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바로 뤽 베송의 위엄
영화광에 처음 입문했던 1990년. 저는 정말 이 영화, 저 영화 닥치는 대로 봤습니다. 당시 제게 영화는 새롭고도 놀라운 세계였습니다. 액션, 로맨스, 공포, 코미디 등 각기 다른 세계가 무한대로 제게 펼쳐졌으니 당시 한참 꿈 많던 고등학생이었던 저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영화의 세계에 흠뻑 빠져 버렸습니다.
하지만 그런 제가 영화의 벽에 부딪힌 적이 있습니다. 바로 프랑스 영화를 보고 나서입니다. 진정한 영화광이라면 영화 감상을 폭 넓게 해야겠다는 생각에 한국영화, 미국영화 외에도 프랑스영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이게 완전히 제겐 고문과도 같았던 것입니다. 너무 지루했고,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전혀 알 수 없었던 영화들이 수두룩했습니다. 결국 저는 '프랑스 영화는 어려운 예술영화'라는 선입견에 빠져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제 선입견은 바로 한 명의 감독으로 인하여 깨지게 됩니다. 바로 뤽 베송 감독입니다.
제가 마구잡이로 접했던 프랑스 영화 중에서 그나마 재미있게 본 영화가 [서브웨이]라는 영화입니다. 뤽 베송 감독이 데뷔작인 [마지막 전투]에 이어 두 번째로 연출을 맡은 [서브웨이]는 크리스토퍼 램버트, 이자벨 아자니, 장 르노 등이 출연한 영화로 금고털이인 한 남성이 지하철에 숨어사는 사람들과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서브웨이]를 꽤 재미있게 본 저는 뤽 베송 감독의 영화들을 찾아 보게 되었고, [그랑 블루], [니키타] 등 뤽 베송의 주옥과도 같은 영화들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뤽 베송 감독은 제게 [장미의 이름], [베어], [연인] 등을 연출한 장 자끄 아노 감독과 더불어 프랑스 영화감독으로는 유이하게 영화적 재미를 듬뿍 안겨준 감독이 되었습니다.
뤽 베송 감독과 쭈니의 기막힌 인연
뤽 베송 감독과 저의 인연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뤽 베송 감독은 90년대 중반 이후에도 [레옹], [제5원소]를 연출하며 승승장구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2000년 2월 19일 뤽 베송 감독, 밀라 요보비치 주연의 [잔 다르크]가 국내에 개봉하였습니다.
[잔 다르크]가 제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제가 처음으로 개인 홈페이지에 영화 이야기를 올린 첫 영화가 바로 [잔 다르크]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당시 여친과 이별을 하며 홈페이지가 폐쇄되고 당시 올렸던 글들이 모두 유실되었지만, 제 기억 속의 [잔 다르크]는 지금 제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수 많은 영화 이야기의 모태가 되어준 영화입니다.
지금도 기억합니다. 제가 쓴 [잔 다르크]의 영화 이야기를 읽고,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분들이 남겨주신 댓글들. 이전에도 저는 꾸준히 노트에 영화 이야기를 적었지만 그 글들은 저만을 위한 글이었습니다.
하지만 [잔 다르크]를 시작으로 이후의 영화 이야기는 저 혼자만의 글이 아닌 영화를 좋아하시는 불특정 다수를 위한 글이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 글을 읽어주시고 남겨주시는 댓글이 너무나도 좋아서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저는 이렇게 영화 이야기를 쓰고 있답니다.
제작자로 변신은 뤽 베송... 그리고 이어지는 수 많은 액션 영화들
하지만 [잔 다르크] 이후 뤽 베송이 연출한 영화를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잔 다르크]의 차기작인 [엔젤 A]는 국내 개봉이 무산되었고, 뤽 베송 감독이 처음으로 도전한 애니메이션인 [아더와 미니모이 3부작]은 국내에 소규모 개봉을 하거나 개봉을 아예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 뤽 베송은 그의 영화를 그리워하는 저와 같은 관객을 위해 제작자로 활발하게 활동을 했습니다. [택시], [테이큰], [프롬 파리 위드 러브], [콜롬비아나] 등 그가 제작을 맡은 영화들은 전 세계적으로 좋은 흥행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그렇다면 뤽 베송이 제작을 맡은 영화 중에서 대표작은 무엇일까요? 아마 [택시]와 [테이큰] 그리고 지금 제가 소개하려고 하는 [트랜스포터] 중의 하나를 골라야만 할 것입니다.
