밋'을 캐릭터로 내세운 단편 영화들로 세계 유수의 애니메이션 영화제를 석권하였습니다. 하지만 픽사의 3D 애니메이션의 위력에 압도당한 할리우드는 수공예 애니메이션인 클레이 애니메이션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단 한곳, 바로 드림웍스를 제외하고 말이죠.
드림웍스와 아드만 스튜디오는 2000년 [치킨 런]을 개봉시킵니다. 닭요리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트위디 닭 농장의 닭들이 치밀한 계획을 세워 농장을 탈출한다는 내용을 담은 [치킨 런]은 영국 닭들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다는 허풍을 떠는 미국산 수탉 록키(멜 깁슨)의 모험이 인상적인 영화입니다.
[치킨 런]이 1억 달러가 넘는 흥행 성공을 거두자 드림웍스는 아드만 스튜디오의 인기 캐릭터 '월레스와 그로빗'을 내세운 장편 애니메이션 [월레스와 그로밋 : 거대 토끼의 저주]를 2005년 선보입니다.
슈퍼 야채 선발대회의 축제 분위기가 한창인 마을에서 누군가 마을의 야채를 전부 먹어치우는 일대 사건이 벌어지고, 최첨단 발명품으로 무장한 특수요원 월레스와 그의 조수 그로밋은 즉각 수사에 착수합니다. 그리고 범인이 거대한 토끼라는 놀라운 사실을 밝혀내죠.
[월레스와 그로밋 : 거대 토끼의 저주]는 비록 북미 흥행 수입이 5천6백만 달러에 불과하지만 월드와이드 성적이 1억9천2백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특히 제작비가 불과 3천만 달러박에 하지 않아 드림웍스로서는 아드만 스튜디오와의 만남이 짭짤한 수익을 남겨준 셈입니다.
드림웍스와 아드만 스튜디오의 세번째 만남은 2006년 [플러쉬]로 이어집니다. [플러쉬]는 최고급 아파트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하던 럭셔리 쥐 로디(휴 잭맨)가 사고로 시궁창에 빠지며 모험을 한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아드만 스튜디오와 드림웍스의 만남은 [플러쉬]로 끝을 맺습니다. [치킨 런], [윌레스와 그로밋 : 거대 토끼의 저주]의 흥행 성공으로 [플러쉬]는 무려 1억4천9백만 달러라는 거대한 제작비를 지원받았습니다. 하지만 흥행 성적은 월드와이드 1억7천8백만 달러에 불과해 드림웍스로서는 큰 손해를 감수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아드만 스튜디어와 드림웍스의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향한 모험은 이후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발전에 기여했습니다. 최근에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에서 한단계 더 발전하여 인형을 이용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코렐라인 : 비밀의 문], [파라노만]과 팀 버튼 감독의 [유령신부] 등이 대표적입니다.
드디어 등장 드림웍스의 대표작 [슈렉 시리즈]
누군가 여러분들에게 드림웍스의 대표작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어느 영화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아마도 십중팔구는 [슈렉]을 선택하지 않을까요? 그만큼 [슈렉]은 흥행 성적과 디즈니와의 차별화라는 드림웍스의 설립 정신까지 완벽하게 드림웍스의 야망을 채운 영화입니다.
2001년에 개봉한 [슈렉]은 여러모로 놀라운 영화입니다. 특히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을 교묘하게 패러디하여 드림웍스만의 차별화를 완벽하게 관객의 뇌리 속에 심어줬습니다.
[슈렉]이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을 패러디함으로서 디즈니와의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슈렉]의 주인공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동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에는 아름다운 공주가 나오고, 포악한 괴물이 나옵니다. 그리고 멋진 왕자가 괴물을 무찌름으로서 공주를 지켜냅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그러한 틀에 박힌 전개에 실증이 나있었죠.
대표적인 사례가 디즈니의 걸작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입니다. [미녀와 야수]에서 벨과의 사랑으로 저주를 푼 야수는 멋진 왕자로 변신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은 차라리 야수였던 때가 좋았다고 볼멘 소리를 했었죠. [슈렉]은 바로 그러한 관객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입니다. 저주를 풀은 피오나 공주(카메론 디아즈)가 마지막에 변하는 장면은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아도 전혀 지나치지 않습니다.
