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6년 영화노트

대통령의 연인(The American President) ★★★★

쭈니-1 2013. 1. 31. 13:05

 

 

감독 : 로브 라이너

주연 : 마이클 더글라스, 아네트 베닝, 마틴 쉰, 마이클 J 폭스

 

 

* 해설

 

1년의 수백편의 영화가 제작되는 할리우드. 그러다보니 영화의 소재는 항상 모자랄 수 밖에 없다. 관객들는 계속 새로운 소재의 새로운 영화를 원했고 돈 버는 일이라면 주저할 것이 없는 할리우드의 흥행 마술사들은 급기야 자신의 대통령을 로맨틱 영화의 소재로 올려 놓았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재선을 앞둔 대통령이 사랑에 빠지다니... 약간 황당한 소재이기는 하지만 연출한 이가 로브 라이너 감독이기에 영화는 꽤 흡입력이 있다. 그는 이미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라는 영화로 미국의 로맨틱 영화를 한 단계 올려 놓았다고 평가받는 인물이다.

[해리가 샐리는 만났을 때]로 스타덤에 오른 맥 라이언은 이미 로맨틱 영화의 여왕이 되어 버렸다. 로브 라이너 감독은 이외에도 못생긴 여배우 캐시 베이츠를 일약 스타의 자리에 올려 놓은 스릴러 [미져리]를 연출했으며, 톰 크루즈와 데미 무어에게 군복을 입혔던 [어 퓨 굿맨]도 그의 작품이다.

미국의 대통령을 맡은 배우는 다름아닌 마이클 더글라스이다. [위험한 정사], [원초적 본능], [폭로] 등에서 여자들에게 당하기만 하는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남아 있는 그가 대통령이 되어 로맨틱한 사랑에 빠지는 캐릭터를 맡은 것은 조금 무리이기는 하지만 그의 이전 이미지를 잊어버린다면 그런대로 봐줄만 하다.

아네트 베닝은 세기의 바람둥이 워렌 비티와 결혼하여 그를 휘어 잡은 일화로 더욱 유명한 배우이다. [벅시]에서의 눈부신 연기는 남편 워렌 비티를 능가했다. 대통령 보좌관 에이제이 역의 마틴 쉰은 찰리 쉰, 에밀리오 에즈테반 형제의 아버지이다. 잔소리꾼 루이스 역의 마이클 J 폭스는 [빽 투 더 퓨쳐] 시리즈의 영웅.

 

 

* 줄거리

 

임기 말년의 미국 대통령으로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앤드류(마이클 더글라스)는 재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때 화석 연료 공급의 감소를 요구하는 환경문제 전문 로비스트 시드니 웨이드(아네트 베닝)가 백악관으로 찾아오고 앤드류는 첫 만남에서 그녀에게 강하게 끌려 버린다.

FBI를 통해 그녀의 전화번호를 알아내고 직접 전화하는 등 유여곡절 끝에 시드니를 프랑스 대통령과의 만찬에 초대하는 앤드류. 식사 시간동안 두 사람 사이에선 로맨틱한 분위기가 흐르고 앤드류는 시드니와 함께 만찬 석상에서 춤을 추게 된다.

다음날 각 언론사들은 이 사실을 대서특필하게 되고 앤드류의 재선을 저지하려던 상대 후보 럼슨은 그녀가 성조기를 태우며 벌였던 대학시절 데모 사진을 들추며 그를 비난하고 나선다. 보좌관인 루이스(마이클 J 폭스)는 국민 성명을 내야 한다고 난리를 피우지만 앤드류는 시드니와의 관계는 자신의 사생활이라며 보좌관들의 말을 일축시킨다.

그러나 앤드류의 지지율은 계속 떨어지고, 한편으론 화속 연료 공급의 감소 요구를 들어줄 경우 앤드류는 자동차 업계의 표를 잃게 되고, 그럴 경우 재선은 거의 불가능해진다. 어쩔 수 없이 앤드류는 자신의 오랜 친구이자 수석 보좌관인 에이제이(마틴 쉰)의 충고를 받아 들여 수를 쓰게 되고 이 문제로 시드니는 직장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된다.

분노한 시드니는 앤드류를 떠나려하고 앤드류는 인터뷰장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화석 연료 공급 감소 의제를 채택하겠다고 발표하며 예전의 인기를 회복하고 시드니의 사랑도 되찾는다.

 

* 감상평

 

재선과 사랑 앞에 고민하는 미국의 대통령. 사실 말도 안되는 헛소리이지만 부담없는 로맨틱 영화로 감상한다면 별 무리는 없다. 마이클 더글라스의 연기는 별로 였지만 아네트 베닝의 연기는 눈부시다. 그녀의 천진난만한 미소는 나이를 먹지 않는 듯.

앤드류가 꽃을 사기 위해 벌이는 해프닝 등 영화는 잔잔한 웃음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마지막에서 앤드류가 인기도 회복하고 사랑도 쟁취하는 인터뷰 장면은 조금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든다. 문제 해결 방법이 이토록 쉬운데 그가 이 방법을 마지막에 가서야 써먹다니 너무 비현실적이지 않는가? 

 

 

1996년 6월 29일

VIDEO

 

 

 


 

 

2013년 오늘의 이야기

 

1996년 당시만 해도 대통령을 소재로한 로맨틱 코미디는 우리나라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2002년 안성기, 최지우 주연의 [피아노치는 대통령]과 2009년 장진 감독의 [굿모닝 프레지던트]로 우리나라도 대통령을 로맨틱 코미디의 소재로 쓰는 일이 생겨났죠. 어찌보면 참 대단한 발전(?)입니다.

[대통령의 연인]은 사실 대통령이 주인공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기억에 남는 영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아네트 베닝의 아름다움 만큼은 아직도 생생히 남아 있습니다. 물론 아네트 베닝의 최고 영화는 개인적으로 [벅시]라고 생각하지만, 아네트 베닝의 매력이 가장 잘 드러난 영화는 [대통령의 연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러브 어페어]도 좋았지만...

 

이후 1996년 영화 노트

대삼원, 꼬마돼지 베이브, 택시 드라이버, 7월 4일생, 장미의 이름...

 

 

 

 

 

제게 필요한 것은 손가락 추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소중한 댓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