[택시]는 1998년에 1편이 만들어진 이후 2007년에 4편까지 제작된 명실공히 뤽 베송 제작 영화의 대표작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점점 영화의 재미를 잃어갔고, 결국 [택시 4]는 뤽 베송의 명성에 먹칠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테이큰]은? 2009년에 개봉한 [테이큰]은 미국에서만 1억4천5백만 달러의 흥행 대박을 일궈냈고, 2012년에 개봉한 [테이큰 2] 역시 미국에서만 1억3천7백만 달러의 흥행을 기록했습니다. 뤽 베송 제작 영화 중에서 단연 최고의 흥행작인 셈입니다. 하지만 이제 겨우 2편이 제작된 아직은 새내기 영화에 불과합니다.
이제 마지막 남은 [트랜스포터] 뿐입니다. 2002년에 처음 선보인 [트랜스포터]는 제이슨 스타뎀을 세계적 액션 스타로 발돋음시킨 영화입니다. 2005년 [트랜스포터 익스트림], 2008년 [트랜스포터 : 라스트미션]이 개봉하며 영화의 인기를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과감하게도 [트랜스포터]가 뤽 베송 제작 영화의 대표작이라 주장하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트랜스포터]에는 뤽 베송이 추구하는 모든 영화적 재미가 농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택시] 시리즈에서 추구했던 스피드의 쾌감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택시] 시리즈처럼 너무 가볍지 않으며, [테이큰] 시리즈와 같은 무한 액션을 추구하면서도 [테이큰] 시리즈처럼 너무 어둡지 않습니다.
[트랜스포터] 시리즈는 스피드의 쾌감과 무한 액션, 그리고 적절한 유머까지 골고루 갖추고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트랜스포터]는 뤽 베송의 새로운 도전의 시발점이 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TV 시리즈로의 새로운 도전입니다.
영화에서 하지 못한 이야기? TV 시리즈에서 하겠다.
뤽 베송 감독이 영화를 넘어 TV 시리즈로 진출한 것에는 어떤 의의가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뤽 베송 감독이 액션 외에도 이제 스토리 라인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음을 뜻합니다. 길어봐야 2시간인 영화와는 달리 TV 시리즈는 편성하기에 따라 무한대의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TV 시리즈로 새롭게 제작된 [트랜스포터]는 45분짜리 에피소드를 12편 준비했습니다. 모두 모으면 러닝타임이 무려 9시간인 것입니다. 그동안 스피드와 액션 쾌감에 치중했던 [트랜스포터]가 9시간이라는 러닝 타임을 만나며 프랭크 마틴의 캐릭터에 대한 심도 깊은 묘사와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편당 제작비가 60억에 달하는 만큼 애초에 영화가 가지고 있던 스피드, 액션 쾌감을 고스란히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참고로 미드의 대명사 [CSI]의 편당 제작비는 30억이라고 합니다.)
물론 영화 [트랜스포터]의 주인공이었던 제이슨 스타뎀은 출연하지 않습니다.(그는 고만고만한 할리우드 B급 액션 영화 출연에 바쁜가봅니다.) 그 대신 [프리즌 브레이크], [덱스터]에 출연했던 크리스 반스가 새로운 프랭크 마틴이 되어 무시무시한 스피드를 선보인다고 합니다. 일단 대머리가 인상적인 제이슨 스타뎀보다는 머리숱이 꽤 많은 크리스 반스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듭니다.(제 머리숱이 별로 없어서는 절대 아닙니다. -_-)
12월 21일 밤 11시 영화 전문 채널에서 TV 최초로 방송되는 [트랜스포터]. 프랑스 영화의 살아있는 전설 뤽 베송이 창조해낸 스피드 쾌감과 무한 액션, 그리고 영화로는 부족했던 [트랜스포터] 시리즈의 새로운 재미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이제 이들이 새로운 [트랜스포터]의 주역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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