[슈렉]은 픽사의 [몬스터 주식회사]를 제치고 2001년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으며, 2002년 아카데미에서는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는 겹경사를 맞이하여 제프리 카젠버그의 입에 함박웃음을 안겨주었습니다.
2004년에 개봉한 [슈렉 2]는 전년도에 개봉해서 드림웍스에 최악의 흥행 결과를 안겨준 [신밧드 : 7대양의 전설]의 악몽을 잊게 만들었습니다. [슈렉 2]가 기록한 흥행 성적은 북미에서만 무려 4억4천만 달러. 이는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중에서 최고의 흥행 성적이며, 2004년 북미 흥행 성적에서도 [스파이더맨 2]를 제치고 최고 흥행작으로 우뚝 섰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흥행 성적에서도 그동안 부동의 1위를 지키던 디즈니의 [라이온 킹]을 2위로 밀어내고 1위 자리를 차지함으로서 '타도 디즈니!'를 외치던 제프리 카젠버그의 꿈을 이루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슈렉 2]는 '장화신은 고양이'라는 또 하나의 히트 캐릭터를 만들며 드림웍스의 마르지 않은 샘물이 되는 밑거름이 됩니다.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은 픽사의 [인크레더블]에게 빼앗겼다는 점 뿐입니다.
[슈렉 2]의 놀라운 흥행은 당연히 [슈렉 3]로 이어졌습니다. 2007년에 만들어진 [슈렉 3]는 비록 [슈렉 2]의 흥행 기록을 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3억2천2백만 달러라는 만족스러운 흥행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슈렉 포에버]는 2010년에 개봉해서 북미 흥행 2억3천8백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렇듯 [슈렉]은 네 편의 시리즈가 진행되는 동안 [슈렉 2]를 기점으로 점차 흥행 성적이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드림웍스의 대책은 '박수칠때 떠나라'입니다. [슈렉]과 같은 대박 시리즈를 포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드림웍스는 과감하게 'THE END'를 선언한 것이죠. 그러한 드림웍스의 과감한 선택은 어쩌면 다른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대한 드림웍스의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슈렉]의 뒤를 이을 드림웍스의 대표작 후보 1... [마다가스카 시리즈]
비록 [슈렉 시리즈]가 'THE END'를 선언하며 끝을 맺었지만 그 누구도 그것이 드림웍스의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드림웍스에는 관객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인기 시리즈가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첫번째 주자는 [마다가스카]입니다.
[마다가스카]는 뉴욕 동물원 출신의 사자 알렉스(벤 스틸러), 얼룩말 마티(크리스 록), 기린 멜먼(데이비드 쉬머), 하마 글로리아(제이다 핀켓 스미스)가 야생의 정글 마다가스카에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은 영화입니다.
2005년에 개봉한 [마다가스카]는 야생에서 육식 동물의 본능을 이겨야 하는 알렉스의 눈물겨운 노력이 담겨져 있고, 2008년에 개봉한 [마다가스카 2]는 디즈니의 대표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을 살짝 패러디하여 아프리카에서 아버지와 재회한 알렉스와 그의 친구들의 모험을 담았습니다. 2012년에 개봉한 [마다가스카 3 : 이번엔 서커스다!]는 알렉스 일행이 유럽의 서커스단에 합류하며 동물원도 아닌, 그렇다고 아프리카 야생도 아닌, 서커스단에서 재능을 발휘한다는 내용입니다.
[마다가스카 시리즈]의 단점이라면 드림웍스의 색깔이 희미하다는 점입니다. [슈렉]의 패러디 정신보다는 디즈니 식의 어린 관객을 타킷으로한 애니메이션의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하지만 그 대신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흥행 수입이 조금씩 올라간다는 것은 장점이라 할 수있습니다. 실제로 [마다가스카 3 : 이번엔 서커스다!]의 흥행 수입이 시리즈 전체 중에서 가장 높습니다.
[슈렉]의 뒤를 이을 드림웍스의 대표작 후보 2... [쿵푸팬더 시리즈]
[마다가스카 시리즈]가 드림웍스의 색깔이 희미하다면 [쿵푸팬더 시리즈]는 드림웍스의 색깔을 잘 가지고 있는 영화입니다.
