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12년 영화이야기

[극장판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 : 큐레무 VS 성검사 케르디오] - 어찌되었건 아이들에겐 최고의 선물

쭈니-1 2012. 12. 21. 11:05

 

 

감독 : 유야마 쿠니히코

더빙 : 이선호, 장경희, 남도형

개봉 : 2012년 12월 19일

관람 : 2012년 12월 19일

등급 : 전체 관람가

 

 

벌써 3년째 겨울 방학은 '포켓몬'으로 시작이다.

 

웅이가 [극장판 포켓몬스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09년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웅이가 극장에 가면 머리가 아프고 답답하다는 이유로 극장 가기를 꺼렸기 때문에 2009년 연말에 개봉한 [극장판 포켓몬스터 DP : 아르세우스 초극의 시공으로]는 극장이 아닌 집에서 봤습니다.

그러나 웅이가 극장 나들이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2010년부터는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2010년 크리스마스는 웅이와 극장에서 [극장판 포켓몬스터 DP : 환영의 패왕 조로아크]를 보며 보냈고, 2011년 크리스마스 역시 [극장판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 : 비크티니와 흑의 영웅 제크로무]와 [극장판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 : 비크티니와 백의 영웅 레시라무]를 보며 보냈습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것은 2011년 크리스마스인데, 사실 [극장판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 : 비크티니와 흑의 영웅 제크로무]와 [극장판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 : 비크티니와 백의 영웅 레시라무]는 같은 영화입니다. 제크로무와 레시라무의 역할이 서로 바뀐 것을 제외하고는 말입니다. 하지만 저와 웅이는 이 두 영화가 서로 다른 영화인줄 알고 크리스마스라는 소중한 날에 같은 내용의 영화를 연달아 두 편를 본 것이죠. 그때의 배신감이란...

 

2012년 역시 달리진 것은 없습니다. 한가지 다른 점은 12월 19일 대선으로 인한 임시 휴무라서 [극장판 포켓몬스터]를 12월 25일 크리스마스가 아닌 12월 19일에 봤다는 점 뿐입니다.

사실 저는 12월 19일에 웅이와 [극장판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 : 큐레무 VS 성검사 케르디오]를 보자고 약속을 해놓고 영화 예매를 차일피일 미뤘었습니다. 그랬다가 이제 슬슬 영화 예매를 할까? 싶어서 CGV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글쎄 거의 대부분의 표가 매진이더군요.

물론 메가박스를 비롯한 다른 멀티플렉스에서 예매하면 되지만 굳이 CGV에서 예매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케르디오 스페셜 카드를 선물로 받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케르디오 스페셜 카드는 지정된 몇 개의 멀티플렉스에서만 나눠주는데 저희 집 근처 메가박스는 지정 극장이 아니지만 CGV는 지정 극장이었습니다. 

'케르디오 카드, 안받아도 되지?'라고 넌즈시 웅이에게 물었지만 '꼭 받고 싶은데요.'라며 애원하는 눈빛으로 저를 쳐다보는 웅이. 결국 원래 보기로 했던 시간보다 훨씬 늦은 시간대로 CGV에 예매를 해서 카르디오 카드 2장 획득. 카르디오 카드를 받고 좋아하는 웅이를 보며 올해도 이렇게 [극장판 포켓몬스터]와 함께 한 해가 가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메로엣타의 반짝반짝 음악회]는 2011년의 보상?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2011년 크리스마스에 본 [극장판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는 저와 웅이에게 분노를 안겨줬습니다. 왜냐하면 '비크티니와 백의 영웅 레시라무'와 '비크티니와 흑의 영웅 제크로무'를 동시에 개봉해서 마치 다른 영화인 듯 속였기 때문입니다.

정말 포스터 하단에 아주 작은 글씨로 '본 영화는 하나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등장하는 포켓몬과 일부 장면, 대사들이 다른 영화입니다.'라는 안내 문구를 표기했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절대 볼 수 없는 작은 글씨로 쓰여 있어서 저는 미처 그러한 안내 문구를 발견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바짝 긴장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영화의 포스터에 [메로엣타의 반짝반짝 음악회]가 특별 상영된다고 쓰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거 또 속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 포스터를 샅샅이 뒤져서 살펴 봤는데 이번엔 2011년과 같은 속임수는 없었습니다.

