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기욤 이베르넬, 아르튀르 크왁
더빙 : 뱅상 랭동(장광), 패트릭 팀싯(이기리), 마리 드리온(박지윤)
확실히 미국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프랑스 애니메이션
요즘 웅이는 드래곤에 푹 빠져 있습니다. 제가 며칠 전에 그림을 그리라고 수준 노트가 있는데, 그 노트에는 온통 드래곤 그림만 빼곡히 그려져 있고, 제 핸드폰에 <드래곤 빌리지>라는 게임을 다운로드 받아서 갖가지 특성을 가진 드래곤들을 한 단계씩 키우는데 열중하고 있답니다.
그런 웅이에게 딱 알맞은 영화 한 편이 지난 주말에 개봉하였습니다. 제목은 [드래곤 헌터]. 하지만 이 영화는 최신 애니메이션이라고 하기엔 조금 오래된 2008년에 제작된 애니메이션이며, 우리나라 관객에겐 낯선 프랑스 애니메이션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웅이가 좋아하는 드래곤을 절대악으로 표현한 영화이기도 하죠.
[드래곤 헌터]를 웅이에게 보여주며 과연 웅이가 이 영화를 어떻게 볼것인가? 궁금했습니다. 웅이에겐 첫 프랑스 애니메이션 관람이고, 용 키우는 재미에 빠진 웅이에게 용과 맞서 싸워야 하는 내용을 담은 애니메이션이니까요.
그런데 왜 해골 드래곤이 아니고 좀비 드래곤이예요?
1시간 20분 동안 [드래곤 헌터]를 본 웅이. "영화는 어땠어?"라고 묻는 제게 "그냥 재미있었어요."라고 아주 짧게 대답을 해줍니다. 하지만 웅이가 진짜 궁금한 것은 따로 있었나봅니다. 좀비 드래곤이라 이름지어진 [드래곤 헌터]의 마지막 드래곤의 정체입니다.
"아빠, 왜 저 드래곤의 이름이 좀비 드래곤이예요? 제가 보기엔 해골 드래곤인 것 같은데..." 웅이가 [드래곤 헌터]에 관심을 가진 것은 좀비 드래곤의 실체 때문입니다. <드래곤 빌리지>라는 스마트폰 게임을 통해 다양한 드래곤들을 만난 웅이에게 좀비 드래곤은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웅이의 말대로 [드래곤 헌터]의 좀비 드래곤은 해골 드래곤에 가까운 모양새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드래곤 헌터]에서 좀비 드래곤은 국내에 수입되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좀비 드래곤의 영화에서의 이름은 'World Gobler'라고 하네요. 제가 영어가 짧아서 무슨 의미의 이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좀비 드래곤이라는 뜻은 아닌 듯... 뭐 어린 아이들이 좋아하는 드래곤에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좀비라는 이름을 붙인 국내 수입사의 작명 센스에 박수를...
캐릭터보다 배경이 멋지다.
웅이가 영화를 보고나서 저처럼 주저리 주저리 떠드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드래곤 헌터]를 보고나서 왜 좀비 드래곤인지 궁금해한 것을 제외하고는 "그냥 재미있었어요."라고 너무나도 짧은 평을 남긴 것을 보면 영화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나봅니다. 하긴 좀비 드래곤이라는 엄청나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드래곤의 실체가 사실 조금 시시하긴 하더군요.
그것 외에도 [드래곤 헌터]는 영화의 배경이 꽤 아름다웠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지구의 중력과는 다른 영화 속의 배경들은 아름답기도 하고, 때로는 무시무시하기도 합니다. 굳이 따지자면 [천공의 성 라퓨타] 같기도 하고, [아바타]에서 공중에 떠 오는 산 같기도 하고...
[드래곤 헌터]에서 제가 인상적인 것은 그러한 배경 외에는 딱히 없습니다. 배경과 캐릭터 디자인이 독특했지만, 그러한 독특함을 이끌어 나가는 영화의 내용이 부족했고, 마지막 좀비 드래곤과의 한 판 대결 역시 뭔가 더 스펙타클한 장면을 기대했는데... 시시하게 끝.
5년 전에 제작된 애니메이션이라 그럴까요? 아니면 저와 웅이가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에 길들여져서 그럴까요? 웅이는 재미있었다고 대답은 했지만, 아마 웅이에게도 2013년에 본 영화 중에서 첫 실패작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제게 필요한 것은 손가락 추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소중한 댓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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