2008년 첫 선을 보인 [쿵푸팬더]는 여러모로보나 [슈렉]을 연상시킵니다. 우선 결코 영웅답지 않은 뚱보 팬더곰 포(잭 블랙)가 모든 이들의 편견을 깨고 영웅으로 거듭난다는 설정 자체가 그러합니다. 그리고 잭 블랙, 성룡, 루시 리우, 안젤리나 졸리 등 화려한 더빙 캐스팅도 [쿵푸팬더]의 흥행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쿵푸팬더]는 2011년 [쿵푸팬더 2]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분위기상 드림웍스 애니메이션과 적합하고, 모든 면에서 [슈렉]의 뒤를 이을 적입자로 보이는 [쿵푸팬더]이지만 한가지 단점이라면 1편에 비해 2편의 북미 흥행이 부진했다는 점입니다. 이제 겨우 시리즈가 2편에 불과한데 북미 관객이 [쿵푸팬더]에 흥미를 잃은 것은 아닐지... 그 결과는 3편이 개봉되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아쉬운 흥행을 기록한 영화들... [샤크], [헷지], [꿀벌 대소동]
드림웍스의 3D 애니메이션이 모두 흥행에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아쉬운 흥행 결과로 관객의 기억 속에 잊혀진 영화들도 꽤 많이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영화들이 [샤크], [헷지], [꿀벌 대소동]입니다.
우선 [샤크]의 내용을 보면... 바다 속의 권력자 상어 대부 돈 리노(로버트 드니로)에게 한가지 고민이 있으니 그것은 상어의 본성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감성적인 아들 레니(잭 블랙)가 대부의 아들로 자격이 미달이라는 것입니다. 돈 리노는 어떻게든 레니를 강한 후계자로 키워보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신분 상승을 꿈꾸는 작은 물고기 오스카(윌 스미스)의 철없는 거짓말이 돈 리노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결국 바다 세게는 일대 파란을 맞이합니다.
내용 그대로 [샤크]는 갱스터 무비에 대한 드림웍스 식의 패러디입니다. 하지만 [샤크]가 개봉한 것은 2004년. 전년도에 개봉한 픽사의 [니모를 찾아서]와 비교되며 결국 평가절하되고 말았습니다.
2006년에 개봉한 [헷지]는 인간이 만든 울타리로 인하여 보금자리를 빼앗기고 먹을 것을 잃은 야생 동물들이 울타리를 넘어 인간 세계로 침입하여 먹을 것을 획득한다는 내용입니다.
브루스 윌리스, 스티브 카렐, 에이브릴 라빈의 더빙이 인상적인 [헷지]는 북미흥행 1억5천5백만 달러, 월드와이드 3억3천6백만 달러라는 평범(?)한 흥행 성적을 내고 말았습니다. 사실 [헷지]는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본 애니메이션인데, 이러한 평범한 흥행 성적이 [헷지]의 시리즈화를 막은 결과가 되고 말았습니다.
2007년에 개봉한 [꿀벌 대소동]은 인간이 벌이 만들어 놓은 꿀을 공짜로 훔쳐 먹는다는 사실을 발견한 꿀벌 배리(제리 세인펠드)가 인간 친구인 바네사(르네 젤위거)와 함께 꿀벌을 되찾기 위한 인간들과의 전쟁을 선포한다는 내용입니다.
국내 개봉당시 국민 개그맨 유재석이 더빙을 맡아 큰 화제가 되었지만 미국에서도, 그리고 국내에서도 흥행 실패를 하고 맙니다. 제가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중에서 유이하게 안 본 영화가 바로 [플러쉬]와 [꿀벌 대소동]입니다.
