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마틴 스콜세지
주연 : 로버트 드니로, 조디 포스터, 시빌 세퍼드, 하비 케이틀
* 해설
76년 깐느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이 영화는 명감독 마틴 스콜세지의 대표작이자 할리우드의 대배우 로버트 드니로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사회고발과 강박증으로 대통령 후보를 살해하려는 장면 때문에 근 10년간 국내에서는 극장 공개가 금지되었다가 91년에서야 TV에서 선보여 새삼 격세지감을 느끼게도 한 작품이다.
특히 지금은 할리우드의 거물 여배우가 된 조디 포스터가 13세의 어린 나이로 창녀역을 열연해 당시 아동학대가 아니냐는 비난을 받기도 했고, 이 영화를 본 관객 중 조디 포스터에게 관심을 끌기 위해 영화 내용과 흡사하게 당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을 저격하는 힝클리 사건이 발생, 조디 포스터를 한동안 스크린에서 떠나게 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과감히 기용한 신인 여배우 시빌 세퍼드는 다름아닌 브루스 윌리스를 스타로 만든 [블루문 특급]의 주인공. [피아노], [저수지의 개들]에서 열연한 개성있는 배우 하비 케이틀의 머리를 늘어뜨린 우스꽝스러운 포주 연기도 만날 수 있다.
* 줄거리
뉴욕시. 월남전에 해군으로 참전, 명예 제대한 26세의 청년 트레비스(로버트 드니로)는 불면증으로 잠못이루는 밤이 두려워서 야간 택시운전사라는 직업을 얻는다. 불면증으로 밤거리를 다니는 그의 택시 차창엔 뉴욕시의 온갖 모습이 퇴색한 네온사인 빛과 함께 쓰레기같은 인간들이 스쳐지나간다.
트레비스는 자신의 고독과 메마른 감정을 날마다 겪으면서 점점 소외되어가고 그의 유일한 탈출구는 아름다운 여인 베티(시빌 세퍼드)이다. 베티는 대통령 후보자인 팰런타인의 선거 운동을 도와주고 있는 매력적인 여자이다. 용기를 다해서 사무실로 찾아가 데이트를 청한 트레비스는 뜻밖에도 승낙을 얻는다.
그러나 오랫만에 찾아낸 대화의 기회는 무참히 깨져버린다. 베티를 데리고간 데이트 장소가 도심지의 포르노 극장이었던 것. 생활의 차이로 데이트는 하루만에 끝이 나버린다. 여자와의 관계에서도 자신의 인간적 의사 소통이 실패하자 트래비스는 알지 못할 좌절감과 분노에 빠져버린다.
이런 상태에서 생활이 돌변한 그는 암매상의 권총들을 구입해 연습을 하고 육체를 단련시킨다. 마지막 의사소통의 대상이던 텔레비젼도 부숴버리고 트래비스는 언젠가 길에서 보았던 어린 창녀를 찾아 사창가 스포츠(하비 케이틀)라는 별명이 붙은 포주를 통해 아이리스(조디 포스터)를 만난다. 그리고 그녀를 고향으로 보내주겠다고 설득하지만 그녀는 스포츠로 인해 벗어나지 못한다.
트래비스는 유서를 남기고 방을 나선다. 모호크족 스타일로 머리를 깎고 무서운 무장을 한 채. 그러나 팰런타인의 선거장에 나타난 트래비스는 경호원에게 쫓겨 선거장에서 도망쳐나와 아이리스가 있는 사창가로 향한다. 스포츠와 2명의 부하 등 사창가의 포주들을 처절한 총격전으로 살해한 뒤 피범벅이된 사창가엔 경찰의 사이렌이 울리고 총에 맞은 트래비스는 병원에 옮겨진다.
얼마후 트래비스는 회복되고 다시 운전사일을 한다. 아이리스는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가 학교에 다니게 되고 트래비스는 악당을 소탕한 영웅으로 취급받게 된 것이다. 우연히 그의 차를 탄 베티의 호의를 무관심 속에 버려둔채 택시를 몰고 사라지는 트래비스. 그의 차창을 통해 일렁이는 네온 빛 속에 뉴욕 밤거리의 형체들이 여전히 비치고 있다.
* 감상평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베트남전에 대한 첫번째 참회록. 참전용사 트래비스를 통해 스콜세지 감독은 뉴욕의 쓰레기들을 쓸어버리는 작업에 나섰다. 트래비스는 야간 택시운전을 하며 인간 쓰레기들을 모두 쓸어버려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러나 자신 역시 포르노 극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쓰레기일 뿐인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트래비스는 총을 들고 포주들을 죽이자 그는 영웅으로 떠받들여진다. 트래비스는 분명 살인을 했고 범죄를 저질렀는데 영웅이라니...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의도는 모르겠지만 트래비스의 행동은 아무 생각해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황새의 깊은 뜻을 뱁새가 어찌 아리오?
1996년 7월 10일
VIDEO
2013년 오늘의 이야기
'황새의 깊은 뜻을 뱁새가 어찌 아리오?' 영화 노트의 마지막 문장이 [택시 드라이버]에 대한 제 느낌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저는 1996년 당시 [택시 드라이버]를 보며 상당히 지루했고, 영화가 담고 있는 주제 역시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영화는 꼬박 꼬박 챙겨 봤으면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는 이상하게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물론 [갱스 오브 뉴욕]에서부터 시작된 그의 2000년대 영화는 재미있게 잘 보고 있지만 [비열한 거리], [분노의 주먹], [특근], [좋은 친구들] 등 그의 초기 걸작은 아직도 못 본 상태입니다.
그래도 [택시 드라이버]가 흥미로운 점은 명 배우들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로버트 드니로, 하비 케이틀은 물론 조디 포스터의 앳띤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택시 드라이버]는 충분히 흥미로운 영화입니다.
이후 1996년 영화 노트
7월 4일생, 장미의 이름, 트위스터, 지붕위의 기병, 더 록...
제게 필요한 것은 손가락 추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소중한 댓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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