실제로 본격적인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특별 상영된 [메로엣타와 반짝반짝 음악회]는 포켓몬스터의 열렬한 팬인 웅이에게 특별한 선물과도 같았습니다. 한 편의 영화 관람비로 두 편의 포켓몬스터 영화를 본 듯한... 2011년의 안좋은 기억은 [메로엣타와 반짝반짝 음악회]로 싹 잊어주도록 하죠.

 

[메로엣타와 반짝반짝 음악회]가 끝나고 나면 드디어 본격적으로 [극장판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 : 큐레무 VS 성검사 케르디오]가 시작합니다.

이번 영화는 제목 그대로 성검사가 되기 위해 훈련 중인 케르디오가 최강의 포켓몬이라는 큐레무와의 대결을 통해 성검사가 되는 성장담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번 [극장판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 : 큐레무 VS 성검사 케르디오]의 특징이라면 욕심에 가득찬 인간 악당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TV판에서는 로켓단이라는 귀여운(?) 악당들이 등장하여 감초같은 역할을 하고, 영화에서는 좀 더 선과 악을 분명히 하여 영화의 재미를 높이는 전략을 선택했던 '포켓 몬스터'. 하지만 그러한 전략은 이미 2011년 [극장판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 : 비크티니와 백의 영웅 레시라무](혹은 흑의 영웅 제크로무)로 인해 변화의 움직임이 포착되었습니다.

2011년 [극장판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에서 인간 악당이라 할 수 있는 드레드는 황폐화된 동족의 땅을 되찾으려는 신념에 가득찬 인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 비크티니의 희생을 강요하는 일그러진 모습을 보이기도 하죠. 무조건인 악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신념을 위해 포켓몬스터를 이용하는 인간의 욕심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극장판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 : 큐레무 VS 성검사 케르디오]에서는 그러한 인간 악당은 아예 나오지 않습니다. 그저 성검사가 되기 위해 큐레무와 싸워야하는 케르디오의 성장담과 지오 일행과의 우정만이 영화를 가득채울 뿐입니다.

 

 

최강의 포켓몬은 큐레무?

 

[극장판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 : 큐레무 VS 성검사 케르디오]는 인간 악당이 나오지 않음으로서 영화의 긴장감은 다른 [극장판 포켓몬스터]와 비교해서 떨어집니다. 사실 무엇보다도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인간의 비뚤어진 욕심이니까요.

하지만 그 대신 [극장판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 : 큐레무 VS 성검사 케르디오]는 큐레무를 등장시켜 영화의 긴장감을 높입니다.

TV판 '포켓몬스터'는 주로 귀여운 포켓몬스터를 등장시키는데 반에 [극장판 포켓몬스터]는 지금까지 신의 포켓몬이라 불리워지는 멋진 위용을 자랑하는 포켓몬과 귀여운 포켓몬을 동시에 출연시키는 전략을 선택했었습니다.  

[극장판 포켓몬스터 DP : 아르세우스 초극의 시공으로]에서는 이르세우스라는 사상 최강의 포켓몬과 '포켓몬스터'의 주인공이기도한 피카츄와 매우 닮은 피츄(피카츄가 진화하기 전, 알에서 태어난 모습으로 아기 포켓몬 중 하나)를 등장시켰었습니다. 그 외에도 신의 포켓몬인 기라티나, 펄기아, 디아루가를 등장시켜 TV판과는 차별화된 스펙타클을 선보였었습니다.

[극장판 포켓몬스터 DP : 환영의 패왕 조로아크]에서는 귀여운 조로아와 조로아의 진화형인 조로아크를 등장시켰었습니다. 조로아크는 비록 신의 포켓몬은 아니지만 변신 능력을 통해 신의 포켓몬인 라이코, 앤테이, 스이쿤으로 변신하며 영화적 재미를 풍성하게 했습니다.