시리즈를 꿈꾸는 영화들... [몬스터 VS 에이리언], [드래곤 길들이기], [메가 마인드]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은 [슈렉], [마다가스카], [쿵푸팬더] 등 시리즈화된 애니메이션이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시리즈화된 영화가 많다는 것은 안정적인 흥행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관객에게 식상함을 느끼게할 수 있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드림웍스는 장점은 취하되 단점은 피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시리즈화된 영화들 말고도 오리지널 스토리를 꾸준히 개발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러한 오리지널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할 경우에는 새로운 시리즈로 발전시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2009년에 개봉한 [몬스터 VS 에이리언]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자신의 결혼식날 어디선가 날아온 운석을 맞고 거대한 몸집으로 커져버린 수잔(리즈 위더스푼). 결국 수잔은 정부에 의해 비밀수용소에 갇히는 그곳은 수잔말고도 다른 몬스터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천재적인 두뇌에 곤충머리를 갖고 있는 닥터 로치, 2만년 전 모습으로 아직 덜 진화된 물고기인간 미씽링크, 형태를 마음대로 변형시킬 수 있는 젤리 몬스터 밥, 그리고 키 100미터가 넘는 초대형 외형을 가진 아기 몬스터 인섹토사우르스까지. 그러한 몬스터들이 지구를 침략한 외계인들에 맞서 영웅 군단이 된다는 내용입니다.
[몬스터 VS 에이리언]의 장점은 캐릭터가 다양하고 매력적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캐릭터를 잘 개발한다면 [슈렉]의 '장화신은 고양이'처럼 스핀오프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2010년에 개봉한 [드래곤 길들이기]의 경우는 실제로 2편이 제작중입니다. 용맹한 바이킹과 사나운 드래곤들의 싸움이 끊이지 않는 버크섬에서 바이킹 족장의 아들 히컵(제이 바루첼)은 드래곤 사냥에는 소질이 없고 오히려 드래곤들과 친구가 되어 마을을 지키는 영웅이 됩니다.
어린 관객들이 좋아하는 드래곤을 소재로 하였고, 영화 속에 가지 각색의 다양한 드래곤들이 출연하여 관객들을 열광하게 했던 영화입니다. 그 덕분인지 [드래곤 길들이기]는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중에서 [슈렉 시리즈]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흥행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드래곤 길들이기 2]가 1편의 흥행 성적을 넘는다면 [드래곤 길들이기]는 제2의 [슈렉]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2010년에 개봉한 [메가마인드] 역시 매력적인 캐릭터를 가진 영화입니다. 메트로시티의 막강 라이벌 메트로맨(브래드 피트)과 슈퍼 악당 메가마인드(윌 페렐). 메트로맨과 메가마인드는 다른 영웅과 악당처럼 서로 죽이지 못해 으르렁거립니다. 그러던 어느날 메가마인드는 얼떨결에 메트로맨을 제거하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도 잠시... 앙숙이자 숙적이며, 자신과 대적할 유일한 상대였던 메트로맨이 사라지자 메가마인드는 예상치 못한 무료함에 삶이 시들해집니다. 결국 그는 자신을 대적할 새로운 영웅 타잇탄(조나 힐)을 탄생시키는데, 이 철부지 영웅은 오히려 메가마인드를 능가하는 악당이 되어 버립니다.
흥미롭게도 [메가마인드]는 악당이 주인공이라는 비슷한 소재를 가지고 있는 신생 애니메이션 회사 일루미네이션의 [슈퍼배드]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흥행 결과에서 [메가마인드]는 [슈퍼배드]에 완패를 당하고 말죠.
문제는 2013년인데, 일루미네이션은 [슈퍼배드 2]를 내놓았고, 현재 흥행 질주 중입니다. [슈퍼배드 2]가 개봉 3주차에 기록한 2억8천3백만 달러의 흥행 수입은 2013년 드림웍스의 야심작 [크루즈 패밀리]의 기록을 훌쩍 뛰어 넘었으며, 드림웍스의 신작 [터보]의 흥행마저 가로 막고 있다는 사실.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라도 드림웍스는 [메가마인드 2]를 제작하여 [슈퍼배드 2]와 맞불 작전을 펼치면 어떨지... 개인적으로 생각해봅니다.
드림웍스의 최신작들 잘 나가거나, 아쉽거나... [장화신은 고양이], [가디언즈], [크루즈 패밀리]
[슈렉]이 시리즈의 막을 내렸지만, 드림웍스는 아쉬워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슈렉]이 남겨놓은 유산인 '장화신은 고양이' 캐릭터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죠. 그렇게해서 [슈렉]의 스핀오프 [장화신은 고양이]는 야심차게 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장화신은 고양이]는 [슈렉]의 빈자리를 메꾸는데 실패하고 맙니다.
