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서극
주연 : 장국영, 원영의, 유청운
* 해설
왕가위 감독으로부터 시작한 멜로영화는 이제 홍콩영화의 새 주류로 자라잡았다. 홍콩의 스타 감독들도 너나 할 것없이 멜로영화를 내놓았고 홍콩의 스필버그라는 서극 감독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연걸과 결별한 후 [황비홍] 시리즈는 흥행의 바닥을 기기 시작했고, 그가 새로 발견한 액션배우 조문탁은 스타가 되지 못했다. 게다가 그의 파트너 오우삼마저 할리우드로 떠나버리고나니 서극 감독의 화려했던 명성은 이제 서서히 꺼져버리는 듯 했다.
양채니와 오기륭을 기용해 만든 [양축]은 그동안의 부진을 깨고 그가 새롭게 도전한 최루성 멜로영화이다. 홍콩에선 그런대로 성공했으나 국내에선 그의 명성 회복에 별 도움을 주지 못했다. [대삼원]은 그가 본격적으로 뛰어든 멜로영화이다. 이 영화의 캐스팅은 최근 멜로영화의 활성화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배우들로 채워져 있다.
장국영은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홍콩에서 가장 아름다운 남자로 평가받는 배우이다. [천녀유혼]으로 왕조현과 함께 귀신영화 붐을 조성했고, [영웅본색 1, 2]에선 주윤발과 함께 느와르를 히트시켰다. [백발마녀전]에선 임청하와 함께 SF무협극의 인기를 이어갔고, 첸 카이거 감독의 [패왕별희]로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근엔 [야반가성]으로 새로운 멜로영화 붐에 합류하기도 했다.
원영의는 멜로영화의 활성화로 새롭게 스타로 부상한 배우이다. 장국영과 공연한 [금지옥엽], 유청운과 공연한 [신불료정]으로 홍콩 금상장을 2연패한 연기파 배우이기도 하다. 유청운은 약간 생소하지만 영원의와의 최루성 멜로영화 [신불료정]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던 배우이다. 이 영화에서는 코믹한 연기를 유감없이 펼쳐 관객에게 웃음을 안겨주었다.
* 줄거리
홍중(장국영)은 어려서부터 신부가 되기로 결심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신의 위대한 사랑을 실천하기로 맹세한 신부이다. 홍중은 우연한 기회에 창녀인 백초화(원영의)의 고해성사를 듣게 된다. 그녀는 본심은 선량하지만 속마음을 숨기는 것이 자기가 보호받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슬픈땐 웃고 기쁠땐 우는 여인이다. 그녀가 같은 처지에 놓인 친구들을 돕다가 고리대금업자 공룡에게 시달림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홍중은 그녀를 도와주기로 결심한다.
한편 형사인 유청발(유청운)은 폭력조직이 창녀들을 이용해 갑부들을 협작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시작한다. 그는 백초화가 이 사건과 연루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그녀를 감시한다.
홍중은 신부복을 벗어던지고 백초화와 그녀의 친구들이 살고 있는 하숙집에 투숙하고 백초화는 홍중의 핸섬한 외모에 반해버린다. 홍중은 은행 대출을 알선해 백초화의 빚을 다 갚아주고 백초화와 그녀의 친구들에게 새로운 직업을 갖게 하고 밴드도 구성해 노래를 부르게 해준다.
이제 그녀를 새로운 길로 인도해주었다고 생각한 홍중은 백초화의 곁을 떠나 다시 교회로 돌아간다. 홍중의 사촌 메리를 통해 그가 신부였음을 안 백초화는 실의에 빠지고 이때 공룡 일당이 백초화를 납치한다.
백초화가 납치된 사실을 안 홍중은 유청발과 함께 공룡 일당의 소굴로 처들어가고 격투 끝에 백초화를 구출하고 공룡은 체포된다. 모든 사건이 해결되었을때쯤 백초화의 옛 애인이 그녀에게 청혼하고 홍중은 주례를 서게된다. 혼인서약때 백초화는 홍중에게 '자신이 진짜 그와 혼인하기를 바라냐?'며 묻고 홍중은 '아니다.'라고 대답한다. 이제 백초화는 홍중의 사랑을 이해하게 되고 유청발은 메리와 결혼한다.
* 감상평
주연배우인 장국영, 원영의, 유청운의 매력이 돋보였던 영화이다. 그러나 코믹멜로를 표방하고 나선 서극 감독의 의도가 조금 빗나간 것 같다. 유청운의 캐릭터는 장난이 가득하지만 어찌보면 매우 유치하게 느껴진다. 비현실적인 사건 전개와 갑작스로운 밴드 구성 등 유치하게 느껴질 부분이 너무 많다. 아직 우리 관객이 홍콩식 코미디를 이해하지 못한 점도 있지만 억지로 웃기려는 서극의 의도가 꽤 불쾌하다.
1996년 7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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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오늘의 이야기
가끔 '추억의 영화노트'를 포스팅하다보면 장국영의 영화를 만나게 됩니다. 2003년 4월 1일 거짓말처럼 우리의 곁으로 떠난 故 장국영. 그의 영화들을 너무나도 좋아하기에 이렇게 옛 영화에서 그의 모습만 봐도 가슴이 찡해지고 아파옵니다.
[대삼원]은 장국영의 선한 매력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천녀유혼]에서 조금 어리버리하지만 마음만은 착한 영채신의 모습이 [대삼원]에서도 고스란히 투영됩니다. 물론 당시 홍콩의 대세 여배우였던 원영의의 매력도 장국영과 함께 잘 발휘된 영화입니다.
하지만 홍콩영화의 코믹한 부분은 아무래도 제게 낯설었고, 결국 [대삼원]은 배우들의 매력은 잘 살려냈지만, 억지로 관객을 웃기려 드는 영화라는 느낌을 받게 하고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대삼원]에 대한 기억이 꽤 좋습니다. 장국영의 매력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제겐 굉장히 의미있는 영화입니다.
이후 1996년 영화 노트
꼬마돼지 베이브, 택시 드라이버, 7월 4일생, 장미의 이름, 트위스터...
제게 필요한 것은 손가락 추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소중한 댓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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