 

[극장판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의 시작을 알린 [극장판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 : 비크티니와 백의 영웅 레시라무](혹은 흑의 영웅 제크로무)는 더욱 스케일을 키웠습니다.

비크티니라는 귀여운 포켓몬과 함께 제크로무, 레시라무를 등장시켜 이 두 신의 포켓몬이 서로 싸우는 웅장한 모습을 보여줬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극장판 포켓몬스터 DP : 아르세우스 초극의 시공으로]와 닮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이 영화에서도 하나의 거대한 고대 신화를 보는 듯한 스토리 라인과 신의 포켓몬이 서로 싸우는 웅장한 결투씬) 그리고 [극장판 포켓몬스터 DP : 아르세우스 초극의 시공으로] 이전의 [극장판 포켓몬스터]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극장판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 : 큐레무 VS 성검사 케르디오]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귀여운 포켓몬이라 할 수 있는 케르디오가 당장하고 그에 맞서는 신의 포켓몬인 큐레무도 등장합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의문이 발생합니다. 과연 큐레무는 전편인 제크로무와 레시라무를 등가하는 최강의 포켓몬인가?라는... 

이를 위해서 아이리스의 회상 속에 할머니가 등장하여 굳이 '큐레무는 제크로무와 레시라무의 힘을 함께 가지고 있는 최강의 포켓몬이다'라고 증언합니다. 전편에 비해 작아진 스케일을 전편의 신의 포켓몬보다 업그레이드된 큐레무로 채운 셈입니다.

 

 

어찌되었던 웅이에겐 최고의 선물

 

사실 [극장판 포켓몬스터]를 어른인 제 시선으로 영화의 장단점, 재미를 판단하는 것은 어쩌면 우스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극장판 포켓몬스터]는 철저하게 어린이를 위한 영화인 만큼 어린이의 시선으로 영화를 판단하고 평가해야할지도...

그런 면에서 언제나 그렇지만 이번 [극장판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 : 큐레무 VS 성검사 케르디오] 역시 웅이에겐 최고의 겨울 방학 선물이 되었습니다.

특히 [메로엣타의 반짝반짝 음악회]의 특별 상영 덕분에 두 편의 영화를 동시에 보는 재미와 선물로 받은 케르디오 스페셜 카드까지 있어서 더욱더 웅이에겐 특별한 선물이 된 듯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거대한 신화를 차용했던 [극장판 포켓몬스터 DP : 아르세우스 초극의 시공으로]와 [극장판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 : 비크티니와 백의 영웅 레시라무](혹은 흑의 영웅 제크로무)에 비해서 스케일도 떨어지고, 영화적 재미도 떨어지는 편이라 생각되지만, 웅이가 즐거워했으니 저 역시 그것으로 만족.

 

한가지 이 영화를 보기위해 온 어린 아이들과 함께 온 어른 관객들에게 부탁드립니다. 어렸을 적부터 극장 예절을 지키는 습관을 키워주세요.

케르디오를 훈련시키는 코바르온, 테라키온, 비리디온처럼 올바른 어른들의 올바른 교육이 아이들을 올바르게 키웁니다.

하지만 가만히 보면 극장안에서 어른 관객들의 극장 예절이 더욱 안타깝습니다. 어린이용 영화라는 생각에서 그런지 영화에 집중 안하고 영화 상영 내내 휴대폰을 보시는 분부터 시작해서, 영화가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극장 안을 내 집 안방처럼 왔다 갔다 하시는 분들 등등 극장안 어른 관객들의 극장 예절은 참 안습 그 자체였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영화가 끝나고 불이 켜진 상영관의 꼴을 보니 정말 가관이더군요. 바닥은 팝콘으로 뒤범벅이 되어 있었고, 어떤 자리는 음료수가 쏟아진채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영화를 보여주는 것보다 극장 예절을 직접 가르쳐주는 것이 더 좋은 방학 선물이 아닐까요?

 

 

    이런 어린이 영화를 볼 때마다 항상 드는 생각.

어린이 관객보다 어른 관객이 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