북미 흥행수입 1억4천9백만 달러는 [슈렉] 시리즈 중에서 가장 아쉬운 흥행 성적을 낸 [슈렉 포에버]가 기록한 2억3천8백만 달러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북미에서는 흥행이 부진했지만 월드와이드 흥행 성적은 여전히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개봉 당시에도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프로토콜]을 2위로 끌어 내리고 당당히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었죠.
하지만 뒤이어 발표된 [가디언즈]의 흥행 실패는 드림웍스에게 꽤 치명적이었습니다. 전세계 모든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가디언즈'인 산타클로스 놀즈(알렉 볼드윈), 부활절 토끼 버니(휴 잭맨), 이빨요정 투스(아일라 피셔), 잠의 요정 샌드맨과 새로운 가디언인 잭 프로스트(크리스 파인)가 힘을 합쳐 악몽의 신 피치(주드 로)를 물리친다는 내용을 담은 [가디언즈]는 애니메이션계의 [어벤져스]를 꿈꾼 영화입니다.
하지만 [가디언즈]의 북미 흥행 성적은 고작 1억 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월드와이드에서 선전하며 최소한 손해는 면했지만 [가디언즈]의 흥행 실패로 드림웍스는 [헷지]이후 오랜 기간동안 파트너쉽을 유지하던 파라마운트와 결별을 하게 됩니다.
비록 파라마운트와 결별하였지만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기에 이번엔 폭스사가 드림웍스와 손을 잡았습니다. 폭스와 함께 만든 드림웍스의 첫번째 애니메이션이 바로 올해 초에 개봉한 [크루즈 패밀리]입니다.
동굴 안이 가장 안전하다고 믿는 동굴족 그루그(니콜라스 케이지)와 그의 가족들. 하지만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동굴이 무너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자 그루그는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납니다.
[크루즈 패밀리]는 원시인이 주인공이기에 잘생긴 주인공 대신 우락부락하게 생긴 캐릭터들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참 드림웍스다운 애니메이션이라 할 수 있죠. [크루즈 패밀리]는 만족스러운 흥행을 기록하며 현재 2편이 기획중입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이라면 신생 애니메이션 회사인 일루미네이션의 [슈퍼배드 2]에게 2013년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작 자리를 일찌감치 내줬다는 사실일 뿐입니다.
겁나 빠른 달팽이 [터보]. 드림웍스의 미래를 밝혀줄까?
북미에서는 지난 7월 17일, 우리나라에서는 오는 7월 25일 드림웍스의 신작 애니메이션 [터보]가 개봉합니다.
[터보]는 세상에서 가장 드린 동물인 달팽이 '터보'(라이언 레이놀즈)가 레이싱 챔피언을 꿈꾸며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우연한 사고로 '터보'는 슈퍼 스피드를 가지게 된다고 하네요.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얼핏 픽사의 애니메이션 [카]를 드림웍스식으로 패러디한 영화로 보입니다.(이번 주말에 직접 제 눈으로 확인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북미 흥행 성적에서는 [슈퍼배드 2]에 밀렸다고 합니다. 그러나 개봉 초기이니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르죠.
무엇보다도 제가 드림웍스를 높게 평가하는 것은 매년 두편 정도 꾸준히 신작을 내놓는 드림웍스의 열정 때문입니다. 1998년 [개미]를 시작으로 16년 동안 벌써 27편의 애니메이션을 만든 드림웍스. 2000년에는 [드래곤 길들이기], [슈렉 포에버], [메가마인드]를, 2011년에는 [쿵푸팬더 2], [장화신은 고양이]를, 2012년에는 [마다가스카 3 : 이번엔 서커스다!], [가디언즈]를, 2013년에는 벌써 [크루즈 패밀리]와 [터보]를 개봉시켰습니다.
이러한 드림웍스의 열정이 있기에 저처럼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팬들이 행복할 수 있는 것이겠죠. 디즈니와 라이벌 관계에서 멋진 흥행 대결을 펼치고 있는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들. 그렇기에 저는 드림웍스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레이싱 챔피언을 꿈꾸는 달팽이 '터보'처럼,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았던 디즈니를 넘겠다는 드림웍스의 꿈. 아직 디즈니와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최강자 대결은 현재 진행중입니다.
제게 필요한 것은 손가락 추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소중한 댓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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